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MBC보고싶다 여주인공 특징의 일부분과, 제목을 인용하였음을 알려드립니다.*
*앞으로의 글의 전개와 분위기는 드라마와 전혀 관련 없습니다.*
*2편에서 오늘 중으로 온다고 약속 드려서 지금 왔습니다. 칭찬해쥬시떼*
*나머지 사족은 밑에 달겠습니다. 보고싶다,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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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섭 덕분인지, 때문인지 사람들과 어울려 대화라는 것을 했다. 이렇게 사람들과 어울려 대화를 나눠본 적이 언제였던가. 아, 아니 이런 적이 있긴 있었나. 자꾸 내 세상으로 들어오려는 네가 두려웠다. 너를 내 세상으로 데려왔다가 다시 버림받고 내 세상이 와장창 무너져내릴까 두렵다. 내가 무너지는게 두려워 여태껏 혼자 살아온 내게 너는,
"야 김설이 뭐하냐 집가야지!! 빨리와라 가방 무겁다"
자꾸만 다가온다. 나는 네가 무섭다. 내 세상이 되어버릴까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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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와 내내 생각했다. 너는 내게 무엇인가. 그리고 걷잡을 수 없이 내게 손을 뻗는 네가 내 세상이 되어주길 바랬고, 내 자신이 너를 허락해 줄 수 있게 너의 세상과 나의 세상이 융화되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하지만 평생을 다르게 살아온 너와 내가 합쳐지는 것은 생각보다 힘들겠다고, 내 세상만 무너질 것이라고 현실을 직시하라고 내 마음 속 깊은 곳에서 소리쳤다.
그리고 나는 그러겠노라고 대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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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 김설이 또 엎드려있네, 점심도 안먹고 진짜!"
"그러지말고 나 부채질 좀 해주면 안되냐 축구하고 왔더니 힘들어 죽겠다"
"또 오빠가 멋있게 골 넣고 이겨줬지 야 일어나라고"
"말걸지 말라고 했잖아 그리고 이제 너네랑 점심 안먹어"
"아 또 왜이러실까 일어나봐 설이야"
네가 내 팔을 세게 잡고 기어코 일으켜세운다. 그래 얘기 좀 들어보자 너야말로 왜 나한테 이러는지. 잘살고 있는 나를 왜 헤집어놓는지, 자꾸 네게 기대고싶은 내 마음 억누르려고 얼마나 힘든데 나를 기어코 참기 힘들게 건드는지.
"너 내가 전에도 물었지. 나한테 왜그러냐고. 그만 좀 해라 진짜 나 힘들어"
"뭐가 힘들어"
"힘든거 나한테 얘기해주면 되잖아 설이야"
"아니, 힘든거 딴거 없어 너 때문이야"
"그니까 이제 그냥 나 모른척해주라 제발"
"오늘따라 철벽이 지나치다 너?"
"장난하는거 아냐 창섭아 그만해 제발"
"철벽수준이 아닌데 이건~베를린 장벽수준인데"
"야 이창섭"
"아, 그래 너 베를린 장벽해라. 결국 무너졌으니까"
"설이야 제발 뭐든 같이하자. 아픈 것도 같이하고 좋은 것도 같이하고. 내가 힘들땐 너한테 내가 기대고, 니가 힘들땐 네가 나한테 기대 그러면 되잖아 우리 그러자 설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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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말을 듣자마자 바로 학교를 박차고 나왔다. 이 공간에서 벗어나야 했다. 이창섭으로 가득찬 이 공간에 더이상 있을 수 없었다. 계속 자리를 지키며 너의 말을 끝까지 다 들었다면 분명 그러자고 외로웠다고 너에게 안겨서 펑펑 울 것이 분명했으므로. 물론 눈물은 흐른지 오래였지만.
