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융낭 전체글ll조회 514l 1
등장인물 이름 변경 적용

 

 

 

 

 

 

 

 

"어, 도경수야- 저기 너네 사촌누님같은데?"

 

 

 

 

늦은 저녁에 야자를 마치고 종대와 집을 가던 중에 사촌누나의 SOS 요청에 대학로에 갔다. 종강모임이 끝났는데 자기 친구가 너무 취했으니까 와서 도와달라는 내용이었다. 사실 너무 추워서 내가 거길 왜 가냐고 했는데 옆에 있던 종대놈이 가겠다고 하는 바람에 자의가 아닌 순수 타의 100프로로 이곳에 와버렸다. 종대가 가르킨 곳에는 누나와 누나의 술 취한 친구가 있었다. 그냥 길 건너편에서 보는데도 자기 몸을 스스로 가누지 못할 정도라서 사촌 누나가 나를 부른 이유를 조금은 알 것도 같았다.

 

 

 

 

"누나!!"

 

 

"어머, 종대야!!!"

 

 

 

 

 

만인에게 다정한 종대는 누나에게 이쁨을 받았다. 그래서인지 야자를 끝내고 온 동생인 나보다도 종대에게 먼저 반응을 하는 누나였다.

"도경!!!!! 뭐하고 있어!!! 빨리와봐 쫌!!!!!"

 

 

 

 

무서운 이중인격자같은...

 

 

 

 

 

 

 

 

 

"아니, 대체 얼마나 드셨길래 이렇게 취한거야?"

 

 

"아 몰라- 이렇게까지 술에 약한 애는 아닌데, 아무튼 얘 좀 업어볼래?"

 

 

"뭐라고?"

 

 

"업어봐 그냥"

 

 

"뭘 업기까지해- 택시 타 그냥-"

 

 

"야!! 땅을 파면 택시 탈 돈이 나온다니? 어차피 너네 집이랑 비슷한 방향이야"

 

 

"뭐? 그럼 누나는"

 

 

"나도 집에 가야지"

 

 

"아니, 누나친구는 내가 업어서 데리고 가라고?"

 

 

"응"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나도 어쨌든 남잔데?"

 

 

"미친. 내가 문자로 얘네 집 비밀번호 보내놓을테니까 어서 업고 가기나 해라 고딩아? 종대야! 종대는 이 누나랑 갈까?"

 

 

"아! 좋죠- 경수야 낼 보자"

 

 

 

 

 

 

 

 

 

 

 

 

 

 

 

 

 

 

처음 보는 사촌 누나의 친구를, 술에 완전히 취한 친구를 업고 별 수 없이 길을 걸었다. 교복을 입은 학생이 여자를 업고가는 모습이 신기했는지 힐끔거리며 쳐다보는 사람들이 많은 금요일의 밤이었다. 안 무겁다면 거짓말이고, 매일 춤 연습을 하느라 썩 좋은 못한 허리였는데 아무래도 내일은 파스를 붙이고 등교를 해야 할 것만 같은 불안감이 들었다. 자꾸 흘러내리려는 누나의 친구를 다시 한 번 들쳐업자 '윽-'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머...야아.......아....머리아프...."

 

 

 

 

"아,안녕하세요- 저,저는.."

 

 

 

"으응? 말타구있는곤가? "

 

 

"아 저는 말이"

 

 

"이랴앗!!!!"

 

 

 

 

 

 

 

 

 

 

정말, 나에게 있는 모든 인내심을 끌어 쓴 순간이었다. 나를 말로 취급한 이상한 누나였다. 내 양 귀를 잡고 끌어당기기도 하고 갑자기 목을 졸라오며 '으헤헤'라는 괴상한 소리를 내며 웃기도 했다. 그러다가는 갑자기 '하쿠야 하쿠야- 보고시폭흐ㅇ후을' 라며 대성통곡을 하기도 하다가 집 근처에 도착할 때쯤 되니 적절한 코골이와 함께 곯아떨어진 지 오래였다. 비밀번호를 누르고, 이상한 누나를 침대에 눕힐 때까지도 이 짓을 하고 있는 내가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그리고 아무리 내가 사촌 동생이라지만 자기 친구의 집 비밀번호까지 알려주는 사촌 누나가 괘씸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쿠우.....가지마아....."

