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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도겸 X 이석민
Twilight





찬바람이 불어왔다. 석민이 교복 옷깃을 여미며 제 발아래 있는 서울을 바라봤다. 화려한 불빛들 들려오는 사람들의 웃음소리, 차들의 경적소리. 석민이 피식 웃음을 지었다. 모순적이다, 정말로, 모순적였다. 고개를 들어 눈앞에 보이는 커다란 전광판을 바라보면 우리나라는 앞으로 더 발전할 거라는 윗사람들의 가식적인 말들이 흘러나왔다. 성장, 발전? 웃기지 말라 그래. 석민이 중얼거렸다. 어차피 못 사는 사람은 못 살고 잘 사는 사람은 잘 사는 게 우리나라의 법칙 아닌가. 허공으로 말들이 퍼져나갔다. 다시 한 번 바람이 세게 불어왔다. 코끝과 볼이 빨갛게 물들었다. 난간을 잡고 있는 석민의 손끝까지 점점 붉게 물들어갔다. 주머니 속 진동이 요란한 소리를 내며 울려왔다. 분명, 권순영일 테지. 석민이 핸드폰을 꺼내 들다 손에서 놓아버렸다. 석민의 손에서 힘없이 떨어진 핸드폰은 한참을 떨어지고 떨어져 큰 소리를 내며 바닥에서 처참하게 깨졌다. 이게 뭐야? 사람들의 웅성임이 들려오고 곧 여자의 비명이 들렸다. 저기, 사람!!! 석민이 무표정하게 밑을 바라봤다. 모든 사람들의 시선이 제게로 향해 있었다. 그렇게 원하던, 사람들의 시선이.



"재밌네, 죽을 때 다 되니까 봐주고"



석민의 웃음이 입가에 걸렸다. 눈꼬리가 힘없이 내려가게 웃음을 짓던 석민이 앉아있던 몸을 일으켰다. 주머니 속 찢어진 성적표를 허공에 날려보냈다. 바람을 타고 올라가던 종이들을 한없이 바라보던 석민이 눈을 감았다. 어두운 시야 사이로 발버둥 치던 자신이 보였다. 현실의 벽 앞에, 꿈을 이루겠다는 열망을 가지고 그렇게도 버둥대던 자신이. 더러워. 입에서 툭하니 떨어진 말은 제 발끝부터 저 자신을 더럽히는 기분이었다. 노래, 꿈, 가수. 그 모든 걸 이루겠다고 다른 사람에게 안기던 자신의 모습이. 거부해도 자신을 탐해오던 남자의 손길이 아직까지도 너무 선명했다. 입술을 깨물었다. 여린 살이 터져 입안 가득 비릿한 피맛이 돌았다. 옥상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려 옴에 석민이 한걸음 발을 떨어뜨렸다. 더 이상, 현실은, 나의 꿈은. 경찰들의 목소리가 윙윙대며 울렸다. 빠르게 떨어지는 몸이 공기와 만나 살갗이 터져 피가 흘렀다. 석민이 눈을 감고 힘없이 웃었다. 눈물이 볼을 타고 흐르는 이질적인 느낌이 나쁘지 않았다. 아래로, 더 아래로. 한없이 추락하고 또 추락하던 석민이 바닥에 떨어지기 직전, 빛이 석민의 몸을 감쌌다. 석민은 그렇게 정신을 잃었다.






야, 저거 이석민? 응, 이석민. 진짜 너랑 똑같이 생겼다. Shut up Josh. 들리는 소리에 석민이 깨질듯한 머리를 부여잡고 눈을 떴다. 하얀 천장이 시야 가득 들어오자마자 석민이 한숨을 쉬었다. 병원인 걸까, 나는 죽지 못한 걸까. 눈을 느리게 감았다 뜨며 작게 욕을 뱉어내는 석민을 보던 남자가 허하고 웃어 보였다. 깨어나자마자 욕질이네. 뭐, 뭐야. 자신과 비슷한 목소리에 석민이 놀라 옆을 바라봤다. ....! 안녕, 이석민? 거울? 제가 거울을 보고 있는 걸까? 석민은 믿기지 않는 상황에 제 볼을 세게 꼬집었다. 아!! 저 바보 같은 게 뭐 하는 거야. 아팠다, 그것도 무지. 석민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자 침대 맡에 앉아있던 남자가 웃으며 손을 흔들었다 Hi, 석민? 홍지수? No, I'm Joshua. 석민이 조, 조 뭐? 하며 우물쭈물 대자 또 하하하고 웃음을 터뜨린 슈아가 시선을 돌리며 말했다. 도겸, 고생 좀 하겠다. 꺼져. 하여튼, 넌 너무 차가워. 입을 삐죽인 슈아가 See you later, 석민 하며 손을 흔들고 방을 나가고 멍하니 시선을 돌린 석민이 물었다.