"누나 왜 울면서와 무슨일이야"
"너는 내가 어딨는지 왜이렇게 잘아냐"
"무슨일이냐고 설이야, 왜 울어"
"일훈아 나는 여태껏 사람들이랑 어울린 적이 없어. 너도 알지? 네가 내 동생이기도 하고, 친구이기도하고, 엄마이기도 했어 일훈아. 근데 자꾸 다른 사람이 들어오려고 해 내세상에. 난 태어나는 순간부터 버려진 사람이야. 버려짐을 반복하는게 싫어 근데도 계속 한편으로는 그 아이가 욕심이나. 나 너무 이기적이지"
너를 보자마자 내 속에 있던 말들을 우루루 쏟아져나왔다. 너는 그저 나를 안아주며 듣기만 했다.
"응. 다른사람 끌어들이지마 누나"
"내가 다 해줄게. 누나 말대로 동생도 해주고 엄마, 오빠 친구 다해줄게. 필요하면 남자친구도"
남자친구도 해준다는 너의 말에 어쩐지 웃음이 났다. 그래 다른사람 끌어들이면 안되는거구나 나는 그러면 안돼. 자꾸만 이창섭을 욕심내면 안돼.
며칠째 학교에도 나가지 않았다. 네 얼굴을 보고싶었지만 꾹 눌러담았다. 혼자 밥을 챙겨먹기도 귀찮아 잠이나 자야겠다고 아무 꿈도 꾸지않고 푹 잠들고 싶다는 생각을 하며 한참 잠에들었다가 깨어났다. 시간을 보니 아빠가 집에 올시간이 거의 다 되어 점퍼 하나만 걸치고 대문을 나섰다. 밤이라 그런지 칼바람이 쌩쌩 불어왔다. 혼자 골목진 거리 계단에 걸터앉아 이런저런 생각을 하고있는 나의 머리를 누군가 톡톡 친다.
"김설이 혼자 뭐하냐 야밤에"
"어 안녕"
"너 여기 가끔 혼자 앉아있는거 몇 번 봤는데 네가 나 못알아볼까봐 아는척 못하고 그냥 지나갔었는데, 이제 우리 밥도 먹어봤잖아 아는체 해도 되는거 맞지?
"......"
"뭐야 내 이름은 기억하냐?"
"응 임현식"
"오 영광인데 이름도 불러주고"
그렇게 임현식은 아예 내 옆에 자리를 깔고앉아 시덥지 않은 농담을 해댔다.
"학교는 왜 안오냐 어디 아팠어? 좀 수척해보이는 것 같기도 하고"
"응 그냥 조금"
네게 물어보고싶었다. 이창섭은 잘 지내고 있는지, 내가 없어도 있을때와 마찬가지로 똑같은지 궁금했다.
"내일부턴 오겠네 학교, 이창섭이 좋아하겠네. 추우니까 너무 오래있지 말고. 나 간다"
내가 물어보기도 전에 네 입에서 나온 세글자 때문에 또 한번 심장이 쿵하고 내려앉는 것 같았다. 이창섭이 좋아하다니. 무엇을? 내가 학교에 오는 것? 쿵쿵 뛰어대는 심장에 가만히 손을대며 생각하고 있는데 저멀리 벽 옆으로 튀어나온 긴 그림자 하나가 보인다. 뻔하지
"정일훈 나와 다보여"
"어 역시 김설이"
" 너 나 나와있는거 어떻게 알았냐"
"지금 누나 아버지 집에 오실 시간 아니야?"
"소름돋는새끼"
내말에 일훈이는 그저 피식 웃어보였다.
"설이 누나"
"응"
"누구야"
"뭐가?"
"방금 누나 옆에 앉아서 얘기하다가 간사람 누구냐고. 그때 말했던 그 사람이야?"
네가 간접적으로 언급한 그 아이 때문에 다시 심장박동이 빨라지는 것을 느꼈다.
"아니. 그냥 같은 반 애야"
"언제부터 학교 애들이랑 얘기하고 지냈다고"
"그러게 내가 언제부터 그랬을까"
그러게. 나는 언제부터 그랬을까. 생각을 하려 거슬러올라가면 항상 끝엔 이창섭이 존재했다. 너 진짜 귀찮게한다. 여러모로.
