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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길 몬스타엑스 강동원 이준혁 성찬 엑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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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ND YOU #03 ------------------------------------------

"저녁에 뭐 먹을래? 밥 말구 간만에 치킨이랑 피자 시켜먹자고 할까?"

"-조심해라, 거기 얼음있다."

"응? 응..."





앞서서 걸어가던 꾹이가 안되겠는지 되돌아와 내 옆에 섰다.





"왜?"

"잡으라고."

"뭘 잡아"





슥- 꾹이가 내 앞으로 자기 팔을 들이댔다.





"잡으라고. 넘어지지 말고."

"돼...됐어. 갑자기 뭔 친절이야."

"뭐가 갑자기야. 맨날 넘어진다고 골목길 들어올 때마다 매달려 오던 사람이."

"그.. 그거야 그때는...."





그때는 기분이 이렇지 않았으니까....   나는 고개를 도리도리 흔들었다. 기분이 이런 건 뭔데?  의식하지 말자. 뭔 말도 안되는 생각이냐. 





"어두우니까 조심해. 잘 안보여서 더 넘어지겠다."





나는 고개를 들어 꾹이를 올려다 보았다. 뽀얀 입김을 뿌리며 꾹이가 마트로 향했다. 

















"어? 둘이 여기서 뭐해?"

"그러는 너는 여기서 뭐해? 공부안하고 "

"누나가 엄마야? 나 여지껏 공부하다가 숨쉬러 나온거야 숨쉬러..."





과자봉지를 끌어안은 맥반석이 한숨을 쉬었다. 과자를 산더미처럼 쌓아둔 카트를 발로 툭치며 꾹이도 따라서 한숨을 쉬었다.





"형은 이렇게 과자만 먹고. 밥 좀 먹어라. "

"그러는 너는 안먹는 것처럼."

"나는 과자만 먹어도 형처럼 그렇게 마르진 않잖아."

"너처럼 숟가락만 들고 카톡만해도 근육이 생기는 체질이 아니야 나는."

"그으래? 그럼 어디 과자로 만들어진 근육맛 좀 볼래?"

"우아악. 야야 사실 이거 내꺼 아니야 이거 내가 고른거 아니야. 형이 같이 영화 다운받아보면서 먹을 과자 사자고 하고 나와서 저렇게 퍼담은거야!!"





꾹이가 맥반석에게 헤드락을 걸며 매장 저쪽으로 카트를 끌고 사라졌다.  





"누나 오늘 저녁은 라면이야? 근데 여기있던 내 카트어디갔어?"





쪼그려앉아서 새로나온 라면을 구경하고 있는데 위에서 익숙한 목소리가 들렸다. 과자봉지를 잔뜩 끌어안고주위를 두리번 거리며 카트를 찾는 태평양이 보였다.  나는 말없이 손가락으로 꾹이가 맥반석을 끌고 사라진 방향을 가리켰다.



































"아우 무거워. 우리 잠만 쉬었다 가자, 응?"

"아 빨리가- 추워"

"야 너는 집에 섬유유연제 많구만 왜 또 이렇게 많이 샀어. 이거때문에 더 무겁잖아"

"이거 파는데가 많이 없어서 보일때 많이 사놔야한단말야."

"아니, 꼭 이것만 사야하는 이유가 있어? 하여간 이것도 변태야 변태. 집착하는거 보면 변태끼가 있어."

"아 진짜...."





꾹이가 양손에 장바구니를 들고 노려보자 쫑알대던 맥반석과 태평양이 시선을 돌렸다.





"살림을 지배하는 자가 가정의 힘을 지배한다는 학설이 맞아. 집안에서 엄마가 가장 힘이 쎈 존재인 이유가 있어."

"맞아. 맞아"

"아 쫌-"





꾹이가 다시 한번 노려보자 둘은 바로 입을 닫았다.  세명이 툭탁대는 것을 보니 옛날생각이 났다.  밥이 보약이고 잠이 보약이라 믿었던, 착하고 이쁜 엄마가 들기엔 늘 무거웠던 장바구니.  그때도 엄마의 장바구니엔 지금처럼 섬유유연제가 제 무게를 자랑하며 담겨 있었다.





-우리 꾹이는 아무데서나 막 자서 걱정이야.  잠자리가 편해야 모든 일이 잘 풀리는 법인데.





