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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븐틴/이석민/도겸] 독서실 훈남 내꺼 만들기 06 | 인스티즈

독서실 훈남 내꺼만들기 06


[부승관 번외]


bgm:보이프렌드-친구라도 돼줘


*****


언제부터일까, 내가 김여주를 좋아하게 된게?지금은 우리집이 이사를 갔지만 내가 태어나기 전부터 중학교 3학년 까지 살았던 집이 여주의 옆집이라 오래 알던 김여주를...난 언제부터 좋아했던걸까?


"여주야, 나중에 어른되면 승관이랑 결혼하자!"

"싫어. 난 원우오빠랑 결혼할거야!"

"원우형보다 내가 더 착해!그리고 여주는 승관이랑 뽀뽀했잖아. 원래 뽀뽀는 사랑하는 사람끼리 하는거래!그러니까 여주는 나랑 결혼해야해."

"움...그래!여주는 승관이랑 결혼할거야!"


아무것도 모른채로 그저 여자아이라 결혼을 약속했던 5살 부터였을까?


"뿌, 생일 축하해!"

"고마워."

"생일 선물로 뭐 받고싶은거 없어?"

"음...없는데?"

"없으면 옛날처럼 뽀뽀라도 해줄까?"

"돼...됐거든?"


서서히 이성에 대해 눈을 뜨던 초등학교 5학년 때 부터였을까?


"헐, 미친. 너 치마 왜 이렇게 짧아?"

"이게 뭐가 짧냐?"

"오늘 추운데 왜이렇게 짧고 얇게 입고왔어?너 감기걸리면 오래가잖아."

"이렇게 추울줄은 몰랐지..."

"미치겠다, 김여주. 야, 이거 입어."

"됐어. 너도 춥잖아."

"너보단 덜 춥고, 너보다 더 껴입어서 이정도론 안춥거든?잔말말고 입어."


이젠 여주가 여자티가 나기 시작하던 중학교 2학년 때 부터였을까?


아니, 아무리 생각해봐도 답은 없다. 확실한 것은 아주 오래전부터 내가 여주를 좋아했다는 것. 


*****


딩동딩동-


-누구세요?어?승관이 왔어?

"네, 어머님!"

-얼른 들어와.


초등학교 1학년 때 부터 여주를 데리러 다녔다. 이것도 어언 7년째. 우린 같은 유치원, 초등학교를 졸업했고, 같은 중학교에 입학을 하게 되었다. 초등학생 때 부터 데리러 다니고, 우리가 태어나기 전부터 친하셨던 어머님들이라 아침마다 여주를 데리러가면 여주(민규) 어머니께서 반갑게 맞아주신다. 내가 아침을 안먹었다면 챙겨주시기도 하고...


"김여주, 학교 안가?!"

"가!좀만 있어봐!"

"호호, 쟤 때문에 아침부터 고생이 많다, 승관아."

"아니에요."

"야, 넌 힘들지도 않냐?맨날 아침마다 우리집와서 저 돼지 데려가는거 귀찮을 것 같은데."

"이젠 안오면 어색해. 이제 교복입는데 하나씩 빠트릴까봐 걱정도 되고."

"우리 승관이, 섬세하기도 하지. 김민규 넌 오빠가 돼서 여주 안챙기냐?"

"내가 안챙겨도 부승관이 챙길텐데, 뭐."

"승관아, 아줌마 사위 할 생각없니?이런 사위 있으면 되게 든든할 것 같은데."

"엄마, 부승관 인생 망할 일 있어?저 돼지는 진짜 누가 데려갈지 불쌍하다."

"...김민규, 뭐라고?"

"아무 말도 안했거든?"

"맨날 나한테 시비야. 뿌, 학교가자!엄마, 갔다올게!"

"조심히 다녀와. 승관아, 오늘도 여주 잘부탁해!"

"걱정마세요, 어머님!"


내가 여주를 챙길 때면 어머님께서 사위삼고 싶다고, 사위 할 생각 없냐고 물어보셨다. 그렇게 된다면 저야 감사하죠.


"아 맞다, 너네 학교 마치고 남아라."

"와, 일진인줄."

"그래, 그럼 넌 안간다고 전해줄게."

"뭐?"

"우리 어디 가?"

