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
그.. 뭐더라.. 가끔씩 노래를 들으면 노래에 맞춰서 연기를 한다거나 그런 적 있지? 아니라도 있다고 해!! 쨌든 사건의 발단은 너탄이 틀었던 음악이었음.
오랜만에 김태형이랑 집에서 휴식을 만끽하던 너탄은 침대 위에서 뒹굴 거리며 나올 생각을 하지 않았음. 물론 옆에 같이 누워 있는 김태형도 마찬가지임. 역시 이불 밖은 위험해! 평소에 너탄은 노래를 틀어두는 걸 좋아했는데 이건 김태형과 있어도 해당하는 일이었음. 그 중에서 지금 흘러나오는 곡이 B1A4의 뭐 할래요, 라는 곡이었는데 이 곡에 내레이션 부분이 있다는 말임. 그리고 너탄은 이 노래를 들을 때마다 항상 그 내레이션을 따라함.
너탄이 핸드폰에서 시선을 떼고 김태형을 보면서
“어, 미안해요.. 제가 너무 늦었죠.”
이렇게 하면 김태형은
“왔으면 됐어요, 근데 우리 오늘 뭐 할래요.”
너탄의 깍지를 끼며 맞받아침.
“어.. 글쎄요?”
“그럼, 일단 따라와 봐요.”
그리고 진짜 너탄의 손을 잡고 침대에서 일으키고ㅋㅋㅋㅋㅋㅋ 하지만 너탄은 집순이기 때문에 앉아서 김태형을 보면서 이렇게 말함.
“근데 저는 침대 속이 더 좋아요....”
“그럼 우리 침대에 같이 누워 있어요.”
하면서 또 김태형은 받아쳐주고. 너탄 껴안고 뒤로 누워서 부둥부둥거리고... 하아.. 쓸 때마다 슬퍼지는 이유는 뭘까...
그렇게 뭐 할래요가 지나가고 너탄의 나이에 맞게 또 아이유의 스물셋이 나옴. 너탄은 스물셋을 좋아하지 않아 영상을 84584415번 돌려봤기 때문에 이 안무를 아주 잘 알고 있음. 노래가 나오자마자 너탄은 몸을 막 양 옆으로 흔들거리고 난리가 남. 하아.. 징쨩.. 짱 좋아... 이러고 있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알겠어요. 난 사랑이 하고 싶어.”
이 가사 안무가 손가락으로 하트 만드는 건데, 너탄도 이 부분 부르면서 손가락으로 하트 만들고 김태형한테 날려준 다음에 뽀뽀함. 아니, 김태형 평생 쓸 운 오늘 배팅하셨대요? 김태형은 또 마냥 좋아서 실실 웃음ㅠㅠ....
그리고 마지막으로 겁나 끈적한 아이유의 입술 사이가 나옴. 김태형은 은근히 기대를 하고 있음. 탄소가 또 뽀뽀해 주겠지? 이런 근본도 없는 기대...
“그대 윗입술에 빨간 나의 아랫입술이 닿을 때 쯤엔....”
김태형은 너탄을 보면서 입술을 내밀음. 하지만 너탄은 그렇게 쉽게 넘어갈 여자가 아님. 오히려
“제발 넘지 말아요. 두 입술사이 거린 아직까진 50cm.”
라고 하면서 고개를 뒤로 뺌. 또 이런 너탄의 행동에 김태형은 애가 타고~ 입이 마르고~ 너탄은 이런 김태형의 반응이 재밌기만 함. 노래는 끝을 향해 달려가고 너탄은 지긋이 김태형을 쳐다보다가 입술을 쭉 내밀음. 그리고 그걸 캐치한 김태형은 이때다! 싶어서 고개를 숙여서 너탄의 입술 위에 자기 입술을 문댐. 너탄의 손이 김태형의 허리로 가고.. 김태형의 손은 너탄의 목이라던가 그런 곳으로 가고....
그렇게 이 둘은 딥 키쓰를 했다고 합니다. 솔로인 작가가 이 글을 싫어합니다...
33.
너탄과 김태형의 사이에서 아주 크나큰 일이 있었음. 관계의 끝으로 번질 뻔한 일임. 일명 김탄소의 잠수 사건. 장장 2주 동안 김태형에게 연락을 1도 하지 않고 폰을 꺼두며 잠수를 타버린 거임. 김태형은 스케줄도 뛰어야지, 걱정도 되지, 아주 생활 리듬이 망가져버림. 그래도 스케줄은 철저하게 뜀. 표정관리는 멤버들이 옆에서 계속 꼬집으면서 주의를 주고. 이런 김태형 때문에 멤버들은 똥줄이 탐. 김탄소 얘는 왜 말을 안 하고 잠수를 타서 우리를 힘들게 하냐ㅠㅠㅜㅜㅠ
정작 잠수를 탄 너탄은 아무런 생각이 없었음. 이건 너탄이 일종의 병이라고 부르는 증세인데, 갑자기 탈주 뽕이 차오를 때 잠수를 타고 여기저기를 돌아다니는 거임. 물론 2주 동안 집은 한 번도 들어가지 않음. 너탄은 이럴 때 여행을 하면서 작사에 대한 영감을 상당히 많이 받는 편임. 사실 이 여행은 너탄에게만 좋은 거지 주위 사람들은 똥줄 타 미치는 거임. 결론은 지금 너탄은 전국을 여행 중이라는 사실^^.. 너탄의 친구들은 이런 일이 한두 번이 아니라서 아주 잘 알고 있음. 잘 받던 연락을 안 받으면 ‘아, 얘 또 뽕 찼나.’ 이러면서 아무렇지 않게 넘김.
