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본 남자랑 키스하면 생기는 일
내 마음을 고백한지 일주일 째, 민윤기에게는 매일 아침 같은 내용의 문자가 왔다.
'설렌다. 아직도 안믿겨. 진짜로'
'일어나면 전화해'
'보고싶다'
'미쳤나봐'
'사랑해'
아침 일찍 와있는 문자를 보면 웃음이 났다. 아, 내가 이렇게 사랑하고 있구나 싶었다. 내가 일어나는 시간은 어떻게 아는건지, 꼭 눈을 뜨면 방금 오기라도 한건지 반짝이는 휴대폰이 나를 맞이했다. 물 한잔 마시고, 세수를 한 뒤 전화를 걸면, 가라앉은 민윤기의 목소리가 나를 반겼다. 여보세요? 민윤기씨?
"어, 이름아. 방금 일어났어, 오늘도 출근해?"
"네, 오늘은 일찍 끝날 것 같아요. 근데 무슨 문자를 그렇게 아침 일찍 보내요."
"그냥, 눈 뜨자마자 보고싶어서. 싫어?"
"아니, 그런건 아니고.."
"그럼 된거지."
밥 꼭 챙겨먹고 출근하라는 민윤기의 말을 끝으로, 전화는 끝났다. 아쉬운 마음에 액정에 뜬 민윤기의 휴대폰번호를 바라봤다.
'그니까'
'나도 좋아한다고요'
'칠년 전, 그 때부터, 나도,'
민윤기는 내 말이 끝나기 무섭게 나를 안았다.
'고마워, 진짜, 너무 고마워'
'나도 고마워요.'
전화는 끊겼지만, 민윤기의 목소리는 끊임없이 머릿속에 맴돌았다. 기분 좋은 아침이었다.
아이디어 회의는 쉴 틈 없이 이어졌다. 다음 주제는 무엇으로 해야하는가부터, 패널들을 잡는 카메라 구도까지. 점심 가까이 되자, 피디님은 정국이와 나를 불러 점심을 사오라며 카드르 주셨다. 다녀오겠습니다-, 회의실을 나오자, 긴장이 풀리면서 한숨을 쉬었다. 전정국이 나를 바라보자, 나는 전정국에게 가자며 손을 끌어당겼다.
주변 분식집에 주문을 넣은 뒤, 전정국과 자리에 앉았다. 내가 탁자 위로 머리를 박으려들자, 전정국은 내 머리 밑으로 손을 넣었다.
"힘들어요?"
"당연하지, 기 빨려. 넌 잘 버티던데?"
"그냥, 뭐. 딴 생각도 좀 하고 그랬죠"
"배고프다,"
점심식사가 끝나고, 얼마안가 회의는 끝났다. 정국이는 내게 같이 가자고 했지만, 편집을 이유로 선배들에게 끌려갔다.
'언제끝나?'
한시간 전에 와 있던 문자를 보며 답장을 썼다, 지금 끝났, 차마 답장을 마저 쓰기도 전에, 민윤기에게서 전화가 왔다.
"여보세요?"
'언제끝나'
"방금 끝났어요!"
'내려와'
"네?"
'밑에서 기다리고 있으니까,'
민윤기의 말 그대로, 주차장에 민윤기의 차가 주차되어 있었다. 민윤기를 보고 반가워 달려가니 민윤기가 날 발견하고 천천히 걸어왔다. 웬일이에요? 그냥, 보고싶어서. 작업은 안해요?
"지금, 하고 있는데?"
당황스러움에 헛기침을 했다. 민윤기는 웃으며 내 머리를 몇번 쓰다듬더니 타라며, 운전석으로 몸을 옮겼다. 자연스럽게 뒷자석의 문을 열자, 민윤기는 아니꼽다는 표정을 지으며 가만히 있었다. 아, 나는 급하게 차에서 내려 조수석에 올라탔다.
"추..추,출발 할까요? 하하하..."
민윤기는 허탈한 웃음을 짓더니 차를 몰았다. 근데, 우리 어디가요? 글쎄, 밥먹었냐고 물어오는 민윤기에 나는 아직 안먹었다고 대답했다. 떡볶이는 간식이지 밥이 아니잖아요? 민윤기는 먹고싶은게 있냐고 물었고, 나는 순전히 내 취향의 집으로 민윤기를 이끌었다.