 

 

 

 

 

 

아까부터 하쿠,하쿠. 대체 하쿠라는 놈이 누구길래 이렇게 잠꼬대를 해대는 건지 궁금했다. 일본사람인가? 남자친구? 내가 궁금해할 건 아니지만 내 바지를 붙잡고 하쿠를 찾아대는 이상한 누나때문에 30분을 더 소비해버리고 집에 왔다. 집에 돌아와서 허리에 파스를 붙이고 침대에 누워있으니 계속 이상한 누나가 생각났다. 하쿠라는 사람을 찾아대던 그 이상한 누나. 혹시나 싶어 핸드폰에 하쿠를 찾아보니 나오는 건 일본 유명 애니메이션. 어쩐지 책상 위에 올려져있던 피규어를 본 것도 같은 느낌이다.

술에 취해서 찾아대는 사람이, 아니지 찾아대는 게 애니메이션 캐릭터라니. 사촌 누나만큼이나 이상한 사람이다. 그런데 한 번 올라간 입꼬리는 내려올 생각을 하지 않았다.

 

 

 

 

 

 

 

 

 

"얘가 성이름! 도경수 너 약속 지켜라"

 

 

 

그 후로 사촌 누나가 귀찮아 할 정도로 이상한 누나에 대해 물어봤다. '고딩이..공부나 해!' 라며 무시하다가 나의 끈질긴 집착에 결국 이름 누나를 소개받을 수 있게 되었다. 그 이후로 일부러 야자 끝나고 이름 누나가 알바하는 곳에서 서성이다가 집을 같이 가는 등, 많은 노력 끝에 좀 더 가까워 질 수 있었다. 그렇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는 생각에 누나와 같은 학교를 다니기 위해 노력을 했고 결과 발표가 나올 때까지 누나를 만나지 않았다.

 

 

 

 

 

 

 

 

 

 

개강모임을 하는 곳에서 누나를 다시 만났다. 오랜만에 보는 누나가 반가웠지만 너무 티를 내면 나를 동생으로만 여길까봐 최대한 감정을 억누르고 대했다. 문제는 김종대 녀석이 누나의 직속 후배가 되었다는 점이다. 가뜩이나 과가 다른 것도 짜증나는데 테이블이 떨어져 있어서 그 둘이 무슨 얘기를 하는지, 누나가 왜 웃는지 모르겠어서 타는 마음에 물컵에 소주를 채워 마셨다. 순간 김종대가 몸을 돌려 나를 흘끗 쳐다보고는 누나에게 뭐라 말하자 고개를 끄덕이며 미소를 짓는 누나의 모습에 내가 술을 마시는 지 불을 마시는 건지 모를만큼 뜨거워지는 식도를 느낄 수 있었다.

 

종대놈은 점점 누나랑 가까워졌고, 나는 최대한 누나와 만날 수 있는 시간을 가지기 위해 노력을 했다. 조모임을 끝내고 둘이서만 술을 마신다는 말에 나 역시도 조모임을 가지던 중에 집에 급한 일이 생겼다는 거짓말까지 치면서 그 둘에게 달려가곤 했다. 그리고 항상 술 취한 누나를 집에 데려다 주는 것 또한 내 몫이었다. 내 마음을 알고있는 종대는 '너도 참 어지간하다'라는 말을 하곤 했다. 그럴 때마다 눈치가 없는 여자를 좋아한 벌이라며 답했다. 사실은 너무 초조했다. 간혹 종대에게서 누나가 소개팅을 한다더라 하는 등의 말이 들려오면 가슴이 답답해서 잠을 자지도 못했다. 종대놈은 '고백해! 사내라면 직진!' 이라며 옆에서 떠들어댔지만 오히려 이름 누나라서 고백을 못하는 마음이 컸던 것 같다. 차라리 그냥, 평생 이렇게 지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은 생각이 들어서.