"도, 도겸?"
"어"
"... 그게 뭐예요"
"내 이름 "
"...."
"아 이 새끼는 왜 더 바보가 돼서 왔어"



도겸이 제 머리를 헝클었다. 석민이 괜히 눈치 보며 입을 삐죽 대자 도겸이 석민의 앞에 앉아 딱지가 진 손을 잡으며 말했다. 잘 들어 이석민. .... 지금, 아니 앞으로 네가 볼 모든 것들 너의 상상이상일지도 몰라. ..... 근데, 나는 너 살려야겠거든? .... 그러니까, 다시는 그런 멍청이 같은 생각하지 마. 도겸의 말에 석민이 눈물을 터뜨렸다. 단 한 번도 그런 말을 들어 본 적이 없어서. 투박하지만 담겨있는 진심의 말에 석민이 고개를 끄덕이며 눈가를 비볐다. 하, 왜 또 울어. 도겸이 짜증스레 제 머리를 헝클이다 석민을 끌어안았다. 따뜻한 도겸의 온기에 석민이 아이처럼 도겸의 품 안을 파고들었다. 아직까지는 많이 혼란스러웠지만 그래도 하나는 확실했다. 더 이상, 혼자는 아니라는 거.
다 울었냐? 도겸의 말에 석민이 고개를 끄덕였다. 금세 저를 올려다보며 헤 하고 웃는 석민을 보던 도겸이 고개를 절레절레 젓다가 자리에서 일어섰다. 어디가요..? 조심스레 제 옷자락을 잡으며 묻는 석민에 가만히 석민을 내려다보던 도겸이 답했다. 너, 배고플 거 아니야. 밥 먹어야지. 아.. 박 터지는 소리를 내며 옷에서 손을 뗀 석민이 머리를 긁적였다. 피식, 웃음이 터진 도겸이 손을 들어 석민의 머리를 헝클이고는 파란 문을 가리켰다. 저기, 화장실이니까 씻고 나와. 고개를 주억이며 화장실로 걸어들어가는 석민을 보던 도겸이 곧 방을 빠져나왔고 언제 온 건지 거실 소파에 누워 도겸을 바라보던 M이 손을 흔들었다.



"안녕, 반역자"
"이것들이 돌아가면서"
"왜, 재밌잖아"
"안 꺼져?"
"피이-, 난 그냥 너 닮은 애 구경하러 온 건데"
"어렸을 때 봤잖아."
"그래도"
"M"
"...아, 알았어 표정 풀어. 누가 보면 어? 네 애인 잡아먹으러 온 줄 알겠다"



킥킥거리며 장난스레 말하는 M을 노려보던 도겸이 손에 들고 있던 옷가지들을 던지자 자리에서 일어서 아 진짜! 하고 소리친 M이 입술을 삐죽였다. 쿱스가 너 가만 안 둘 거래. 그 말에 도겸이 고개를 끄덕였다. 알아. 너 진짜 미쳤어? 뭐가. 쟤를 여기 데려오면 어쩌자는 건데. 내가, 뭘. ...도겸. 그만하고 가라, 애 나와서 또 놀래. 고개를 설레설레 저으며 미친놈이라 중얼거린 M이 곧 집을 나가자 가만히 닫히는 문을 바라보던 도겸이 부엌으로 향했다. 이석민이 먹을만한 게 있나. 웅얼거리며 냉장고를 탈탈 털어 볶음밥 재료를 꺼낸 도겸이 익숙하게 볶음밥을 요리했고 집안 가득 음식의 향이 퍼질 즈음, 석민이 수건을 머리에 얹은 채 방에서 쫑쫑 걸어 나왔다. 아, 앉아. 도겸에게 고개를 끄덕여 보이고 자리에 앉아 가만히 도겸의 뒷모습을 보던 석민이 살짝 미소 지었다. 10년 만에 처음으로, 먹는 집밥인가. 혼자 속으로 웅얼거리다 제 앞에 놓이는 그릇에 석민이 살짝 놀란 눈으로 도겸을 바라봤다.