"여기?"
"네! 맛있겠죠!"
나는 당당하게 감자탕집 문을 열었다. 민윤기를 끌고 들어와 앉아 주문을 한 뒤 민윤기의 표정을 살폈다. 너무, 내 멋대로 정했나?
"윤기씨, 감자탕 괜찮죠?"
"주문까지하고 물어보면, 참 빨리도 물어본다."
뭔가 마음에 안든다는 듯한 표정과 말투에서 나는 당황스러움을 느꼈다. 아, 이게 아닌데,
"좋아해"
"네?"
"감자탕,"
"아, 다행이다.."
"근데,"
민윤기가 다시 입을 떼자, 침을 삼켰다. 무슨 말을 하려고..
"그것 좀 그만해."
뭘, 그만하라는거지? 하나도 모르겠다는 내 표정을 읽은 건지 민윤기는 한숨을 내쉬었다. 윤기씨, 민윤기씨, 그 씨씨 거리는 것 좀 그만하라고. 비지니스 관계 같잖아.
"그럼 뭐라고 불러요, 윤기씨를"
"음,"
"..."
"오빠?"
창피함에 고개를 푹 숙였다. 안봐도 얼굴이 빨개졌을 것이다. 앞에서는 민윤기가 애써 웃음을 참는 소리가 들렸다. 오빠라니, 집에 오빠가 없는 내 입장에서는 오빠라는 말 만큼 어색하고 오글거리는 말도 없었다. 내가 간신히 정신을 잡고 고개를 젓자, 민윤기는 입맛을 다시며 다시끔 고민하는 표정을 지었다.
"윤기?"
"윤기?"
"아니야, 아무래도 오빠, 크흡.. 그게 제일 좋은 것 같아"
잠시의 정적 끝에 민윤기는 소리내서 웃기 시작했다. 오빠라는 소리가 그렇게 부끄럽냐며, 왜 그렇게 얼굴이 빨갛게 되었냐며. 마침 타이밍 좋게도, 아주머니가 감자탕을 앞에 가져다 주셨다. 나는 금세 민윤기의 오빠 타령을 잊고, 감자탕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헐, 맛있겠다.
앞 접시를 들어, 가장 큰 고기를 골라 민윤기의 앞에 내어놨다. 민윤기는 그 고기를 빤히 보더니, 잘먹을께, 라는 말과 함께 젓가락을 들었다. 나 역시 잘먹겠다며 고기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헐, 진짜 맛있다. 대박, 감자탕의 맛에 감탄하며 먹기 시작하자, 고기는 끊임없이 입으로 들어갔다. 고개를 들었을 때는, 이미 민윤기는 젓가락을 내려 놓고 내 모습을 바라보고 있었다. 민윤기와의 눈맞춤이 시작된지 얼마 되지 않아 민윤기는 내게로 얼굴을 들이밀었다.
"여기 묻었어,"
민윤기는 내 윗입술을 쓸었다. 내가 가만히 눈만 껌뻑이자, 민윤기는 내 입으로 고기를 넣어줬다. 그리곤 다시 먹기 시작하는 나를 바라보고만 있었다. 안드세요? 민윤기는 배부르다며 웃었다. 아니 도대체 젓가락질 두세번했으면서 뭐가 배부르다는건지, 나는 내 입으로 들어갈 예정이었던 고기를 발라 민윤기에게 가져갔다. 민윤기는 뭐하냐는 듯, 그저 입을 다물고 있었다. 아, 민윤기는 뭔가 깨달은 듯, 입을 열어서 내 고기를 받아먹었다.
"맛있다"
후식으로 딸기맛 아이스크림을 꺼내 먹은 뒤에야 나는 배부르다며 음식집에서 나왔다. 민윤기는 나를 가만히 바라보다 입을 열었다.
"오빠 해봐 오빠,"
"오, 오...오,"
끝까지 말을 못하는 나를 답답하게 바라보던 민윤기는 됐다며, 고개를 돌렸다. 별다방에 들어가, 그린티와 캬라멜 마끼야또를 들고오는 민윤기를 보며 나는 급하게 입을 뗐다.
