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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O] Trick or Treat 1~12 | 인스티즈


Trick or Treat?

스압주의











01.





"또 너니?"

 



여주가 완전히 질렸다는 듯 말했다. 그는 해맑은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익숙한 향수 냄새가 아니라 미처 알아차리지 못했더랬다. 그랬다면 반가운 얼굴로 맞지도 않았을 텐데. 여주는 담배를 입에 물고 불을 붙였다. 그러자 세훈이 흠, 하며 여주를 힐끗 본다.

 



"누나. 담배 좀 줄여요."

"관심 꺼."

 



까칠하긴. 그가 볼멘소리로 중얼거렸다.

이젠 화장기 없이 수수한 그의 얼굴이 낯설 지경이었다. 그의 모습은 예전이나 지금이나 다를 바가 없는 것 같은데, 상황은 판이하게 달라졌다. 그는 그가 그토록 원하던 유명 아이돌이 되었고, 막대한 부를 손에 집어넣었다. 순진하고 천진한 얼굴은 온데 간데 사라지고 악만 남았다. 제 앞에선 곧잘 어리광도 부렸지만, 아마 제 진짜 모습을 아는 유일한 사람이 자신이라 그런 것이겠지. 여주는 한숨과 함께 연기를 뱉어내며 한 모금 남은 양주를 들이켰다. 얼음끼리 부딪히는 소리가 청량했다.

 




"언제까지 놀 거예요?"

"내 맘이지."

"아는데, 언제까지 놀 거냐고."

 




또 노는데 옆에서 기다릴 작정인 모양이다. 스케줄이 있어 가야하는데 가지는 못하겠고. 쟤는 뭐가 저렇게 맨날 안절부절이야. 여주는 쯧, 하고 혀를 찼다. 좀 가, 귀찮게 하지말구.

 



"내가 귀찮아요?"

"응."

"누나 변했어. 언제는 옆에 있어 달라 그래놓고."

 



야, 그 얘긴 꺼내지마! 여주가 신경질적으로 말했다. 나약하고 철없던 시절의 이야기는 되도록이면 꺼내고 싶지 않았다. 그렇지 않아도 가득했던 짜증이 곧 터질 것 같은데, 세훈은 뭐가 그리 좋은 싱글 벙글 이었다. 난 누나가 화를 내면 그렇게 섹시하더라. 여주는 소파에 고개를 기대며 조용히 중간 손가락을 내밀었다.

 



"아무튼 여주씨, 제발 이런 데 좀 오지 마요."

"넌 잘만 오더만.

넌 아무나 만나고 아무랑 자면서 난 안 된다? 무슨 심보야."

"난 돼도 누난 안 돼."

"왜."

 








그의 얼굴이 어째서인지 굳어졌다. 뭐야, 하며 여주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요즘 들어 그는 자꾸, 제 앞에서는 드러낸 적 없는 얼굴을 보였다. 급하게 싸해지는 얼굴이 낯설었다. 여주가 의아한 얼굴로 보다 물으려 입을 열려는 찰나, 세훈이 싱긋 웃으며 말했다.

 



"위험해요, 밤에 돌아다니면."

 



이상해. 여주는 조용히 속으로 중얼거렸다.

 

 

 

 









02.


아침마다 축 늘어진 그녀를 업고 출근하는 일은 이제 일상다반사였다. 수혁은 이마에 송글 송글 맺히는 땀을 닦으며 엘리베이터 버튼을 눌렀다. 그러나 자꾸 손이 미끄러져 몇 번을 반복해 눌러야만했다.

이사님, 좀 일어나보세요! 수혁은 애써 올라오는 짜증을 억누르며 목소리를 조금 높였다. 그러나 혹시나가 역시나, 여주는 미동도 없다. 밤새 얼마나 놀았는지 술 냄새가 사방에 진동했다. 이 모습을 회사 직원이나 간부들에게 직접 보이기라도 한다면, 당장 해임되어도 이상하지 않았다.

 



"으어…"

 



여주가 괴물 같은 소리를 내며 고개를 들었다. 수혁씨 여기 어디야? 잔뜩 가라앉은 목소리로 물었다. 수혁은 겨우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회삽니다. 회사 엘리베이터 앞이요."

"진짜? 또 업고 왔어?"

"…예."

 



계속 업어 달라 그러면 실례인가? 수혁은 어이가 없어서 허허 웃었다. 굳이 묻지 않아도 상식이 아니었던가. 아니, 제 상식이 잘못 된 것인가. 언제부터인가 그녀가 말하면 무엇이든 수긍하는 버릇이 생겼다.

 



"수혁씨가 고생이 많네. 대신 보너스 많이 넣어줄게."


"됐습니만, 앞으로 회의 십분 밖에 안 남았으니까

준비나 잘 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십분 밖에 안 남았어?"