두 손 가득 무거운 장바구니를 들고 있는 꾹이의 동그란 뒷통수를 보았다.  몇걸음을 못참고 확인하듯이 꾹이가 슬쩍 뒤를 돌아보았다.  내가 방긋 웃어주자 나를 따라 씩 웃는 모습이 익숙하다. 한번 인식하고 나서 그런가. 아까 낮에부터 유난히 꾹이의 높은 콧대가 눈에 들어왔다.  엄마가 살아계실 때도 이렇게 장을 봐오면 꾹이는 늘 엄마 옆에서 제일 무거운 것을 빼앗아 들었고  다른 하숙생들도 저렇게 앞서거니 뒷서거니 따라나와 실없는 농담을 하며 골목길을 꽉 채우곤 했었다.  대학교가 몇정거장 근처고, 골목 끝에 중고등학교도 있어서 원룸들이 우후죽순 생겨나고 있었지만- 우리 집만은 고집스럽게 옛날 스타일의 2층 양옥집을 고수하고 있었다. 마치 엄마의 추억을 없애지 않으려 애쓰는 내 마음처럼.  조금씩 변해가는 골목길 모퉁이에 익숙한 불빛이 보였다.  그 안에서 망개떡 싸부가 우리를 보며 미소를 띄웠다.





"야 너네들 먼저 들어가라. 난 싸부랑 금방 들어갈께."

"왜-"





꾹이가 웃음을 멈추고 제자리에 섰다.





"배고픈데 빨리 가지..."

"싸부한테 할 말이 있어서 그래. 얼른가서 라면이나 끓여놔"



"라면이나 끓이래~"

"그래 우리 가서 라면이나 끓이자~"





중중대며 사라지는 두 녀석과 달리 꾹이는 한참을 서서 가게로 들어서는 나를 쳐다보았다.  그럴거면 같이 들어오든가.







가게는 어느새 오픈준비가 다 끝나있었다. 나는 가게 앞에서 내 다리에 머리를 부비는 노란 고양이를 쓰다듬었다.





"안녕 묭묭아~ 그동안 안보이더니 싸부네 가게에 정착 한거니?"

"어? 녀석이 너는 안가리네? 사람 싫어하던데."

"우리 엄마가 밥주던 애예요. 애 이름은 묭묭이에요."

"아, 묭묭이...."





이름이 웃긴지 싸부는 묭묭이, 묭묭이...하며 중얼거렸다. 





"내가 지은 이름 아니에요. 꾹이가 지어준 이름이에요. 묭묭이. 애 울음소리 흉내낸다면서 맨날 묭묭거리다가 그게 이름이 됐거든요."

"아, 그래?"





싸부가 여전히 웃음 띈 모습으로 오븐에서 케익시트를 꺼내왔다. 달콤한 빵냄새가 퍼졌다.





"이것도 연습하는거에요?"

"응. 이것저것 해보는데 뭐가 제일 좋을지 좀 봐줘. 당분간 매일 지겹게 다들 케잌이랑 빵 좀 먹겠다."

"다들 좋아할걸요."





특히 태평양하고 꾹이가. 나는 케잌시트에 촘촘히 박혀있는 빨간 과일을 손으로 가리켰다.





"이건 딸기에요? 꾹이가 좋아하겠다. 꾹이는 딸기라면 껌뻑 죽거든요. 애가 아직 어려서 달달한 것 만 찾아."





싸부가 또 눈이 감기도록 웃었다.





"왜요?"

"너도 어린데."





하긴, 싸부 눈엔 나나 꾹이나 오십보 백보겠지. 그런데 우리 망개떡 싸부는 몇살이지? 경찰오빠 후배면 나이차이 우리랑 많이 안날수도 있는데... 이상하게 싸부는 어른같다. 사회생활을 먼저하면 다 저렇게 어른같아 지는건가?





"어려도, 저는 커피도 마실 줄 알고 말이죠. 꾹이보다는 훨씬 어른이죠."





쿡쿡쿡. 싸부가 팔짱을 끼고 작은 테이블에 기대어 앉아 계속 웃음을 흘렸다.





"왜요?"

"귀여워서."

"누가요? 꾹이가요? 아님 설마 제가요?"

"둘 다."





나는 고개를 도리도리 저었다. 큼큼, 웃음을 멈추고 싸부가 궁금한 표정을 지었다.





"언제부터니?"

"뭐가요?"

"둘이 그렇게 티격태격 사귀는게..."

"아 사귀긴 뭘 사귀어요, 싸부는 진짜..."

"내가 볼 때는, 꾹이가 너를 더 좋아하는 거 같은데. "

"싸부님 진짜 아니라고요...."