 

 

나의 안일하고 한심한 태도는 결국 누나를 잃게 만들었다. 군대에 가 있는동안 남자친구가 생겼다고 말하는 누나에게 유치한 태도를 보이고 말았다. 물론 그 새끼의 소문이 안 좋은게 사실이긴 했지만 남자의 질투가 한 스푼 추가되니 더 유치하게 대할 수 밖에 없었다. 그 때 처음으로 화를 내는 누나에게서 나는 결국 친구의 사촌동생일 뿐이라는 생각이 들어 좌절하고 말았다. 그 이후로는 종대를 통해서만 누나의 소식을 들었다. 그 새끼랑 헤어졌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는 탈영이라도 하면서 패주고싶다는 생각이 간절했고, 누나가 아팠다는 소식을 들으면 나도 똑같은 병명으로 아프기도 했다. 내가 제대할 무렵 누나는 졸업을 했고, 나는 유학을 준비했다. 누나때문에 다닌 학교였으니까.

 

 

 

시간이 지나면 분명 다시 만날거다.

좀 더 근사한 남자, 멋진 남자가 되어서.

 

 

 

[EXO/EXO] D, 그날의 이야기 下 | 인스티즈

 

 

 

 

 

 

 

 

 

 

 

 

 

 

 

 

 

 

"어머, 캡!!! 뭐에요- 왜 어제랑 옷이 똑같은거에요?"

 

 

 

 

 

 

 

 

 

 

 

 

 

도경수가 , 아니 저기 앉아있는 저 도맴이 나에게 집에 들러 옷을 갈아입을 수 있는 자비를 베풀어 주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차마 말할 수 없었다. 아직도 옆에서 나는 선배가 옷을 안 갈아입고 온 건 처음봤다고 호기심이 어린 눈으로 바라보며 떠들어대는 사랑스러운 후배님이 있었다. 너무 피곤해서 늦잠을 자는 바람에 그랬다는, 그 누구도 믿지않을 핑계를 대며 후배의 의자를 발로 밀어서 상황을 종료시키긴 했지만, 솔직히 너무 찜찜한 건 사실이다.

 

 

 

 

[EXO/EXO] D, 그날의 이야기 下 | 인스티즈

 

"30분 후에 회의하겠습니다"

 

 

 

 

 

 

세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더니, 여전히 머리를 쓸어넘기는 버릇을 가진 경수는 문을 열고 나오면서 머리를 쓸어넘겼다. 본인은 모르겠지만 그런 행동 하나하나에 쓰러지는 여직원들에 대한 배려따위는 전혀 없었다. 문제는 그런 여직원들의 범위에 자꾸 속하려고 하는 내 마음이었다. 언제부터인지는 모르겠지만 경수의 사소한 행동 하나하나에 내 감정이 반응을 하고 있었다. 경수가 고등학생일 때부터 봐서 그저 남동생의 느낌이 많았는데, 시간이 흘러 연회장에서 만난 경수는 동생이 아닌 그냥 남자였다.

 

 

 

 

"아, 그리고 성주임님. 잠시 제 방으로 오시죠"

 

 

 

 

 

 

 

 

 

 

 

 

 

 

 

 

"저,저..왔는데요.."

 

 

 

[EXO/EXO] D, 그날의 이야기 下 | 인스티즈

 

".........속은"

 

 

 

 

"네?"

 

 

 

"속은 괜찮냐구요"

 

 

"아...아...네...뭐..."

 

 

 

"괜찮을리가 없지"

 

 

 

"괘,괜찮습니다. 아주 좋은걸요"

 

 

 

"이거 마셔요- 블라인드 내렸으니까 거기 앉아서 다 마시고 가요"

 

 

 

 

 

 

경수가 나에게 건넨 건 숙취 해소에 좋은 약과 적당한 온도로 식어있는 아메리카노였다. 항상 술 마신 다음날에는 아메리카논 마셨기에 반가운 마음이 들면서도 얘가 왜 갑자기 이런 친절을 베푸나 싶어서 어정쩡하게 서있자 갑자기 일어나서 내 등을 밀어 의자에 앉히는 경수였다.

 

 

 

"이,이걸 왜.."