 



여주가 화들짝 놀랐다. 제 손목시계를 확인하더니 급하게 폴짝 뛰어내려온다. 수혁의 등이 축축했다. 주차장에서 여기까지 업고 달렸으니 당연한 일이었다. 수혁은 자켓을 벗고 넥타이를 풀며 숨을 골랐다.

 



"아 씨 좀 일찍 깨우지!"

"이사님. 저 여섯시 반에 갔습니다, 오피스텔로."

"…진짜? 미안."

 



여주가 껄껄 웃으며 수혁의 어깨를 툭툭 쳤다. 현재 시작 8시 50분. 2시간을 넘게 씨름했을 그를 굳이 묻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이런 일이 한 두 번이 아니었기에. 수혁은 어이가 없어 헛웃음을 뱉어냈다.

 



"어제도 클럽에서 밤 새신 겁니까?"

"응. 집에 어떻게 왔는지 기억도 안 나.

속도 아프고 머리도 아프고…"

 



당사자는 기억도 없는 장면이, 어째 제 머릿속에서는 그려지는 것일까. 수혁은 엷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아마, 또 오세훈이라는 남자가 그녀를 집까지 데려다 주었을 것이다. 그와는 몇 번 마주친 적이 있었다. 썩 유쾌한 경험은 아니었다. 급히 연락을 받고 갔더니 있는 것은, 호랑이인 줄 아는 새끼 고양이 뿐이었지. 제 것을 뺏길까봐 안절부절. 털을 바짝 세우고 저를 경계하는 눈이, 아직도 생생했다. 참 재밌는 사람이었지. 수혁은 손으로 땀을 말리며 그저 허허 웃었다.

 

 

 

 






03.


지겨워 죽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 찰나, 퇴근시간이 되었다. 여주는 참았던 숨을 터트리듯 숨을 뱉으며 자리에서 일어섰다. 나 퇴근해도 되죠? 이사실의 직원들이 다 들릴 정도로 큰 목소리로 외치자 여기저기서 킥킥대는 소리가 들려왔다.

 



"후…죽는 줄 알았네."

"뭐가?"

 



경쾌한 걸음으로 걸어 나와 엘리베이터 버튼을 누르자마자 불쑥 나타난 익숙한 인영에 여주가 잔뜩 놀랐다. 너 뭐야 또! 여주가 인상을 금세 찡그리며 말하자 세훈이 맑게 웃으며 쓰고 있던 선글라스를 벗었다.

 



"어제 그렇게 마시더니 생생하네?"

"당연하지. 너 스케줄은 어떡하고 이 시간에 여기 있어?"

"오늘 스케줄 하나밖에 없었지롱-"

"그래서."

"여주씨랑 저녁 먹으려고."

"내가 너랑 왜?"

 



평소에 전혀 안 하던 행동을 하고 있다. 쿨하고 담백한 관계를 원한다는 말을 제 입으로 뱉어놓고서, 전혀 기억에 없다는 듯 행동하는 그가 낯설기 그지없었다. 불쑥불쑥 찾아와 식사를 하자질 않나, 마치 제 연인을 구속하듯 제 동선을 체크하고, 가지 말라는 둥, 함께 있고 싶다는 둥 평소와는 전혀 다른 장르의 어리광을 부리기 시작했다. 이상하다.

 



"너 혹시 돈 필요하니?"

 



하지만 그럴 리가 없지. 영화, 드라마, 앨범 안 되는 일이 없었다. 그 나잇대 스타들을 생각하면 단연 톱이라고 말할 수 있을 만큼의 인기를 누리고 있는 그가, 돈이라니. 말도 안 되는 소리임을 알면서도 말했다.

 



"뭐?"

 



세훈이 눈을 동그랗게 뜨고 되물었다. 아니, 너 돈 필요하냐고. 그게 아니면 나한테 왜 그래? 여주의 물음에 세훈이 황당하다는 듯 웃었다. 그래, 제가 생각해도 말이 안 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게 아니라면 살가운 짓을 할 녀석이 아니지 않는가. 목적이 없으면 행동도 없다는 게 제 모토라던 녀석인데….

 



"나 좀 기분 나쁜데, 지금."

"…왜?"

"내가 돈 필요해서 누나한테 이러는 것 같아요?"

"아니…그게 아니면 우리 사이에 이럴 이유가 뭔데."

 



스폰서와 아이돌.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닌 관계. 그렇다고 끈적끈적 하고 색스런 무언가가 있는 것도 아니었다. 좀 더 담백하고 맑은 그들의 사이임이 틀림없는데. 어째서인지 세훈의 얼굴이 잔뜩 굳었다. 또다, 또. 여주는 도무지 이해가 안 된다는 듯 의아한 얼굴로 말했다.

 



"너 요즘 좀 이상하다.

생전 웬만한 일로는 전화도 없던 애가 불쑥불쑥.

너 정말 무슨 일 있는 거야?"

"없어요."

"그럼 왜 그러냐구."

"…말하기 싫어요."