이게 무슨 지렁이가 이단옆차기로 전봇대 부수는 소리죠 싸부님?  나는 시선을 돌렸다. 어느정도 정리가 끝난 가게가 제법 이쁘장했다. 네온싸인처럼 쓰여진 글귀가 눈에 들어왔다.





"싸부, 근데 저건 뭐에요?"

"응? 아.... 가게 이름이야."

"가게이름이요?"

"응"





나는 다시한번 네온싸인을 보았다.





"도를 아십니까?"





싸부가 고개를 끄덕거렸다.





"가게이름이 왜 저래요. 싸부 혹시 여기 사주까페인건가?"

"사주까페는 아니고, 그냥 케이크팔고 커피파는 가게야."

"저 봐, 타로 카드도 있고. 사주까페 맞네."

"아니야, 저건 그냥 장식이야."

"맞는데-"





작은 가게에 어울리지 않게 커다란 그랜드피아노가 있었다. 그 위에 놓여있던 카드를 손으로 쓸다가 나는 카드 하나를 집어 들었다.





"맞네요. 진짜 타로카드네. 이게 뭐에요? 여왕인가?"

"응. 맞네, 그건 여왕카드야."

"싸부 타로카드도 할 줄 알아요?"

"응? 아니, 그냥 아는 사람이 취미삼아 했었어. 옆에서 본 정도?"

"오오 그럼 저도 타로점 좀 봐주세요!"

"아니야;  그정도는...나는 잘 몰라."





나는 이미 신나서 피아노 위에 다시 카드를 뒤집어 올려놓고 카드를 섞었다.





"이거 막 이렇게 하던데. 이렇게.... 맞나."





싸부가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네가 점 보고 싶은 일이나, 사람 생각을 하면서 카드를 뽑으면 돼."





내가 점보고 싶은일이나, 사람....... 중얼거리며 카드를 섞는데 발끝이 무거워서 보니 어느샌가 가게안으로 들어와있던 묭묭이가 내 발등 위에 제 엉덩이를 붙이고 앉아있었다.





"세장을 뽑는거였나? 다섯장이었나. 헷갈리네 나도..."





'재는 내가 이름 붙여준 것도 모르고 맨날 나만 피해!'  언제였던가, 츄르를 들고 울상을 짓던 꾹이가 떠올랐다.





"또 여왕카드네."

"네?"

"또 여왕카드가 나왔다고."

"오오 신기하다. 뭐에요 이게?"

"나도 잘은 몰라. 만능카드라는 거 밖에 모르겠어 나도."

"음 그런데 그림 되게 이뻐요"

"그럼 너 가져. 선물로 줄께."

"어? 타로카드 짝 안맞는거 아니에요?"

"어짜피 장식용이라 하나 빠져도 돼."





신나서 카드를 들고, 다른 한 손으로는 다 만들어진 케이크를 들고 집으로 향하는데, 집앞에 검은 그림자가 보였다. 아까 싸부의 가게안에 들어서던 나를 돌아보던 모습 그대로 꾹이가 서있었다.





"왜 이렇게 늦게 와."

"케이크 만들어가지고 오느라고. 쨔잔~ "





나는 케이크를 들어보였다. 





"딸기케이크다! 싸부님이 직접 만들어줬어!"

"됐어. 들어와서 라면이나 먹어. 다 뿔었겠다."





툴툴대며 집안으로 들어서는 꾹이를 향해 인상을 쓰자, 뒤에서 다시 싸부가 웃는 소리가 들렸다.  싸우는 모습이 왜 사귀는 것 처럼 보이는 지는 모르겠지만, 네 그런 모습은 오해하기 딱 좋긴하다. 꾹아. 나는 다시 고개를 도리도리 흔들었다.  누가 그랬어. 긴가민가싶을 떄 딱 들어맞는 감이라는게 있다고.



'애 혹시 나 좋아하는거 아니야? 으으 싫어-_-+' 할 경우는 대부분 맞는거고.  '애 혹시 나 좋아하는거 아니야? 어머 어쩜좋아^^*' 하면 대부분 아니라고. 남자는 좋아하는 여자를 절대 헷갈리게 하지 않는다고. 이렇게 헷갈리는 거면 분명하다고. 내가 전정국을 하루 이틀 봐온 것도 아니고.  저 감정 못숨겨서 맨날 얼굴에 다 드러나는 녀석 속마음을 내가 모를까. 에이, 설마.



