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 부부싸움연인싸움은 칼로 물베기래요
“…하”
“야, 그냥 너가 가서 미안하다고 사과하면 되는거잖아.”
“아니 내가 뭘 잘못한건데? 친구 만든다는게 잘못된거야?”
“생각을 하라고. 너같으면 형이랑 다른 여자들이랑 연락하는게 좋아?”
“상관 없잖아.”
“아오 저 멍충이.”
정국이 앞머리를 탈탈 털었어. 너는 팔짱을 낀 채로 인상을 쓰고 있었고, 정국이는 너의 앞에 앉아 한숨을 쉬었지. 내가 진짜 바퀴들 싸움에 등이 터지는구나. 정국의 말에 너가 뭐라고? 라며 정국이를 노려봤어. 그래 그러니까 이게 진짜 몇일 전에 있었던 일 때문이야 - 서가대 전부터.
***
어떤 한 팬이 말했던게 맞아. 너는 세븐틴의 승관, 도겸과 연락처를 주고 받았어. 요즘 가장 눈길이 가는 남자아이돌은? 이라는 한 인터뷰에 너는 세븐틴이라고 답했고, 그 중에서도 승관씨, 도겸씨랑 친해지고 싶다, 같이 듀엣곡을 부르고 싶다 라고 답했지. 그 덕분인지 만나서 연락처를 교환한 후 친해지게 되었어 - 물론 정국와 너 만큼은 아니지만. 태형은 그게 불만이었던거야. 너가 다른 남자아이돌이랑 너무 스스럼없이 연락하는거. 물론 너와 태형의 연락이 대부분을 차지 한다지만, 남자친구 혹은 여자친구 있는 사람들의 마음이 이거잖아. 나 말고 다른 이성에게 관심이 없었으면 좋겠다.
너는 다른 이유도 아니고 그냥 동갑내기라는 생각에 친해지고 싶다고 말한건데, 이렇게 파장이 클 줄은 몰랐어. 원래 서가대에 언니들과 다같이 참석하기로 했는데 콘서트다 뭐다 라면서 너무 무리했는지 결국 너가 콘서트 마지막 날에 쓰러져 링거를 맞게 되었지. 그 때문에 너는 서가대에서 수상소감을 이야기할 수는 있었지만 무대는 할 수 없었어. 굉장히 예민해져 있던 너는 태형이 한 말에 화가 난거지. 다른 남자아이돌이랑 연락하지마. 태형 입장에서는 ‘남자친구니까 할 수 있는 말이잖아’라는 거였고, 너 입장에서는 ‘내가 동갑내기친구들을 만든다는데 오빠가 무슨 상관이야?’ 라는 거였어.
“다른 남자아이돌들이랑 연락하지마.”
“에?”
“너가 자꾸 그러면 나는 불안해지잖아.”
“뭐가.”
“어?”
“오빠는 뭐가 불안하다는 건데요.”
“아니 나는… 불안 매일…”
“하… 오빠 나 못믿는거에요? 내가 이런 말을, 항상 말다툼의 클리셰라고 불리는 이 말을 할 줄은 몰랐네요 진짜. 내가 친구를 만들겠다는데 오빠가 왜”
“너가 친구를 만드는게 싫은게 아니라 그 친구들이 남자라서 싫은ㄱ”
“97년생들인 여자아이돌이랑 아직 많이 못만나서 그런거지 여자친구분들이랑도 친해질꺼고 러블리즈분들이랑도 친해질꺼거든요? 내가 무슨 맨날 남자아이돌들 번호만 물어보는줄 알아요?”
“사실이잖아.”
“어?”
“사실이잖아 지금은. 너가 받은 번호가 다들 남자 어 남돌들이고 연락 매일 하는거.”
“연락 매일 안하는데? 오빠 도데체 뭘 듣고 온거길래 그러는 거에요?”
“내가 다른거 말하는게 아니잖아. 그냥 연락을 줄여보라는 거지.”
“아까는 연락하지 말라며요.”
“내가 그랬어? 아니 근데 솔직히 너같으면 내가 다른 여아이돌들이랑 막 어 막 막 그러면”
“막 뭐. 연락?”
“어 연락그러면 너는 기분 안나빠? 너가 잘못했다는게 아니라 난 ㄱ…”
“내가 지금 잘못했다고 그러는거 아니에요? 진짜 요즘 왜이래요. 뭐가 그렇게 불안하고 어? 하…”
“여주야 왜 갑자기 화를 내고 그래 어?”
