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사람은 내가 아니니까." 나는 방금 세인이에게 완벽하게 차였다. 그냥 차인 것도 아니고 구질구질하게. 가만히 세인이의 대답을 기다렸으면 되는건데, 그랬으면 이렇게까지 찌질하게 차인게 되진 않았을텐데. 세인이에게 거절 의사를 듣는게 너무 두려워서 그말을 듣기 전에 먼저 선수를 쳤다. 결국은 그저 내가 아직 너무 어리고 겁이 많았던 것이다. 그런 마음이 세인이와 나의 사이를 이렇게 만들어 버렸으니까 나는 그 누구도 원망 할 수가 없어져 버렸다. "...그 확신이란거,어떻게해야 줄 수 있는건데?" 돌아서 병실을 나가려하자 세인이가 나의 마음을 한번 더 찌른는 질문을 해왔다. 순수하고 너무나 단순한 마음에서 나온 말이 나에게는 너무 아팠다. "별거 없어.그냥 너도 그 사람을 많이 좋아하고 있다는 거.그것만 보여주면 돼." "그렇구나-.고마워." "나 이제 가도 되는거지." "미안해,붙잡아 둔것 같네.감기 조심해,정국아." 병실을 걸어 나와 엘레베이터까지 복도를 지나며 수많은 생각이 들었다. 그 확신을 정말 받고 싶었던 건데. 세인이는 내가 아닌 그 누군가에게 하려한다. 나 왜 이렇게 순식간에 비참해졌냐. * 이틀전,토요일.
"잘자.진짜 갈게,안녕." 세인이 얼굴을 한번이라도 더 보고 싶었고 세인이를 두고 혼자 집으로 가려니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아 마지막까지 얼굴을 들여다 본 후에야 나는 병실을 나섰다. 엘레베이터에 다다르어 버튼을 눌러 오기를 기다렸고 그 동안 난 전화를 꺼내어 노래를 들으려하자 그제서야 내가 병실에 이어폰을 두고 나온 것이 생각났다. 이 참에 얼굴 한번 더 보겠다는 생각으로 난 다시 병실로 발을 옮겼다. "제가 다 들어가면 벨 누르라고 했지 않습니까.행여나 더 늦게 보고 피 다 굳었으면 어쩔뻔 했어요!" "죄송해요..." "아...아닙니다.내가 실수했죠.시간 맞춰 왔어야하는데." 남자 목소리. 병실에 가까워지자 병실에서는 격양 된 남자의 목소리와 세인이의 목소리가 들려왔고 그 소리에 난 깜짝 놀라 병실 안으로 급히 들어가려다 세인이와 얘기 중인 남성의 뒷모습을 보았다. 죄 지은 것도 없는데 나는 순간적으로 커튼 뒤로 몸을 숨겼다. "오빠,퇴근해요?" "네.퇴근할 준비 다하고 선배님들한테 인사드리던 중에 503호 1번에서 알림이 울려서 온겁니다." "언니들 있잖아요.그냥 퇴근하지." 커튼 뒤에서 숨을 죽인 채 이야기를 듣던 도중 나는 세인이의 오빠 소리에 흠칫하였고 흔히 볼수 있는 간호사와 환자의 대화로 다가오지 않아서 나는 머리를 조금 내밀어 두사람을 엿보았다. "오늘 내가 그렇게 보고 싶었어요?" "뭔 소리예요." "엄청 찾았잖아요,내 이름." 머리를 한대 맞은 것만 같은 기분. 마음을 두들겨 맞은 기분. 두사람이 나누고 있는 대화가 나는 무슨 말인건지 나는 도통 이해가 안갔다. "...내가 언제요?" "정말 기억 안나요?뭐라고 했더라.석진쌤 보고싶다,이랬던가." "지어내지 말아요-!" "그래서 결론은 내가 안보고 싶었다는거네." "아니 그게 아니라..." 세인이는 당황하는 표정 마저 나의 고백을 들었을 때의 당황하던 그 표정과 전혀 달랐다. 누가 봐도 저 남자를 좋아하는 걸로 밖에 이해 할 수 없었기에 나는 모든걸 내려 놓을 것만 같았다. "괜히 30분 일찍 출근했나봐요." "네?" "잘자요.링거 역류 안되게 팔 높이 들지 말고." 그 남자는 세인이 곁에서 트레이를 들고 일어났고 나는 깜짝 놀라 붙잡고 있던 커튼을 뿌리치며 병실 문 밖으로 뛰쳐 나왔다. 남자는 문 앞에 서있는 날 마주하자 아는척을 해오며 인사를 해왔다. "어,성세인 환자 친구분 맞으시죠.