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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투비/임현식] All of me | 인스티즈 

 


 

 

 


 


 

남자는 저가 5층에 온 이유를 모르는 듯 했다. 깔끔한 스타일의 회색 코트를 조심스레 벗으며 의구심을 띈 표정으로 진료실 안을 흝었다. 방 한켠의 책장에는 온갖 심리와 정신에 대한 대학 서적들과 소설책이 꽂혀있었고 공간은 라벤더 향이 채워져있었다. 그는 조심스레 의자를 빼고 맞은 편에 앉아 나에게 최근들어 나타나는 자신의 이상증세를 설명했다. 초기에는 흥분을 하거나 참을 수 없는 고통이 느껴질 때만 정신을 잃었지만 근래엔 밤낮 가리지 않고 쓰러지곤 한다고 말했다. 깨고나면 어느순간 자신도 모르는 일이 일어나있었고. 그는 몇 가지 증상을 더 이야기 하고 그의 이야기가 끝나갈 때 즈음 나는 결론을 내렸다. 종이에는 다양한 크기의 네모칸이 정렬되어 놓여있었다. 성명란에는 '임현식' 이라는 이름이 정자로 적혀져 있었고 조금 더 아래로 내려가니 병명을 적는 칸이 있었다. 나는 볼펜 끝을 가볍게 노크한 후 적었다. 해리성 정체 장애. 


 


 


 

보통의 이중인격 환자들이 그렇듯 현식의 또 다른 인격 또한 본체와는 정반대의 성격을 지녔다. 차분하고 메너있는 현식의 성격과는 달리 또 다른 인격-그것은 자신을 '성재'라고 칭했다-은 상당히 유치했고 감정적이었다. 예컨데 성재는 현식의 어린 시절 기억 중 가장 끔찍하고 잔인하고 또 아련한 기억일 것이다. 현식은 그것을 꼭꼭 묻어 감추려고 했으나 감정이란 건 감추려 할수록, 억누르려 할수록 팽창하는 모순적인 것이여서 더이상 팽창할 수 없던 감정과 기억들이 하나의 인격, '성재'로 나타나게 된 것이다. 그에겐 무슨 상처가 있던 것일까. 무엇이 그리 아팠길래. 무엇이 그리 그리웠길래. 빠르게 타자를 치던 손이 점차 느려졌다. 모니터 속에 어색하게 웃고 있는 현식의 사진 아래로 빼곡히 적히던 글자가 멈추고 정적이 일었다. 복잡한 심경에 자리에서 일어나 커텐을 걷었다. 도시의 밤에는 별이 없었다. 다만 하얗게 빛나는 달이 대신 어둠을 밝힐뿐. 


 


 


 

그와 내가 두번째 만남을 가졌던 날, 나는 그의 사연을 들을 수 있었다. 

" 어렸을 적 난 너무 외로웠어요. 형제자매도 없고 부모님이 맞벌이셨거든요. 학교에서 돌아와 현관문을 열을 때가 가장 싫었어요. 그 문을 열면 적막뿐이 없었거든요. 그걸 피해서 놀이터로 도망쳤는데 그 아이를 만났어요. '김설' 눈이 별처럼 빛나던 예쁜 아이였죠. 낮 동안에는 이런 저런 놀이를 하며 뛰어놀다 해가 져서 어스름해질 때면 놀이터 바닥에 주저앉아 별을 세어보곤 했어요. 그때만 해도 셀 수 있을 만큼의 별이 있었으니까요. 그런데 어느순간부터 설이를 다시는 볼 수 없었어요. 사람들 말로는 어릴 적부터 몸이 안 좋았는데, 최근들어 심해져서 며칠 병원에서 투병하다 결국 심장이 멈췄다고 하더라고요. 내 사람을 잃은 게 그때가 처음이었어요. 부모님의 빈자리를 대신 채워줄 만큼 저에겐 큰 아이였으니까. 어린 제가 받은 충격이 컸죠. " 

무엇이 그를 그리 아프게 했는지, 무엇이 그리도 그리웠는지. 해답은 첫사랑의 죽음이었다. 


 

현식은 언제나 내게 다정했다. 

"무슨 고민 있어요? 나 봐서라도 기분 풀어요." 

