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랑 대기실 -
책임질 수 있겠냐.
지민이 형 말하는 거예요?
지민이도 그렇고, 애도 그렇고.
그걸 말이라고. 원하던 바인데요.
그러냐. 애 키우는 거 쉽지 않을 텐데.
솔직히 저나 지민이 형이나 경험이 없으니까 안 힘들 거라는 건 거짓말이겠죠. 근데 형이니까 다 견딜 수 있을 것 같아요.
너도 너지만, 형이 지민이 많이 아꼈던 거 알지.
알죠. 나는 처음에 형이 지민이 형 좋아하는 줄 알았다니까.
야. 그 정도는 아니었다. 걔가 칠칠맞아서 더 손이 많이 갔던 거지. 아무튼, 지민이 힘들게 하지 말라고. 여린 애야.
제가 그럴 사람으로 보여요? 내가 지민이 형 얼마나 좋아하는지 알면서.
알긴 알지. 너네도 참 웃긴다. 처음에는 박지민이 더 좋아하는 것 같더니만.
지민이 형이, 생각보다 훨씬 더 예쁜 사람이더라고요. 그러니 안 좋아하고 배겨?
그래, 인마. 그 콩깍지 평생 빼지 말고. 그래서 전정국, 새신랑 된 소감은.
떨리네요. 나 원래 잘 안 떠는 사람인데, 떨리네.
... 허, 진짜 좋아하는구만.
당연하죠. 너무 예뻐서 형이 내 앞으로 오기도 전에 달려가서 안아버릴 것 같은데. 큰일났네.
(흐뭇) 자식. 형은 박지민 보러 간다. 석진이 형이랑 김남준은 곧 온다니까 인사하고. 이따 잘 해라. 형들이 보고 있을 거야.
- 신부 대기실 -
이야, 우리 찌미니 예쁘네?
어, 호석이 혀엉. 못 오실 줄 알았는데.
오야. 그래도 우리 박찌미니 결혼식은 봐야지. 우리 지민이, 결혼하니까 좋드냐. 아주 웃음꽃이 그냥...
김태형은 못 가서 미안하다고 전화 왔더라구요. 당연히 좋죠... 사실 조금, 어... 조금 빠른가 싶기도 했는데.
그르냐... 김태형 그 자식도 바쁜갑다, 야. 그랬어? 정국 씨도 아냐.
정구기한테도 말했어요. 조금 떨리고, 어, 무섭다고.
그랬더니 뭐래, 정국 씨가.
자기도 엄청 떨리는데, 그래도 끝까지 나랑 우리 아가 책임지겠대요. 손 잡아주니까... 안심이 되더라구요.
그래? 그렇구만. 박지민 좋은 사람 만났네. 다행이야, 아주. 이렇게 이쁜 놈 누가 데리고 가려나 했드니.
당연하죠. 우리 정국이가 얼마나 좋은 사람인데요. 형, 식 보고 가실 거죠?
그래야지. 근데 형님이 요새 또 바쁘잖냐. 너네 식만 보고 바로 가야 될 거 같다, 야.
아, 진짜요...? 아쉽다...
담에 신혼집에 꼭 불러라, 얌마. 엉아가 맛있는 거 잔뜩 사 가지고 가마.
당연하죠, 형. 저 너무 떨려요. 얼른 정구기 보고 싶다...
어이구, 박지민이 광대 올라가는 거 봐. 형 이제 나가봐야겠다. 밖에 누구 또 오신 것 같은데. 이따 예쁘게 하고 나와라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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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랑 전정국은 신부 박지민을 아내로 맞아 영원히 사랑하며 늘 함께할 것을 맹세합니까?
예, 맹세합니다.
신부 박지민은 신랑 전정국을 남편으로 맞아 영원히 사랑하며 늘 함께할 것을 맹세합니까?
예, 맹세합니다.
형, 떨지 마요.
... 자기도 떨고 있으면서.
예쁘다. 나랑 결혼해줘서 고마워요. 앞으로 더 잘 할게.
지금도 충분히 잘 하고 있어. 결혼하자고 먼저 말해줘서 고마워, 정구가.