"응. 우리 학교 훈이오빠랑 원우오빠 학교인건 알지?훈이오빠가 우리 입학 기념으로 떡볶이 쏜대. 너네도 꼭 데려오라던데...김민규 넌 못간다고 전해줄게."

"야, 그런데는 꼭 가야되는거야."

"됐어, 내가 갑이야. 나한테 잘보이렴, 민규야^^"


우리 입학 기념으로 지훈이형이 떡볶이를 쏜다 했다고 한다. 아주 어릴 때 부터 여주와 알던 사이라 여주의 사촌오빠와도 친하게 지내게 되었다. 원우형은 물론 우리 옆집형이니까 친할 수 밖에 없고.(*승관-원우-여주 순으로 집이 붙어있었다.)


학교로 와서 반배정을 확인하는데


[1학년 6반

...

2번 김민규

...]


[1학년 7반

...

4번 김여주

...

16번 부승관]


김민규만 옆반으로 떨어지고, 여주와 나는 같은 반이 되었다. 애가 예쁜데다 성격도 좋고, 남녀합반이라 걱정이 되긴 했지만 어차피 내가 여주를 지킬거니까 괜찮았다.


*****


"형들!"

"오빠들!"

"왔어?"

"응. 근데 옆에 있는 분은...?"

"아, 우리 친구야. 어차피 같은 학교고, 학교에서 우리 보면 같이 만나게 될 애니까 소개시켜주려고."

"야, 너 소개해."

[세븐틴/이석민/도겸] 독서실 훈남 내꺼 만들기 06 | 인스티즈

"안녕, 애기들?나는 권순영이라고 해. 전원우, 이지훈이랑 친구고. 입학 축하해!"

"야, 잘 들어. 여기 까맣고 키 큰 애는 김민규고, 내 사촌동생."

"민규 옆에는 부승관이고, 우리 옆집 동생. 지훈이 사촌동생들 친구기도 해."

"그럼 저 여자아이는?"

"설명해줄테니까 기달. 그 전에 약속 하나 하자. 우리 애기한테 들이대지마."

"야, 누가보면 내가 예쁜애들한테 들이대는 앤 줄 알겠다."

"맞잖아."

"아니거든?"

"형도 얘 예쁘다고 생각하죠?"

"응. 되게 예쁜데?"

"김민규, 들었냐?"

"말도 안돼. 미치겠네."

"다 조용히 해. 얘는 김여주. 내 사촌동생이고 민규랑 쌍둥이."

"우리 옆집 동생."

"아, 그렇구나. 안녕, 여주야?"

"네...안녕하세요."


이 날 순영이형을 알게 되었고, 순영이형과 나의 미친듯한 친화력으로 모두모두 친해지게 되었다. 이 때 부터 순영이형이 여주를 좋아했던 것 같기도 하고...


*****


"아, 너 또 같은 반이냐?"

"웃긴다, 너. 나도 싫거든?"

"야, 니네 몇반?"

"2반."

"나도 2반."

"아, 김여주 너 왜 나랑 같은반?"

"헐, 김민규 니도 2반?꺼져."


.....


"너네 몇반?"

"나 1반."

"나 또 2반."

"부승관 1년 또 봐야겠네."

"너도 2반?"

"응."

"김민규 또 혼자 떨어졌냐?쯧쯧."

"동정따윈 필요없어."


나와 여주는 중학교 3년동안 다 같은반이었다. 신기한건 현재 고등학교에서도 1학년 때 빼고 2년간 같은반이라는 것. 플디중, 칠봉고 반배정 담당자 누구세요?절이라도...


*****


"야야, 진실게임!"


중학교 졸업 날, 저녁에 우리집으로 모여 진실게임을 하기로 했다. 우리를 비롯하여 지훈이형, 원우형, 순영이형도 미성년자고, 이사온 집의 옆집형 승철이형(최고 연장자. 나의 미친듯한 친화력으로 모두 친해짐.)마저도 미성년자라 술을 마실 수는 없었다. 그래서 여주가 좋아하는 사이다를 원샷하는 걸로 바꿨었지.


"돌린다!"

"아, 제발 나만 아니었으면."

"민규."

"물어보세요."

"여자친구 있어?"

"인생은 마이웨이입니다, 형님."

