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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투비/이창섭] 봄이 오는 시간 | 인스티즈




흐르는 적막과 암흑의 공간 속 눈을 감았다. 머지않아 흩날리는 눈발 속에서 내게 다가오는 창섭이 보였다. 눈처럼 새하얀 얼굴에 극강의 한파로 볼이 붉게 상기된 채 묵묵히 걸어왔다. 깔끔한 검은색 코트가 맞춤 제작한 듯 잘 어울렸다. 그를 보며 넋을 놓고 있다 어느새 한 움큼 가까이 와서는 다섯 살 소년의 천진한 웃음을 짓는 그에게 손을 흔들었다. 그러자 다짜고짜 검정 코트에 자신의 손바닥을 비볐다. 제 손금 사이사이의 축축한 땀을 없애려는 행동이었다. 다시 두 팔을 올리자 그의 뜨끈한 손바닥과 차갑게 얼어버린 내 두 볼이 마찰했다. 여름 날 내놓은 얼음 마냥 창섭의 온기에 마음까지도 말랑하게 녹았다. 그의 온도가 생생하게 느껴졌다. 그 순간, 꿈에서 깼다.




손을 올려 양 볼을 감쌌다. 차가웠다. 밤과 아침 사이, 그 어딘가 서글픈 시간이다. 창밖에는 해가 뜰 시간이 머지않았다는 듯 푸른빛이 어스름하고 눈앞에는 그의 피부만큼이나 하얗고 폭신한 침대에 가지런히 손을 모은 채 긴 동면에 빠진 네가 보인다. 그의 입가를 덮고 있는 산소호흡기는 습기로 인해 투명해짐과 반투명해짐을 일정하게 반복한다. 그가 이곳에서 기약 없는 겨울잠을 자고 있는 이유는 작년 겨울날, 그에게서 온 전화 한 통이었다.




「 설아, 설아! 나 지금 큰일 났어!! 」

아침 댓바람부터 전화를 건 그가 다급한 목소리로 외쳤다. 잠이 덜 깨 퍽퍽하게 갈라진 목소리를 숨기려 몇 번 헛기침 한 후 그에게 궁금한 척 물었다. 보통 이렇게 그가 호들갑 떨 때는 창섭이 좋아하는 아이돌 그룹 '여자친구'가 티브이에 나와 자기 심장이 위험하다거나 내가 보고 싶어서 죽을 거 같다고 징징댈 때 둘 중 하나이다. 

어젯밤부터 네가 너무 보고 싶어서 한숨도 못 잤어.. 

 "나 참, 오바 하지 마. "

오늘은 후자인가 보다 생각하며 약속 장소를 고민하던 중 그가 말했다.

내가 거기로 갈게. 준비하고 나와! 

" 뭐? 지금? "

내가 그에게 되물었을 때는 이미 휴대폰은 꺼져있었다. 급한 마음에 일단 씻고 보자는 마음에 욕실로 들어갔다.




머리를 탈탈 털며 물기에 젖은 발바닥을 마른 수건에 비벼 닦고 있던 중 휴대폰이 요란한 소리를 내며 울렸다. 창섭에게서 온 전화였다. 일상처럼 초록색 통화 버튼을 누르고 귀에 갖다 대자 휴대폰 너머로 흡사 사고 현장 같은 소리가 들렸다. 사이렌 소리와 사람들이 웅성대는 말소리, 창섭의 높은 하이톤 음색과 전혀 다른 낮은 바리톤의 음성이 전화선을 타고 고막을 마구 찔러댔다. 순간 영하 10도였던 그날의 날씨보다도 더 차가운 한기가 돌았다. 불길한 기분이었다. 아니 이미 무슨 상황인지 알았다. 머릿속에서는 아니라고, 아니라고 애써 부정하고 있지만. 