 

 

 

[EXO/EXO] D, 그날의 이야기 下 | 인스티즈

 

 

"누나 항상 술 마신 다음날에는 커피마셨잖아"

 

 

 

 

 

 

 

 

 

 

 

 

 

 

 

 

 

 

 

 

 

 

요새 도경수의 행동에 나는 하루 수십번씩 롤러코스터를 타는 기분이다. 계속 구박만 받아온 내가 갑작스런 도경수의 친절함에 어떻게 반응을 해야할 지 모르기 때문이다. 다른 직원들도 나와 경수가 학교 선후배 사이라는 거는 알았지만 이렇게 친하게 대해오는 도경수의 모습은 처음이었기에 우리 둘에게 보내는 의구심 가득한 눈빛을 이겨낼 수가 없었다. 특히, 내 옆자리에 앉은 후배는 더욱 심했다.

"성캡!! 도맴이랑은 무슨 사이..?"

"도맴이란 뭐, 그렇고 그런 사이였어요?"

"선배 도맴이랑 사귀는거에요?"

 

 

 

 

 

그러나 이 모든 질문에 내가 대답할 수 있는 건 '아니야 그런거' 뿐이었다. 나도 물어보고 싶다 왜 갑자기 태도를 바꿨는지. 종대에게 물어봐도 '행동개시 했네요. 그냥 두고봐요. 아니다, 난 도경수 편 아님. 친구를 모텔방에 던져놓고 가는 놈은 친구 사절임' 라고 쓸데없는 말만 늘어놓았다.

 

 

 

 

 

[EXO/EXO] D, 그날의 이야기 下 | 인스티즈

 

"누나, 밥 먹었어요?"

 

 

 

 

갑자기 누나라며 불러오는 경수에 놀라 주위를 둘러보니 다행히 대부분 퇴근을 한 상태라 들은 사람은 없어보였다. 옆에 서있는 경수를 올려다보니 어깨를 으쓱 하며 주차장에 있을게요 라는 말을 하고는 사무실을 빠져나갔다. 아, 진짜. 대체 왜 이러는지, 신종 괴롭히는 방법인지..머리에서는 위험을 감지하는 신호를 쏴대지만 20살의 경수보다 더 남자다운 경수에게 떨리는 심장은 철통보안이었다.

 

 

 

 

 

 

 

 

 

"어......?"

 

 

"오랜만이다- 그죠?"

 

 

"우와.. 안그래도 가끔 생각났는데!"

 

 

 

 

경수가 나를 데리고 온 곳은 학교 다닐 때 자주 가던 학교 근처 국밥집이었다. 그 무엇도 달라지지 않았지만 달라진 게 있다면 32살의 나와 30살의 경수. 더 이상 백팩이 아닌 각자 서류가방과 핸드백을 든 우리. 그리고 남자와 여자로 만난 듯한 묘한 공기

 

 

 

"여기 진짜 자주 왔었는데, 여전하네-"

 

 

"그러게요"

 

 

"국물 맛도 여전하다. 진짜. 잘되는 집은 다 이유가 있다니까? 그치?"

 

 

"네, 그러네요"

 

 

"종대도 불러서 같이 올 걸 그랬다, 종대가 여기 국밥이라면 진짜-"

 

 

"그만"

 

 

"...응?"

 

 

"김종대 얘기 그만해요"

 

 

"........응? 아니 난 그냥"

 

 

 

[EXO/EXO] D, 그날의 이야기 下 | 인스티즈

 

"질투나니까"

 

 

 

 

 

 

 

 

지금 내가 제대로 들은 게 맞나? 질투라니. 왜? 왜 내가 종대 얘기를 하는데 지가 질투를..... 그리고 아무일 없었다는 듯이 국밥을 먹는 건 또 뭔데. 경수의 말에 놀라서 국밥을 뜨던 숟가락이 허공에 멈춰있자 그 밥 위에 깍두기를 올려주며 '먹어요- 국 다 식겠다' 라고 말하는 경수였다. 분명 간접고백 같은 걸 한 것 같은데. 다시 국밥을 먹는 경수를 보니 무슨 생각으로 말을 한 건지 도통 알 수가 없었다. 그게 무슨 말이야 라고 물어볼까? 더 이상의 부연설명이 없는걸 보면 내가 지금 생각하는 게 맞는건가.