"오빠,"
"뭐라고?"
"유,윤기 오빠..?"
민윤기는 내 다급한 목소리를 들은 뒤, 환한 미소를 지으며 내 앞에 앉았다, 잘했다며 머리를 쓰다듬는 것도 잊지 않았다. 민윤기는 간신히 오빠라는 호칭을 시작한 나를 보며 반말도 해보라며 짓궂게 말했다. 내가 천천히라는 말을 연발하자, 민윤기는 해보라며 나를 재촉했다.
"윤기야"
"이게, 혼날라고"
"알았어요, 아니 알겠어"
하루만에 호칭이 바뀌고, 반말을 쓰게되자 나는 어색함을 견디지 못했다. 이상한 것 같다며 몸을 꼬는 나를 보던 민윤기는 적응하라며 남은 그린티를 마셨다.
민윤기는 휴대폰을 몇번 보더니 작업실에 지금 가봐야될 것 같다는 말을 했다. 그럼, 오늘은 여기서 헤어지자고 말하는 내게 민윤기는 같이가자며 날 차로 이끌었다. 민윤기는 머리를 거칠게 쓸어 넘긴 뒤, 핸들을 잡았다.
"근데, 무슨 일 있어요?"
"이 색, 하, 갑자기 자기 파일 날라갔다고 급하니까 보내달라잖아"
짜증을 내며 귀찮아보이는 민윤기의 말투와 표정과 달리, 차는 굉장히 빠르게 민윤기의 작업실 앞으로 도착했다. 급하게 따고 들어간 문과, 빠르게 켠 컴퓨터가 민윤기의 말들과 모순적이라 작업실 소파에 앉으며 웃었다. 휴대폰으로 보냈다고 문자를 한건지, 상대방에게 답장이 올 때까지 휴대폰을 보다가 고맙다는 답장을 받은 뒤 다시 표정을 구겼다. 자기 일도 혼자서 처리 못한다며, 민윤기는 투덜대며 내 옆으로 와 앉았다.
늘어지는 하품을 한 민윤기는 나를 빤히 바라봤다.
"꿈같다,"
"어떻게 네가 내 앞에서 이렇게 웃고 있는걸까, 다 상상 같아, 나 혼자 하는"
민윤기는 내 머리카락을 만지작거렸다.
"사랑해"
나도.
입 안에 맴돌던 말이, 민윤기의 입맞춤으로 인해 바스라졌다.
작가의 사담 |
뭔가 달달한 분위기를 연출하고 싶었는데, 막 설레는 말도 하고!! 그러나 연애경험 없는 작가의 한계였습니다..☆ 그리고 여주 학창시절은 남준이랑 친해진 계기~ 호석이랑 만난 것 까지 해서 특별편을 쓰고 있습니다! 조, 조금만 더 기다려 주세요!
그리고 별 관심 없으시겠지만..! 조선명기를 다시 보는데 뭐랄까 저 자신이 한심한 느낌? 그래서 몇 편을 제외하고 지우기로 했습니다. 네, 그렇고요, 음.. ㅎ 뜬금없지만 피터팬은 그냥 생각나서 쓴 글이고 자주 오려고 생각한게 아니기 때문에 네, 이것도 그렀습니다 하하하... |
암호닉 |
#원슙 낑깡 비비빅 정성 애플릭 복동 자몽타르트 쪼쪼 비키트박뿡 여하 현지짱짱 무리 젱둥젱둥 거창아들 정국아블라썸 쀼르륵 버블버블 희망 감귤쓰 ㅈㅈㄱ 펄맛 설탕 쿠쿠 민윤기 두둠칫 태태요정 인연 강아지 요2 동도로딩딩 칸쵸송이 경쨩 방토토 연화 아이쿠야 스무살의봄 0418 늉기 후후 맴매때찌 자몽에이드 또토로 어만군이 쿠키 0309 찐슙홉몬침태꾹 연화 이사 탱탱 흥탄♥ 미키부인 0103 유자셰이크 노트5 환타 짐짐 캉캉 진진♥ 쩡구기윤기 근육토끼 허니귤 침침보고눈이침침 설슈 골드빈 정국이미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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