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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드럽다.


 단단한 품.



 온 몸에 힘이 빠져 나른하지만 나를 안아 누운 그의 몸을 만지는 일은 멈추지 않는다.


 그는 가만히, 그렇다고 눈을 감진 않고, 내 머리에 턱을 괴고 나를 안은 채로, 나는 마치 태아처럼 안긴 채로, 밤을 새우고 있었다.


 종인은 숨소리조차 작게 내쉬었다. 그가 가끔씩 내 머리카락을 만지작거리지 않았다면 자는 줄 알았을 정도로.



 불길같은 시간을 보냈지만, 지금은 젖은 장작같은 상태로 우리는 서로, 그렇게 가만히 있었다. 마치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달빝이 한가락, 창틀을 너머 내려앉았다. 종인은 고개를 살짝 들어 창을 바라보았다.





 "...종인아."



 "....."


 ".....종인아."


 "....."



 나는 굳이 너를 바라보려 하지 않는다. 너와 나의 피부가 맞다아 있는것만으로도 충분히, 나는 헤아릴 수 없이 부끄럽다.


 "너는...."


 "......"


 "달이 밝은 밤에, 무슨 생각을 하느냐."


 "....저하 생각을 합니다."


 버석하게 가라앉은 목소리로, 바람같이 내 머리카락에 내려앉는 목소리로 대답한다.


 "....그럼, 달이 없는 밤에는, 무슨 생각을 하느냐."


 ".....저하 생각을 합니다."


 "......."



 "달이 밝은 밤에는, 혹여나 창틀로 내려온 달빛때문에, 잠을 이루지 못하길까, 걱정합니다. 달이 어두운 밤에는, 혹시 짙은 어둠을 두려워하실까, 걱정합니다."


 "......"


 "곁에 있고 싶다는, 생각을 합니다."



 "......"



 ".......저하께서는 무슨 생각을 하십니까."



 "나는......"


 얇은 한숨을 토한다. 숨을 크게 들이신다. 작은 이야기가 아님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들이마신 숨 속에 종인의 채취가 한아름, 안겨온다.


 "....질문을 한다."


 "....."


 "너도 나와 같은 생각을 하고 있을까..

 

 왜 달을 보면 네 생각이 날까.


 너는 눈을 감으면 뭐가 보일까."



 "....."



 "수많은 물음들이, 너를 향한 물음들이 내 안을 맴돌았다."


 "...."


 "...그 물음들이 이리저리 밤을 헤집다가, 결국,"


 "....."


 "너를 그리더라."


 "...."


 "그래서, 나는 매일밤 네가 그리웠다."



 "......"




 종인은 내 대답을 다 듣고도 묵묵히, 정적을 지켜냈다.

 나도 다시 묵묵히 침묵을 지켜냈다. 어둠을 타는 횃불처럼, 꺼져가는 불씨처럼.


 


 



 "....저하."





 나의 이름이 들렸다. 그 소리는, 마치 유체처럼, 진하고 뜨거운 유체처럼 내 귀를 흘러들어왔다.무거운 습기를 가득 안은 그 소리는, 내 심장까지 흘러내려가 내 심장을 가파르게 뛰게 만들었다.



 ".....저는, 정말."



 "......"



 "할 수만 있다면, "


 "....."


 "...있는 힘껏, 사랑하고 싶습니다."








 아아, 울지 말아라.






 나는 그제서야 고개를 들어, 눈을 감고 내 머리께에 고개를 묻은, 잔잔하게 젖은 사람을 올려다본다. 그의 볼에 손을 대고 가만히 들어올린다. 뜨거운 액체가 손바닥에서 느껴졌다. 그는 여전히 눈을 내리깐 채, 젖은 숨을 내쉬고 있었다.



 '.....종인아."



 "...."



 그는 그제서야 나를 본다. 나와 눈을 맞춘다. 나의 눈에서 흘러내린, 한 줄기 달빛을 본다. 그는 천천히 손을 뻗어 내 눈가를 어루만진다. 나도 또한 손을 뻗어, 그의 눈가를 어루만진다. 손끝에 달빛이 묻어난다.




 "...."


 "....나는, 처음에."


 "...."


 "상처인 줄 알았다."


 "....."


 "우련하게 붉은 것이, 심장을 가로질러서, 손을 대면 아리고, 바라만 보아도 아팠다."


 "...."


 "...그게, 꽃인지, 지금에야 알았다."


 "......"


 "꽃이...필 수 없을 줄 알았었다."


 "....."



 "......"


 "...제가 피워드린 것이 아닙니다."


 "....."


 "그저 봄이 오면 꽃이 피듯이, 그렇게 피어난 것입니다."


 "......



 "혹여, 봄이 조금 늦었더라면, 그것이 저의 탓이 되겠지요."


 "....."


 "저하께서는....."


 "......"


 "처음부터 제게 한 망울의 꽃이셨습니다."


 "....."


 "제 품 속에 필 수 없었던...꽃이였습니다."









 


 나는 그의 품에 바싹 다가간다. 그의 가슴에 얼굴을 묻는다. 그리고 대답한다.



 "그래도, 결국. 피어났구나."


 "...."


 "...여기에서."





그렇습니다!ㅎ역시 예고드린대로 씬은 없고ㅎ

이 글은 제가 낮잠자다 꾼 카디몽을 소재로 쓴 거기 때문에 그 느낌을 잊지 않으려고 마막막막 써대서 사실 정성이 많이 들어가진 않았아요ㅜ

수능끝나고 열심히 다듬어서 중편 정도로 완성할 예정...ㅠㅠ

부족한 글 읽어주셔서 감사해요!

세자 도셩수 X 호위무사 김종인 편에 쓰인 BGM은 모두 

고희든 님의 구월꽃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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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너무 아련아련하고 분위기가 좋네요..ㅠㅠㅠ너무 재미있게 보고갑니당~~
8년 전
독자2
눈물 왜이리 아련 아 슬퍼요 뭔가 느낌이
종인이랑 경수 잘되겠죠?ㅠㅠ

8년 전
독자3
우와 분위기너무좋아요...!!짱짱
잘보고갑니다~

8년 전
독자4
잘 읽고 가요~~~
배경음악도 너무 좋고...잘 어울리는거 같아요.
수능끝나고 꼭 돌아오세요~~

8년 전
독자5
정주행하악이에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2편보고 바로 이거 보느라 2편에 댓글을 못달았네요ㅠㅠㅠㅠㅠ 오랜만인데도.....설레요!! 아련하네요....!! ㅜㅜㅜㅜ
8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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