하지만 김태형은 이런 너탄이 처음이라 속으로 안절부절 하고 있음. 내가 뭘 잘못 했나ㅜㅁ? 탄소가 헤어지자고 시위하는 건가? 흐에엥ㅜ 난 탄소 없으면 안 돼ㅜㅜㅜㅜㅜㅜ 탄소야 내가 잘모태써ㅜㅜㅜㅜㅜㅜ 너탄의 자취방에도 들렸지만 자취방은 이미 싸늘한 정적만이 감돌고 있고. 이쯤 되면 태형이가 불쌍해 보인다.... 탄소야, 네가 잘못했네...
이런 김태형의 뒤집어지고 있는 속을 모르는 너탄은 아주 즐겁게 여행 중이십니다! 광주도 가고, 대구도 가고, 대전도 가고, 부산도 가고. 그냥 생각나는 곳에 다 가고 있음. 자 부산의 바다여! 랄랄랄랄라!!!!!!!!! 기름값도 그만큼 어마어마하게 나갔지만... 너탄은 저작권료가 있으니 다이죠부. 그렇게 신나게 여행을 하다가 한 12일째 정도 됐을 때, 갑자기 김태형의 존재가 생각이 난 거임. 바다에서 사진 찍고 있던 것도 다 때려치고 차로 바로 돌아와서 꺼놨던 핸드폰을 다시 킴. 부재중과 카톡 그리고 엄청난 문자의 양에 너탄은 눈을 수없이 깜빡임. 이게 정녕 제 핸드폰이 맞으세요..? 부재중 100통을 가볍게 넘겼고 문자와 카톡은 이미 포화상태임. 주로 김태형이 연락을 했지만 사이사이에 멤버들의 연락도 끼어 있었음. 너탄은 그걸 보고 바로 좆 됐다고 생각을 함. 이번 인생은 망한 것 같습니다. 탈주하겠읍니다.
너탄은 손을 부들부들 떨면서 김태형이 보낸 문자들과 카톡들을 읽음. 어디야, 왜 연락이 안 돼, 걱정되잖아, 김탄소 너 진짜 이럴 거야?, 내가 뭐 잘못했어?, 등등. 너탄의 머릿속에선 탈주와 석고대죄밖에 떠오르지 않음. 그것들을 전부 읽고 너탄은 심호흡을 함. 내가 돌아가서 싹싹 빌어야겠구나. 일단 연락을 하자.... 너탄은 통화 버튼을 누르고 신호음이 가는 걸 기다렸는데.. 신호음이 전부 다 가기도 전에 김태형이 전화를 받아버림.
“여, 여보세요....”
- 김탄소
“예, 탄소입니다....”
- 너 진짜 미쳤어?
“네.. 제가 미친 거 같습니다...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습니다..”
- 도대체 핸드폰은 왜 꺼둔 건데
“제가 어쩌다 한 번 가출하는 병이 있어요...”
- 그래서 너 지금 어디야
“저 지금 부산의 바다...”
- 진짜....
“죄송합니다.. 제가 조리돌림을 당해도 싸요...”
- 지금 당장 올라와 연습실에서 기다릴 테니까
“알겠습니다...”
너탄은 시동을 걸고 바로 서울로 올라감. 올라가면서도 계속 아 어떻게 하지? 개 화났나 봐... 그렇지 난 조리돌림을 당해도 존나 싸지.. 이런 생각만 하고 있음. 솔직히 이 일은 전적으로 너탄의 잘못이기 때문에 너탄도 속으로 똥줄 타고 있음. 나는 왜 이런 병이 있어가지고 이 지랄이야ㅜ
그렇게 몇 시간을 열심히 달려서 빅힛 소속사 앞으로 옴. 그리고 너탄은 제 발로 지옥에 들어가는 기분을 떨칠 수가 없었음. 시부럴 태형 오빠한테 뭐라고 하냐... 난 이제 망했다.. 인생은 역시 탈주가 제격이지.. 그렇게 너탄은 소속사 안으로 들어가 김태형이 기다리고 있는 연습실로 감. 아, 쟤가 우리 엄마보다 더 무서워... 가면서 짤막한 감상도 붙임.
“저 왔습니다...”
“.....”
너탄은 연습실에 들어가 문 옆에 가만히 섰음. 김태형은 바닥에 앉아서 가만히 너탄을 보고 있음. 그리고 너탄은 무서워 디질 거 같음. 난 이제 망했다.
“김탄소.”
“네....”
“왜 연락을 한 번도 안 했어?”
“제가 뽕이 차면 돌연 잠수 타는 병이 있어요...”