 

 

 

"아하하..야.. 질투는 무슨.. 그,그런 말 하는거아니야. 오해한다-"

 

 

 

 

 

 

 

 

[EXO/EXO] D, 그날의 이야기 下 | 인스티즈

 

 

"오해하라고 하는 건데. 식어요- 어서 먹어요"

 

 

 

 

 

 

 

 

 

 

 

 

 

 

 

 

 

 

 

 

 

 

 

 

 

 

 

 

 

 

 

 

 

 

 

 

 

 

오해했다. 아니 오해하고 싶어서. 그래서 나는 여전히 오해한 채로 경수를 대하고 있다. 경수는 나의 이런 오해에 더욱 불을 지피려는 듯이 직원들 몰래 커피를 올려둔다거나 가끔 본인 방으로 불러서 소파에 앉아 쉬게해준다거나 아니면 퇴근할 때 집에 데려다는 주는 등의 행동을 하고있다. 19살의 경수도 그랬고, 20살의 경수도 그랬다. 그리고 지금 2016년, 30살의 경수도 같은 행동을 하고 있다. 학생일 때 잠깐 의심한 적이 있던 경수의 호의였다. 이러면 모든게 맞아떨어진다. 경수는 나를 좋아했다. 그리고 지금도 나를 좋아하는 게 틀림없다. 나는 그런 경수를 마냥 동생으로만 대했고 남자친구가 생겼다는 둥. 남친 편을 들기만 했었다. 비록 오래 가지 못했지만.

 

2016년의 나는 다르다. 경수의 호의 하나하나에 반응을 한다. 그리고 오해를 한다. 굳이 오해를 풀고 싶은 마음은 없다. 단지 내가 오해하고 있는 이 감정들이 진짜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을 뿐이다. 종대는 알고 있었을 것 같은 마음에 오랜만에 얼굴을 보기로 했다. 물론 경수는 빼고.

 

 

 

 

 

 

 

"선배!"

 

 

"어, 일찍 왔네?"

 

 

"아 진짜, 선배 덕에 살았어요. 엄마가 선 보라고 자꾸 잔소리하는데 진짜 선배 연락받고 회사에 급한 일 있다하고 도망나왔죠"

 

 

"급한 일은 맞아, 회사 일은 아니지만"

 

 

"뭔데,뭔데요. 도경수가 선배 막 괴롭혀요?"

 

 

"아니. 오히려 정반대야"

 

 

 

 

 

 

 

 

 

 

 

종대에게 그간의 일을 모두 말해주었다. 흥미롭다는 표정으로 듣더니 어느 순간부터는 그럴 줄 알고있었다는 듯한 표정이었다. 역시. 김종대는 알고 있을 줄 알았다. 그에 비해 종대는 어떻게 그걸 이제서야 알았냐며 타박하기 시작했다. 말을 안하는데 내가 어떻게 아냐고. 젠장

 

 

 

"걔 원래 우리 학교도 지원하는 거 아니었어요, 선배도 알겠지만 걔 머리도 좋잖아요. 더 좋은 데 갈 수 있었다는 뜻이죠."

 

 

 

 

 

종대의 이야기를 들으면 들을 수록 정말 나라는 인간에 대한 회의감이 느껴졌다. 세상에..

 

 

 

 

 

"푸핫, 맞다. 그리고 걔가 엄청 질투했어요. 나를. 도경수가 김종대를 질투했다고요. 와 진짜 아마 그날은 일기도 안쓰는 내가 집에 가서 메모까지 해놨다니까? 나한테 막 와서 이름 누나랑 친하게 지내지마라, 적당히 해라. 이러는데.. 내 친구지만...너무 귀엽고..큭...짠하고... 정말 내가 선배한테 알려주고 싶었는데-"

 

 

"알려주지 그랬어!!!"

 

 

"성이름 선배님. 이 후배는 선배님을 위해서 엄청 많이 힌트를 드렸답니다"

 

 

"......내가 등신이구나"

 

 

"선배랑 나랑 술 마시고 있다그럼 지 할 일 다 제쳐두고 쫓아왔던 놈이에요"

 

 

"응..."

