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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처음 연기와 사랑에 빠진 나이였다. 무작정 내가 그곳에 부딪히기 시작했던 나이. 내가 잘하면 나도 빛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던. 꾸준하게 보던 연극, 그 안에 캐릭터의 맞게 주저앉아 울던 사람. 울리던 가슴, 마법처럼 머릿속에 빛나던 꿈. 그래서 시작했다. 무작정, 내 발로 뛰면서. 연기만 잘하면 나도 금세 정상의 오르겠지. 연기만 잘 한다면, 나도 그 사람들과 같은 위치에 설 수 있겠지. 그게 나의 잘못된 생각이었다는걸, 너무 늦게 깨달았다. 꿈은, 꿈이다. 그 말이 잊히지 않았다. 도전할수록 더 멀어졌다. 허상뿐인 오로라였다는 걸 깨닫고 싶지 않았다. 그걸 깨닫는다면 정말로 주저앉아 버릴까 봐. 정말로 모두 끝내버릴까 봐, 그래서 부정했다. 나도, 꿈도, 현실도. 아닐 거라고 나 자신을 숨겼다. 매일 같은 오디션장, 수많은 사람들. 그중에 눈에 띌 수 있는 조건은 아무것도 없었다. 비슷한 외모, 비슷한 키, 비슷한 연기 실력. 탑까지 오르기에 시작점은 너무도 낮고 어려웠다. 한솔 씨는 저희가 원하는 캐릭터가 아니네요, 죄송합니다. 번번이 좌절되는 꿈. 손에 들어올 것 같다가도 사라지는 기회. 죄송합니다, 불합격이십니다. 수없이 들은 말이 머릿속을 메웠다. 어디로 가야 할까, 내 꿈을 그렇게 버려야 할까. 나는, 이제 뭘 해야 하지.
"더 말하지 말고, 스폰 받자"
"싫습니다"
"최한솔"
"...."
"네가 네 자존심 지킨다고 달라지는 거 아무것도 없어"
맞는 말이었다. 자존심이 뭐가 중요해, 내 꿈이 먼전데. 언젠가 민규가 제게 했던 말이 스쳐 지나갔다. 그러게, 자존심이 뭐가 중요할까. 그 빌어먹을 자존심이, 대체, 뭐가. 주먹을 꽉 쥐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습니다, 받을게요. 그 한마디에 너무 많은 것이 달라질 줄 알았다면. 그랬다면 나는 똑같은 선택을 했을까. 처음 약속을 잡고 어색한 정장 차림으로 너의 사무실을 찾았던 그때. 비서가 열어주는 문안으로 들어서 책상에 앉아 업무를 보는 너를 봤던 그때. 처음으로, 자존심이 없어도 되지 않을까 생각했다. 나보다 작고 여려 보이던 네가. 나를 보며 웃어줬을 때. 내게 손을 내밀며 반가워요, 한솔 씨. 하고 말해줬을 때. 멍하니 너를 한참 바라봤다. 이런 일에 어울리지 않는데. 네가 나를? 내가 속은 건 아닐까 하면서. 자리에 나를 앉히고 쫑알대며 오래 봐왔던 것처럼 쉽게 웃는 너를 보며 가만히 입을 다물고 있었다. 아 참, 내 이름은 부승관이에요. 승관…. 네 이름을 입안에서 몇 번 되뇌었다. 얼굴과 참 잘 어울리는 이름이라고 생각했다. 눈앞에 내밀어진 하얀 종이 안 가득한 너의 글씨, 할 일들을 눈으로 읽어내려갔다. 영화 보기, 밥 먹기, 산책하기. 스폰이라고 들었는데 그냥 소꿉장난을 하자는 것 같았다. 고개를 들다 허공에서 너와 시선이 마주했다. 보기 좋게 올라가는 입꼬리 살짝 쳐지는 눈매, 그리고.
"나랑, 친구해요, 한솔 씨"
어쩌면, 네가 나에게 건넨 건 따뜻한 손이 아니었을까. 어쩌면, 나는 두려워하고 있던 거 아닐까. 내가 더러워질까. 한참의 고민 끝에 고개를 끄덕이며 그래요, 이사님. 하고 대답했을 때 세상을 다 가진 것 같던 너의 표정. 스케줄은 자기가 관리해주겠다며 너무 걱정 말라던 너의 말. 내 손을 따뜻하게 잡아오던 너의 손. 24, 네가 나에게 제안한 건 나를 어둠에서 꺼낸 천사의 속삭임이었다.
빰 빱마빰바마밥마밤~~!~ 오랜만에 이 필명을 찾았어요... 세상, 저 글 안쓴지 너무 오래돼서 다들 잊어버리셨을 것 같지만... 그래도 꿋꿋이 왔습니다... 자공자수는 열심히 혼자 쓰고 있고.. 홈은 잠시 닫았지만 여기에 글을 올리네요. 하아ㅠㅠ 보고싶어서 왔는데 아무도 없을 것 같은 이 기분.... 울어도 되나요? 이제 글 열심히 다시 써 올릴게요... 죄송합니다... 사랑해요... (그리고 혼자가 되었다)감춰둘 내용을 여기에 입력하세요.X Talk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