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침과 분침이 10과5를 가르킬때 쯤 어김없이 그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김종대 씨-"
오늘도 어김없이 팀장님은 내이름을 부른다. 나는 한숨을 쉬고 책상에 올려져있는 보고서를 들고 한껏불쌍한 표정으로 팀장실로 걸어간다. 나를 바라보는 사무실 동료들은 힘내라고 내어깨를 토닥여 주지만 전혀도움이 안된다. 오늘도난 그에게 양파까이듯 혼이 날 것이다.
"자- 어제 맡겼던 거래처 보고서 작성해왔어요?"
"네에..."
"어깨가 왜 그렇게 쳐졌어요? 혼날까봐 걱정되요? 그럼 종대씨가 일을 똑바로 처리하면 제가 종대씨 혼낼일 없고 웃으면서 잘 지낼 수 있잖아요? 안그래요?"
"네에 맞아요 팀장님"
머릿속에선 그만-그만- 을 외치며 말을 미친듯이 뱉어내는 그의 입술을 손으로 확 잡아 버리고 싶었지만 그앞에서 말대꾸 또는 듣기 싫다는듯한 제스쳐를 취할 수 없다. 그런 행동을 하는 순간 나는 저 잔소리 100배는 넘는 훈계를3시간? 아니 5시간을 들을지도 모른다.
"종대씨 입사한지 얼마나 됐죠?"
"2년 조금 지났습니다"
"어떻게 된게 1달 전 입사한 연희씨보다 못하죠?"
그의 돌직구가 오늘도 내 가슴에 마하의 속도로꽂혔다.
"죄송합니다... 다시 해올까요?"
"야근"
오-마이갓! 그의 입에서 나오면 안될 단어가 나와 버렸다. 그와 함께 하는 야근이란 지옥과도 같다.
"네?"
"야근이라구요, 저랑 단둘이서 오붓하게 말입니다."
"하아..."
"지금 한숨쉬었어요?"
"아..아닙니다!"
"나가보세요"
"네에..."
내가 팀장실에서 나오자 우리부서 비글 두마리 박대리와 변대리가 나를 붙잡는다.
"종대씨 본부장님이 뭐래?"
"뭐긴 뭐겠어요..."
"키야- 또 야근이구나?"
"왜요, 박대리님이랑 변대리님도 같이 하실래요?!"
"싫어-"
"나도 싫...다..구요"
"왜요? 나랑 야근하기 싫어요? 아깐 아니라면서요?"
커다란 손이 내머리위에 올라왔다. 고개를 들어보니 팀장님이 내머리위에 손을 올리고 나를 내려다 보고 있었다.
망했다.
"어..그게 말이죠 팀장님"
"됐고, 저 커피 사러가는데 같이 가실래요?"
"네..."
* * *
회사 1층에 위치한 카페에 앉아있는 나는 완전 가시방석인데, 그는 무표정으로 나를 쳐다보고 있다. 정말 저입에서 또 어떤 직구가 날아올지 조마조마하다.
"종대씨"
"네?"
"내가 싫어요?"
"아..아닙니다!"
"그럼 내가 불편합니까?"
"..."
"불편한거군요, 싫은건 아니라 다행이네요"
"네?"
"전 종대씨가 좋거든요"
뭐야 이건 또... 뭐야? 무언가 어마어마한 말이 들은거 같은 느낌이다. 이걸 못 들은척 해야하나 아님 뭐라고 대꾸해야 하지?머릿속이 혼돈으로 가득 차 있을때 진동벨이 울렸다.
"제가! 가져올게요!!"
그가 피식- 웃고는 갔다오라고 손짓한다. 커피를 가지러 가는데는 1분도 걸리지 않았다. 뭐라고 대답해줘야하지? 저도 좋아합니다? 근데 난 싫어하는데 어쩌지 ... 이게 내가 남자라서 좋다는거야? 아니면 팀원으로 좋다는거야?
"자 이제 뭐라고 대답할지 생각했어요?"
"네?"
"착각할까봐 다시 말하는거예요. 김종대씨 저는 당신을 좋아합니다. 사원으로가 아닌 남자로 말이죠."
펑, 내 머릿속이 터졌다.
* * *
일단 다른글로 신알신을 드린점 죄송해요ㅎㅎㅎㅎㅎ
한번 써봤는데... 반응보고 써보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