 

 

 

"그 정도로 엄청 좋아했다구요, 선배를"

 

 

"하...그만 얘기해..정말 죄책감이 들어서-"

 

 

 

 

 

 

 

 

 

 

 

 

 

 

"그럼 벌 받아야겠네요"

 

 

 

 

 

 

 

 

 

 

 

 

갑자기 내 등 뒤에서 들려오는 낯익은 목소리에 놀라 몸을 돌리니

 

 

[EXO/EXO] D, 그날의 이야기 下 | 인스티즈

 

 

 

 

 

 

 

 

 

"겨..경수야.."

 

 

"오!!! 승자여 왔는가"

 

 

 

 

 

경수가 있었다. 매일 격식있게 차려입은 모습만 보다가 맨투맨에 바지를 입고 나타난 경수를 보니 대학생 도경수를 다시 보게 된 것 같아 반가움과 동시에 그 때의 경수에게 한없이 미안해지는 나를 볼 수가 있었다. 경수는 언제나 그랬듯 내 옆의 의자를 빼고 앉으며 종대와 하이파이브 비슷한 인사를 하고 컵에 물을 따라 내 앞에 놓아주었다.

 

 

 

 

 

"내가 질투난다고 그랬잖아요"

 

 

"어?"

 

 

"아, 진짜 도경수. 너 이제 대놓고 하는거냐? 하긴 진즉 이랬어야지만,.. 그래도 야..나 좀 배려해주지?"

 

 

"내가 널 왜 배려해. 네가 나라면 널 배려하고 싶겠냐?"

 

 

"와..도경수..   선배 이것봐봐요. 이새끼 본성이 이렇다니까. 선배도 처음에 엄청 욕했잖아.읍!"

 

 

"아하하하 조,종대야. 너,너 선 보러 가야한다고 하지 않았어?"

 

 

 

물론 처음 도경수가 내 상사로 왔을 때 좀 씹었던 건 사실이지만, 지금 그걸 말할 상황이 아닌 것 같아 다짜고짜 앞에 놓은 당근 조각을 종대의 입에 넣어버렸다. 억울하다는 듯한 표정의 종대와 종대의 입으로 향한 내 손을 잡아 내리는 경수가 있었다. 당근을 씹던 종대는 '에잇 드럽다-나도 선이나 봐야겠다' 라 말하더니 좋은 시간 보내세요, 도경수 화이팅을 외치고 자리를 떠나버렸다. 아씨.. 김종대... 하필 지금.. 그리고 여전히 내 한 손은 경수의 손에 잡혀있었다.

 

 

 

 

 

 

 

 

 

 

 

 

 

 

 

 

 

 

"저..겨,경수야.. 손..."

 

 

 

"싫어요, 그냥 잡고있을래요"

 

 

 

"어,어..그,그래.."

 

 

 

"선배."

 

 

"어? 어.."

 

 

 

"누나"

 

 

"으응.."

 

 

 

"성이름"

 

 

 

 

경수가 처음으로 선배나 누나라는 호칭없이 나의 이름을 불렀다. 종대가 이랬다면 주먹이 나가있었겠지만, 경수는 그렇지 않았다. 오히려 튀어나올 것 같은 심장이 있을 뿐이었다. 서,설마 여기서 뭐..너라고 부를게- 이런건 아니겠지..?

 

 

 

 

 

"아, 진짜.. 누나라고 불러야겠다. 이름만 못부르겠어요"

 

 

 

 

 

 

다행이다. 아니구나. 만약 그렇게 말했다면 난 오글거려서 오징어가 되어있었을지도. 그냥, 자연스러운게 좋으니까.

