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마음 인터뷰]
Q.백현씨, 마트에서 화 많이 나신것같던데 괜찮은지..?
-괜찮아 보여요? 알아두셔야할게 있는데요. 도경수는 몸만 컸지, 아니 몸도 안컸지만. 아무튼 걔는 그냥 애에요. 어린애.
잠시라도 손못뗀다니까요? 다음부터 그런데촬영있으면 조심 좀 해주셨으면 좋겠어요.
안그래도 맨날 지혼자 넘어지고 깨지고 다치느라 바빠요 도경수는.
Q.백현씨는 경수씨 걱정 되게 많이 되나봐요.
-이세상에 애인 걱정안하는 사람도 있어요? 도경수때문에 수명이 하루씩 줄어요 제가.
그거 다칠때마다 걱정하고 놀래느라.
Q.경수씨, 그때 마트에서 다친 멍든거 괜찮아요?
-네?아 뭐...괜찮아요. 한 두번 있는일고 아니고. 저도 사나인데 그정도 가지고 뭘!
Q.백현씨는 그렇게 생각안하는것 같던데.
-아..변백현은 맨날 그래요. 무슨 제가 세살 난 앤줄안다니까요. 그러는 지는 양파도 안먹는 주제에. 진짜 웃기지 않아요?
파란만장한 장보기가 끝난 후, 신혼집을 꾸미기 시작한 이 남남커플에게 큰 고비가 찾아왔으니 그것은 바로 침실 취향이었다. 왠만해선 도경수의 뜻대로 말없이 져주던
백현이 침실만큼은 뜻을 굽히지 않은것이 발단이었다. 감독은 사랑싸움은 찍어둬야지 싶어 신나게 클로즈업으로 앵글을 잡았다.
"야! 너는 이런데 관심도 없으면 왜 괜히 난리야!!"
"인간적으로 거실에서 욕실, 마당에서 부엌까지 도경수 샤랄라 취향으로 맞춰줬으면 침실은 좀 양보하지?"
"침실이 제일 중요하거든? 그럼 다른데 다 너 취향대로 해 그럼. 침실은 절대 안돼."
"다른데는 관심도 없어. 거적데기를 창문에 달던, 분홍색 타일로 도배를 하던 상관없는데 침실은 싫다."
"대체 왜!!!신혼집인데 그정도는 해줘야지!"
"남자 둘이 사는데 게이라고 소문낼 일 있냐?"
"너랑 나랑 둘 다 남자니까 게이맞지 뭘 그래!!"
"나는 게이아닌데."
"뭐?그럼 나는!!나는 뭐냐!!너 나 만나면 게이지 뭐야!!내가 남잔데!!"
"나는 도경수 좋아하는거지 남자 좋아하는거 아닌데. 너 말고 다른 남자 좋아한적도 없고 그럴 계획도 없어."
감독은 쥐고 있던 카메라가 소멸할 듯한 오글거림을 느꼈고 매스꺼운 속을 갈랠 무언가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사랑에 빠진 우리의 도경수는 그마저도 멋있는지
침까지 흘릴 기세로 넋을 놓나 싶더니 침실은 도저히 포기할 수 없었는지 고개를 세차게 흔들었다.
"모름지기 신혼부부 침대에 이런 캐노피정도는 기본이거든?"
"....그럼 분홍색말고 다른거 해."
"무슨색!! 분홍색이 제일 사랑스럽잖아!!!"
"사랑스러운건 너하나만 있으면 돼. 이집에."
"......"
"검은색...아니다, 제발 아무거나 좋으니까 무채색으로 하자."
".....안ㄷ...."
"경수야."
"....아 진짜...반칙이야 너!!!"
평소에 무뚝뚝하기 그지없는 변백현의 호칭은 야. 아니면 도경수. 였다. 그런 변백현의 성떼고 이름부르기 경수야 어택은 백전백승의 승률을 자랑하는 변백현의 무기였다.
알면서도 당하는 나란게이 못난게이...도경수는 한숨으로 분홍색 캐노피를 쓸슬히 창고로 옮겼다. 아, 그러니까 정확히는 변백현이 갖다 쳐박았다는게 맞겠네.
감독은 난감했다. 당장 이 게이커플의 첫방송이 다음주인데 이 태평한 두 게이는 도무지 방송 분량을 채울 생각이 없어보였다. 처음 촬영을 시작할때는 경수라도 방송을
신경쓰는것 같더니 누가 변백현의 애인이 아니랄까봐 지금은 저렇게 거실에 널부러져 아무 활동도 하지 않는 아메바와 같은 형상을 하고서는 움직일 줄을 몰랐다. 믿을 수
없게도 도경수는 현재 남자 아이유로 불리며 상승세를 타고 있는 솔로가수였고, 변백현은 날아가는 새도 떨어뜨린다는 인기를 체감중인 인기 아이돌그룹의 맴버였다. 즉,
이 둘의 시간을 동시에 맞추기란 하늘의 별따기였고 다음 촬영날까지는 이제 일주일이나 남은 터였다. 오늘안에 분량을 뽑아내지 않으면...감독은 이마를 짚으며 소파에
누워 서로의 다리나 만지작거리는 게이커플에게 다가갔다.
