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Ep 9
일교차가 심한 탓에 덜덜 떨리는 손으로 옷을 단단히 여몄다. 제대로 몸살에 걸린 건지 일어나자마자 펄펄 끓는 이마에 병원을 찾아야 했다. 거세게 불어오는 바람을 얼굴로 맞으며 병원으로 향했다. 아침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주말이었던 탓에 사람이 많았다. 구석 의자에 앉아 어젯밤 신경질적으로 배터리를 빼 침대 밑으로 던져버렸던 핸드폰을 꺼내어 가만히 바라보았다. 너무 세게 던진 탓인지 액정 곳곳에 기스가 나 있었다. 문득 어젯밤 걸려왔던 전정국의 전화가 생각이 나 떨리는 손으로 핸드폰의 전원을 키다, 진료실로 들어오라는 간호사의 말에 핸드폰을 주머니에 다시 찔러 넣었다.
" 목이 많이 부었네, 말할 때 목 안 아프세요? "
" ...아프진 않아요. "
" 약 3일치 넣어 드릴테니까, 이거 다 먹어도 아프면 다시 오세요. "
약국에서 약을 받아 터덜거리며 집으로 향했다. 주머니에서 미세한 진동이 느껴져 손을 찔러 넣어 핸드폰을 꺼냈다. 전정국과는 어떻게 되었냐는 정수정의 달갑지 않은 메시지였다. 잊고 있었는데, 또다시 생각난 전정국에 머리가 아파왔다. 어젯밤에 있었던 일이 생각나 얼굴이 화끈거렸다. 살짝 스쳤던 팔의 촉감이 다시금 느껴지는 것 같아 간지럽지도 않은 팔을 연신 긁어댔다. 어제 확인하지 못 했던 알림 들을 확인하는데, 부재중 전화 1건이 눈에 띄었다. 연락처에 들어가 부재중 전화가 와 있던 번호를 눌러 다시 전화를 걸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연결이 되었고, 곧바로 말을 이어갔다.
- 여보세요
- ...
- 어제 전화하지 않으셨어요? 누구세요?
- ...ㅇㅇㅇ?
들려오는 익숙한 목소리에 눈알을 굴리며 누구지, 생각하다, 문득 어제 잠깐 했던 전정국과의 통화가 생각나 에이 설마, 하며 최근 기록을 둘러보았다. 지금 통화 중인 번호와, 어제 통화했던 번호가 일치했다. 반사적으로 전화를 끊어 또다시 전원을 꺼 버렸다. 심장이 쿵쿵 거리는 소리가 귓가에 그대로 전해졌다. 걸음을 빨리하여 집으로 뛰어가듯 걸어갔다. 집 앞에 도착해 비밀번호를 누르는 손이 자꾸만 삐끗거렸다. 5번 이상 틀려버린 탓에 30초를 기다려야 했다, 짜증이 나 발로 문을 쾅쾅, 찼다. 집으로 뛰쳐들어가 약을 던지듯 내려놓은 후 소파에 몸을 던졌다. 화끈거리는 얼굴을 식히며 핸드폰 전원을 다시 켰다. 선명하게 찍혀 있는 ' 31초 ' 의 통화 기록이 모든 걸 말해주었다. 민망함이 몰려와 허공에 미친 듯이 발길질을 했다. 그 덕에 쿠션이 날라 가 유리컵을 식탁 밑으로 떨어뜨려 시끄러운 소음이 거실을 가득 채웠다.
/
주말엔 항상 알바를 나가 쉴 새 없이 바빴던 탓에 잘 쉬지 못했는데, 몸살에 걸렸다고 오늘 하루 알바를 뺀 덕에 소파에 가만히 누워 모처럼의 주말 같은 주말을 보낼 수 있었다. 핸드폰을 켜 시계를 보니 6시가 훌쩍 넘어버린 시간에 배가 출출해지기 시작했다. 뭐라도 차려 먹어야 했지만 일어나기가 귀찮았던 이유를 핑계로 전화를 걸어 배달음식을 시켰다. 얼마 지나지 않아 초인종이 울려 설레는 마음으로 문을 여는데, 배달원이 아닌 정수정의 얼굴에 깜짝 놀라 문을 다시 쾅 닫아버렸다. 익숙한듯 문을 열고 들어오는 정수정에 어이가 없어 말문이 막혔다.