 

 

 

 

 

 

 

 

"어..어..그래..하하"

 

 

 

"진짜 심장 터질 것 같아서, 그래서 누나라고 부를게요. 여기서 심장 터지면 나도 내가 주체 못할 것 같아서"

 

 

 

 

 

 

 

 

이미 너의 말 한마디 한마디가 날 주체 못하고 있는데

 

 

 

 

 

 

 

 

 

 

 

 

 

"나 누나 좋아해요"

 

 

 

 

 

32년 평생, 삼겹살 집에서 고백을 받는 건 처음이었지만 장소는 이미 중요하지 않았다. 여기저기서 떠드는 소리, 이모-라고 외치는 소리, 고기가 구워지는 소리 등 우리를 방해할 수 있는 것들은 많았지만 그 무엇도 성공한 것은 없었다. 내 눈과 귀는 경수만을 향해 있었기 때문이다. 경수에게는 오랫동안 간직해 온 고백이라는 것을 알기때문에 그의 말을 듣는 순간 괜한 미안함과 고마움, 설레임의 복합적인 감정이 몰려왔다.

 

 

 

 

 

 

 

 

 

"으흐흑....경수야..."

 

 

 

 

 

 

 

"누,누나..왜,,왜 울어요.. 나때문에?"

 

 

 

 

"으흐흑흐흐흑"

 

 

 

 

"왜 울고그래, 여기가 고깃집이라서?"

 

 

 

 

"으흐흐그흐ㅇ끕 아,아니야"

 

 

 

 

"그럼"

 

 

 

 

"나..나두 으흑 너..끕 너 좋아 경수야, 그리고 미안해....흡 내,내가 바보라서 내,내가-"

 

 

 

 

 

 

 

 

 

 

 

 

 

 

 

 

 

 

 

 

[EXO/EXO] D, 그날의 이야기 下 | 인스티즈

 

 

"아 진짜..성이름.. 너도 나 좋다는거 맞지? 나 오늘 여기 고깃집 골든벨 한 번 울릴까?"

 

 

 

 

 

 

 

 

 

 

 

 

 

 

 

 

 

 

 

 

 

 

 

 

 

 

 

 

 

 

 

 

골든벨을 울리겠다는 경수를 말리고 계속 웃으면서 내 이름을 마구 불러대며 너라고 해대는 경수에게 이제 다 잡은 물고기인거냐, 내가 너 보다 2살이나 많다라고 따지다가 경수와의 첫키스를 했다는 건 그날의 안 비밀. 불판에 올려놓은 삼겹살이 타는지도 모르고.

 

 

 

 

 

 

 

 

 

 

 

 

 

 

 

 

 

 

 

 

 

 

D, 그 날의 이야기 完

 

 

 

 

 

 

 

 

 

 

 

 

 

 


사담

 

 

 

우호호호호..

뭐 애초에 경수를 나쁜 남자? 로 쓸 생각은 없었어요 하하하하하

 

 

 

요새 Everytime만 들어요 ㅠㅜㅠㅜㅠ 종대ㅠㅜㅠㅜㅠㅜㅠㅜㅠㅜㅠ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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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회원166.206
인정....Everytime 노라 짱이죠ㅠㅠㅜ젇ㅅ ㅇ서즘 종대의 목소리에 빠졌답니다.. ㅠㅠㅠㅠㅠㅜ ㅠㅠㅠㅠㅜㅜ그 와중이 경수야ㅠㅠㅠㅠㅠㅠㅠㅠㅠㅜ넌 정말 ㅠㅠㅠㅠㅠ♡
8년 전
독자1
ㅠㅠㅠㅠㅠ노래 너무 좋고ㅠㅠㅠㅠ종대 목소리좋고ㅜㅜㅜㅜㅠㅠ느낌이 최고의 행운이랑 비슷해서 더 좋은것같아요ㅠㅠㅠㅠㅠㅠㅠ그리고 우리경수ㅠㅠㅠ이렇게 사람을 설레게 해도 되는 겁니까??!!!ㅠㅠ
8년 전
독자2
와 에브리타임 들으면서 글보니까 집중 잘되요ㅜㅜㅜ종대목소리의달달함과 글의달달함 ..(?) ㅜㅜㅜㅡ경수야사랑햇ㅜㅠ
8년 전
독자3
으아ㅠㅠㅠㅜㅠㅠㅠㅠㅠ브금과 글이 너무 잘 어울려서 집중하면서 봤어요ㅠㅠㅜㅜㅜㅜ작가님 금손ㅠㅠㅜㅜ두고두고 계속 볼게요!!
8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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