.....잠깐. 그러면 나는 후자인건가? '어머 어쩜좋아^^* ' 이런 맘인건가? 에이, 이것도 설마.









































커다란 가방을 꼭 끌어안고 현관 앞에 어정쩡하게 서있던 첫 모습을 기억한다.  그나마 안면이 있던 우리 아버지의 바짓가랑이에 매달리다시피 숨어있던 꼬맹이.





"애가 좀 숫기가 없어가지고..."





빼꼼이 내민 하얀 얼굴이 귀여웠다. 동그란 얼굴, 동그란 눈, 동그란 코, 동그란 볼과 입술.  세상 모든 동그라미를 저 혼자 다 가지고 있었다.





"안녕? 반갑다 꼬맹아~"

"국이 누나 생겼네? 인사해야지?"





조금만 더 말을 걸었다간 금방이라도 울음이 터질것처럼 숫기가 없던 꼬맹이.  운동때문에 가끔 서울에  올때마다 우리 집에서 신세를  몇년 지며 안면을 텄는데, 운동 때문에 서울에 한 학교로 전학하기로 하고 아예 올라와 하숙하기 시작했다.  우리 집이 하숙집을 하게 된 것도 그 즈음 부터라, 꾹이는 우리집의 하숙 역사 그 자체이기도 하다.  아무튼, 틈틈히 얼굴을 익혔음에도 당췌 낯을 풀지 않아서 포기할 즈임이었나.  아침 먹으라고 아무리 찾아도 안보여서 현관을 나섰더니 마당앞 화단에 쭈그리고 앉아 있었더랜다.





"꾹아 여기서 뭐해?"

"이게 뭐에요?"

"응?"

"며칠 전부터 봤는데.... 이거 되게 이뻐요"





뒤도 안돌아보고 뭔가에 집중한 채 말을 흘리는 뒷모습에 또 웃음이 빵터졌었다. 세상모든 동그라미를 얼굴에만 가지고 있는 줄 알았는데 주저앉아 있는 뒷모습에도 동그라미가 있었다.   처음으로 제대로 들어본 또렷한 목소리에 아직 사투리가 잔뜩 섞여 있는 것도 너무 귀여웠다.  





"아아. 이거 서리야."

"서리?"

"응 서리."

"우와 저  서리 처음봐요!"

"서리를 처음 봐?"

"네 서리도 처음보고 아직 꽃이 있는데 서리가 생기는 것도 신기해요"

"그래?"

"네! 근데 누나 이거요... 서리 때문에 꽃 얼어죽는거 아니에요↗?" 





당연하게 생각해왔던 것에 대한 질문을 갑자기 받아서 나도 당황스러웠다.  꽃이 서리를 맞으면 죽나? 아닌가? 헷갈리네.  아니 일단 그런걸 생각해본 적이 없는데...  똘망한 눈동자가 반짝반짝 빛난 채로 내게로 향했을 때,  이 수줍던 아이가 내게 말문을 터준게 너무 귀엽고 이뻐서 뭐라도 꼭 답을 주고 싶었다.





"안 죽어."

"진짜요? 우와-"





안그래도 커다란 눈이 동그랗게 더 커지는데, 그 안에 담긴 반짝이는 눈동자가 너무 이뻤다.





"응. 그러니까 걱정말고 들어와서 아침밥 먹자."

"네-"





신나서 깡총 집으로 뛰어들어가는 모습이 꼭 하얀 토끼같았다.





"근데 누나, 꽃이 서리 맞으면 죽지는 않아도 너무 춥지 않을까요?"

"응?"

"꽃잎은 너무 약해서, 조금만 건드려도 막 떨어지고 그러잖아요.  근데 저렇게 얼음이 맺히고 그러면 너무 춥지 않을까요? 걱정돼서요.."





식탁 앞에 앉더니 다시 조용해진 채로 고개를 숙이고 밥을 먹으면서 무슨생각을 하나했더니 여전히 머릿속엔 서리꽃 생각으로 가득했나보다.  아니 그보다- 며칠 전 처음 발견했을 때 부터 저런 이쁜 걱정을 하고 있었다니.  





"눈속에서 피는 꽃도 있어. 너무 걱정하지 마. "

"눈속에서도 꽃이 핀다고요?"





점점 동그래지는 눈과 오물오물한 입술과 달리 일찍 찾아온 변성기 탓에 탁하게 갈라지는 허스키한 톤과 사투리 억양 때문에 목소리가 이리저리 마구 튀었다.





"에델바이스라는 꽃도 있고, 스노우드롭이라는 꽃도 있고." 