덕분에 중간에서 피가 말라가는 것은 멤버들이었지. 너와 태형은 - 소리를 지르고 물건을 던지지는 않았지만 - 남들이 보기에도 싸웠구나 싶을 정도로 서로를 외면했어. 아니, 너가 태형을 피하고 다녔다는게 맞겠지. 싸울 때 너는 가만히 참고 있다가 말로 공격을 하는 편이야. 뭔가 윤기랑 비슷하게 남이 너를 비난하는 것을 듣고 있다가 나중에 조목조목, 하나하나 이야기를 해가면서 상대를 눌러버린달까. 반면에 태형은 말을 잘하는 편이 아니잖아. 그러다보니 태형이 밀리게 되었고, 너는 기분이 안좋았던 탓에 태형에게 한숨을 쉬며 말했지. 오빠 그만 이야기하자, 나 피곤해요.
다른 멤버들이 다같이 있는 앞에서 둘의 말다툼이 시작되었는데, 가장 먼저 문을 열고 나간 건 - 그 자리에서 벗어난 건 - 너였어. 방탄과 식스가 함께 있던 대기실에서 일어난 일이라 - 스텝들은 그 자리에 없었지만 - 나머지 멤버들은 멍한채로 너가 나간 문을 바라보고 있었지. 태형은 자리에 앉아 가만히 있었고 분위기는 가라앉았어. 승완이 너를 데리고 오겠다며 일어났지만 호석이 그런 승완에게 그러지말라며 고개를 저었고, 결국 태형을 뺀 나머지 멤버들은 분위기를 업시키기 위해 과장해서 웃거나 재미있는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지.
무대가 끝나고 백스테이지로 내려올 때, 평소대로였다면 태형에게 먼저 달려가 팔짱을 끼는 너였을 텐데, 너는 아무렇지도 않게 무대에서부터 웃으며 수정의 품에 안겨서 내려왔어 - 그 덕에 드디어 리더X막내가 터졌다며 육녀들이 좋아한건 안비밀! 당연하게도 태형은 너에게 말을 걸려고 했지만, 너는 아직도 태형에게 꿍-해있는 상태라 언니들의 손을 끌고 먼저 도망가버렸어.
“근데 난 태형이 입장이 이해가 가는데…” - 수영
“너가 어느 부분에서 음… 꽁기한건지는 알겠는데…” - 예림
“아아아아 진짜 짜증나!!!!”
“아니 짜증을 내라는게 아니라… 우리도 연애를 많이 해본게 아니라서 잘은 모르겠지만” - 슬기
“연애 안해봤으면 말을 말아야지.” - 수정
“아이씨 정수정” - 승완
“그래도 난 진짜 태형이 입장이 이해 간다니까? 생각해봐. 바꿔서 생각을 해봐.” - 수영
“지금 진짜 아무 생각도 안하고 싶어요.”
“아 찾았다!!! 연애를 하면 구속하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있ㄷ…” - 슬기
“태형오빠는 그러면 막 구속하는 그런 사람인거네 대박.” - 예리
“아니 너랑 사귀는 사람이 그니까 태형이가 다른 여자 아이돌들이랑 연락한다고 해봐. 너는 기분 꽁기꽁기…” - 수영
“안해. 꽁기 안할꺼라구!!”
결국 너가 주머니에서 주섬주섬 이어폰을 꺼내면서 대화는 종료되었어. 속으론 너도 태형을 이해하고 있었겠지, 단지 내가 미안해 하고 말할 타이밍을 놓쳐서 그런거야. 그 와중에 태형은 멤버들에게 자기가 무엇을 잘못했는지 물어보고 있었어. 차안에서 항상 시끄럽게 떠들던 태형이 조용하자 멤버들은 진짜 얘네 심각한가보다 하고 생각을 했고, 결국 정국이 입을 열었지. 형이 잘못한거는 말을 조금 더 둥글게 하지 못한거 그거 하나뿐이라고 생각하는데요. 정국의 말에 다른 멤버들도 고개를 끄덕이며 그래 너가 말을 너무 상처받게 했어. 라며 맞장구 쳤지.
“…ㄴ…내가 뭐라했지.”
