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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 후드 

04


태형이 아닌 정국이었다. 이렇게 종류별로 감기약을 사 들고 나를 찾아왔던 사람이


[아프지 마 여주야 ㅠ_ㅠ]


이모티콘도 꼭 자기 같은 걸 골라서 쓴다. 이 짧은 문장에도 괜히 웃음이 터져 나왔다. 


여주는 약 봉투를 살짝 접어 가방에 넣었다. 그리고 제 마음을 꾹꾹 담아내 간결하고, 담백하게 메시지를 보냈다. 정국의 쪽지처럼 짧게. 그러나 지금의 마음을 담아서.

정국이 챙겨다 준 약은 포장도 뜯지 않은 채 자취방 한구석에 놓여 있었다. 단순한 감기임에도 불구하고 종합 감기약부터 시작해 목감기, 코감기, 두통약까지 야무지게 챙겨다 준 정국 덕분에 여주의 책상 한켠은 약통으로 가득했다.


어느 것 하나 포장도 뜯지 않은 채로


씻겨내듯 말끔히 떨어진 감기 기운에 괜스레 기분이 들뜬 여주였다. 아픈 것도 한 번쯤 해볼 만한 것 같아. 약봉지를 챙겨주던 정국을 떠올리면 앓던 병도 낫는 것 같은 착각이 들었다. 비록 챙겨준 약을 먹지는 않았지만.


가벼운 몸으로 들어선 캠퍼스는 조용했다. 종강을 앞둔 채 붕 떠버린 분위기가 어딜 가도 새어났다. 연락을 해봐야 하나 싶어 휴대폰을 꺼내든 여주였다.


“어, 여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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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숙한 목소리에 뒤돌아서자 해맑게 웃으며 손을 흔들고 있는 정국이 보였고, 여주의 입꼬리에는 웃음이 걸렸다. 


“선배 저랑 밥 먹어요.”

“어? 나 지금 선약 있는데..”

“누구랑요?”

“과 선배랑. 다음에 먹자. 알겠지?”


미안해! 그렇게 예쁘게 웃으면서 미안하다고 하면, 내가 어떻게 화를 내. 순식간에 저를 지나쳐 나란히 웃으며 걸어가는 뒷모습을 보니 저도 모르게 짜증이 일었다. 아니지, 나 그렇게 치졸하고 속 좁은 사람 아니잖아. 애써 속을 가다듬은 여주였다.


잠잠하던 휴대폰 액정 가득히 채워지는 메시지에 피실 웃고 말았지만. 나중에 밥 먹자, 하는 짧은 문장에도 치밀었던 짜증이 눈 녹듯 사라져 버렸다.

종강을 하고, 계절학기 신청을 했다던 정국은 방학임에도 방학이 아니었다. 매일같이 조교실을 드나들며 바쁜 일정들에 어째 학기 중 보다 더 정신이 없는 것 같다며 울상이었다. 

학관 편의점 언니의 부탁으로 이따금씩 편의점 알바를 돕던 여주 역시도 근근이 편의점에 들리는 정국을 마주하면 안쓰러움이 먼저였다. 퀭한 눈으로 캔커피만 양손 가득히 가져다 계산대에 올려놓는 정국을 끌어다 앉혀놓고 잠깐 시간을 보내는 게 전부였다.


그렇게 대부분의 시간을 여주와 함께 보내는 정국이었다. 굳이 제 건물에서 꽤 거리가 있는 학관 편의점까지 찾아와서.

방학이니 정국이 본가로 내려가리라 생각했었다. 몸도 멀어지면 마음도 멀어진다고, 볼 일이 없으면 잠잠해지겠거니 싶었던 마음은 이전보다 더 크게 요동쳤다. 학기 중, 사흘에 한 번 볼까 말까 했던 정국을 거의 매일 보는 지경에 이르렀으니. 여주는 애써 아니라고 부정하던 짧았던 시간을 놓아버렸다. 인정할 건 인정해야지. 자꾸 눈에 보이는 걸 어떡해. 포기를 하니 마음은 편해졌다.