"다른 사람들한테 감정소모하지마. 또 상처받는거 보기싫어. 그게 어떤 감정이 됐든. 내가 다 한다고 했잖아"
"......"
"누나 아버지 아까 들어가셔서 불끄시더라. 잠드신거 같아. 들어가봐"
"응"
그래. 네 말이 맞다. 다른 사람한테 감정소모하면 또 상처받을거다. 내일도 내일모레도 당분간 학교는 가지 말아야겠다고 다짐했다. 너의 얼굴을, 그리고 네 친구들의 얼굴을 볼 자신이 없었다. 새벽을 지새우다 겨우 잠들었는데 대문을 부서져라 두드리는 소리에 눈가를 찌푸리며 이불을 털고 일어났다.
쾅쾅쾅쾅
"누구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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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학교 안오냐 오늘 온다고 했다던데 임현식이"
"간다고 말한 적 없어. 가라"
문을 닫으려고 했다. 하지만 네 말에 멈출 수 밖에 없었다.
"어디가 그렇게 아파, 걱정했잖아. 연락이라도 해주지"
따뜻한 네 말에 눌러담고있었던 눈물이 울컥울컥 차올랐다.
"가라고 나 잘거야 우리집 이제 오지마"
"눈에 눈물 담고 무슨 말을 그렇게 모질게하냐"
"나 너 걱정돼서왔어. 밥도 안먹었지 또? 더 못생겨질까봐 불쌍해서 내가 너 이거 먹이려고 죽 사들고 왔다. 안들어갈테니까 가져가서라도 꼭 먹어 김설이"
자꾸 따뜻한 말 해주지말라고. 나 욕심난다고. 저만치 밑에 놓고 나오지 못하게 꽁꽁 담아놨던 내 마음까지 터져나올 것 같다.
"창섭아 보고싶었어"
아아 아무래도 눈물만 터져나온게 아니라 내 속마음까지 다 나와버린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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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편 들고왔어요! 어떠셨는지 모르겠네요 ㅠㅠ 글쓰는게 생각보다 오래걸리고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것 같아요ㅠㅠ 그리고 일훈이가 설이들에 대한 마음을 하나 더 드러냈네요. 그저 뒤에서 묵묵히 챙겨주기만 하는게 아니라 집착하는 모습을 보여줬어요. 일훈이와 어떤 일이 있었는지에 대해서는 차차 다 설명드릴테니 기다려주세요!
오늘의 포인트
1. 설이는 창섭이가 욕심난다.
2. 그치만 두려워서 마음을 접으려고 합니다.
3. 창섭이 불도저 워..
4. 베를린장벽
5. 설이도 모르게 일훈이가 아닌 현식이와 대화를 하네요 조금이지만
6. 일훈이 집착 워..
7. 설이가 마음을 처음으로 표현했네요 보고싶었다고
앞으로 쭉쭉 써내려갈 예정이니까 기대해주세요! 그리고 처음 써봤는데 2편만에 신알신도 많이 해주시고, 암호닉도 신청 많이해주셔서 감사함에 몸둘바를 모르겠습니다 ㅠㅠㅠ독방에서 제 글 추천해주시는 분들도 봤어요 다들 넘 사랑합니다ㅠㅠㅠ♡ 암호닉 신청해주신 분들 확인 갈게요 없으시면 다시 말씀해주세요!
[멜라이트]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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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게 말씀 하셨는데 누락되신 분들 계시면 다시 한 번만 말씀해주세요ㅠㅠ!
글에대한 질문이나 보고싶은 장면, 리퀘는 언제나 받고 있어요. 자유롭게 신청해주세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제가 실수로 포인트 설정을 안해서 20p로 올라갔네요ㅠㅠ 수정했습니다. 댓글달고 회수해가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