" 미친 거 아니야? "
" 안녕. "
" 나가. "
" 존나 너무하다, 그냥 우리집 가는 길에 한 번 들린건데. "
금세 초인종이 한번 더 울려 서둘러 돈을 챙겨 다시 한 번 문을 열었다. 거실에 잔뜩 퍼지는 음식 냄새에 기분이 좋아졌다.
" 너 근데 목소리가 왜 그래? "
" 감기 걸려서. "
" 어제 뭘 했길래 감기가 걸려? "
" 그러게. "
" 아, 너 어제 전정국이랑 뭐했냐? "
" 말하자면 길어. "
" 뭔데, 존나 궁금해. "
" ...그냥, 어제 만났는데, 분식집 가고, 걔가 막 못 데려다주겠다면서 헤어졌는데, 갑자기 비가 오는 거야. 그래서 혼자 뛰어갔는데 걔가 갑자기 나 돌려세우더니, 뭐, 데려다 준다고 해서 같이 왔는데. 고맙다고 해야 되는데 입이 안 떨어져서, 그냥 어제 음료수 사면서 같이 샀던 초콜릿 줬는데, 다 녹고. 또, 둘 다 흠뻑 젖고 그랬어. 그래서 감기 걸렸어. 이게 다야. "
정수정이 집을 나간 후 별 볼 일 없는 휴대폰을 들어 이것저것 둘러보고 있었다. 상단 바에 갑자기 울리는 페이스북 알림에 설레는 마음을 안고 접속했다. 친구 신청이 하나 와 있었다. 올 사람이 없는데, 궁금증을 잔뜩 품고 누군지 확인을 하는데, ' 전정국 '이라는 이름 세 글자가 시선을 사로잡았다. 전정국의 타임라인으로 들어가 나도 모르게 친구 목록을 염탐했다. 끝도 없이 나오는 여자들의 셀카 사진에, 이름에 기분이 언짢아졌다. 내가 이걸 왜 훔쳐보고 있지, 라는 생각이 들어 페이스북을 나가려 화면에 손을 대는데, 갑자기 나오는 기침에 손가락이 미끄러졌다. 몇 번의 기침을 내뱉고 다시 핸드폰을 켜 확인하는데, ' 친구 요청 ' 목록에서 전정국의 이름이 어디 간 건지 사라져 있었다. 에이 설마, 하며 친구 목록을 확인하는데, ' 전정국 ' 이라는 이름이 시선을 다시 사로잡았다. 쿠션을 주먹으로 팡팡 내려치다, 다시 한 번 울려 퍼지는 진동에 핸드폰을 들어 상단바를 확인했다.
' 전정국 님이 회원님의 타임라인에 글을 남겼습니다. '
핸드폰을 멍하게 쳐다보기만 하다가, 정신이 들어 다시금 문장을 확인했다. 친구 신청을 건 사람은 정작 본인이면서. 댓글을 달아야 할지, 무시를 해야 할지 몰라 핸드폰 자판에 손만 갖다 대고 있었다. 친구도 받아줬는데, 무시하는 건 아무리 그래도 아닌 것 같아 어쩔 수 없이 다시 댓글 창에 손가락을 갖다 대었다.
인정하기 싫었지만, 자꾸만 슬쩍 올라가는 입꼬리를 감출 순 없었다. 예쁜데 나 싫어하는 애, 어떻게 대답을 해야 할지 감이 오지 않아 물음표 하나를 써놓은 후 핸드폰을 저 멀리 던져버렸다.
* Ep 9
푹 자고 일어난 덕인지, 감기가 눈에 띄게 호전되어 있었다. 잠깐 지나가는 몸살이었던 건지, 머리도 맑아지고 기침도 더 이상 나오지 않았다. 기분이 좋아 콧노래를 흥얼거렸지만, 알바를 가야 한다는 사실에 금세 어깨가 쳐졌다.
혹여나 추울까 걱정이 되어 후드티를 입고 나왔지만, 정수리에 수직으로 내리꽂히는 햇빛에 짜증이 났다. 주말인데도 불구하고 사람이 적었던 탓에 의아했다. 하염없이 흘러가는 시계만 바라보고 있는데, 우르르 들어오는 또래 남자아이들의 무리에 긴장이 되었다. 쉴 새 없이 욕지거리를 내뱉는 입, 담배를 피운 건지 한 명 한 명 지나갈 때마다 풍겨오는 담배 냄새, 쓰레기통은 보이지도 않는 건지, 바닥에 툭툭 버리는 과자 봉지에, 절로 눈이 찌푸려졌다. 저런 남자는 절대로 안 만나야지, 투덜거리며 청소를 했다.