 



또 뭐가 불만인지 일곱 살짜리 아이처럼 아랫입술이 툭 나와 있다. 여주는 어이가 없어 허허 웃었다.

 



"넌 어째 스물 셋을 먹어도 애 같니."

"애 같다고?"

 



세훈이 눈을 커다랗게 뜨며 물었다. 평소에도 대수롭지 않게 하던 말이었는데, 유독 크게 반응하는 그의 모습이 조금 우습다. 여주가 어이없다는 듯 웃자, 반대로 그의 표정은 잔뜩 일그러졌다.

 



"밥 안 먹을래요."

"왜, 갑자기. 너 좋아하는 거 먹으러 가자."

"싫어."

 



세훈이 또 무어라 투덜투덜 댔다. 도무지 뭐라고 하는지는 들리지 않는다. 그는 신경질적으로 선글라스를 꺼내 쓰다 눈이 찔리고 말았다. 여주는 순간 웃음이 터지려는 것을 겨우 눌러 참았다. 하여튼.

 

여주는 정말 밥 안 먹을 거야? 하고 큰소리로 물었다. 그러자 세훈이 제가 그랬던 것처럼 중간손가락을 들어보였다. 본인이 화났다는 것을 온 몸으로 보여주기라도 하려는 듯 반항적이기 그지없는 손이다. 그게 아니더라도, 걸어가는 뒷모습만 보아도 잔뜩 화난 것을 알 수 있었다. 여주는 눈을 슬쩍 흘겼다가 이내, 힘없이 웃어버렸다.

 

 

 




 

04.

 

어쩐 일이야? 경수가 눈을 동그랗게 뜨고 물었다. 웬만해선 애들 냄새가 싫다며 밖에서 만나자더니, 오늘은 어째서인지 경수가 일하는 유치원까지 친히 발걸음을 하셨다. 프릴이 잔뜩 달린 앞치마를 하고 있는 경수를 보고 슬쩍 눈을 찌푸리자, 그가 민망하게 웃으며 말했다.

 



"이거 내가 하고 싶어서 하고 있는 거 아니다.

선생님들이 자꾸 어울릴 것 같다고 주시는 바람에…

성의를 거절 할 순 없어서 하고 있는 거야."


"누가 뭐래?"

 



여주가 픽 웃으며 선글라스를 벗었다. 애들은 다 갔니? 응, 거의. 종일반 애들 둘만 빼고. 학부모님 퇴근이 조금 늦으시거든. 경수는 하루 종일 아이들을 보면서 지겹지도 않은지 여전히 밝은 얼굴이었다. 엷게 웃고 있는 그의 낯을 가만히 보고 있던 여주가 픽 웃었다.

 



"뭐가 그렇게 좋아."

"너 와서. 오랜만이잖아, 보는 거."

"니가 바빴잖아."

 



여주는 일부러 경수를 어깨를 툭 치며 안으로 들어섰다. 그거야 우리 반 애들 연극발표 때문에 그렇지. 그러시겠지. 여주는 흥, 하고 콧방귀를 껴주며 자그마한 의자 하나를 빼 앉았다.

 



"아 이건 또 왜 이렇게 작아."

"애기들 쓰는 건데 당연히 작지."

"엉덩이가 이렇게 작아가지고 이 험악한 세상 어떻게 살겠다고."

 



경수가 잔뜩 웃음을 터트렸다. 또 뭔 일 있었어?

 



"바람 맞았어. 지가 밥 먹자고 해놓고 튀었어."

"와 어떤 사람인데 널 바람맞혀? 배짱 좋네."

"있어. 건방지고 어린 놈."

"건방지고 어린 놈? 혹시…"

 



굳이 말하지 않아도 세훈을 말하는 것임을 알아챈 경수가 어색하게 웃었다. 걔는 또 왜 그런데. 여주는 전혀 모르겠다는 듯 어깨를 으쓱였다.

 



"근데…아직도 걔 만나는구나."

"어, 왜?"

"사귀는 거야?"

"설마. 내가 걔랑 사귀길 왜 사귀니."

 



그…래? 경수가 엷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근데 애들은 어디 갔어?

걔네 얼른 보내고 밥 먹으러 가자.

나 저녁 같이 먹을 사람도 없어."


"놀이방에 있을 걸, 조금만 기다려봐. 얼마 안 남았으니까."

 



빨리이! 여주가 의자를 툭툭 걷어차며 떼를 쓰자 경수가 애들 달래듯 쉬이, 하며 조금만 참자, 란다. 여주가 어이없다는 듯 픽 웃자 경수가 장난 장난, 하며 웃었다.

 

 

 





 

05.



 

"이렇게 집에 같이 가니까 우리 학교 다닐 때 생각난다."