"인기 많은 애가 왜 여자친구는 안만드니."

"귀찮아요."

"너 진짜 여주 안예뻐?동생이란 점 빼고 생각했을 때."

"...이쁘죠. 예쁜데 말이 예쁘게 안나가요."

"우리중에 여주 남자친구로 적합한 것 같은 사람은?지훈이 빼고."

"음...부승관?"


김민규 사랑해


"김민규."

"아, 넌 하지마. 너 불안함."

"니 컴퓨터에 있는 쭉쭉빵빵한 언니들 영상 언제까지 소리 스테레오로 틀고 볼 예정?"

"아, 미친."

"크흡, 여주야ㅋㅋㅋ"

"미쳤냐고ㅋㅋㅋ"

"집에 나도 있는데 그런것 좀 그만봐. 짜증나 진짜."


여주는 진심으로 짜증난 표정이었다. 하지만 지금까지 김민규는 저러고 있다지.


"니 계속 그딴식으로 하면 다 지울거임."

"미안하다."


여기서 지난 얘기를 하자면, 김민규는 계속 스테레오로 야동을 감상했고, 빡친 여주는 진짜 영상을 다 지웠다. 그에 삐쳐버린 민규는 여주와 얘기도 안하고 집에서도 모르는 척을 했다. 어머님께선 이 두 아이의 분위기가 냉랭한 것을 눈치채고 너네 왜그러냐 하셨지만, 김민규는 차마 그 이야기를 할 수 없었는지 여주와 강제 화해를 했었다. 김민규 한심한 놈.


"이제 여주랑 승관이 남았지?"

"네."

"둘뿐이니까 가위바위보 해. 지는 사람 먼저 하자."

"가위...바위...보!"


나 : 주먹

김여주 : 가위


역시 남자는 주먹이지.


"물어보세요오..."

"여주의 이상형은?"

"니 사심 채우지 말라고, 권순영."

"왜, 난 궁금한거야!"

"제 이상형은...음...다정하고 ..저를 챙겨줄 수 있고...예의 바른..."


딱 나네.


"연상."


젠장.


"여주야, 딱 오빠네. 오빠한테 시집와."

"권순영, 닥쳐. 너한테 우리 여주 못줘."

"아, 이지훈!왜!"

"김여주."

"뭐."

"내 비상금 니가 털어갔지?솔직히 얘기하면 봐줌."

"지랄."

"솔직히 말하라 했다."

"웃기고 있네. 언제 엄마가 갑자기 2만 5천원 준적 있지않음?"

"근데 그게 왜."

"그거 니 비상금임, 병신아."

"...뭐?"

"나도 엄마가 갑자기 용돈 더 주길래 놀랐는데 엄마가 나한테 청소하는데 티비 밑 서랍에서 신사임당님 주웠다고 자랑했음. 그리고 니가 5만원 없어졌다고 지랄한거고."

"...헐."

"민규 너 괜히 생사람 잡았네."

"원우형, 아 진짜 이게 말이 돼요?"

"되지. 여주야, 남자친구는 있어?"

"...그런 거 없어요. 슬프네."

"민규도 그렇고 인기 많은 애들이 애인을 안사귀네. 오빠같은 스타일은 어때?"

"승철이오빠...오빠 정도면 저야 완전 감사하죠!"

"봤냐, 권순영?"

"여주야, 오빠는?"

"닥치라고 했어. 여주 너 좋아하는 사람은 있어?"

"그런거 없는데."

"모태솔로."

"...김민규, 닥쳐."

"여주야."

"응?우리 뿌, 왜?"

"난 어때?"


 난 굉장히 용기 낸 질문이다. 제발 싫다고만 안했으면...


"너?괜찮지. 나중에 너랑 결혼하는 여자는 진짜 복받은거다."

"그거 너잖아."

"승관아, 뭐라고?"

"...아하하, 지훈이형..."

"뭔 개소리야?"

"너 기억 안나냐?어릴 때 너 나랑 결혼한다며."

"내가 언제?"

"됐어, 무르기 없어. 잘 부탁해, 여보♡"


아...쪽팔려.


"다음은 승관이."

"예!접니다."

"여자친구 있어?"

"그런 거 없어요...저 좀 울어도 돼요...?"