“다른 남자아이돌들이랑 연락하지마. 라고 했잖아.” - 지민
“아니 그거말고도 그 뭐냐 자꾸 그러니까 불안하다고 그랬잖아. 거기서 애기가 화난거네.” - 호석
“그래 여주 입장에서는 너가 자기 못믿는거같다고 느꼈을거 아니냐” - 윤기
“그 말만 안했어도 잘 풀렸을 텐데 너는 왜 거기서 어? 그래가지고… 아이고…” - 석진
태형도 마찬가지였어. 미안하다고 할 타이밍을 놓쳐버려서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거든. 순간 남준이 물었어. 그래서 헤어질꺼야? 남준의 말에 태형이 고개를 도리도리 저으며 담담하게 말했어. 절대 안헤어질꺼에요 평생갈꺼니까.
***
서가대에 식스가 다같이 나가게 되었어 - 원래는 너보고 매니저들이 빠지라고 했지만 너는 수상을 한다면 수상만 하고 무대는 안하겠다는 조건으로 나갈 수 있게 되었지. 옆에 앉아있는 보아에게 언니! 라면서 애교도 부리고 오랫만에 만난 - 너가 정말 좋아하는 - 샤이니 오빠들과 멤버들 다같이 장난치고 놀고. 엑소멤버들과도 인사하고. 번호를 주고받고 연락하는 세븐틴 멤버들에게 인사하고. 다른 아이돌들에게도 인사하다가 방탄이 오자 너는 그냥 형식적으로 인사했어. 안녕하세요, 라고 말이야. 그 덕에 당황한 거는 방탄소년단 멤버들 전체였지만 가장 멍해진거는 태형이었어. 태형이 앉은 자리에서는 너가 너무 잘 보여서 태형은 멤버들과 이야기를 나누다가도 너를 바라보기 일쑤였지만, 너는 옆에 앉은 다른 아이돌들 - 보아와 샤이니 - 하고 이야기를 하느라 정신이 없었지.
신인상을 받은 아이돌들에게 축하인사를 건네고 세븐틴의 승관에게 엄지 척을 한 너는 세븐틴의 무대와 다른 아이돌들의 무대를 즐겼지. 덕분에 열심히 무대를 즐기는 여자아이돌이라는 이름으로 많은 사진과 동영상이 올라왔어. 식스에서 가장 먼저 상의 스타트를 끊은 것은 웬디였어. 솔로앨범으로 본상을 받으러 나갈 때 방탄, 엑소, 샤이니 등등 다같이 하이파이브를 하는 승완의 모습에 식스는 다같이 웃었어. 방탄소년단이 상을 받을 때 가장 먼저 축하해준 아이돌이 식스였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열렬하게 반응을 했고 친한 아이돌들은 신난 너를 보며 엄청 배를 잡고 웃었지 - 물론 무대를 즐기면서 쩔어를 들을 때는 아눔까지 췄다니 말 안해도 알겠지? 샤이니가 본상을 받았을 때도 엄청나게 좋아하는 모습이 카메라에 많이 찍혔어. 서로 포옹하는 식스 멤버들과 샤이니 멤버들을 태형이 어떤 얼굴로 바라봤냐고? 웃었지 - 카메라가 많잖아. 하지만 너는 태형의 입만 웃고있다는 사실을 까먹은 듯 했어 - 아니 신경을 안썼지.
식스가 본상을 받자 주변에서는 우와아아!!! 라면서 반응을 해줬고 언니들이 먼저 올라갔어. 너는 하나하나 인사를 하다가 약간 늦었고, 방탄 멤버들하고도 하이파이브를 하면서 올라갔지.
“어… 항상 제가 수상소감을 했는데, 오늘만큼은 우리 막내가 소감을 말해줬으면 좋겠습니다. 이제 우리 막내 여주가 성인이 되고나서 처음을 받는 상이니까요.”
수정이 너를 마이크 앞으로 데려왔어.
“음… 우선 너무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어요. 올 한해동안 정말 열심히 달렸던 우리 멤버언니들에게 수고했고, 앞으로도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자고 하고 싶구… 우리 육녀 육돌이들 아니었으면 이 상을 받을 수 없었을 거라고 생각하니까 되게 뭔가 음… 울컥하는 기분이네요. 제가 수상소감을 하는거는 처음이라 그런지 말이 길어지는거 같은데 정말 죄송합니다. 언니들 그리고 저를 낳아주신 부모님, 항상 응원해주시는 우리 팬분들 사랑하고 감사합니다. 언니들 사랑해요. 일이 많다고 그러면서도 항상 잘 챙겨주고 예뻐해주는 스텝분들께도 감사인사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어… 미안하고 사랑하고 고맙습니다.”