 

여주가 싱긋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경수와 투닥 대며 하교하던 고등학교 시절. 학원을 빠지고 싶다고 떼쓰는 저를 억지로 밀어 넣기도 하고, 가끔은 함께 빠져나와 노래방에 가기도 했었다. 그렇게 이어온 우정이 벌써 9년이라니. 내년이면 벌써 10년이었다. 제 곁의 친구라고는 경수가 하나였다. 제 위치도 위치거니와, 제멋대로에 천방지축인 저의 성격을 그대로 받아주고 이해해주는 사람은 경수가 유일했으니. 여주는 문득 시선을 돌려 경수를 보았다. 시선을 느낀 경수가 왜, 하고 물었다.



 

"그냥. 옛날 생각나서."

"아, 니 날라리 시절."

"뒤질래?"



 

여주가 멱살을 틀어쥐자 경수가 낮은 웃음을 터트리며 항복을 외쳤다.

 



"솔직히 너랑 나랑 싸우면 누가 이길까?

진짜 일 대 일로 싸우면."


"야. 아무리 그래도 체구 차이도 있고,

내가 남잔데 체격이 더 좋으니까 이기지."


"너 나랑 키 비슷하잖아."

 



이번에는 경수가 정색을 하며 주먹을 쥐어보였다. 진짜 싸워볼래? 너 일부러 시비 거는 거지? 여주는 단호하게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저는 있는 그대로의 사실만을 말할 뿐입니다.

 



"솔직히 내가 도경수는 이긴다. 진짜."

"아 씨, 하지마."

"귀는 왜 빨개져. 진짜 질까봐 그러지?"

"까분다, 또."

 



여주가 웃음을 잔뜩 터트리며 경수의 볼을 마구 찔렀다. 아, 하지마, 좀. 경수는 손으로 막아보려 했지만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말았다. 순발력은 또 어찌나 좋은지. 경수는 벌게진 볼을 문지르며 눈을 슬쩍 흘겼다.



 

"…누나."

 



그 때였다, 익숙한 음성이 들린 것은. 어둠 속에서 나온 인영은 다름 아닌 세훈이었다.

 

 






 

 

06.



 

"남자가 도대체 몇 명이에요, 누나 주변엔?"

"…너 여기서 기다린 거야? 그렇게 가고서?"

"묻잖아요. 대답해요. 몇 명이에요 대체?"

"아니, 이렇게 무작정 기다리면 어떡해. 전화를 하던지-"

"그 새끼들, 누나 옆에 있는 사람까지 다 죽이고 오면 되는 거예요, 내가?"

"너 술 먹었지."

 



여주는 경수를 힐끔 보았다. 경수도 적잖이 당황한 것 같았다. 사실 말로만 들었지, 이렇게 맞닥뜨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으니. 경수는 그의 정체를 알고 있었지만 텔레비전에서나 보던 얼굴을 직접 마주하니 여간 당황스럽지 않은 것이었다. 나 갈까? 조금씩 뒷걸음질 치자, 여주가 단호하게 고개를 저으며 경수의 옷깃을 잡았다.



 

"술 먹고 집 앞에 찾아오지 말라고 그랬지."



 

저번에도 몇 번 이런 적이 있었다. 그는 이상하게 술을 거나하게 먹은 날에는 저를 찾아오곤 했다. 다음날 아침이면 습관이 되서 그렇다는 말도 안 되는 변명을 했더랬다. 이유야 어찌되었건 여주는 제가 아닌 사람이 잔뜩 취한 모습이 싫었다. 귀찮은 일들이 한두 가지가 아니었으니까. 이기적이지만 사실이었다.

 



"진짜 치사하다. 누난 되고 난 안 돼?"

"누가 안 된대? 술 먹고 찾아오지 말라고. 난 네 집 안 가잖아."

"…좀 와주고 그랬음 좋겠다."

 



그가 눈을 감으며 푸흐흐 웃었다. 꽤 멀리 떨어졌는데도 희미하게 술 냄새가 풍겨졌다. 그 짧은 시간에 술을 얼마나 퍼부은 것인지. 그래도 명색이 아이돌이라는 사람이 정신을 놓을 때까지 술을 마시다니. 여주는 코를 부여잡으며 뒷걸음질 쳤다.

 



"내가 정말…애 같아요?"


"너 왜 이래 정말. 무슨 일 있는 거지?

왜, 너 스캔들이라도 터진대?"


"묻는 말에 대답이나 해요, 내가 정말 애 같냐고!"

 



순간 쓰러지려는 세훈을 보고 경수가 황급히 달려가 안아 올렸다. 여주는 머리가 지끈거렸다. 이게 도대체 무슨 상황인지. 여주는 황급히 전화를 걸었다. 수혁이었다. 이 시간에, 믿을만한 사람은 제 비서뿐이었다. 여주는 발을 동동 구르며 신호가 닿기를 기다렸다.

 



"여보세요? 나예요. 당장 집으로 좀 와줘요.

어. 아무튼 지금 설명하긴 좀 힘드니까, 일단 와서 말해줄게요.