"울어."

"흐엉...네, 질문하세요."

"좋아하는 걸그룹은?"

"씨스타!러빙유우우우우우 우우우우우우."(*이 당시 2013년 2월)

"부승관 짜란다!(짝)"

"좋아하는 사람은 있어?"

"응, 있어."

"오!"

"헐."

"누군데."

"비밀이예요."


사이다를 원샷했더니 목이...따가웠다. 사이다는 나눠 마십시다, 여러분.


"김여주, 가자."

"자고가면 안되나..."

"부모님 시골 내려가신, 남자애 혼자 있는 집에서 자고 가겠다고?정신이 있는거야, 없는거야?"

"왜, 승관이는 괜찮잖아. 김민규 너도 있고...정 안되면 지훈이오빠라도 잡을까?"

"웃기시네. 누가 너 재워준대?그리고 야, 나도 남자야. 얼른 집에 가."

"어릴 땐 같이 잤잖아."

"...그건 어릴 때고. 빨리 가."

"쳇. 누나 갈게."

"웃기지마. 얼른 가고, 도착하면 카톡해."

"응!잘자, 뿌!"


누나방도 있고, 내 방에서 재워도 되지만(난 거실에서 자고) 어릴 때와는 상황이 다르니까...계속 여주를 보고싶었지만 그래도...나도 남자니까 얼른 여주를 집에 보냈다. 김민규가 있어서 다행이야.


*****


"야, 너 3년동안 나랑 붙어있다가 다른반되서 어떡하냐?"

"됐어, 내가 애도 아니고."

"우리 여주, 오빠 보고싶으면 옆반으로 와. 엉뚱하게 김민규있는 5반 가지말고 3반으로 와야해!아, 아니다. 우리반은 남자반이니까 오빠가 너네반 갈게."

"웃기시네. 오지마."

"응, 꼭 갈게!"


고등학교에 입학해서는 남녀분반이라 여주와 반이 갈렸다. 그래도 옆반인게 어디야. 김민규는 한 반(여주반) 건너 옆반이 되었다. 김민규는 중학교 때 부터 친했던 친구와 같은반이 되었다고 깨방정을 떨고 들어갔다지.


"뿌!"


헐, 쟤 진짜 왔어.


"야, 너 따라와. 남자애들밖에 없는거 안보이냐?"

"그게 왜?"

"쟤네가 너 꼬실까봐 걱정된다고!"

"...괜찮아, 얼굴이 무기라 쟤네 다 물리칠 수 있어. 근데 남녀분반은 처음봐서 그런지 너네반 되게 칙칙한듯."

"나 너네반 갈래."

"뭐래."


저때도 눈치없던 김여주. 너 꼬실까봐 걱정된다 하면 뭐하니, 알아채지를 못하는데...


"김여주."

"이게 누구야, 김민규 아니신가?"

"어. 야, 너 오늘 집에 늦게 들어와라."

"미친, 왜?"

"집에 친구 데려갈거야. 니 쪽팔려서 보여주기 싫으니까 걔 집에 갈때까지 들어오지 마셈."

"뭐래, 미친놈이. 우리집인데 개소리는 노노해."

"니 집에 있으면 존나 위험하다고."

"왜?걔 양아치야?"

"지랄, 걔가 위험하다고."

"미친...뿌, 오늘 마치고 우리집 갈래?"

"그럴까?"

"미친년."

"욕 좀 하지마. 니가 무슨 욕쟁이 할아버지냐?식당이라도 차리게?"

"너넨 아직도 싸우니?"

"오빠!"


☆지훈이형 등장☆

김민규는 이제 뒤졌다.


"김민규 너 왜 계속 여주한테 욕해?"

"아니, 형...그게 아니라..."

"얘가 나보고 집에 들어오지 말래."

"뭐?"

"친구 데려갈건데 나 쪽팔리다고, 친구가 위험하다고 나한테 집에 들어오지 말래. 그래서 승관이한테 우리집 가자니까 미친년이래...오빠..."


옆에서 지켜봤지만 진짜...지훈이형 표정은 살벌했다. 그도 그럴것이, 훈이형이 외동이라 여주와 민규를 많이 예뻐하는데 그래도 여동생인 여주를 끔찍히도 아낀다. 여주가 울먹이며 저런 말을 한다면 김민규는 이제 죽는거지, 뭐.