들어가시지 왜 여기 서계십니까." "아니요.가려던 참이였어요." "네?왜 환자분 안보고 가세요." "아까 면회할 때 놓고 온 물건이 있어서 찾으러 왔는데 손님이 계시길래 돌아가려던 중이였거든요.근데 그게 간호사님이셨네요." "아,제가 퇴근을 하려던지라 의도치 않게 사복을 입고 있었습니다." "그럼 집 가시는 길인거죠?" "네.이것만 내려두고 가려구요." "그럼 저랑 같이 가요." 무슨 생각이였는지 나는 남간호사에게 같이 가자고 청했고 남자는 당황한 기색 하나 없이 그러겠다고 대답했다. 나는 간호사실 앞에서 잠시 기다린 뒤 함께 엘레베이터로 향했다. "엘레베이터 왔네요.타시죠." "네." 나는 속으로 도대체 왜 같이 가자고 말했을까 엄청난 후회를 했다. 이렇게 아무 말도 못할거면 왜 같이 가자고 했지. 먼저 무슨 말을 해야할지도 정리가 안되어 있었다.
"성세인 환자,좋아하죠." "네?" "그래서 지금 엄청 신경 쓰일테고." "......" "다 들었잖아요,우리 얘기." "...네." "그쪽 처음 면회 온날 부터 느꼈어요.성세인 환자를 정말 많이 좋아하는구나." "맞아요.간호사님이 생각치도 못할만큼 오랫동안 좋아했어요." "근데 왜 성세인 환자는 그쪽이 절친한 친구라고 생각하는겁니까." "...둘은 그런 얘기도 나누는 사이예요?" "그렇게 좋아하면 고백을 해야지 왜 아직도 상대가 친구라 생각하게 둬요." "신경 쓰지 마세요." "1층이네요.집이 어느 방향이십니까." "나가서 오른쪽이요." "같네요.같이 갑시다." 이 사람은 나와 어떤 이야기가 하고 싶어서 집까지 같이 갈 생각을 하는지 도저히 속내가 읽어지지 않아 나는 또 입을 다물고 있었다. "고백 안하실겁니까." "아까 보니까 세인이도 오빠라고 하던데.제가 뭐 입원한 것도 아니고 여긴 밖이니까 간호사님이라도 꼬박꼬박 부르기도 뭐한데 형이라고 불러도 되죠." "마음대로 하세요." "형,혹시 세인이한테 무슨 다른 마음 있어요?" "무슨 말이 하고 싶으신겁니까." "그게 아니면 왜 이렇게 저랑 세인이 사이에 관심이 많은건데요.내가 고백을 할거면 하는거고 안할거면 안하는거지." "네,다른 마음이 생겼어요.그래서 이렇게 그쪽이 성세인 환자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고 앞으로 어떻게 할건지 궁금한거구요." "형한테 세인이가 여자로 보여요?그 나이에 고삐리가?" "제 나이가 몇이나 됬다고 그러면 안됩니까." "그래서 고등학생 사랑 놀이에 끼어 들어서 꼭 세인이를 뺐어야 성에 차시겠다?" "저는 그쪽이 성세인 환자를 정말 좋아해서 고백을 하고 그 고백을 성세인 환자가 받아 들인다.그때부터는 일절 끼어들 생각이 없습니다.근데 그게 아닌것 같아서 묻는겁니다." "...세인이가 정말 좋아요?" "그렇지 않으면 이러고 있겠습니까.저도 많이 혼란스럽고 이게 뭐하는 짓인지도 모르겠습니다.그래서 조금만 더 기다려 보고 성세인 환자는 저와 마음이 다른 것 같다면 빨리 그만 둘 생각입니다." "저 형 때문에 마음 접고 그럴 일 없어요.세인이가 먼저 거절하기 전까지는 계속 지금처럼 세인이 좋아할거니까,그렇게 알아요." "...아직 좀 쌀쌀하네요.오늘은 이만합시다.전 집이 이쪽 방향이라,다음에 또 뵈요." 남간호사는 그대로 자신의 방향으로 걸어 갔다. 말은 호기롭게 세인이를 포기하지 않으리라 했지만 벌써부터 내 마음이 하나 둘 갈라져만 가는 것 같았고 병원에서 본 세인이의 그 표정이 잊혀지지가 않아서 이미 진듯한 기분이 들었다. 세인이에게 거절 의사를 들을 걱정 보다 9년간의 우정마저 이기적인게 되어버린 나의 일방적인 사랑으로 깨져 버릴까 두려워졌다.