너가 웃으면서 마이크에서 멀어졌고 식스는 다같이 인사를 하고 내려왔어. 언니들의 무대를 보며 너가 신나 방방 뛰고, 샤이니오빠들 무대에 응원소리를 크게 내고, 보아언니의 모습에 감탄하고, 다른 아이돌들도 보면서 우와- 우와- 거리고. 이번 서가대 최고의 리액션녀.gif라면서 너의 모습이 굉장히 많이 올라왔지.
수고하셨습니다! 다같이 사진을 찍고 백스테이지로 이동하면서 아이돌들은 인사를 나눴어. 친한 아이돌들은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고, 너도 친한 사람들과 모여서 웃고 떠들고 있었지. 지민, 윤기와 이야기를 나누던 너는 오늘 무대 진짜 짱이었다면서 말해줬고 마침내 식스와 방탄만이 모이게 되었어.
“오늘 야식은 치킨이다.” - 석진
“아 진짜 살찌는데 무슨 치킨이에요? 당연히 오케이죠!” - 승완
“아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싫다고 하면 욱할뻔…” - 호석
“아 살빼야 하는데… 하… 너무한거 아니야…? 하…” - 슬기
“너가 무슨 살을 빼냐 삐쩍 말라가지고” - 윤기
“나는 나는 순살로! 순살!” - 정국
다같이 치킨을 먹으러 가자는 석진의 말에 다른 사람들도 신이나서 방방 뛰어다니기 시작했고 그 와중에 태형은 너를 가만히 보고 있었지. 그런 태형을 외면하고는 정국과 함께 나가려던 너는 의자에 앉아있는 태형을 보고 태형의 앞에 가서 섰어.
“오빠 삐돌이네.”
“…아니야.”
“삐졌어?”
“…”
태형이 입술을 꾹 닫고는 너를 가만히 바라봤어. 내가 미안해. 너는 태형의 머리를 정리해주며 말했어. 내가 많이 예민했어서 그런거야 오빠가 밉고, 오빠 말에 상처를 많이 받고 그런게 아니가 내가 좀 생각이 많아지고 피곤했어서 그랬어. 태형이 팔을 뻗어 너의 허리를 감쌌어. 그러고는 너의 어깨에 얼굴을 묻었지.
“오빠가 미워서 그런거 아니고 오빠가 싫어서 그런거도 아니고. 그냥 내가 그냥.”
“…미안해.”
“…”
“내가 미안해.”
너의 어깨에 얼굴을 묻고 태형이 웅얼거렸어. 그런 태형의 모습에 너는 웃었고 태형이 그제서야 고개를 들어서 너를 바라봤지. 여자아이돌들 번호도 받았으니까 그렇게 연락 많이 안할꺼야 약속해. 너가 태형에게 말하자 태형이 배시시 웃었어. 착하다 우리 여주. 태형의 말에 너의 볼이 붉어졌고, 고개를 숙였지. 태형이 웃으면서 물었어. 뽀뽀해도 돼? 너가 웃으면서 고개를 끄덕였고 태형은 너에게 더 가까이 다가왔어. 너의 입술에 태형의 입술이 닿았고, 너가 태형의 목을 팔로 감싸자 태형은 더욱 세게 너의 허리를 감쌌지 - 태형이 더욱 깊게 입을 맞춰왔어. 더 진해지는 스킨쉽에 너는 알아챘어. 아 이게 내 첫키스구나.
그리고 방 밖에서는 - 문이 닫혀있었지만 - 멤버들이 웃으면서 말했지. 바퀴싸움에 우리만 등 터졌어. 역시 연인싸움은 칼로 물베기지.
##작가사담
너무 많이 늦어서 죄송합니다
정말 정신이 없네요 ㅠㅠㅠ 달려야겠다 이번주........는 약간 힘들고 아마 다음주에 달리지 않을까 싶어요 ㅎ.....헿ㅎ.....
암호닉 계속 받아요! 답글 못달아드려서 죄송합니다 ㅠㅠ
지민이 글로도 금방 찾아뵙겠습니다!
@너를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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