"김민규 넌 쫌이따 나 좀 보자. 승관아, 마치고 여주랑 우리집 와. 형이 맛있는거 해줄게. 안되면 시켜주기라도 할게."

"네, 그럴게요."

"근데 오늘 마치고 권순영이랑 전원우도 오기로 해서...괜찮아?"

"네, 전 괜찮아요."

"여주는?"

"나도 괜찮아."

"형, 나는?"

"넌 닥치고 따라와."

"김여주, 미안. 나 좀 살려줘."

"훠이, 얼른 꺼져. 오빠, 잘가!"

"형, 가세요!"


저 날 아마 김민규는 많이 깨졌을거다. 마치고나서는 형네 집에 가서 형이 볶음밥도 해주고 놀아주기도 했다. 해맑은 여주의 모습은 보너스.(여주 몰래 사진 찍어서 숨김파일로 저장해뒀다.)


*****


시간이 흘러 어느새 고2가 되었다. 올해부터 합반으로 바뀌었고, 문과 일본어를 선택한 나와 여주는 마치 누가 짠듯 같은 반이 되었다. 김민규는 이과 중국어를 선택했다지?(수업을 하고 난 후 김민규와 김여주가 싸우는 모습은 가관이었다. 일본어vs중국어, 국어 사회vs수학 과학...어휴.)


그래서 오늘은 축제날. 나와 여주는 나가는 것이 없어 여기저기 돌아다녔다. 선생님들은 보면서 너넨 사귀는 것 같다고 하셨다. 우리 제법 잘 어울려요.


축제 공연을 보는데 그 해도 어김없이 지훈이형, 원우형, 순영이형이축제에 나갔다. 아, 어릴 때 부터 봤던 형들이지만 겁나 멋있어. 스고이.


"다음은 2학년 이석민 학생이 준비하고 있습니다. 포맨의 '고백' 을 준비했다고 하는데요, 들어볼게요!"


아, 이석민. 김민규 친구 이석민. 왜 여주를 쳐다보며 노래를 부르는지, 참.


"야, 쟤가 멋있음?"

"관심 없는데?노래는 잘 하네."

"야, 내가 쟤보다 노래 잘함. 듣지마."

"듣지마는 무슨 듣지마야...너 노래 잘하는건 나도 알지. 오늘 마치고 노래방이나 갈래?"

"콜. 오랜만에 목 좀 풀겠네. 오빠한테 반할 준비나 해."

"나보다 생일도 느린게 계속 오빠래."

"오빠가 싫으면 뭐, 여보?자기?"

"됐어."


이석민의 노래를 브금삼아 여주와 시시콜콜한 농담을 하고 있는데 이석민이 날 뚫어지게 쳐다보았다. 뭐, 그렇게 보면 어쩔건데. 어라?다시 여주를 봐?그것도 애정이 담긴 눈빛으로?호오, 요것봐라.


"야, 너 쟤한테 눈길 주지마."

"뭐래."

"쟤가 너 계속 쳐다보니까 눈길 주지 말라고."

"...어, 진짜네."

"...나가자."


나가자 말하며 여주의 손을 붙잡은 순간,


"나와 결혼해줘요..."


저 때부터였군. 이석민 저 썩을놈이 김여주를 좋아한게.


"아 저 미친 새끼."

"야, 너 쟤랑 친하지?"

"뭐, 왜?"

"쟤 혹시 김여주 좋아하냐?"

"개소리."

"아니, 진심으로."

"어, 좀 미친 것 같아. 어떻게 김여주를 좋아하지?"

"김여주 좋아하면 미친거냐?"

"어. 특히 쟤는 얘기 한 번 해본적도 없는데."

"...순영이형한테 전해줄게. 김민규가 김여주 좋아하면 미친거라 했다고."

"아, 맞다..."


나도 그냥 미친놈 할게.


*****


"형, 나 미칠 것 같아."

"왜?"

"내가 좋아하는 애가 있는데..."

"그때 걔?"

"어?뭐가?"

"중학교 졸업 날 진실게임 했던거 기억 안나?여주가 너한테 좋아하는 사람 있냐고 물어봐서 넌 있다고 답했던 것 같은데."