"저...경수씨, 백현씨."
"네 감독님!"
그나마 서글서글한 경수가 벌떡 일어나 대답했고 변백현은 어디서 개가 짖나 모드로 일괄 대응했다. 하..전세계 게이들은 모두 이런가..
"그 오늘 방송분량이 아직 채워지지가 않아서..."
"예?진짜요? 저희 오늘 완전 많이 찍었다고 생각했는데?"
물론 찍기야 많이 찍었다. 방송에 내보낼게 없어서 그렇지. 그둘은 정말 카메라를 의식하지 않는 리얼 커플이었다. 짐을 정리하면서(특히 침실)음담패설을 서슴없이 뱉었으며
때때로 튀어나오는 백현의 욕설은 통편집을 부르기 안성맞춤이었다. 그리고 대부분 그 둘의 활동은 신선한 남남커플의 예쁜 신혼생활이 아닌 변백현의 손바닥 위에서 놀아나
는 도경수 구경하기로 전락한지 오래였다. 감독은 아쉬웠다. 어째서 도경수는 좀 더 똑똑하지 못한걸까....
"그..경수씨랑 백현씨가 신혼집에서 처음으로 밥해먹는걸로 요리하는 과정이랑 먹는것까지 찍으면 딱 될 것 같은데."
"..저희 요리 잘 안해먹는데..."
"에이-그래도 이제 신혼이잖아요. 맨날 사먹을 수도 없는 노릇이고, 그리고 이럴때 아니면 언제 요리해봐요 두분이서. 안그래요?"
자신없어하는 경수를 부추기는 감독의 말에 귀가 거의 습자지 수준인 도경수가 넘어가고 있었다.
"돈있고 핸드폰있고 맛있는집이 얼마나 많은데 뭐하러 고생해요."
백현은 시비를 거는 것이 아니다. 의견을 말하는 거다. 감독은 이를 깨물며 자신을 달랬다.
"아니야 백현아!!우리 해먹자. 맨날 시켜먹는거는 건강에 안좋잖아!!"
"니가 요리하는건 건강에 좋냐?"
"....."
"어차피 너도 조미료 존나 넣는건 똑같잖아. 그리고 니가 좀 덜렁대냐? 냄비에 데이고 칼에 베이고."
"조심할거거든? 그리고 조미료 안넣을거야!!"
"누구 먹고 토하라고."
"야!!!!!!"
결국 감독과 귀얇은 경수의 성화에 못이겨 무려 커플 앞치마(마트에서 경수가 몰래 카트에 넣은)까지 갖춰 입은 둘은 뭘 해야할지 고민하다 결국 손고자가 아니고선 개나 소나
할 수 있다는 스파게티를 만들기로 했다. 요즘엔 소스가 좋아서 면삶고 프라이팬에 볶기만 하면 된다더라.
"백현아. 우리 버섯도 썰어 넣고 양파랑 피망도 넣자!!!"
"야."
"어?왜? 와인도 마실까?"
"깝치지말고 저기 가서 면봉지나 뜯어. 나대다가 피보지말고."
결국 버섯도 피망도 양파도 모두 백현에 손에 의해 잘게 잘려졌다. 면을 꺼내 삶으려는 도경수의 뒷모습을 보던 백현이 다시 경수를 불렀다. 이미 도경수는 백현의 거듭된
잔소리와 요리고자 취급에 폭발 직전이었다. 백현의 부름에 도경수는 터지고 만다.
"야. 도경수"
"아 왜!!!!뭐 또!!!!!가만히 짜져있으라고? 나대지 말라고?나도 할거야!!병신 아니고선 면정도는 냄비에 넣을 수 있어!!!!"
"알아 나도. "
"근데 왜!!!!!"
"물이나 끓이고 그거 넣냐?"
"....."
"아직 가스도 안 켠 병신이..."
야속하게도 도시가스는 굳건히 잠겨 도경수를 농락하고 있었고 냄비안의 물은 너무 차가워 도경수의 마음을 더욱 얼어붙게 만들었다.
"도경수."
"....왜."
"너 이렇게 안나대고 병신짓 안하면 나 무슨재미로 사냐 진짜."
둘은 그렇게 서로에게 훈훈한 마무리를 하는가 싶다만 감독은 다시 좌절한다. 욕하면 안된다니까..인간들아.....
방송을 펑크내야 할까. 하지만 이미 저 둘의 출연소식만으로 프로그램 홈페이지는 다운이 되고 기대는 높아져만 갔다.
하...나는 예능을 찍는데 점점 내 마음은 다큐로 가는구나. 감독의 한숨을 알리없는 눈치제로 게이 도경수와 변백현.
둘만 아주 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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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하게 되네요! 암호닉은 언제나 제가 기억하고 있을테니 편할 떄 말씀해주세요!!
그리고 우리 결혼했어요.는 에피소드 형식이 많아서 보고싶으신 소재 제공이 필요합니다.
평소에 보고싶으셨거나 실제 우결에서 봤던 미션등을 적어주시면 백도에게 알맞게 각색해 올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