시간이 꽤 흘러 핸드폰을 켜 시계를 확인해보니, 8시가 다 되어가는 시간에 슬슬 정리를 하기 시작했다. 사람이 많지 않은 피시방은 고요했다. 작게 들려오는 키보드 소리에, 마우스 소리, 키보드에 분풀이를 하며 내뱉는 욕설들, 예전에는 이런 환경에 적응하지 못해 저런 욕설을 내뱉는 사람들이 이해가 가지 않았는데, 이제는 익숙해진 건지 아무런 신경도 쓰이지 않는다. 카운터 위를 정리하는데,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려 어서오세요, 인사를 건넸다.
" 너 알바 언제 끝나? "
" ...? "
" 알바 언제 끝나냐고. "
" ...9시. "
" 한 시간 남았네. "
다짜고짜 알바가 몇 시에 끝나냐고 묻는 목소리에 고개를 돌려 확인해보니, 카운터 앞에 턱을 괸 채로 서있는 전정국의 모습에 당황해 입술이 파르르 떨렸다. 재차 반복해 묻는 전정국에 얼떨결에 대답을 해 버렸다. 이게 무슨 상황인가 싶어, 고개를 땅에 박은 채로 더 이상 정리 할 것도 없는 카운터 책상만 매만지고 있는데, 무심결에 고개를 들자마자, 턱을 괸 채로 계속해서 나를 주시하고 있던 전정국과 눈이 마주쳤다. 얼굴이 뜨거워지는 느낌이 들어 손에 잡히는 대걸레를 들고 구석으로 뛰쳐 들어갔다. 그 덕에 구석에서 게임을 하고 있던 초등학생과 눈이 마주쳤다. 신기한 표정으로 나를 쳐다보는 초등학생의 눈빛을 애써 무시한 채 구석에서 활활 타오르는 얼굴을 식히고 있었다. 카운터 쪽에서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아 다시 카운터로 향했다. 카운터 의자에 앉자마자 진열대 옆에 몸을 기대어 서 있던 전정국과 눈이 마주쳤다. 이젠 빼도 박도 못할 듯싶어 아무런 메시지도 와 있지 않은 컴퓨터의 자판을 두들겼다. 메모장으로 들어가 아무 자판이나 손에 닿는 족족 미친듯이 타자를 쳤다. 그 덕에 컴퓨터 화면은 알 수 없는 문장과 빨간 줄들로 가득 찼고, 컴퓨터 너머로 움직이는 전정국의 모습에 반사적으로 메모장을 껐다. 의자를 끌어와 카운터 옆에 자리를 깔고 앉은 전정국 때문에 고개를 돌릴 수가 없었다.
" 너 남자친구 있어? "
잔뜩 일그러진 얼굴로 전정국을 쳐다보았다.
" 너 열나? 얼굴 빨개, 감기 걸렸어? "
" ... "
" ...남자친구 있어, 없어. "
" ...없어. "
" 좋아하는 남자애 있어? "
" 이런 게 왜 궁금한데? "
" 그냥, 좋아하는 여자애니까. "
" ...뭐라는 거야. "
" 있어, 없ㅇ... "
그 순간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려 동시에 문을 쳐다보았다. 아까 눈이 마주쳤던 초등학생이 화장실을 갔다 온 건지, 낑낑거리며 문을 열고 들어왔다. 전정국의 질문을 피할 거리가 생겨 하이톤의 목소리로 인사를 건넸다. 어서 오세요, 초등학생이 경멸의 시선으로 나를 쳐다봤다.
