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일방적으로 내 진심을 전한 뒤, 난 친구에게 대리 출석을 맡기고 학교에 나가지 않았다. 너를 피한 것이다, 네 얼굴을 마주할 용기가 나지 않아서. 네 대답이 왠지 부정적일 것 같아서 내가 먼저 피하는 것이다. 친구에게 내 상황을 말했더니 이렇게 무작정 피하기만 하면 안 된다고 했다. 그날 술을 거하게 마시고 무작정 걸었더니 내 눈 앞에는 네 집이 있었다. 마음 같아서는 너를 불러내어 내 진심을 알아달라고 울고 싶었지만 이건 뭐, 구남친 코스프레도 아니고. 아, 구남친 맞구나. 네 집 앞에서 앉아 있다가 그냥 집으로 돌아왔다. 역시 용기가 나지 않아서였다. 집에 도착해 누워있으니 네 생각이 나기 시작했다. 이러다가는 진짜 울 것 같아서 그냥 눈을 감고 자버렸다. 일어나서 쓰린 속을 꿀물로 대충 달래고 한동안 만지지 않았던 핸드폰을 열어 보았다. 네 연락이 와 있을까, 하고. 헛된 기대가 남긴 건 아픔 뿐이었다. 그래, 그럼 그렇지. 친구라도 할 걸 그랬네. 어째 연락이 하나도 안 와있을까. 오늘도 역시 무의미한 하루를 반복했다. 오늘은 학교에 가기로 했다. 언제까지나 친구에게 대출을 맡길 수는 없는 노릇이었고, 이제는 내가 내 마음을 다잡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아무렇지 않은 척, 괜찮다고 나를 달랜 뒤 학교로 출발했다. 바뀐 건 없었다. 나를 반겨주는 동기들과 너와 걸었던 거리들. 아, 이 상황에서도 너와의 추억을 생각하고 있었다. 정신 차리자. 강의도 듣고, 오랜만에 동기들이랑 제대로 된 밥도 먹고. 정신 없이 하루가 흘러갔다. 생각보다 너 없는 학교에서의 하루는 괜찮았다. 집으로 향하는 버스를 타러 가는 길, 멀리서 걸어오는 네가 보였다. 얼굴은 반쪽이 되어 있었고, 몸은 더 마른 것 같았다. 내가 괜히 그런 말을 해서 마음 고생한 건가. 멍청히 서서 네 모습을 내 눈에 담아내고 있었다. 순간 고개를 든 너와 눈이 마주쳤다. 놀란 네 얼굴이 보였다. 난 피할 생각은 하지 않고 홀린 듯 네게로 다가갔다. 넌 내가 네게 다가가는 순간에도 놀란 얼굴로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너를 보면 하고 싶은 말이 많았다. 그동안 왜 연락은 없었냐, 내가 보낸 말 많이 신경쓰고 있는 거냐, 내가 많이 질렸냐... 그렇지만 너를 보자 내 머리는 백지장처럼 하얘졌다. 그냥, 너무 보고싶었다는 생각밖에는 들지 않았다. "... 이름... 이름아." "..." "보고 싶었어..." 그녀가 고개를 푹 숙였다. 역시 난 안 되는 건가. 그녀가 고개를 들자 눈에서는 눈물이 흐르고 있었다. 또 내가 상처를 준 건가. 그래, 내가 그러면 그렇지 뭐. 체념하려던 찰나였다. "나도..." "...?" "나도 보고 싶었어. 진짜, 내가 너를..." "..." "미안해, 내 생각이 짧았어." "..." "미안해, 세훈아." 감격스럽다. 이 말로 정의가 되는 것 같았다. 너를 품에 안고 달랬다. 괜찮아, 난. 돌아와줘서 고마워. "성이름." "..." "고마워, 돌아와줘서." "..." "우리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면 안 될까." "..." "내가 더 노력할게. 우리도 남들처럼, 아니 남 부럽지 않게 설레는 연애하자." "..." "대답은..." "그래, 그러자." "어?" "우리 다시 시작하자고. 처음부터." "..." "미안했어, 마음고생 시켜서." "미안해 말고 사랑해." "응, 사랑해." 그렇게 우리는 그날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기로 했다. 연 연인들처럼 손 잡고 데이트도 하고, 밥도 같이 먹고. 우리 사이가 달라진 점이 있다면 전에는 나만 느꼈던 설렘을 같이 느낀다는 것. 그렇게 우리는 앞으로도 변함없는 사랑을 이어나갈 것이다. 사랑해, 성이름. * ???????뭐지 이 막장 전개는 죄송해요... 저 못 쓸 것 같은거 머리 끙끙 쥐어짜서 썼엉요... 아니 쓰면서 너무 오글거려가지고... ㅋㅋㅋㅋㅋㅋㅋㅋ큐ㅠㅠㅠㅠㅠㅠㅠㅠㅠ 쨌든 이렇게 다시 시작했다는 이야기~~~~~!!! 번외는 장담 못하겠어요!! 신알신 울렸는데 제목이 헤어지던 날 번외면 그거 번외인 걸로...ㅎㅎ (사실 번외 생각 안 해봄...) 사랑해요~~~~~~♥
유리아이 - 소녀시대 태연&티파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