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탄소년단/김남준/정호석] 직장 상사와 담배의 상관관계
W.superwoman
07
단골집 답게 유독 팀장님이 있는 우리 테이블에만 반찬과 서비스가 드글드글했다. 물론 주메뉴도 가득. 분명 2인분만 시켰는데, 3명이서 먹어도 배부를 정도의 양이었다. 내가 먹다가도 계속 눈으로 감탄하고 있으면, 팀장님은 익숙한 듯 능글거리며 이모님께 눈을 찡긋거린다. 내 앞의 공깃밥이 3분에 1은 줄었지만 어째 다른 그릇에 담겨있는 음식들은 줄어들 기미가 안보인다. 그래도 열심히 오물오물 하는데, 가게 문이 시끄럽게 열리더니 어딘가 익숙한 목소리가 주인 이모님을 부른다. 설마, 하고 돌아봤더니 역시. 정호석씨였다. 하, 밥먹으러 와서 정호석씨까지 만나다니..
"어! 이름씨!!"
"아..안녕하세요."
"여기 밥먹으러 온거에요? 와 진짜 반갑, 뭐야. 김남준이랑 온거였어요?"
나를 보자마자 반갑게 웃으며 와다다다 말을 쏟아내던 정호석씨는, 내 앞의 팀장님을 보자마자 못마땅한 표정을 지어보인다. 그러기도 잠시, 특유의 능글거리는 미소를 짓고선 같이 먹어도 되죠?하며 내 옆자리에 살포시 앉는다. 뭐지, 이 자연스러움은. 순간 당황해 가만히 있는 와중에, 정호석씨가 공깃밥 하나를 시킨다. 금세 나온 밥을 들고 뭐가 그렇게 기분이 좋은지 이것저것 얌얌 잘도 먹는다. 신기할 정도인 친화력에 속으로 감탄하고 있었는데, 팀장님이 나를 부른다.
"이름씨?"
"..어,아.네 팀장님."
"불편하면 얘 나가라고 할까요?"
"...."
"헐..나 불편해요? 조용히 밥먹고 있었는데.."
정호석씨를 신기하게 쳐다보긴 했지만 편한 건 또 아니라서 침묵했더니 대답한 걸로 알아들은건지 팀장님이 정호석씨에게 무언의 눈빛을 보낸다. 신나게 밥먹다 팀장님의 째림을 받은 정호석씨는 울상을 지으며 나를 쳐다본다. 그 얼굴에 대고 네.불편해요. 라고 충분히 말할 수 있을 정도로 난 싸가지가 없는 사람이었지만, 저번에 쌍화탕도 받고 했으니 그저 이 불편한 식사자리가 빨리 파하기만을 바랬다.
"햐..이제 좀 살것같다. 아까 진짜 굶어 죽는 줄 알았는데."
"야. 너 다 먹었으면 얼른 가."
"싫어. 나 밥 말고 술먹으러 온건데?"
오 마이 갓. 술?? 술을 워낙 못마셔서 좋아하지 않는데, 내 옆에 앉은 정호석씨의 말을 듣자마자 동공에 지진이 일어났다. 어떻게 나가야 자연스러울까. 속이 안좋아서 먼저 간다고 할까? 그러기엔 밥을 너무 잘 먹었는데.. 어쩌지. 속으로 고민하는 사이 정호석씨가 시킨 술이 나왔다. 팀장님이나 정호석씨나 술을 꽤나 하는 모양인지 소주만 세병이다. 경쾌한 소리와 함께 우리 테이블에 놓여지는 초록색 병 세개에, 두 사람 몰래 한숨을 내쉬었다. 이미 빠져나가긴 그른 것 같다....
벌써 정신이 알딸딸 했다. 술 못한다고 미리 말 했는데, 팀장님이 알아듣고 말리는데도 정호석씨는 나에게 풀잔을 선물해줬다. 무슨 그렇게 정이 많은지. 풀잔 두잔에 머리가 어질어질 했다. 조금만 더 지나면 꼴딱 취해버릴 것 같다. 그걸 알아서 그만 마시겠다고 했는데, 정호석씨는 벌써 취한건지 빼기 없다며 나에게 잔을 내민다. 결국 내 앞에서 인상을 쓰고있던 팀장님이 이름씨 그만 괴롭히고 나랑 마시자며 잔을 가져갔다. 그 모습을 보고있는 내 시야가 어질어질 한게 이미 엄청나게 취해버린 것 같다.
"어어-? 이름씨 취해쓰어?"
"ㅎ..그런가봐여~옵.빠."