상태가 호전되기는 커녕 더 악화되고 있던 현식 때문에 침울했던 내게 그가 건넨 말이었다. 

"내 병 때문에 그러는 거면 걱정 말아요. 나름대로 노력 중이니까." 

그리고선 눈웃음을 지어보이는데, 그의 미소에 흔들리지 않았다고 하면 그것은 명백한 거짓말이었다. 그의 노력과 달리 나와 성재는 만나는 날이 많아졌다. 현식의 심리상태가 더욱 불안정해졌다는 의미이기도 했다. 현식은 날이 갈수록 여위어만 갔고 그를 치료해야 하는 나로서의 입장은 더욱 난처해졌다. 라벤더는 심신을 안정시키는데 효과가 있다고 했나. 그 사실을 발견한 사람에게 묻고 따지고 싶은 심정이다. 왜, 어째서 그 효과가 현식에게는, 성재에게는 먹히지 않는건지. 



 


 


 

별 성(星)에 맑을 재(渽), 별처럼 맑은 사람. 성재의 이름이었다. 성재는 항상 해사한 미소를 짓고 있는 순수한 인격이었다.-이해할 수 없는 행동과 괴상한 말장난을 일삼긴해도-성재의 맑은 웃음을 볼 때면 현식의 어린 시절이 그리 아프기만 한 것은 아니구나. 다행이라는 생각이 드는 반면 그 내면에 단단히 얽힌 끔찍한 기억의 실타래를 풀어야 한다는 막막한 생각에 착잡하기만 했다. 성재를 좋아했다. 조금 더 정확히 말하자면 현식의 전부를 사랑하는 것이겠지. 또 어두운 밤이다. 달빛이 창문 사이로 들어와 캄캄한 방을 비추고 있었다. 복잡한 심경을 밤바람에 날려버릴 생각으로 창가에 기대어 달을 바라보자 성재는 어느새 내 곁으로 다가와 섰다. 

" 매일을 외로워해. 근데 너는 그 빈 자리를 채워줄 수 있을 거 같아. " 

의미심장한 성재의 말에 물음표를 그렸다. 

"  자기를 사랑해줄 사람이 필요하다고. " 

멍하니 그를 바라보자 성재는 특유의 맑은 웃음을 지었다. 라벤더 향기가 둘 사이의 따스한 적막을 감쌌다. 마주한 성재의 눈꼬리에는 삶의 미련처럼 눈물이 어려있었다. 그러나 그것은 이내 복잡한 도시 속으로 하나의 작은 먼지가 되어 떨어졌다. 


 


 


 

창문의 커텐을 걷자 달빛이 사무치게 쏟아진다. 전에 비해 훨씬 좋아 보이는 안색을 띈 현식이 옆에 선다. 그와 눈을 마주치자 무시할 수 없는 본능이라는 것을 각인시키듯 심장이 요동쳤다. 그의 전부를 사랑한다. 그도 나와 같은 마음일까. 다만 확실한 건 이것이 불가항력적인 심리라는 것. 그에게 말했다. 


 

'Cause all of me 

왜냐하면 나의 모든게 

Loves all of you 

너의 모든 것을 사랑하기 때문이야 

Love your curves and all your edges 

너의 곡선과 날카로움까지도 

All your perfect imperfections 

너의 완벽한 불완전함까지도. 

Give your all to me 

너의 모든 걸 내게 줘. 

I’ll give my all to you 

나도 내 모든 걸 너에게 줄테니. 


 

너의 모든 것을 사랑할테니 너도 날 사랑해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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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회원117.144
분위기나 문체가 너무 좋아요
글 계속 올려주셨으면 좋겠어요!

8년 전
반복재생
감사합니다!! 비회원 댓이라 늦게 확인했네요ㅠㅠㅠ앞으로 열심히 글 올릴게요!!♥
8년 전
독자1
와ㅠㅠㅠ이런 글 너무 좋아요ㅠㅠㅠ앞으로 잘 부탁드려요!!
8년 전
반복재생
처음 올리는 글인데 좋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도 앞으로 잘부탁드리겠습니다ㅎㅎ
8년 전
비회원도 댓글을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작품을 읽은 후 댓글을 꼭 남겨주세요, 작가에게 큰 힘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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