" 달려오던 트럭에 치였네요. 골절이나 뼈가 부러진 정도는 치료할 수 있지만 언제 깨어날지 모르는 상황입니다. 어쩌면.. 영영 못 일어날 수도 있어요. 죄송스러운 말이지만 하늘에 맡겨야 하는 운명입니다. "

사고가 났던 날 의사에게 들었던 말이다. 요약해보면 창섭이 죽을 수도 있다는 것. 더욱 절망스러웠다.




침대 옆 서랍의 두 번째 칸을 연다. 깊숙이 남색 반지 케이스가 보인다. 사고가 있기 일주일 전부터 내가 사고 싶다고 노래를 불렀던 은색 반지 두 개가 나란히 꽂혀져 있다. 그날 그의 코트 주머니에서 발견된 것이다. 반지를 사고 스스로가 기특해서 신난 발걸음으로 내게 향하던 그의 모습이 그려져 우울해진다. 내가 받고 기뻐하는 모습을 보고 싶어 했을 텐데. 내 앞에 곤히 자고 있는 그의 모습이 보인다. 창섭아, 너는 어디로 여행을 떠날 거니. 차디찬 겨울바람에 그대로 몸을 실어버릴 거야, 아니면 찾아오는 봄 햇살에 새싹으로 돋아날 거야. 어떤 길을 택할 거니. 언제쯤 생명이 자라나는 봄으로 이사를 올 예정이니. 몇 번이나 되뇌고 곱씹어도 눈덩이의 크기는 줄어들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되려 구르면 굴릴수록 곁에 있는 눈이 묻어 더 크기를 키울 뿐이었다. 곧 입안에서 여러 번 굴려진 눈덩이가 묵직하게, 또 덤덤히 뱉어진다. 

" 네가 너무 보고 싶다. "

눈앞에 있어도. 너무 보고 싶다. 예전 내게 보이던 어린 소년의 미소를 다시 보고 싶다. 그냥 네가 정말 그립다.





 손에 습기가 없길래 나의 온기로 너의 마른 손을 쥔다. 창밖을 쳐다봤다. 올겨울 마지막 눈이 내린지 일주일 하고도 며칠이 지났다. 까만색 아스팔트 바닥에 회색깔로 더러워진 눈이 보인다. 겨울이 지고 있다는 신호였다. 창문 아래 선반에 놓인 화분에는 겨우내 강추위에도 불구하고 씩씩하게 자란 꽃이 찬란하게 색을 발산하고 있다. 예쁘네. 꽉 쥔 너의 두 손에 온기와 습기가 돌아온다. 




비로소, 완연한 봄이다.












반복재생


안녕하세요! 반복재생입니다. 

아니 그나저나 이렇게 분량도 소금인 글에 5포인트나 걸어서 죄송해요ㅠㅠㅠ

나름 열심히 쓴다고 쓴건데 똥손의 태생적 한계는 어쩔 수가 없나봅니다..하..

필명을 갖고 글잡에 글을 쓰는 게 처음이라 많이 서툴겠지만 열심히 해보겠습니다!

앞으로 잘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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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와ㅠㅠㅠ대박 너무 잘보고 가요
8년 전
반복재생
와 이렇게 댓글 달아주셔서 감사합니다!!ㅠㅠㅠ
8년 전
독자2
헣ㅠㅠㅠ 창섭아ㅠㅠㅠㅠㅠ잘 읽고갑니다!!!!
8년 전
반복재생
감사합니다!!ㅠㅠㅠ복 받으실 거예요ㅠㅠㅠ
8년 전
독자3
헐ㅠㅠ 잘읽고갑니다! 노래랑 너무 잘어울려요~~ㅜㅠㅜ
8년 전
반복재생
으아 감사합니다ㅠㅠㅠ열심히 하겠습니다!
8년 전
독자4
흐엉 창섭이가 얼른 일어났음 좋겠어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잘 읽고 갑니다 좋은 글 감사해요!♡
8년 전
반복재생
댓글 감사합니다!!♥사실 마지막에 봄이라고 한게 창섭이가 일어난다는 의미였는데 제가 글을 너무 의식의 흐름으로 썼나봐요..하핳(머쓱)
8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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