"우와 진짜 신기해요. 그럼 우리 화단에 꽃들도 눈속에서도 잘 살아요?"

"응? 응.. 응. 그러니까 걱정하지 마."





테이블 밑으로 신나게 휴대폰으로 검색을 해가면서 계속 아는 척 하는 나를 못알아챘는지 신나서 다시 열심히 밥을 먹으면서 꾹이는 한시름 덜었다는 표정을 했다.





"누나는 천잰가봐요! 모르는게 하나도 없어요! 누나는 진짜루....."





































"사기꾼."





사기꾼이라니.





"일주일 뒤에 꽃들 다 죽었잖아."

"야, 나도 잘 몰랐는데 네 동심을 다치게 하지 않으려고 착한 거짓말 한거잖아"

"잘난척한거를 뭐 그렇게 포장을 해?"

"그래서 우리 꾹이 사기당한게 억울해서 그렇게 펑펑 우셨어요?"

"울긴 누가 울어"

"시든 꽃 붙들고 밥도 안먹고 엉엉 울고... 눈물콧물 범벅이 되가지고..."

"아 진짜...."

"아 그때 너 우는거 귀엽다고 내가 사진찍어 둔거 어디 있을텐데... "





꾹이 눈썹을 꿈틀댔다.





"아 그만해애~"

"그거 어딨더라, 그거 현상도 했을껄? 사진첩에 있나?"





자리에서 일어서서 윗층으로 향하는 나를 향해 꾹이 몸을 날렸다.  쿠당탕 2층 방문앞에서 한바탕 몸싸움을 벌이자 맥반석이 무슨 일인가 방문을 열었다.





"가진누나 왜그래요?"

"아 글쎄 우리 꾹이가 어렸을 때 ...."

"그만하라고오~"

"아쭈 내가 너 어렸을 때부터 아주 모든 것을 다 알고 있다고 나한테 조심해야 할 걸?"

"조심은 누나가 해야지"

"뭐시라?"

"지금 현실이 자각이 안되시나본데"

"헉"





붕- 눈앞이 빙그르 돌았다. 꾹이가 나를 번쩍 들었다. 그러더니 바로 한쪽 어깨에 들쳐메는게 아닌가. 눈앞에서 점점 멀어지는 1층 거실을 내려다보며 아무리 발버둥쳐봐도 소용이 없었다. 미친 근육덩어리 꾹이는 꼼짝도 안하고 바로 2층 베란다로 향했다.  





"야 이 자식이 이거 놔!!! 안 내려놔?!"

"그거 사진 어디다 놨어. 빨리 말해"

"야 내려놓으라고!!"

"내려놓으라고? 알았어"

"헉"

"내려달라며"

"아악!!! 야 여기말고 저기!!! 저기다 내려놓으라고!!!!"





꾹이는 나를 들쳐멘 채로 베란다 창문을 활짝 열더니, 그대로 상체를 창밖으로 숙였다.  바... 발 밑에 닿는게 없다.  나는 새파랗게 질렸는데, 아무렇지 않은 표정으로 태평양이 노트북과 연결잭을 들고 나왔다.





"누나, 꾹아- 적당히들 좀 해요.  아, 와서 영화 같이 볼래요?"





그러더니 계속 심드렁한 표정을 지으며 옆에서 혀를 차는 맥반석과 함께 아랫층으로 사라졌다. 야  이렇게 꾹이랑 나만 남겨 두고 사라지지마!!! 임마들아 지금 영화가 문제냐고!!!!





"야!!!! 얘가 나 죽인다고!!!!! 살려줘!!!!!"

"살려달라는 말을 왜 형한테 해? 나한테 빌어야지"

"알았어 알았어. 나 빨리 내려놔 빨리"

"그렇게 소원이라면..."

"야아!!!여기말고 저기!!! 저기다 내려달라고!!!!!"





빙그르- 허공이 다시 한바뀌 돌더니 바로 눈앞에 꾹이 얼굴이 한가득 들어왔다.  등 뒤로 초겨울 찬 바람이 윙윙 불어와 식은 땀이 흘렀다. 눈앞의 꾹이는 창 틀에 나를 앉혀놓고 두 손으로 내 손목을 잡고는 눈썹을 꿈틀대며 비열한 미소를 짓고 있었다. 





"꾹... 꾹아? 넘쳐나는 힘을 주체를 못하는 건 알겠는데 인간을 이렇게 운동기구처럼 쓰는 건 좀 아니지 않니?"