"아...어, 걔야."

"오, 우리 승관이 해바라기네. 중학생 때 부터 고3인 지금까지 좋아하고."

"그게 중요한 게 아니야, 형. 그 애가 다른 애를 좋아하는 것 같아."

"뭐?야, 대박. 확실해?"

"아직 확실한건 아닌데 그런 것 같아."

"...그럼 그냥 고백해."

"용기가 안나."

"답답한 녀석. 한 잔 마실래?"

"응."

"딱 한 잔만이야."


승철이형에게 답답한 마음을 털어놓았다. 고백...그런 거 할 생각 없었다. 그냥 여주를 볼 수 있다는게 좋아서...이석민 넌 뭔데 여주를 흔들어 놓는거냐?


*****


"너 여주 좋아하냐?"

"어, 몰랐냐?"

"헐, 미친."


여느때와 다름없이 여주를 데리러 갔더니 이석민이 있었다. 여주, 김민규, 나, 이석민 넷이 학교에 가면서 흘리듯 여주 좋아하냐고 물으니 당당히 좋아한단다. 말투는 장난같은데...


"...아, 씨."

"아 씨?"

"부승관 미쳤냐고."

"너야 말로 미쳤냐고."

"...왜?여주가 뭐 잘못했어?"

"아니, 이석민이 얠 좋아하는게 말이돼?"

"뭘 그걸로 짜증내냐?그리고, 걔가 나 좋댔지 내가 걔 좋다했냐?그런 장난도 못쳐?"

"몰라, 말걸지마."


아, 진짜 못났다. 질투에 눈이 멀어 김여주에게 짜증을 내던 나...미안해, 여주야. 근데 이석민은 또 왜 우리반에 온거냐고...


"이석민."

"어, 왜?"

"너 학교오면서 했던 말 진심이냐?

"어, 진심인데?"

"이석민 이 병신새끼."

"김민규 넌 닥쳐봐. 니가 진짜 김여주를좋아한다고?"

"어, 그럼 안됨?"

"...하."


그렇게 자리를 박차고 나갔건만 이석민은 왜 또 따라온지 모르겠다.


"야, 너 김여주 좋아하지마."

"내가 좋아하든 말든 니가 무슨 상관이야?"

"여주는 내꺼야. 니가 낄 사이가 아니라고."

"내가 낄 사이가 아니라면 낄 수 있는 틈을 만들면 되겠네."

"나 참, 말이 안통하네."

"말 안통하는데 왜 이러고 있냐?"

"...시발."


미친 새끼, 존나 개새끼.

[SYSTEM]부승관님의 이석민에 대한 증오도가 +526 되었습니다.


어차피 이제 수능도 끝나서 수업시간에 안들어갔다. 여주는 걱정되는지 전화와 카톡, 문자들을 해댔지만 받으면 괜히 여주에게 짜증내게 될까봐 일부러 받지 않았다. 혼자 옥상에서 찬 바람을 맞으며 처량하게 있으니 괜히 울적해지고, 여주와 이석민이 생각 나 눈물이 났다. 여주야, 이석민한테 가지마. 내 옆에만 있어.


"야, 너 왜 울어?"


너 때문에.


"...안울거든."

"야, 너 눈 완전 빨갛거든?구라를 칠거면 제대로 치던가."

"아니라고."

"...믿어는 줄게. 왜 울었냐?"

"믿어준단거야, 더 파고들겠단거야...?"

"음, 둘다?"


귀여워. 정말 너무 귀여워. 너 없이 내가 어떻게 살아...?


"...왜 울었는데?힘든 일 있어?누나한테 털어놔봐."

"미친, 넌 몰라도돼."

"아, 진짜..."

"집이나 가자."


넌 몰라야해. 영원히.


*****


"형, 나 술 좀 사줘."

-민증에 잉크도 안마른게. 아니, 민증은 나왔냐?

"형, 나 어린애 취급 하지마. 진짜 미칠 것 같아서...형이 한번만 좀 사주면 안돼?"

-문열어.

"뭐?"

-너네집 앞이니까 문 열라고.


이 형은 날아왔나...


"술은?"

"여기 있다, 짜샤."

"완전 고마워."

