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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이 잦아들었다. 곧,달의 푸른빛을 잔뜩 머금고 넘실거리던 파도도 잔잔해진다.
살랑살랑.바다냄새를 머금은 바람이 백현의 코를 간지럽힌다.
눈을 감고 깊게 숨을 들이 마셨다.아주 오래 전 너와 맡았던 냄새, 좋다.
그의 맨 발이 닿는 곳마다 무성히 피어나던 수풀들과 풀꽃의 감촉은 백현의 발을 기분좋게 스쳤다.
폐허가 되어버린 곳, 회색의 화산재로 가득찬 그 곳에서 푸른 빛이 돌기 시작하였다.

 

"답답할텐데,빨리 찾아야하는데."
조금 초조한 모양인지 도시 여기저기를 맨발로 누비던 백현의 걸음이 답지않게 조금씩 빨라지고있었다.
화산재로 잔뜩 덮여 원래의 도시모양은 전혀 찾아볼수없어서, 힘들게 기억을 더듬어 그 아이와 마지막으로 함께였던 곳으로 갔다.
이쯤되면 보여야 하는데.
조금 급해지는 마음을 그 아이의 해사한 미소를 떠올리며 진정시키다 그만 웃음이 나왔다.
그래도 빨리 보고싶다,경수.

 

 

아주 오래전 사람들이 좋아서 무작정 이곳으로 내려왔다.
푸른하늘과 흰구름을 닮은 그 도시가 좋아 처음으로 발을 내딛었건만,자신들과 다른 검은머리에 검은눈동자,밤을 잔뜩 닮은 이런 모습에 그만 마을에서 쫓겨나버렸다.
어린아이에게 기쁨을 주고싶어 꽃을 주었건만,손끝에서 꽃이 나타난다며 괴물취급을 받았다.
그래도 멀리서라도 그들을 지켜보는것만으로 좋았다.
맨날맨날을 바닷가에서 걸었다. 풀냄새만 가득한 내가 사는곳과 다른 짭쪼름한 바다의 냄새가 그렇게 좋을수 없었다.
여느날과 다름없이 바닷가에 앉아 냄새를 맡으며,어떻게 하면 그들과 가까이 지낼수 있을까, 머리색과 눈동자색을 바꿔야하나 고민하고있던 차에 한 소년을 만났다.

"어,검정머리. 한국사람이에요?"
"..한..국?"
"아,아니구나..죄송합니다. 반가워서 그만."
"..장난이야, 한국사람 맞아."

잔뜩 울상인 그의 표정에 한국이란 곳이 어딘지도 모르지만 맞다고 대답해버렸다.
곧 해맑게 웃는 그의 모습에 그렇게 말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도 같이 웃어줬다.

뭘 먹지 않아도 되는 나였지만, 맨날 자신이 먹기에도 부족한 빵을 나에게 들고와 나에게 나눠주며 주절주절 자신의 하루에 대해 얘기해주는게 좋았다.
태어나서 자신과 같은 한국인은 처음본다.한국은 어떤가.자신은 한국의 기억이 없다며 나에게 자신의 나라에 대해 이것저것 물어보면 나는 그냥 웃음으로 답했다.


"근데 너는 왜 맨날 맨발로 다녀?"
"나는 맨발이 편해."
"그래도 발에 상처날수도있잖아."
"나는 상처같은거 안ㄴ.."
"짠!"
"..이게 뭐야?"
"신발이잖아.바보.너는 가끔 보면 좀 이상해.전부 아는거같은데 아무것도 몰라."
"이런거 필요없는데."
"그냥 받아! 발 이리줘봐, 신겨줄게."
"..고마워,경수야."
"근데 너 발 되게 깨끗하다.상처같은것도 없네,맨날 맨발로 돌아다니면서."
"난 상처 안난다ㄴ,"
"다 됐다! 이제 잘 신고다녀. 상처나면 아프잖아."
"..너 발 이리줘봐."

응?하며 해맑게 웃으며 나에게 내민 그의 발은 온통 상처투성이였다. 자기 신발이나 사서 신지.괜히.
마음이 좋지않아, 그의 발에 손을 가까이 대고 눈을 감았다.오랜만에 쓰는 힘이라 조절이 잘 될까 싶었지만,
다행히 눈을 뜨고 마주 본 경수의 표정이 밝다.
아, 실수로 발등 흉터에 작은 꽃이 폈다.하지만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그러면 안됐었는데,

"이제 안아프지, 경수야?"
"응!"
"너 발이나 조심해. 내걱정 말고 알았지?"
"알았어,고마워. 진짜진짜."
이제 슬슬 집으로 가봐야한다며,고맙다고 나를 꼭 안아주는 작은 몸에 가만히 웃음지었다.
집에 가기 싫다고 아쉬운 마음이 여과없이 다 드러나는 얼굴에 기분이 몽글몽글해져 내일보면되지.하고 더 꼭 안아줬다.