"사진 어디다 숨겼냐고"

"숨기긴 누가 숨겨 야 아 진짜 무섭단 말야!!!"

"아직 덜 무서운가 본데"





씨익 웃더니 꾹이가 나를 잡고 있던 손에 힘을 뻈다.





"야아아아!!!!"





나도 모르게 와락 손을 뻗쳐 잡고 보니 꾹이의 앞섭이 잡혔다. 꾹이가 즐겨 입던 무지 티가 사정없이 늘어나서 나는 자꾸만 줄다리기 하듯이 옷을 쥐어짜면서  있는대로 멱살을 잡은 채로 코알라처럼 그 품에 매달렸다. 떨어지지 않겠다고 얼마나 악착같이 매달린건지 녀석의 품 사이로 착 붙어버린 얼굴 위로  쿵쾅거리는 심장소리까지 전부 다 느껴졌다.  내 심장도 너무 놀라서 같이 미친듯이 따라 뛰었다.





"이 미친놈아 ㅠㅠ "





이 정도면 장난을 그칠 때도 되었는데 꾹이가 계속 요지부동 꼼짝을 안한다. 나는 있는 힘껏 꾹이의 품에 찰싹 달라붙었다.  이제 그만하자고 이놈아 ㅠㅠ 





"누나! 꾹아! 영화 시작한다 어서 와!"

"내려올 때 내 방에 배게 하나만 갖다줘 꾹아"





저 아래서 들리는 맥반석과 태평양의 목소리에 몸을 뒤뚱거렸다.





"야!!! 꾹이가 진짜로 나 죽인다고....!!!"





기우뚱거리며 안쪽으로 상체를 기울이다가 꾹이의 옷을 잡은 손이 살짝 미끄러졌다.  몸이 뒤로 붕 뜨는 느낌이 들었다. 깜짝 놀라 다시 한번 꾹이의 앞섭을 줄다리기 하듯이 부여잡았다.





"으아....!"





나만큼이나 깜짝 놀란 꾹이가 다급하게 두 손으로 양 옆의 창틀을 잡고 나를 지탱하기 시작했다. 나는 더더욱 겁에 질려 있는대로 매달리며 애원하다시피 했다.





"야 놓지마!!! 너 나 놓으면 안돼!!!!"

"어우.. 씨... 목... 목소리 좀 낮춰.. 귀청 떨어지겠어..."

"야 너 같으면...!!!"





드디어 반응하는 녀석의 목소리에 나는 다급하게  고개를 쳐들고 인상을 팍썼다. 내가 고개를 쳐들자 녀석도 고개를 내려서 나를 내려다....





"나 같으면 뭐..."

"헉."





서로 고개가 엇갈려 입술이 스치듯 닿아버렸다- 라고 인지하기도 전에 나 만큼이나 놀라 동그래진 새까만 눈동자가 눈에 들어왔다.





"으아아아아 야 너 미쳤....!!!!"





나도 모르게 두 손으로 입을 가렸다. 또다시 몸이 뒤로 붕 뜨는 느낌이 들었다.



"누...!!"





꾹이가 창틀을 잡던 한 손을 뻗쳐 등 뒤로 잡았다. 한 손으로는 나를 안아 잡고 다른 한 손으로는 창틀을 잡은 꾹이가 부들대며 온몸에 힘을 주는게 느껴졌다. 나는 그대로 꾹이를 꼭 끌어안았다.





"깜짝이야;;"





쿵쾅쿵쾅. 아까보다 더 큰 심장소리가 들렸다.





"미...미쳤어?! 손을 놓으면 어떻게 해? 떨어질 뻔했잖아!"

"누구 때문인데!"

"나는.. 장..장난이지.."

"무슨 장난을 이렇게 살벌하게 하냐 이 자식아...무서워 죽는 줄알았네"





쿵쾅쿵쾅. 심장소리가 멈추지 않고 계속 들려왔다. 꾹이의 심장소리가 너무 커서, 내 심장소리도 따라서 계속 뛰는 것 같았다.





"미...미안..."





나는 반쯤은 창틀에 걸쳐지고, 또 반쯤은 꾹이 품에 안겨있던 몸을 빼냈다. 꾹이의  심장이 멀어졌는데도, 그 소리가 계속 들려왔다. 덕분에 내 심장도 계속 미친 펌프질을 안멈추는 것 같았다. 나도 모르게 가슴 위로 손을 올렸다. 하얀색 후드티의 끈이 손 끝에 와 닿았다.  





"빨리 내려가자. 영화 시작했대잖아."