“내 생각은 한 번도 안 했어?”
“....”
“너 날 좋아하긴 해?”
“....”
“...왜 대답을 안 해. 정말 안 좋아하는 거야?”
“아니 그게 아니고...”
“그게 아님 뭔데.”
“대답할 분위기가 아닌 거 같아서...”
“난 2주 동안 걱정돼서 미치고 팔짝 뛸 노릇이었는데.”
“....”
“너한테는 내가 없는 그 2주가 아무렇지 않았나 보다.”
솔직히 너탄은 울고 싶었음. 너탄이 잘한 건 없지만 이 분위기가 너무 무겁고 무서워서 금방이라도 울 것 같았음. 하지만 이 상황에도 자존심이라는 게 제 존재를 알려서 입술을 꾹 다물며 참았음. 그래서 입술에선 벌써 피가 나고 난리가 남.
“탄소야.”
“응...”
“우리 그만할까?”
“....”
무릎 꿇고 싹싹 빌어도 모자란 상황이지만 너탄은 김태형의 말에 아무 말도 할 수가 없었음.
솔직히 김태형에겐 자신과 헤어지는 편이 이득이라는 생각이 항상 어느 곳에서 자리하고 있었음. 말하자면 너탄의 연애는 항상 확신으로 가득 찬 연애가 아니었음. 언제나 김태형한텐 나는 오빠 믿어, 항상 믿는다니까, 하고 말하지만 언제 들킬지 모르는 상황과 많은 여성들과 부딪힐 수밖에 없는 근무 환경, 끊임없이 드는 불안감. 너탄은 티를 내진 않았지만 항상 속에서 그런 생각을 하고 있었음. 나랑 사귀는 것보다 김태형이 활동에 집중하는 편이 더 좋지 않을까, 나보다 좋은 사람들이 주위에 훨씬 많은데 나랑 헤어지는 게 더 김태형의 미래에 좋지 않을까. 일반인과 연예인의 연애는 역시 무리였지? 하는 생각들이. 잘 누르면서 억제하고 참아왔는데 조금이라도 건들면 터질 것 같아서.
“왜 아무 말이 없어.”
“....”
“나랑 대화하기 싫어?”
“....”
“탄소야.”
“...응.”
“이리 와봐.”
김태형의 말에 너탄은 천천히 앞으로 걸어감. 김태형은 너탄의 손목을 잡고 자기 앞에 앉힘. 그리고 너탄을 껴안음. 너탄은 정말로 울 것만 같았음. 내가 이렇게도 못된 사람이었구나, 내가 위로를 해주긴 커녕 위로를 받고 있구나.
“탄소야.”
“응.”
“할 말 없어?”
이에 너탄은 김태형의 목 언저리에 고개를 묻음. 그리고 웅얼거리며 말함.
“내가 잘못했어.”
“그리고?”
“나는... 헤어지자는 말에 뭐라고 답해야 할지 모르겠어...”
“....”
“난 불안정해. 이렇게 잠수 타는 일이 몇 번이 더 있을지도 몰라.”
“....”
“그리고 언제나 불안해. 항상 오빠를 믿지만 믿지 않아. 나는 오빠와의 관계가 전부 확신과 신뢰로 이루어졌다곤 말 못하겠어.”“....”
“오빠 주위엔 나보다 좋은 사람이 널리고 널렸고, 나랑 헤어지는 편이 더 좋을지도 몰라. 팬들에게도, 오빠의 미래에도 그게 더 좋을지 모르지.”
“탄소야.”
“난 그래서 헤어지자는 말에 답을 못 하겠어.”
김태형은 너탄의 말을 끝으로 더욱 세게 너탄을 껴안음. 그러면서 우리 탄소가 그랬구나, 항상 불안했구나, 하면서 등을 쓸어줌.
“하지만 탄소야, 나도 항상 불안해.”
“....”
“언젠가 기자들에게 들켜서 네가 우리 팬들에게 욕을 먹을지도 모르는 일이고, 나는 항상 스케줄 때문에 너를 다른 연인들처럼 잘 챙겨줄 수가 없으니까.”
“....”
“나는 그래. 다른 연인들처럼 너랑 계속 함께 있고 싶고, 데이트도 가고 싶고 그런데.... 내가 네 발목을 잡고 있는 게 아닌가 싶기도 해.”
“오빠 울지 마.”
“너나 울지 마세요.”
“...오빠.”
“응.”
“우리 헤어지지 말자.”
“그래, 헤어지지 말자.”
“내 욕심인 걸 알지만 나는 오빠가 계속 내 옆에 있어줬으면 좋겠어.”
“나도 그래.”
“정말, 정말로 내가 오빠를 사랑하는 거 같아.”
결과적으로 너탄과 김태형에게는 그다지 좋지는 않지만 좋은 일이었음. 이 일이 있고서 서로에게 솔직해졌고, 이게 불안감을 신뢰감으로 바꾸는 시발점이 되었기 때문임.
-
너무 늦어서 죄송합니다... 저 쓰차 먹었오... 헤헤..
이제 다음화가 마지막일 것 같습니다. 물론 번외도 있지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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