"뭘 어떻게 해야하는거야,난 이제-." 나는 집에 돌아와서도 아무 생각이 들지 않았다. 몇시간 동안 차리지 못하고 있던 정신을 붙들게 해준건 달력에 적힌 이틀 남은 화이트 데이였다. 발렌타인데이에 받았던 세인이가 직접 만든 초콜릿이 생각나서 나는 급히 편의점으로 달려나가 평소 세인이가 즐겨 먹던 초콜렛들을 사다가 내가 할 수 있는 최대한의 노력으로 포장했다. 그리고 아침 대낮부터 일어나 면회 시간에 맞춰 나갈 준비를 하고 초콜릿을 챙겨 들고 집을 나섰다. "세인아,나 왔어." "일찍 일어나느라 고생 좀 했겠다,전정국." 나는 도착하자마자 초콜렛을 건내었고 세인이는 지금 먹지 못하 사실에 조금 실망한듯 보였지만 부담스럽게 받아들이지는 않은 것 같아 다행이였다.
"근데 어제 그 남자 누구야?" "남자?" 나는 그 상황에서 답답함에 결국 참지 못하고 세인이의 진심을 들여다 보려 그 간호사에 대해 물어보았다. 부디 그저 친한 간호사이길. 그 남자에 대한 감정이 나보다 깊지 않길. "...그냥 간호사 오빠야.신경쓰지마." 대답하기 까지의 조금의 정적. 그리고 신경쓰지 말라는 그 덧붙인 말. 나는 어제의 세인이의 표정이 다시 머릿속에 겹쳐 단정짓게 되었다. 세인이에겐 나보다 그 사람에 대한 생각이 더 크구나. 그렇게 내가 할 수 있는 건 그 무엇도 더 이상 남아 있지 않게 되었다. 우선 정국아 미안하다!!!!!!!!!!!! 나는 널 이렇게까지 개정팔을 만들 생각은 없었는데!!!!!!!!!! 네.오늘 06화는 정국이의 이야기로 들고 오게 되었습니다. 갑자기 예고도 없이 변한 시점 탓에 혹시나 읽는데 이해가 어려우셨다거나....갑자기 과거행해서 이게 뭔글인고....하셨다거나....그러셨을까 걱정이 앞서지만..... 이 타이밍은 정국이의 시점을 보여줄 타이밍!!이라는 생각과 독자님들에게 정국이와 석진이가 단둘이 나눈 대화를 보여드리고 싶어서 이렇게 정국이의 시점으로 들고 왔습니다. 그리고 독자님들과 빨리 헤어지고 싶지도 않았구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이렇게 한화를 늘렸습니다............ 07화는 타임워프 전,정국이가 여주에게 석찌는 자신이 아니라고 말한 그 이후로 이어집니다! 다음화는.........제가 전화를 바꿀 ㅇㅖ정인데 그 탓에 언제가 되리라고는 확정을 못드리겠습니다ㅜㅜ 바꾸고 작성 되는 즉시 최대한 빨리 올리도록 하겠습니당 그럼 이만....(총총총) 암호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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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비또비 단결 복동 단미 흥탄♥ 잇진 호비 줄라이 핑크돼진 항상 감사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