일단 어서 이것 좀 치워요."



 

어째서인지 세훈과 시선이 닿았다. 그의 눈이 꼭 저를 원망하는 것 같았다. 술기운에 감정이 복받친 탓인지 눈물까지 고여 있다. 여주는 애써 시선을 외면하며 혀를 끌끌 찼다.

 

 

 




07.

경수가 어정쩡하게 서서 집 내부만 살펴보고 있었다. 그러고 있지 말고 와서 앉아. 여주는 손에 낀 반지며 목걸이를 빼며 말했다. 경수가 어색하게 웃으며 쭈뼛쭈뼛 걸어가 소파에 앉았다. 경수는 동그란 눈을 데굴데굴 굴리며 집 안을 살펴보기에 여념이 없었다. 어쩜 옛날과 조금도 다름이 없는지.

처음 사귄 친구에 들 떠 본가에 그를 초대한 적이 있었다. 부모님까지 한 걸음에 달려와 그를 환영했을 정도로 귀한 손님이었기에 모자람 없이 대접하려 무진 애를 썼더랬다. 그는 그 모든 상황이 당황스럽고 부담스러웠겠지만. 지금처럼 그는 동그란 눈을 더욱 동그랗게 뜨며 연신 데굴데굴 굴리기만 했더랬다. 여주는 픽 웃으며 경수의 맞은편에 털썩 앉았다.

 



"근데…그 친구 그렇게 보내도 되는 거니?"

"무슨 상관이야, 나랑."

 



그래도…. 경수는 영 마음에 걸리는 듯 말꼬리를 늘렸다.

 



"괜찮아. 넌 신경쓰지마.

너도 알다시피 그냥…일종의 비즈니스 파트너야."

 



경수가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물론 이렇게 말해도 그는 이해하지 못하리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저도 가끔 이해가 가지 않았으니까, 대체 어떤 관계인 것인지. 하지만 성가시다. 그런 복잡한 생각일랑 영원히 접어두고 싶었다. 관계에 대해 고민하는 것조차 제게는 시간 낭비일 뿐이었다. 시간도 곧 돈이었으니까.

 



"근데…나 이제 가봐야 할 것 같은데. 내일도 출근해야 해서."

"자고 가. 그러라고 들어오라 그런 건데."

"…어?"

 



경수가 화들짝 놀라며 벌떡 일어섰다. 얘가 왜 이래. 여주는 대수롭지 않다는 듯 웃었다.

 



"친구끼리 좀 어때. 내일 아침에는 데려다 줄게.

됐지? 자고 가. 나 심심해, 외롭구."

 



경수는 대답을 망설이는 듯 미간을 슬쩍 찌푸렸다. 고민하는 모습도 제가 가르치는 아이들과 닮은 것 같아 여주는 피식 웃음이 샜다.

 



"여, 여기 게스트 룸 있어?"

"있어. 있는데 청소를 안 했어."

 



경수의 귀가 빨갛다. 어딘가 불편한 듯 연신 들썩였다. 학창시절 수학여행을 떠올리며 꺼낸 말이었는데 경수에겐 아무래도 전혀 다른 의미였던 모양이다. 이참에 아주 놀릴 먹을 생각으로 여주는 경수 가까이 앉았다. 그리고 귀에 바람을 후 불어넣었다. 그러자 경수가 손으로 귀를 감싸며 뒤로 물러났다.

 



"미, 미쳤지, 너."

"뭔 생각 하냐? 음흉해가지고 아주."

"내가 뭘."

 



여주는 껄껄 호탕하게 웃었다. 경수는 눈을 가늘게 뜨며 그녀를 흘겨보았다.

 



"하여튼 놀리지도 못해요. 멘탈이 그렇게 약해가지고 어떡할래."

"자꾸 장난 치지마."

"암튼 씻고 나와. 뭔 상상을 하는지 도대체가. 그리고 같이 자자는 게 진짜 같이 자는 거 겠냐고."

 



여주는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08.

 

이까짓 뒤치닥거리쯤이야, 별 것 아니었다. 그게 제 일이었으니까. 어리고 예쁘고, 돈까지 많은 그녀를 원하지 않는 남자가 몇이나 될까. 세훈도 그런 사람들 중 하나였다. 다만, 거리가 조금 더 가까울 뿐.

 

수혁은 곧 으슥한 곳에 주차했다. 현재 시각은 새벽 3시 반. 늦은 시각이라 하나 어디서 카메라 렌즈가 노려보고 있을지 모르는 노릇이었으니. 여주는 세훈을 한심해 죽겠다는 듯, 쳐다도 보기 싫다는 듯 말했지만 눈으로는 걱정을 하고 있었다. 굳이 그녀가 말하지 않아도, 끝까지 잘 챙겨달라는 의미였으리라. 수혁은 어째서인지 속이 자꾸 쓰렸다. 다른 남자를 보는 그녀의 눈이 싫어서였을까. 인정하기 싫지만 아마 질투겠지. 수혁은 어설프게 웃었다.