품에서 내가 빠져나온 자세 그대로 베란다 창가에 계속 서있는 꾹이를 내버려두고 몸을 돌렸다.  아래층으로 내려가는 계단에 서서, 벽에 기댄 채로 가슴을 두드렸다.  미친 심장아. 그만뛰어라. 이제 창틀에서 내려왔잖아. 





"무슨 영화래?"





크게 심호흡을 하는데,  위에서 꾹이의 목소리가 들렸다. 어느샌가 계단끝에 서서 내려다보고 있는 녀석을 보고 나는 바로 손을 등 뒤로 내려 뒷짐을 지었다.





"몰라."





꾹이가 터벅터벅 내려와 내 앞을 지나쳐갔다. 나는 벽에 바짝 붙어서 꾹이를 따라 시선을 아랫층으로 내렸다.  두 손을 추리닝 주머니에 쑤셔넣은 채로, 꾹이가 계단 끝에서 다시 나를 올려다보았다.





"처음부터 다시 보자고 해야겠다. 금방 시작했으니까-"





꾹이가 거실로 사라지고 나서야 나는 다시 두 손으로 가슴을 두드리며 크게 숨을 내쉬었다.  와- 내가 진짜 미쳤나봐.







"꾹아 적당히 해라, 그러다 진짜 사고나요"

"그치? 야 전정국 잘 들어라-"

"시끄럽다"

"야 넌 형님이 이야기하는데 말야-"

"아 쫌..."

"넵... 닥치겠습니다."

"근데 누나 어디 아파? 계속 표정 안좋다?"

"사랑싸움 좀 적당히 좀 합시다. 무슨 노래가사도 아니고 완전 하루하루 전쟁같은 사랑이야 진짜...."





사아랑은 무슨!!!!!!!!!!!!!!





"야, 내가 재랑........ 어휴. 내가 재랑 그렇고 그런 사이가 되면 그건 패륜이야 패륜."

"왜 패륜이야, 누나 친 남매도 아닌데."

"배다른 남매. 뭐 그런 느낌이랄까."





맥반석이 눈을 게슴츠레 뜨고 음흉하게 웃었다.





"누나, 술과 밤이 있는 한 남녀사이에 친구는 없댔어."

"야 재랑 나랑은 절대 그럴 일이 없어. 방금도 2층에서 입...."



"아 쫌!! 시끄러워 영화를 못보겠네!"





꾹이가 버럭 화를 내며 자리를 벌떡 차고 일어나서 2층 계단을 향해 몸을 돌렸다.





"꾹아 일어난 김에 냉장고에서 맥주  좀 꺼내주라."





꾹이는 내 말에 반사적으로 주방쪽으로 몸을 틀다가 움찔하며 멈춰섰다. 





"방금 꾹이랑  뭐?"

"아까 장난치다가 입술이 ...."

"입술이?"





오오오오...... 태평양과 맥반석이 아침드라마에 집중한 표정으로 상체를 전부 내 쪽으로 숙였다.





"닿았는데..."

"우오오오.... 그래서?"





쾅!!!!!! 꾹이가 이마에 내천자를 그리며 캔맥주를 거실 바닥에 내려놓았다.





"그게 뭐!! 어렸을 때도 우리 키스한 적도 있는데 장난치다 스친거 가지고!"

"오올........"





태평양과 맥반석의 이중창을 들으며 이번엔 내가 벌떡 일어나 이마에 내천자를 그렸다.





"야!!!!!!!!!!!!"

"왜."

"그거 크리스마스때 선물받으려고 할머니 다니시는 교회 따라 나갔다가 연극하면서 어쩔 수.없이 뽀뽀한거다!  키스 아니라고!!!!"





내가 방방 뛰자 꾹이는 이겼다는 표정으로 팔짱을 끼고 만만한 미소를 띄우며 나를 내려다보았다. 태평양과 맥반석이 흥미진진하게 우리를 보며 말을 이었다.





"네, 별 관심없는 TMI 잘 들었습니다. "

"그래서 누나 좋았어? 둘이 그때부터였어?"

"뭐야 이제 둘이 공개연애하는거야? 히스토리 풀 개방인거임?!"

"그래 어쩐지... 누나 말로만 연애연애하면서 제대로 진지하게 남자 사귀는 걸 못봤다. 그거 사실 다 연막작전인거 나 알고 있었다고 "

"그런데 무슨 교회연극에서 키스를 시켜?"

