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알파와 오메가 사이는 차가운 건가요?
안녕하세요, 김비서입니다.
집 나간 사장님이 돌아오고 얼마나 지났을까요.
출근하셨다 다시 나가시곤 2시간 만에 돌아오신 사장님은
12시 50분인 지금 문 밖에 처음 나오셨습니다.
역시 저는 잘 모르지만 신입이 이번에는 울지 않았습니다.
아무래도 배려 따위 알지 못하는 사장님이라도 이런 상황에서는 배려라는 걸 하나 봐요.
페로몬 조절 따위 귀찮다고 안 하시던 분이 갑자기 바뀌시니 적응하기 어렵네요.
" 아으으어... "
봐요, 신입이도 사장이가 막 나오니까 당황하고 말도 못 하네.
근데 우리 김사장이 왜 그러지
왜 내 눈에 같이 당황한 걸로 보이는 거지?
그럴 리가 없는데
정말 요즘 많이 아픈가...
어머니, 어머니 아들 내미가 상사 잘 못 만나 이리 고생합니다.
알파와 오메가가 같은 공간에 있다는 게 이렇게 분위기 싸해질 일인가요.
사장도 사람이 답지 않게 당황을 하고 말이야.
저는 차라리 이 공간을 벗어나렵니다.
참 미련한 사람들이에요.
2 도청과 도촬은 나쁜 거랍니다.
점심을 사들고 보안 실로 향했습니다.
여전히 분위기가 싸한데 사장님 하던 꼴을 돌이켜 보아도
우리 사장은 저 상황에서 먼저 말 꺼내줄 사람이 아니란 말이죠?
그럼 제가 여기 올 동안 아무 말 없이 눈만 마주친 채로 저러고 있었다는 건데
정말 우리 사장은 직원 힘들 게 하는데 뭐 있다니까요.
' 저, 사장님... '
오, 뭐라도 들리기 시작했습니다!!!
근데 왜 우리 사장이는 표정이 저러지?
마치 ' 지금 내게 말을 걸면 살이 남아있지 않을 것이야. '라고 말하는 듯한 맹수의 눈빛이네요.
여러분 사장이 오메가와 저렇게 오래 마주하고 있다는 이 순간은 기념해야 하는 날이에요.
카메라가 있다면 찍어두지만 이미 촬영 중이니 나중에 파일 좀 받아놔야겠어요.
간간이 제 목숨줄을 가려줄 용도로 써야죠.
경 우리 사장님 정신 차린 날 축
아
이상한 생각들을 하는 도중 두 사람을 놓쳐버렸네요.
한 명은 눈치 보고 한 명은 답답해 죽으려 그러고.
자, 둘은 어쩌면 잘 맞을지도 몰라요.
' 나 알파야. '
' 네, 알아요. '
' 나 알파라고.'
'저는 오메가에요. '
'나 알파라니까? '
' 네, 저는 오메가에요. '
' 알아. 너 오메가인 거. '
' 저도요. 저도 사장님 알파인 거 알고 있어요. '
' 그래. '
' 네. '
뭐죠 이 상황? 이거 대화인 가요?
이 둘 옆에 있으면 나도 제정신 아니게 될 거 같은데
어서 탈출해야겠어요.
3 어디서 본 거 같은데
재밌었던 점심시간이 지나고 제 자리로 돌아오자
사장님을 찾아온 남자 하나가 있었어요.
어머
이번에도 약혼자 후보 인가 봐요.
오, 좀 예쁜데요?
근데 왜 사장님 찾는 이 사람이 들어오자 우리 신입이가 뛰쳐나가는 거죠?
별 상관 안 쓰고 이 사람 사장실로 들여보내자
왜 사장이도 뛰쳐나가는 거죠?
나만 익숙한가 이 그림?
저 둘이 나만 닮아 보여?
왜 날 버리고 도망가는지 모르겠으니
저는 마저 남은 식사를 하겠어요.
제 점심은 저녁까지 이어지거든요.
하루가 가기 전까진 끝난 게 끝난 게 아니니까.
역시 주변에 이상한 사람들이 없으니까 더 맛있게 느껴지네요.
오늘따라 하루가 긴 건 착각이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