 

그를 거의 업다시피 해 엘리베이터에 탔다. 얼마나 마셨는지 영 정신을 못 차린다. 아마 내일 아침 일어나면 기억도 없겠지. 수혁은 낮게 한숨을 쉬었다.

 



"저기요."

 



예상치 못한 목소리의 등장에 수혁이 조금 놀랐다. 하지만 내색하지 않고 곧 네, 하고 차분하게 대답했다.



 

"비서 양반, 누나 좋아하죠?"

"…무슨 말씀이십니까?"

"이여주 좋아하냐고. 나 지금 질문 한 거 아니에요. 확답한 거지."

"무슨 말씀이십니까."

"에이, 모르는 척 하지 말아요."

 



그가 소리 내어 웃었다. 그러자 술 냄새가 진동했다. 수혁은 당황한 기색을 감추려 괜히 헛기침을 했다. 다른 사람에게 감정을 들킨 것은, 처음이었다. 수혁은 혼란스러웠다. 다른 사람의 입을 통해 제 진심을 듣는 것은 처음이었기에. 아닐 것이라 외면했던 사실이 눈앞에 나타나자 당황스러울 따름이었다.

 



"동족끼린 알아보는 법이지."

"많이 취하셨습니다."

"매력적이긴 해, 우리 누나가."

"…세훈씨."

"예쁘잖아. 섹시하고. 아, 특히 화낼 때 존나 섹시하거든. 아저씨 봤어요?"

 



수혁은 대답하지 않았다. 그저 숫자가 어서 바뀌길 만을 기다렸다.

 



"차라리 당신이 부럽네요, 난."

"…네?"

"매일 보잖아. 난 시간이 없어서 자주 보지도 못하는데…"

 



수혁은 살풋 웃었다. 아니, 저는 오히려 그가 부러웠다. 마음대로 찾아와 어리광을 부릴 수도, 하고 싶은 말을 할 수도 있는 세훈이 부러웠다. 그는 실은 되도록이면 그녀에게서 멀리 떨어지고 싶었다. 매일 뒷모습을 지켜본다는 것이 얼마나 고역인지, 감정을 숨긴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그가 알 리가 없지. 수혁은 낮은 한숨을 뱉어냈다.

 

 

 

 

 



09.



 

"자?"

 

경수는 고개를 슬쩍 들어 침대 위를 올려다보았다. 여주는 베개에 얼굴을 잔뜩 묻은 채 잠이 들어있었다. 경수는 그제야 숨을 제대로 뱉으며 허리를 세워 앉았다. 좋아하는 여자와 한 방에서 잠을 자라니. 고문도 이런 고문이 없을 것이다.

 

여주는 간간히 앓는 소리를 내며 미간을 찌푸렸다. 경수는 침대에 턱을 대고 가만히 여주를 보았다. 그녀가 미간을 찌푸릴 때면, 가만히 손가락을 대고 있었다. 좋은 꿈을 꾸라고 주문도 외며.

 

그녀는 겁이 많았다. 겉으로는 강한 척, 단단한 척 하면서 안은 물러 터졌다. 수많은 남자들과 원나잇을 하는 것도, 클럽을 가는 것도, 밤이 무서워서였다. 악몽에 시달리다, 혼자 뜬 눈으로 지새는 밤이 무섭고 싫어서. 그런 그녀를 알면서도 경수는 속이 쓰렸다. 제 옆을 지켜달라는 한 마디면, 매일 밤 이렇게 그녀의 곁을 지켜줄 용의가 있었다. 하지만 그녀는 제 앞에서 곁에 있어 달라는 말을 단 한 번도 한 적 없었다. 아마 제가 오래된 친구여서이겠지. 그도 아니면,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아서였을까. 경수는 조심스레 손을 들어 그녀의 이불자락을 그러쥔 손 쪽으로 뻗었다. 하지만 곧 힘을 잃고 바닥으로 추락했다. 용기가 없었다. 9년이라는 시간을 포기할 용기가.

 

그는 아직도 선명하게 기억했다. 고등학교 입학식, 당당하게 학년 대표로 올라 선서를 하는 모습을. 사람들 앞에 서서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것이 얼마나 능숙해보였는지. 당당하고 자신감 넘치는 모습의 그녀는 반짝반짝 빛이 나는 것 같았다.

애석하게도 사람들은 모두 그녀를 싫어했다. 학원 재단 이사장의 딸이라는 것이 알려지자 더욱 그랬다.

그녀는 혼자 다니는 것이 익숙해보였다. 혼자서 밥을 먹고, 혼자 등하교를 하고, 혼자 수업을 듣고. 경수가 처음 다가가 말을 걸었을 때도 그녀는 가시만 잔뜩 세웠더랬다. 자신은 혼자가 익숙하다며.

