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업이 끝나고 가방을 챙기며 내 뒤에 앉아있는 나나세에게 말했다.
“나나세, 오늘은 전학생이랑 같이 갈게.”
“엑? 왜?”
“쟤가 치즈 빵 사 준데.”
“아, 그래? 그럼 한 3봉지 뜯어 먹어.”
“조언 고마워.”
“응! 라인 하고!”
역시 나나세는 단순해. 이래서 나랑 친구인 거겠지? 나는 멍하니 서있는 민윤기를 툭툭 치고 말했다.
“야, 가자.”
“어.”
어딜 갈지는 벌써 다 정해두었다. 수업시간에 공부는 안 하고 공책에 이것만 끄적이고 있었거든. 물론 민윤기가 먼저 제안한 거다. 난 너의 수업을 책임질 의무가 있다고 말하니 필요 없다는 박력 넘치는 답변에 감동받아 여러 곳을 끄적였다. 그래봤자 마지바랑 편의점이다. 마지바의 바닐라 셰이크가 그렇게 맛있다면서?
신발을 갈아 신고 교문을 통과하며 민윤기에게 말을 붙였다. 이렇게라도 안 하면 분위기에 압도당해서 존나 쭈그리가 될 것만 같았다. 물론 지금도 쭈그리다. 내 옆에 있는 민윤기가 존나 무섭다. 그렇다, 난 찐따였던 것이다.
“그거 머리 천연이야?”
“아니, 탈색.”
“그렇구나.”
난 또 혼혈이라도 되는 줄 알았잖아. 그럼 그렇지.
“원래 그렇게 말이 없어?”
“좀 그래. 그러니까 네가 말을 많이 해야 해.”
이건 ‘네가 말을 하지 않으면 내가 해야 하기 때문에 존나 잉여스럽고 찐따 같은 네가 말을 해.’를 함축해둔 걸까?
뭔진 모르겠지만 존나 따라야겠다. 쌤! 민윤기 무서워요! 덜덜쓴....
그렇게 산 넘고 물 건너...가 아니고 신호등 한 번 건너고 좀 걷다 보니까 그 유명한 마지바가 나왔다.
마치 농구하는 게이들 중 물색머리에 존재감이 영혼 같은 아이가 올 것 같이 생겼지만 개 무시하고 들어간다.
“뭐 먹을래?”
자리에 앉아 민윤기에게 물었다.
“아무거나.”
이것은 분명 ‘난 분명 아무거나라고 말 했지만 맛없는 걸 사 온다면 널 매장시키겠다.’라는 의미겠지?
시발 그냥 기본 버거 머겅. 한 번 머겅, 두 번 머겅, 세 번 머겅, 계속 머겅.
“바닐라 셰이크 M으로 두 잔이랑 데리야끼 버거 2개요.”
“네, 조금만 기다려주세요.”
그리고 얼마 안 있고 셰이크 두 잔과 버거 2개가 나왔다. 속도가 LTE다. 내 핸드폰보다 빠르다. 여기 정말 좋은 곳이구나..! 감동했다.
마쿠도나르도고 로떼리아고 나발이고 마지바 최고;
“민윤기야 먹어.”
“그냥 윤기라고 해라.”
“그래 윤기야.”
만난 지 하루도 안 됐는데 벌써 요비스테라니, 너 정말 친화력이 나나세 같구나? 물론 욕이 아니고 칭찬이야. 그러니 돌은 내려둬.
“맞아, 나 혼자 전학 온 게 아닌데.”
“뭐?”
“나머지 6명은 다른 학년이랑 다른 반.”
“그럼 다 같이 살아?”
“어.”
“와, 대가족이구나.”
“아니 가족은 아니고. 그냥 친구랑 동생들.”
“그게 그거지.”
“그런가.”
6명이 더 있다니, 무슨 오소마츠들에다 플러스알파 한 것도 아니고.
맞아, 그러고 보니 우리 집 근처에 니트인 여섯 쌍둥이가 살고 있다고 했는데, 성이 마츠노는 아니겠지. 나중에 이사 왔다고 구라치고 떡 돌려야지.
아, 여긴 한국이 아니구나.
“바닐라 셰이크 맛있지?”
“응. 맛있네.”
“나나세가 알려줬어. 걘 맛집만 알더라. 학교 공부는 쥐뿔도 안 하는 주제에.”
“나나세?”
“내 뒷자리에 앉아있던 친구.”
“아, 그 여자애.”
“원래 걔가 내 옆자리였는데 네가 와서 뒤로 쫓겨났어.”
“유감이네.”
“그렇지.”
이런 담담한 반응! 너무나 좋아!
우리 나나세 반응은 존나 병신 같단 말이지. 나도 이제 정상적인 친구, 아니 아니지... 난 셔틀이잖아... 그렇지... 속으로 눈물을 뚝뚝 흘리며 바닐라 셰이크를 마셨다. 이거 진짜 맛있다. 언니 앞에서 마셔야지. 존나 골려줄 것이다.
“윤기야.”
“왜.”
“우리 친구 하자.”
“그래.”
“나중에 가서 싫다고 나 빵셔틀로 전락시키기 없기야.”
“드라마 봤냐?”
“아니, 소설.”
“그런 거 같더라.”
하하, 칭찬받은 건가? 기분이 매우 좋군! 좋아, 이 기분을 이어 민윤기를 집에 데려다줘야지. 일단 내 햄버거 다 먹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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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번은 재미없네요. 노잼이다. 하아....
맞아 태형이랑 일반인 애인은 이제 35만 쓰면 올라옵니당. 34는 방금 썼지!!! 예에!!!
아 외전도 써야 하는..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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