"주인공을 나쁜길로 인도하는 불량학생 역할.... 아니 그게 아니라;; ... 아니, 아니, 아니라고 그냥, 그냥 뽀뽀라고!!!"

"뽀뽀나 키스나..."

"네가 뽀뽀랑 키스의 차이를 알아?!"

"뽀뽀와 키스의 차이는 역시 혀의 유무죠."





까불거리는 맥반석의 등짝을 후려쳤다.





"까져가지고!!!!!"

"어우 누나....... 물어봐서 대답해줬더만 ㅠㅠ"















































"누나, 방에 가서 자."

"나 안자.... 영화보잖아...."

"눈은 뜨고 말하지?"

"잠깐 감고 있는거야"

"야 나둬. 가진누나 이런 영화 안좋아하잖아."

"무슨 여자가 맨날 때려부수는 영화만 보냐"

"그러게 맨날 때려부수는 건 꾹인데 꾹이는 반대로 멜로만 보고."

"역시 둘은 천생연분..........."





잠결에 둘이 얻어맞는 소리가 들렸다. 나는 쿡쿡대며 몸을 돌려 소파에 몸을 파뭍었다.  라면에 케이크에 잔뜩 먹고 자리잡은 탓인가 영화는 눈에 안들어오고 잠이 솔솔와서 그렇게 시끄럽게 영화를 보는 녀석들을 앞에 주루룩 앉힌채로 소파에 누워서 깜빡 잠이 들었다.  



얼마나 잤을까. 가벼운 극세사담요가 익숙한 향을 품고 내 위로 덮히는 느낌에  잠이 깼는데, 눈뜨기 귀찮아서 그대로 가만히 있었다. 그런 내 위로 작게 숨소리가 흘렀다. 심장이 다시 뛰었다. 몸을 거실쪽으로 돌려 누우면서 천천히 눈을 떴다. 바로 앞에, 익숙한 실루엣이 옆으로 길게 누워 티비에서 나오는 영화를 보고 있었다.





"...꾹아."

"왜."

"이제 이거 안사와도 돼."





꾹이는 한참을 아무 말 없이 그냥 그렇게 누워있었다.





"이거 이제 파는데도 거의 없잖아. 그냥 다른거 사도 돼."





하도 말이 없어서 애도 비몽사몽 대답하다 그대로 잠들었나 싶었다. 맨바닥에 저러고 누워있는게 신경쓰여서 담요를 덮어주고 방으로 들어가려 몸을 일으켰다.





"누나 그러는 것도 병이야. 이사람 저사람 금사빠처럼. 혼자인거 못견디고. "





이 자식이 또 뜬금없이 사람 뼈를 때리네.





"학교에서 공부하느라 옛날 영화도 많이 봤는데... 무슨 영화에서 그러더라."

"뭐를."

"사람은 저마다 향기가 있대. 사람이 죽어도, 그 향기가 계속 남아서 남은 사람들이 그 사람을 기억하는거라고 하더라."





나는 말없이 내 위에 덮여있는 담요를 쓰다듬었다.





"그래서 그 향기가 사람들 기억속에서 다 사라지면 그때 그 사람의 영혼도 사라지는 거래."





뼈 때리다가 다시 심장을 때리는 건 뭐지.





"이모는 없지만....  할머니도 있고, 아저씨도 있고. 우리도 있잖아.  누나 나는, 여기서 계속 누나랑 살거야. "





나는 담요를 어깨 위로 올려 덮고, 다시 소파에 누웠다.





"나중에 학교 졸업하고 취업해도... 방학시즌에도 명절날에도 크리스마스에도... 계속 이 집에서 살거야."





그렇게 담요 속에 숨어서 나는 다시 후드티의 끈을 두 손으로 잡아 끌었다.   





"할머니가 돌아가셔도, 아저씨가 돌아가셔도. 나는 계속 누나 옆에 있을께." 





심장이 아팠다.  엄마가 떠올라서..... 엄마가 매일 하던 빨래에서 나던 익숙한 향이 코 끝을 찌르는 것 보다도 저렇게 내 앞에 뒤돌아 누워있는 꾹이의 뒷모습이 너무 멋있어서.





"내가 누나보다 어리니까 누나보다 먼저 떠나지도 않을거야. 아마."





그래서 심장이 너무 빨리 뛰어서 숨쉬기 힘들만큼 아팠다. 





"나중에 장가가도 이 집에서 살래?"

"그러지 뭐..."





그런데, 너무 아파서 너무 좋았다.  사람의 마음이란 참 알 수 없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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