그 이후로 전정국과 나 사이에는 아무런 대화도 오가지 않았다. 곁눈질로 몰래 전정국을 쳐다보면, 항상 마주치는 시선이 부담스러워 아예 등을 돌리고 앉았다. 이제 교대를 해야 할 듯싶어 자리에서 일어나 나갈 채비를 했다. 가방을 메고 피시방 곳곳을 둘러보았다. 혹시 충전기가 고장이 난 건 아닌지, 쓰레기가 책상에 떨어지진 않았는지, 자판이 나가진 않았는지, 모두 확인한 후 뒤를 돌자마자 보이는 전정국의 얼굴에 깜짝 놀라 휘청거렸다. 언제 여기까지 온건지, 전정국에 의해 벽에 몰려 나갈 수가 없었다. 어떻게 피해야할지 몰라 입술만 물어뜯고 있는데, 전정국이 말을 걸어왔다.
" 빨리 말해, 있어 없어. "
" 나 이제 집 가야 해, 너도 이제 가. "
" 그냥 대답만 하는 게 그렇게 오래 걸려? "
" 이런 거 알려줄 정도로 깊은 사이 아니라고 생각해서. "
" ... "
" 솔직히 말해서, 너 나랑 그렇게 친한 것도 아니잖아, 한 번 만난 거 가지고 너 되게 착각하는 거 같은데, 막말로 너 내가 다니는 학교 어딘지도 모르면서, 왜 그래? "
" ... "
남자와 말만 하면 머리가 하얘지는 탓에 또 모진 말들을 내뱉어버렸다. 덤으로 어깨도 치고 나왔다. 항상 모질게 굴어놓고, 막말을 해놓고 후회하는 내가 답답했다. 엘레베이터를 기다리며 수없이 고민했다, 다시 들어가서 사과를 해야 할지, 그냥 가야 할지, 애초에 전정국에게서 연을 끊는 게 내게 좋은 편이긴 했지만, 이런 말들을 내뱉고는 항상 후회하는 내가 이해가 가지 않기도 했다. 어느새 도착해 문이 열리는 엘레베이터에 타 몸을 축 기대어 생각을 했다. 남자가 내게 말을 걸어오면 항상 이보다 더 심한 말을 내뱉곤 했는데, 엘레베이터에서 내려 건물 밖으로 걸어가다, 이제 정말 겨울이 오려는 건지 며칠 전보다 눈에 띄게 어두워진 하늘에, 추워진 날씨에 몸이 떨리기 시작했다. 혼자 가기엔 약간 무서웠던 탓에 아빠에게 전화를 걸었다. 역시나 오지 못한다는 아빠의 말에, 잔뜩 심통이 난 채로 건물 밖으로 걸어갔다. 그 순간 머리 위에서 누군가가 다급하게 뛰어 내려오는 소리가 들려 뒤를 돌아 쳐다보았다. 문득 몇일 전 처럼 거친 숨을 내뱉으며 어깨를 돌려세웠던 전정국의 모습이 생각이 났다.
" ... "
" ... "
버스 정류장을 향해 말없이 걸어가는 이 상황이 어색했다. 어제 혼자 보내서 미안하다며 정류장까지 데려다 다는 전정국의 말에, 못 이기는 척 같이 걸어가고 있었다. 아까 내뱉었던 말들이 생각나 힐끔힐끔 전정국을 쳐다보았다. 숨소리조차 들리지 않는 이 상황에서, 어렵게 말을 꺼냈다.
" ...저기. "
" ... "
" 아까, 그니까... "
" ... "
" 내가, 말 심하게 했잖아, 그... "
" ... "
" ...어, 미안. "
" ... "
" ... "
" 좋아하는 애 있어? "
" ... "
" ...아니. "
/
버스 정류장에 도착해 이제 인사를 하려는데, 굳이 버스가 도착할 때까지 같이 있어 주겠다는 전정국에 말없이 정류장 의자에 멀찍이 떨어져 앉아 땅만 보고 있었다. 고개를 들자 저 멀리서 오고있는 버스에, 자리에서 일어났다. 고개를 들어 나를 쳐다보는 전정국을 무시한 채 허공을 바라보며 어렵게 입을 뗐다.
" 나 버스 왔어. "
" ... "
" 데려다줘서 고마워, 사실 혼자있기 좀 무서웠...는데, 잘가. "
" ...야, 같이 ㅌ... "
멋쩍게 손을 몇 번 흔든 후 뒤를 돌아 버스를 타기 위해 몇 발자국 걸어가는데, 갑자기 어깨를 돌려세우는 전정국에 의해 몸이 돌려졌다. 버스가 출발을 하려는 듯 문이 닫히는 소리가 들렸고, 갑자기 손을 낚아채듯 잡아 버스를 향해 뛰어가는 전정국에 어깨가 나갈 뻔했다. 애석하게도 한 번 닫힌 문은 다시 열리지 않았고, 그 자리에 멍하게 서있다가, 손을 잡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자마자 서로 동시에 손을 떼었다.