 

하지만 고독이 필요해도 좋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여주도 그랬다. 처음 주말에 사복을 입고 만나던 날 그녀의 표정을 아직도 잊을 수 없었다. 연신 들떠 이것저것 제게 사주려드는 모습도.

 

경수는 조심스레 손을 들어 넘어온 머리칼을 귀 뒤로 넘겨주었다. 그리고 몇 번을 망설이다, 이내 그녀의 눈꺼풀 위로 짧게 입을 맞추며 말했다. 잘 자, 하고.

 

 

 



 

10.

 

 


"후…"

 



수혁은 담배를 입에 문 채 두 사람을 내려다보았다. 두 사람이 아무리 친한 사이라 해도 한 방에서 잠을 자다니. 수혁은 곧 헛웃음이 터져 흘렀다. 웃을 때마다 이성도 입 밖으로 터져 나오는 것 같은 기분이었다. 그는 목을 이리저리 풀며 물었던 담배를 근처 쓰레기통에 던져 넣었다. 일 하자, 일. 그는 또 스스로에게 최면을 걸었다.

 



"이사님."


"음-"


"이사님. 일어나십쇼. 오늘 행사 참석하셔야합니다."


"수혁씨?"


"네, 접니다. 일어나십쇼. 지금부터 준비하셔야 행사장에 늦지 않으십니다.

오늘 새 본사 기공식이라 빠지시면 안 됩니다."


"알았어…"

 



알았다면서 일어나진 않는다. 수혁은 한숨을 잔뜩 내쉬며 허리춤에 손을 얹은 채 내려다보다, 이내 여주를 안아 올렸다. 놀란 여주가 비명을 지르며 수혁의 목을 끌어안았다.

 



"아, 알았어! 놀랐잖아!"

"빨리 씻으세요."

 



수혁은 샤워 실 앞에 그녀를 내려놓고 어질러진 거실 쪽으로 갔다. 여주는 비몽사몽에 정신을 찾다 수혁의 좋지 않은 안색을 보고 의아해했다. 어젯밤 너무 늦은 시간에 그를 불러낸 탓인가. 하지만 한두 번도 아닌데…. 여주는 어깨를 으쓱이며 이내 샤워실 안으로 들어섰다.

 

-

 

 

"오늘은 괜찮아.

경수 유치원에 내려주고 갈 거니까,

내 차 끌고 따로 와요."


"아, 수고 하세요 비서님."

 



경수가 어색하게 웃으며 인사했다. 두 사람은 순식간에 눈앞에서 사라졌다. 별 것도 아닌 일이건만 수혁은 뒤통수를 얻어맞은 듯 멍했다. 알 수 없는 기분이 몰려들었다. 입 안이 자꾸 썼다.

 

 



 

 

11.


기공식을 하는 내내 여주는 높은 굽 탓인지, 졸린 탓인지 연신 휘청거렸다. 수혁이 뒤에서 받쳐주지 않았더라면 아마 넘어져 크게 다쳤을 것이다. 겨우 행사를 끝내고 차 안으로 돌아온 여주는 구두를 벗어버리며 다리를 쭉 뻗었다. 그러자 안 그래도 짧은 스커트가 허벅지 위로 말려 올라갔다. 수혁은 조용히 시선을 돌리며 말했다.

 



"이사님 조금만 조심해주십쇼."

"뭐 어때서. 수혁씨인데."

"…예?"

"수혁씨 게이라면서. 상관없는 거 아녜요?"

 



여주와 처음 만났던 최종 면접날, 농담 반 진담 반으로 했던 말이었다. 아무래도 여주는 진짜라고 믿고 있는 것 같지만. 수혁은 조용히 차를 출발시켰다. 그러자 여주가 의아한 얼굴로 물었다. 오늘 기분 안 좋아요? 유독 말이 없네. 수혁은 낮은 목소리로 아닙니다, 하고 대답했다. 늘 매사에 성실하고 조용한 그였지만, 평소의 그는 딱딱한 말투 속에 저를 챙겨주려는 상냥함이 있었다. 그러나 오늘은 어째서인지 표정도 말투도 대리석보다 딱딱하기만 하다.

 



"무슨 일 있었어요?"

"예?"

"아님 어디 아파?"

"아무 일도 없습니다."

 



연필로 꾹꾹 눌러쓰듯 대답하는 그의 음성에, 여주는 더욱 아리송했다. 대체 왜 그러는 거야. 여주는 조금 섭섭해지기 까지 했다.

 



"그럼 왜 그래요?"

"뭐가 말씀이십니까."

"…꼭 화난 사람처럼 굴고 있잖아요."

 



여주가 입을 잔뜩 삐죽였다. 수혁은 차마 대답할 수 없었다.

 



"내가 뭐 잘못했어? "

"아닙니다."

"그럼 왜 그래."