형이 뭐 걱정하는지 알아요. (손 꼬옥) 같이 노력해요, 우리.
... 응, 그러자. (울먹) 우리 같이 좋은 아빠 엄마 되자. 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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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형, 형은 진짜 웃기게 나왔을 것 같아요.
... 야, 아니거든? 근데 넌 어떻게 물에서 눈을 떠...?
저니까요. 대단하죠. 형 남편이 이런 사람이야.
참 나...
이 형 봐라. 왜 저 따라해요?
하면 안 돼?
아뇨. 귀엽네. (찍은 거 계속 돌려보기)
형, 여기 봐요.
어디, 저기?
네, 여기요. 찍는다. 하나, 둘, 셋.
정구기 그거 잘 어울리네.
형이 더요. 예쁘다. 하나씩 살까?
야, 야, 전정국! 우리 빨리 가야 된다니까? 내려, 얼른!
아, 잠깐만요. 형 한 번만 찍고.
아니, 아... 아, 아, 전정구욱... 저기 버스 갔잖아...
괜찮아요. 형이 예쁘게 잘 나왔으니까. 다음 거 타죠, 뭐.
정구가, 저기 봐봐.
어디요?
쩌어기.
뭐 보라는 거예요. 동상? 나무?
저기 보라니까?
아니, 그러니까 어디 말하는...
쪽.
... 아. 진짜.
야, 솔직히 이거는, 지짜. 이거는 전정국이 더 못 나왔을 거다.
그러네요.
... 응?
못 나왔다고요.
왜, 왜 인정해... 너 잘 나왔어, 정구가!
(피식) 형이 형 입으로 잘 나왔다고 했어요.
... 하.
정구가. (툭툭)
예?
형 볼에 뽀뽀.
글쎄요. 뽀뽀로 안 끝날 수도 있는데, 괜찮아요?
... (멋쩍은 웃음)
형, 이거 먹어 봐요. 여기 오면 꼭 먹어야 되는 거래.
응? 아. (오물오물)
... (웃음 꾹)
아, 윽... (인상 찌푸림) 야... 이거 지짜, 맛없... 으... (울상)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귀여워. 물 마셔요, 여기.
... 가만히 대고 있으면 안에서 콩콩, 하는 것 같기도 하다. 살살 건드려 봐.
아가, 잘 있냐. 엄마 아빠 여기서 엄청 재밌게 놀았거든. 다음엔 너 안고 꼭 다시 올게.
우리 아가, 다음에는 엄마랑 아빠 손 잡고 다시 오자.
여기 맛있는 것도 많고, 재밌는 것도 많아. 사진도 많이 찍자, 엄마 아빠랑.
근데 우리 아가는 아들일까, 딸일까?
아들이면 제발 엄마한테 안 엉겨붙었으면 좋겠네요.
그러나 정국 아빠의 바람은 이루어지지 않았고, 현재 국민이랑 엄마 두고 아웅다웅 살고 계시답니다. ^~^
여러분 안녕하세요! 본편같은 번외를 들고 온 국민이네입니다...!
분량이 생각보다 너무 길어져서 본편으로 할까도 생각했는데, 과거라서 번외로...
국민 부부 결혼식 보고 싶어하시는 분들이 많으시더라구요! 사실 결혼식 장면을 더 길게 쓰고 싶었는데요...
결혼식의 핵심은... 저 맹세 아닌가요! (뻔뻔) 그리고 너무 길어질 것 같아서...
그래서 나머지는 다 했다치고... 정국이 자기가 축가 불렀다고 치고... 뽀뽀 했다고 치고...
여러분의 상상에 맡기려고요... 이렇게 독자님들의 상상력도 챙기는 작가입니다. 멋있나요? (아뇨)
에헴, 오늘도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사랑해요!!!!!!!!
그리고 설렘사님, 암호닉 글에 제가 답글 단 거 한 번 더 확인 부탁드립니다!
정말 죄송해요... 제가 죽을 죄를... (무릎 꿇음)
자꾸 번거롭게 만들어서 죄송하지만 한 번만 더 확인을... 해주십사... (울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