"뭐, 왜 그러고 보는데"
"그냥, 의외여서요"
"...."
"잘 먹을게요"



그러던가. 도겸의 말이 툭 떨어지자마자 급하게 숟가락을 들고 밥을 먹는 석민에게 도겸이 말없이 물을 따라 건넸다. 정적 속에 숟가락과 그릇이 부딪히는 소리만이 울리고 그릇이 깨끗하게 비워지자 도겸이 턱을 괸 채로 석민을 바라봤다. 잘 먹었습니다. 설거지는 할 줄 알지? 당연히요. 그럼, 하고 있어 나 잠깐 나갔다 올게. 어디요? 그냥, 있어. 석민이 고개를 끄덕이자 도겸이 자리에서 일어서 옷을 챙겨들었다. 다녀와요. 그릇을 싱크대에 넣으며 말하는 석민을 돌아본 도겸이 밖에 절대, 나오지 마. 하는 말을 남기고 집을 나섰고 문 닫히는 소리와 함께 네 하는 대답을 뱉은 석민이 고개를 돌려 창밖을 바라봤다. 눈 떴을 때도 황혼이었던 세상은 아직까지도 황혼이었다. 으, 춥다. 쌀쌀함에 웅얼거리던 석민이 몸을 돌려 설거지를 시작하고 곧 창밖에는 비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세계관 설명

Twilight 세계관이라고 칭하자. 현실세계와 황혼 세계는 나누어져 있음. 황혼 세계의 사람은 인간세계를 볼 수 있지만 인간세계 사람은 황혼 세계의 사람을 볼 수도 만날 수도 없음. 딱 한번 보름달이 떠오르는 늦은 새벽녘이 아니면 만날 수 없음. 또 한가지 황혼세계는 밤과 낮이 나누어 있지 않음. 항상 황혼임 

황혼 세계에서는 두 사람이 동시에 태어남. 형제는 아니지만 둘이 똑같이 생긴 그런 사람. 그렇지만 두 사람은 성격, 행동이 모두 다름. 도겸와 석민이를 예를 들면 도겸이는 무뚝뚝하고 머리를 쓰는 것보다 몸을 쓰는 것을 좋아하며 행동이 앞서나간다면 석민이는 모든 이에게 다정하고 머리가 좋으며 항상 신중히 생각하고 행동하는 타입.

이런 식으로 Joshua-홍지수, M-김민규 Coups-최승철. 등등으로 나누어짐. 하지만 둘이 모두 황혼 세계에 남아 살 수는 없음. 7살이 되면 둘 중에 한 명을 인간세계로 보냄. 그걸 선택하는 사람이 수장. 수장의 기준은 없음, 그냥 이 아이다 싶으면 보내는 것. (석민이가 왜 보내졌는지는 뒤에 나오게 된다.)

인간세계로 간 아이는 황혼 세계로 돌아올 수 없음. 데리고 와서도 다시 홀로 돌아와서도 안됨. 법으로 정해져있는 일. 황혼 세계에서 아이를 지켜보고 아이의 운명을 조작할 수는 있지만 특별하지 않은 경우 아이의 운명은 조작하지 않음. 인간세계로 보내진 아이는 황혼 세계에서의 기억을 모두 잊어버리고 인간세계 그 아이의 7살 때까지의 기억을 머리에 담아 그 아이로 살아가게 됨. 그 이후의 내용은 차차 풀어갈 예정.

법률을 어기고 아이를 데려온 자에겐 작게는 사형 크게는 소멸로 나눌 수 있음. 사형은 환생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지만 소멸은 완전히 사라짐을 의미. 그 외에는 인간계와 별 반 다를 게 없음. 단지, 학교를 다니지 않고 자유롭게 하는 공부, 무술 빼고는. 


이해가 가지 않으시면 댓글로



안녕하세요, 설연화입니다. 오랜만에 돌아왔는데 자공자수로 돌아왔네요 (삐질) 마음에 드시지 않으실 수도 있어 조심스러워집니다...