" ...미안. "
" ...아니야. "
" 다음 버스 10분 남았네. "
" ... "
" 비온다. "
" ...우산 없는데. "
" 어떡해? "
" ...그러게. "
손등에 차갑게 떨어지는 물방울에 어쩔 수 없이 발을 떼어 다시 정류장 의자에 앉았다. 급격히 어색해진 분위기에 아무런 얘기도 주고받지 않았고, 발만 앞뒤로 흔들거리며 애꿎은 돌멩이만 차며 오늘따라 느리게 가는 시간을 의미없이 보냈다.
" ...너 나 싫어하지. "
" ...어... "
" 아, 그렇구나. "
" 아니, 싫어하는 건 아니고... "
" ... "
" ...나 버스 오는 것 같은데. "
" ... "
" 데려다줘서 고마워, ㅈ,정국아. "
" ... "
" ...안녕. "
고개를 푹 숙이고 있는 전정국의 정수리를 보며 얘기를 하다가, 갑자기 고개를 들어 눈이 마주치는 바람에 얼굴이 뜨거워졌다. 뒤도 돌아보지 않고 버스를 향해 뛰어갔다. 사람이 많지 않았던 탓에 마음 편히 뒷자리에 앉을 수 있었고, 자리에 앉아 부산스럽게 옷을 정리하며 무심결에 옆을 쳐다보는데, 아직 가지 않은 건지, 언제부터 보고 있던 건지 정류장 벽에 기대어 무표정으로 버스 안을 쳐다보는 전정국과 눈이 마주쳤다. 전정국의 시선을 피해 자리에서 일어나 반대편 의자로 향했다. 덜컹거리는 버스 안에서 멍하니 앉아만 있는데, 급커브를 하는 바람에 창문에 이마가 부딪혔다. 옅은 신음을 내뱉으며 민망한 기분을 잠재우려 아무렇지 않은 척 이어폰을 귀에 꼽았다. 어느새 집 앞 정류장에 도착해 버스에서 내려 핸드폰을 키는데, 모르는 번호로 문자가 몇 통 와 있었기에, 패턴을 풀고 들어가 문자를 확인했다.
- wkfrk | 21 : 38
영어로 쓰여있던 탓에 무슨 내용인지 알 수가 없어 고개를 갸웃거렸다. 저장되어 있지 않은 번호였지만, 왜인지 누군지 알 것 같기도 했다. 살짝 올라간 입꼬리를 내리며 연락처를 둘러보다, ' 자주 연락하는 사람 ' 에 모르는 번호가 하나 들어가 있었다. 누군지 궁금증이 생겨 이 번호와 주고받았던 연락들의 기록을 살펴보는데, 1분 전에 문자를 주고받은 내용은 들어가 확인해 보니 ' wkfrk ' 라는 글자가 눈에 들어왔다. 자주 연락하는 사람, 전정국과 자주 연락하는 사이. 기분이 이상해져 이어폰을 꺼내 노래를 틀어 귀에 꼽은 채로 집으로 향했다. 나쁘지 않은 감정을 가지고 집으로 들어가는 건, 참 오랜만이었다.
+) 이 망글은 뭐람,, 유치해,, 이게 뭐야,, 망했어...
형제라면에서 나왔던 이야기가 모두 끝이 났어요.
앞으로 나오는 내용들은 처음 보시는 내용일 거에요, 아마도..! 오늘 글은 분위기가 좀 밝아요, 조울증도 아니고...
2화에서 여주의 성격이 너무 어둡다, 철벽이 너무 심하다라는 독자여러분의 의견을 반영 하였습니다...
저도 원래는 이렇게 싸가지 없게 쓸 생각이 없었는데 어쩌다 보니... 2화에서 분위기가 너무 우울해서,, 브금도 우울했어,,
이번엔 좀 밝게 써봤어요, 읽어주셔서 감사해요 ! 아 그리고 오늘 분량이 좀 짧은 건, 철벽치는 내용을 좀 많이
삭제했어요 ㅎㅎ... 양해 부탁 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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