 



수혁은 말없이 코너를 돌아 주차했다. 다 왔습니다. 오늘 일찍 쉬시고 싶다하셔서 오피스텔로 왔습니다. 여주는 연신 투덜대며 차문 열고 나섰다. 그러나 곧 휴대폰을 두고 내린 것을 알아차린 그녀가 허리를 깊게 숙여 꺼냈다.

 



"으악!"

 



그런데 그 때, 휴대폰을 확인하느라 앞을 보지 못한 여주가 차에 치일뻔 한 것을 수혁이 겨우 잡아 피했다. 여주는 놀란 가슴을 겨우 쓸어내렸다.

 



"하…고마워."

 



여주가 고개를 들었다. 그런데 생각보다 거리가 너무 가까웠다. 숨이 닿을 만큼 좁은 거리였다. 여주가 어색하게 웃으며 그를 밀어내려하자, 수혁이 어깨를 강하게 잡았다. 여주가 미간을 슬며시 찌푸리며 그를 올려다보았다.

 



"제발…조심 좀 하십쇼."

"뭐하는 거예요, 지금?"

"등잔 밑이 어둡다는 말도 있잖습니까."

"무…무슨 말이야."

"사람 미치게 하지 말란 얘기야."

 



거칠게 그녀를 놓은 수혁은 붙잡을 틈도 없이 차에 올라 타 사라졌다. 여주는 눈을 동그랗게 뜨고 차 뒷모습만 보았다. 차바퀴가 거칠게 미끄러지는 소리만이 내부를 가득 채웠다.

 

 

 



 

12.

 

요즘 세상이 어떤 세상인데 스물여섯에 선을 보는 아가씨가 저 말고 또 있을까. 여주는 낮게 한숨을 내쉬며 쇼윈도 너머를 보았다. 이런 노티 나는 고급 호텔 로비에서 선이라니. 제 상대도 어지간히 불쌍한 청춘인 모양이었다.

 

연애경험이 아주 없는 것이 아니었다. 어릴 때부터 부모님이 정해주는 아이들과 끊임없이 교류하면서, 딱 한 번 진심으로 만났던 상대가 있었다. 애초부터 집안을 보고 맺어준 것이기에 수준을 맞출 필요는 없었다. 장벽 따위도 없었다. 그들이 사귄다고 말했을 때, 각 집안에서는 환영을 하다못해 파티를 벌일 지경이었으니. 두 사람 또한 진심으로 서로를 좋아했다. 첫 연애였기에 뭘 해도 엉성하고 서툴었지만, 행복했다. 아무것도 몰랐을 시절, 스무 살 때의 일이었다.

 

모든 만남에 이별이 있듯, 모두가 환영하는 연애라 해도 영원 할 수는 없었다. 여주는 그에게 시원하게 뻥 차이고 말았다. 이유는 좋아하는 사람이 생겼기 때문에, 그게 다였다. 참 간단하고 담백한 이유였지만, 담담하게 받아들일 수는 없었다. 이전에 없이 깊은 상처를 받은 여주는 일상생활을 할 수 없을 정도로 망가졌다. 학교를 가기는커녕 밥도 제대로 먹지 못했다. 그만큼 그를 좋아했기 때문이겠지. 가족들에게는 그저 서로 흥미가 떨어졌기 때문이라 둘러댔다. 애지중지하는 고명딸이 남자에게 차여 식음을 전폐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당장 회사 주식부터 처분하고 사단을 낼 부모님을 알고 있었으니까. 게다가 그의 가족이 운영하는 재단 또한 사정이 좋지 않았다. 그래서 진실을 숨기는 것만이 제 마지막 배려라고 생각했다. 바보 같이.

 



"하…."

 



여주는 어서 이 지루한 공간을 빠져나가고 싶었다. 오늘은 클럽에 가서 밤을 새야겠다. 이런 구질구질한 옛날생각은 조금도 나지 않게. 여주는 애써 밝게 미소 지었다.

 



"안녕하세요."

 



드디어 상대가 온 모양이었다. 여주는 최대한 예쁘게, 밝게 웃으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오랜만이지?"



 

예상치 못한 인물의 등장에, 그녀의 얼굴은 그런 보람도 없이 순식간에 굳어져버리고 말았다. 눈앞에 그가 있었다. 제 첫 연인, 변백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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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처음뵙겠습니다! 자기만족으로 적는 글이라..ㅎㅎ 부족함이 많습니다.

거기다 처음 적는 역하렘물이라...더더욱 부족함이 많습니다 양해부탁드려요ㅠ

오타나 말이 맞지 않는 곳은 둥글게 댓글로 알려주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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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여주의 공허한 외로움을 달래줄 사람은 누굴까요 궁금해지네요
7년 전
독자2
앞으로 나올 더 인물들이 나오는거죠??? 너무 기대되요ㅠㅠㅠㅠㅠㅠㅠ
7년 전
비회원도 댓글을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작품을 읽은 후 댓글을 꼭 남겨주세요, 작가에게 큰 힘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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