다른 이야기들도 차차 들고 올 예정이니까 기다려주세요. 항상 기다리고 응원해주셔서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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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하리보
아 내 작가님 오셨다ㅠㅠㅠㅠㅠㅠㅠ진짜 보고싶었어요ㅠㅠㅠㅠ언제쯤 오실까 생각했는데 오셨어ㅠㅠㅠㅠㅠ겸이랑 석민이라니ㅠㅠㅠㅠ발리잖아요ㅠㅠㅠㅠ역시 금손이야ㅠㅜㅠㅠㅠ내 님♡ㅠㅠ날씨가 추워요!옷 따뜻하게 입고 감기 조심하세요
ㅎㅎ그리고 요즘 장염이 유행이래요 조심!!히히 저 작가님 홈 찾았어요!홈 타서 짹짹이도ㅎㅎ근데 용기가 부족해 관음만 하고 왔답니다ㅠㅠ헝 내 작
가님 항상 사랑합니다ㅠㅠ

8년 전
설연화
하리보님 안녕! 와 진짜 반가워요. 또 새 글 왔는데 제공자 수라서 놀랐죠 ㅋㅋㅋㅋ 미안해요 요새 꽂혀서... 아니에요ㅠㅠ 금속이라니 과찬이에요! 우리 하리보님도 감기 조심하고 장염도 조심하고 관음만 하지 말고 편하게 말 걸어요.. 나는 하리보님을 해치지 않아 ㅠㅠ 제가 더 사랑해요♥
8년 전
독자2
으아ㅜㅠㅠㅜㅜㅜㅜㅜㅠㅠㅠㅠ독방에서 댓따라 왔어ㅠㅠㅜㅜㅜㅠㅠㅠ진짜 필력 문체 전부취저ㅠㅠㅠㅠ브금까지ㅠㅜㅠ 나브금틀고 읽는거 짱조화햐ㅜㅜㅜ자공자수 처음보고 잼처럼 발렸었다고 말했었는데 다시 와줘서 고맙구 앞으로도 신알신걸어놓고 바로바로 달려올게ㅜㅜ고마워!!!!
8년 전
설연화
다행이다, 브금 안 어울릴까 걱정했는데 잘 봐줘서 너무 고마워ㅠㅠ 신알신이라니 너무 비루한데 봐줘서 고마울 따름이다. 취저라니 탕탕. ㅋㅋㅋㅋ 미안, 아무튼 봐줘서 고마워♥
8년 전
독자3
와 세상에 고마오 ㅠㅠㅠㅠㅠㅠㅠㅠ 진짜 어ㅏ줘서 고마워ㅜㅜㅜㅜㅜㅜㅜㅜㅜ 알고보니 겁나 스타작가였네... 주말에 다른작품도 다 볼게♥ 신알신 하고간다ㅜㅜㅜㅜㅜㅜㅜ 근데 도겸이 죽으면 안돼ㅜㅜㅜㅜㅜ노노해ㅠㅠㅠㅠㅠㅠㅠ
8년 전
설연화
아냐, 봐줘서 고마워. 설마 도겸.. 설마. 신알 신도 고맙고 스타작가 아니야...ㅎㅎ 과찬인 걸 나레기가 무슨. 여기까지 따라와 줘서 고마워. 좋은 밤 돼 :)
8년 전
독자4
전에 익예에서 보고 왔어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아 처음에 딱 포인트를 누르는데 브금이랑 내용이 너무 잘 맞아서 더욱 몰입해서 읽은 것 같아 진짜 앞으로도 너무 기대된다 ㅜㅜㅜ 도겸석민에 황혼 세계관도 발리는 것... 사랑합니다 ㅠㅠ 신알신 하고 앞으로 제일 먼저 달려오도록 할게 ㅎㅎ 근데 작가님 작품 중 라스트 판타지 제가 처음 읽었던 솔부 ㅜㅜㅜㅜ 으앙 이런 우연이 문체 너무 사랑해요 ㅠㅠㅠ
8년 전
설연화
세계관 만들어봤는데 좋아해 줘서 고마워. 노래 고르는데만 5분 걸린 건 안 비밀? 신알신 너무 고맙고 기대해줘서도 고맙고. 이런 우연이 졸부 라판... 이상했을텐데ㅠㅠ 봐줘서 고마워 정말로 사랑해 나도
8년 전
독자5
우ㅜ어.... 너무 재밌어... 너무 늦게 익예에서 왔다ㅠㅠㅠㅠ 다음 편두 보고싶어!...❤️
7년 전
비회원도 댓글을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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