"백현아,너한테서 풀냄새나."
"너한테는 바다냄새."
내 목에 고개를 뭍고 킁킁대더니 하는말이 저거다.웃음이 나와 너한테는 바다냄새가 난다고 해줬다.
맞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바다냄새.

너가 집으로 떠난후 모래위에 앉아 가만히 신발을 내려다 보았다.
처음으로 신는 신발이 답답할만했지만 신발을 신겨주던 서툰 손이 떠올라 이 세계에 와서 처음으로 웃음을 터뜨렸다.
빨리 내일이 되라.보고싶다,경수.


  

맨날 오던 시간이 지났는데도, 경수가 오지 않았다.
밤늦게까지 산책도 포기하고 신발도 제대로 신고 그 자리에서 경수를 기다렸지만 오지 않았다.
신발 앞코로 모래를 툭툭 걷어찼다. 무슨일이 생겼나,싶었지만 다음날 까지 기다렸다,
다음날도 경수는 오지않았다.
좋지않은 예감에 경수가 사는 마을, 내가 쫓겨났었던 마을로 큰맘먹고 찾아갔다. 신발도 신었으니 밟는곳마다 피어나던
풀꽃걱정을 하지않아도 되었기에. 

마을사람들에게 경수의 행방을 물었지만 돌아오는건 경멸어린 시선과 차가운 반응이였다.
불안한 마음에 입술을 꾹 깨물고 집중해서 너의 기운을 쫓았다.
어디있는거니,경수야. 조금만 참아.내가 금방 찾을게.

너의 발등에 작게 피었던 내 꽃의 기운을 쫓아 너를 금방 찾아낼수있었다.
"..경수야?"
"..흐,윽."
"도경수!"
"..흐,배켜나.."
"누가 이랬어.응?"

새하얀 너와는 전혀 어울리지않는 어두운 방에서 너를 찾아내었었다. 문을 열자마자 짙게 나는 피냄새에 표정을 찡그리고 설마하고 너의 이름을 불렀었다. 이 피냄새가 너의 것이 아니기를 가슴속 깊이 빌며.
눈앞의 광경은 처참했다. 어떻게 된건지 크게 자라버린 나의 꽃과함께 피투성이가 되어 뒹구는 너의 발목과, 누군가가 잔뜩 짖이겨놓은듯 형체를 알아볼수도 없게 피투성이가 되버려 말로 형용할수 없는 고통에 크게 아파하는 너, 방법은 없었다. 이곳에 오래있던 나는 너를 살릴만한 힘이없다.

"나,안, 아파,흐,윽,괜차,나.너때무 안니야."
"..."
"흐윽,미아,내,흐,흑.배켜나."
입이 잔뜩 짖이겨저 발음도 정확하지 않았다. 내 생각이 짧았,다. 이 마을에서 나를 어떻게 생각하는 줄 알면서 그대로 마을로 보내는게 아니였다.

"..경수야,조금만 기다려.알겠지?푹 자고 있어.나 금방 올게."
"으,응..꼭."
"꼭 올거야.꼭,약속."

경수의 눈을 감겨주고 조심스럽게 입을 맞췄다.곧,발등의 꽃이 줄기를 뻗어 경수의 몸을 감쌌다.
자신의 꽃이 만개한 경수의 몸을 우리가 처음만났던 그 자리에 편히 눕히고 마을로 다시 올라갔다.

신발을 벗고 땅을 디디자 기다렸다는 듯이 하늘에서 회색눈이 내리기 시작했다.
백현은 하늘을 올려다보며 다시는 이런일이 없기를 기도했고,속죄했다.
앞으론 인간들을 보는일은 없을것이다. 멀리서만 바라볼 것이다.
회색눈이 점차 검정색으로 변하기 시작했고, 마을 사람들은 콜록거리기 시작했다.
경수를 데려가고 싶었지만, 그럴 힘까진 남아있지않았다. 시간이지나 경수를 데리러 오리라, 마을을 떠나가는 백현의 발언저리에는 푸른풀꽃들이 무성하게 피었다.

 

 

 

경수가 있어야 할 장소를 아무리 찾아봐도 없는 그의 모습에 자신이 답답해져 바닷가로 향했다.
꼭 돌아오기로 약속했는데.
착잡한 마음에 한숨을 쉬고 바다를 바라보자니 이곳은 그 때 그대로다. 인적이 드물어 변한것도 별로 없는 그 모습에 백현은 모래위로 털썩 주저앉았다.

"경수.보고싶다."
"나도,나도 보고싶었어, 백현아."

갑자기 풀냄새가 깊게 퍼지며 뒤에서 누군가 나를 안아왔다. 익숙하게 조금 남아있는 바다냄새.
도경수다.
뒤를 돌아 경수를 꼭 껴안았다.

"찾았다,도경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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