"자, 그럼 이제 형한테 털어놔봐. 뭐가 널 미치게 하는데?그 짝녀?"

"헐."

"다른 남자를 좋아한다고?그리고 고백 하고싶은데 못하겠고?"

"맞아."

"왜 못하겠어?용기가 안나?"

"...친구라서."

"뭐?"

"친구라서 못하겠다고. 친구도 못할까봐."

"...너, 설마."

"응, 나 여주 좋아해. 기억도 안날만큼 아주 오래전부터."

"....."

"고백?김여주는 이석민을 좋아하는데 내가 고백을 해?내가 고백하면 친구도 못할게 뻔한데."

"승관아..."

"난, 괜찮아. 친구로라도 곁에 있을 수 있다면 난 괜찮아."

"....."

"근데 마음이 너무 아프다. 심장이 너무 아파. 형, 나 어떡해야돼...?"


아무도 모르는 나의 속얘기를 승철이형에게 털어놓으니 약간은 후련해졌다. 술도 약간 들어갔겠다, 용기내어 여주에게 전화를 걸었다.


-여보세요?

"...너 이석민 좋아하냐..."

-갑자기 뭔 소리야?목소린 또 왜그래?

"좋아하냐고..."

-너 술먹음?!

"...아냐, 안마셔써. 쬐끔 마셨다, 쬐끔."

-어쨌든 마셨네.

"그게 중요한게 아니야. 너...너도 이석민 좋아해?"

-.....

"좋아하냐고오..."

-...응.

".....하."


심장이 아프다.


-...왜...?

"왜 이석민이야?"

-뭐?

"왜 하필 이석민이냐고..."

-뭔소리야...

"후우, 아니다. 끊을게."


정말 확인사살을 받았네. 하하, 괜찮아.


여주야, 친구라도 해줘. 지금처럼 친한 내 친구 해줘. 네가 날 좋아할 확률은 없다는걸 알아. 내 마음 잘 숨길테니까 나에게서 더 멀어지지만 말아줘. 난 괜찮아. 비처럼 내 눈에 눈물이 흘러도 너에겐 햇빛만 닿았으면 좋겠어.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외쳐볼게.


"김여주...사랑해."




작가 주저리

오늘은 승관이 번외입니다!승관이에겐 여주가 첫사랑이겠죠?그래서 아련하게 표현하려고 노력해봤으나 잘 표현된지는 모르겠네요ㅠㅠ

 

암호닉

[발레리부]


감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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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일빠!!!
8년 전
독자2
헐 ㅠㅠㅠ 발레리부에요!!!
오늘은 승과니 특집인가요..? 승관아.. 내가 다 마음이 아프다 ㅠㅠㅠ 삼각관계 그만 두고 나랑 사귀자고!!! 아 승관이랑도 잘 되었으면 좋겠고.. 석민이랑도 잘 됐음 좋겠고.. 이거 제 욕심이죠ㅠㅠ? 작가님 오늘도 잘 읽고 가요 ~~

8년 전
꽃봉오리
발레리부님 반가워요!처음에 석민이를 두고 시작한 글이지만 승관이를 생각하면 맴찢이라 승관이로 바꿀까 싶기도 하고...(막 요러고ㅋㅋ)첫댓글 감사해요!+_+
8년 전
독자3
저 좋은생각이 있어요 승관이랑 저랑 사귀면 될것같습니다.
8년 전
꽃봉오리
안녕하새오 발레리부님. 꽃봉이애오. 그런 말 하지마새오. 계속 그럴거면 승관이 출연 안시킬꺠. 고마어오.
8년 전
독자4
꽃봉오리에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빵터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네 ㅎㅎㅎ..

8년 전
독자5
승관이 짠내....ㅠㅠㅠ슬퍼요ㅠㅠ
8년 전
꽃봉오리
우리 승관이...승관이 캐릭터만 생각하면 눈물잏...짠내나는 남사친 승관이ㅠㅠㅠㅠㅠ예쁘게 봐주세요...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_+
8년 전
독자6
으아ㅠㅜㅜㅠㅠ 승관이 어떡해요ㅠㅠㅠ승관아 나한테와ㅠㅠㅜ 내가 진짜 잘해줄께ㅠㅠㅜ
8년 전
꽃봉오리
(철컹철컹)
8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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