다만, 장난스럽게 헝클이는 머리라든지, 어제 인별에서 봤다며 손을 한참 붙든 채 놓아주지 않는다든지. 괜히 사람을 긴장하게 만들었다. 눈이 마주칠 때면 저 깊은 속부터 모든 마음이 들켜버리는 착각에 빠지게 했다. 또 다른 어느 날은 정말로 저가 상상하는 모든 것이 착각이 아닌 것만 같은 착각도 일으켰다.


여느 때처럼 웃고 떠들다 빤히 마주하던 시선에 휩쓸려 장난스레 말을 건넸다.


“선배, 나 좋아해요?”


“어어? 내가?”


아님 말아요. 뒤따르는 목소리 끝에 아쉬움이 묻어났다. 나 혼자 뭐한 거지. 이건 뭐 정식으로 고백하기도 전에 차여버린 느낌이다. 아니, 고백한 건가? 고백이든 아니든 중요한 건 정국의 반응이었다.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냐 싶은 그 대답에 여주는 입술을 꾹 물었다. 쿨하게 아니면 말고 하긴 했는데. 이게 뭐야, 쪽팔렸다. 그것도 굉장히.


달이 중천에 든 새벽, 여주는 또 한 번 뜬눈으로 밤을 지새웠다.

하루 하고도 반나절이 지났다. 얼굴은 고사하고 저와 비슷한 뒷모습만 보아도 순식간에 사라져버리는 김여주 때문에 골머리를 앓았다. 처음은 저를 못 본 건가 싶었다. 그러나 제가 잘못 본 게 아니었다. 나란히 서 있는 태형에게는 웃으면서 얘기하고 만지고 다 하더니만 저와 눈이 딱 마주치자 휙 고개를 돌려버리는 게 아닌가. 인사하려고 들었던 손이 무안한 건 둘째 치고 옆에 나란히 섰던 태형이 저의 눈치를 보더라. 내가 다 봤어, 옆구리 쿡쿡 찌르는 데도 반응 하나도 없었던 거. 다 봤다 이 말이야.


무튼 다시 생각하고 생각해도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며칠 전만 해도 저 멀리서 뛰어와 인사하던 그 김여주가 한나절 만에 저렇게 다른 사람이 되어버리다니. 정국은 짜증스레 쥐고 있던 종이컵을 구겼다. 


멀리서 보아도 한눈에 알아볼 수 있었다. 아담한 키에 까만 코트. 깔끔하게 정돈된 머리카락. 얼마 전 종강기념으로 탈색했다고 빗자루 머릿결이라며 웃던 그 모습 그대로였다. 


학관 근처로 걸어가는 모습에 정국도 빠르게 걸음을 옮겼다.


또 무시한 채 지나칠까 싶어 뒤집어쓴 후드를 벗어낸 후 거침없이 다가섰다. 그리곤 팔목을 붙든 채 앞을 가로막았다.


“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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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카로운 눈매가 매섭게 여주를 향했다. 
뺨 위로 얕게 불어오는 바람이 차가웠다. 놀란 표정도 잠깐이었고, 무표정한 얼굴로 저를 올려다보는 그 얼굴에 왠지 모를 묘한 기분에 휩싸였다. 


꿀꺽. 긴장감에 숨을 삼켜낸 목울대가 울렁였다. 


“왜, 왜 나 피해?”


주사위는 던져졌다. 여주가 미간을 좁힌 채 한숨을 뱉었다. 정국이 급하게 붙잡았던 여주의 팔을 놓았다. 아, 먄. 그 와중에도 사과는 잊지 않는다. 손바닥이 축축해져 왔다. 짧은 침묵의 끝에 이어지는 여주의 답은 간결했다.


“안 피했어요.”

“피했잖아, 너. 대놓고 피했잖아.”


사람 신경 쓰이게.. 얼버무리듯 삼켜낸 뒷말에 노란 눈썹이 울렁였다. 용케도 알아들은 모양이다. 여주가 한발 다가섰다. 못 들었어요, 마지막 말. 아, 아무 말도 안 했어. 이리저리 둥글게 움직이는 눈동자가 바빴다. 마주쳐 오는 눈동자 한구석에서 장난스러운 눈빛이 스쳤다. 저거 봐, 다 들었으면서 못 들은 척.


“내가 신경 쓰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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