"흐흫? 나한테 오빠라고 한그야아~? 완전 죠흔데~"
결국엔 나와버렸다. 내 주사. 술을 안좋아하긴 하지만, 절대 입에도 안대려고 하는 이유가 이거다. 술 조금만 들어가면 애교쟁이가 되버려서. 그래도 다행인건, 정호석씨가 나보다 더 맛이 갔다는 것이다. 내일이면 제발 기억 못해라. 제발. 이미 술에 마비되어 오빠오빠거리기 시작한 내 입은 내 의지대로 움직일 수 없으니, 서로 안 민망하려면 정호석씨가 필름이 끊기는 방법밖에 없다. 팀장님은 실실거리며 대화하는 우리를 좋지 않은 표정으로 보고있었다. 다시 나에게 술잔을 내미는 정호석씨에 취해버린 나는 얼씨구나, 하고 받아들어 마시려 했다. 그때 아무 말 없던 팀장님이 내 잔을 뺏어든다.
"그만 마셔."
술에 취한 와중에도 팀장님이 방금 반말한 것 같은데-하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뭔가가 맘에 안드는 듯 인상을 살짝 찌푸린 상태로 아마 내 것이였던 소주를 마시는데, 그 모습이 별안간 왜이리 섹시해 보이던지. 아마 술김이여서 그랬던 것 같다. 그리고 정말 술김에, 미친 소리를 입 밖에 내뱉고서 잠이 들어버렸다.
"팀장니임..쪼금 섹,쉬 하네요-"
..미쳤지 내가.
*
어떻게 집에 들어왔는지도 모르겠지만, 눈을 뜨니 내 방 침대였다. 그리고 출근 한시간 전. 아직도 어질어질한 정신을 붙잡을 시간도 없이, 쏜살같이 출근준비를 하고 집에서 나왔다. 차가 회사에 있어서 부랴부랴 버스를 타고 회사에 도착했다. 다행히 지각은 면했지만, 그 덕에 내 양 무릎에 멍을 하나씩 얻었다.
사무실에 도착해서, 먼저 와계신 직원분들께 인사를 건네고, 밥도 못먹고 해장도 못 한 속을 조금이라도 달래기 위해 탕비실로 들어갔다. 그리고 바로 후회했다. 들어가자 마자 마주친 사람이 내가 섹시하다고 했던, 우리 팀장님이었기 때문이다. 눈이 마주치자마자 내가 그대로 굳어버리자, 팀장님이 커피 탄 머그컵을 들고 나에게 먼저 다가온다. 은은하게 퍼지는 커피향과 대조되게, 나는 너무나도 민망해 시선을 어디에 둘 지 몰랐다. 팀장님은 어제와 같이 깔끔한 수트차림이었다. 이리저리 눈동자를 굴리는 나를 잠시 쳐다보던 팀장님은 나에게 머그컵을 내밀었다.
"속은, 괜찮습니까?"
"...네."
"앞으로 술 줄이세요."
조용히 컵을 받아들고, 팀장님의 눈치를 봤다. 저 평소에 술 잘 안마시는데요..라고 반박하고 싶었지만, 어제 나를 귀가시키느라 고생했을 팀장님을 생각하니 입을 다물 수 밖에 없었다. 그나저나 어제 집에 어떻게 들어간거지.. 물어보려고 고개를 들었더니, 내 생각을 읽기라도 한 건지 내가 잠들었을 때 부터 하나씩 설명하기 시작하는 팀장님이다.
"어제 술집에서 이름씨 잠들었죠. 대리 불러서 회사부터 갔어요. 이름씨 가방 가져왔는데, 주소를 몰랐어요. 근데 지갑에 주소가 있더라구요. 일단 거기로 가서 내리긴 했는데 비밀번호를 모르잖아요, 내가. 그래서 고민하고 있는데 그 때 이름씨가 깼습니다. 잠은 집에서 자야된다고 다 망가지는 발음으로 그러더라구요. 그래서 집 들어가는거 보고 저는 또 대리 불러서 집에 왔습니다."
"..아..감사합니다.."
한이 맺힌 듯 다다다다 쏟아내는 팀장님의 말에는, 내가 얼마나 추태를 부렸을지 상상도 가지 않았다. 토는 안해서 그나마 다행이다. 죄송한 마음에 컵만 만지작 거리는데, 뭔가 심통난 듯 한 목소리가 들려온다.
"자기 주사가 뭔지는 압니까."
"..네."
"정호석한테 얼마나 오빠오빠 그러는지. 그와중에 저는 왜 팀장님,입니까?"
"..질투하세요?"
정말 순수한 물음이었다. 늘 여유롭던 팀장님이 이렇게까지 말을 쏟아내는 건 처음이라. 정말 순수 100%인 내 물음에 팀장님은 꽤 당황스러운 표정을 지어보였다. 몇 번 눈을 깜빡이더니, 다시 평소 표정으로 돌아온다.
"..질투라는 말을 입에 올리기엔 민망할 나이지만,"
"..."
"맞는 것 같네요."
담담한 대답과 다르게 살짝 붉어지는 얼굴이, 왠지모르게 귀여워 보였다. 나도모르게 귀엽다-하는 생각이 들고 나서, 바로 미쳤나봐!하고 경악했다. 지금 팀장님보고 귀엽다고 한거야..? 스스로 느낀 감정에 스스로 정신없어 하는데 팀장님이 턱을 만지작거리며 나에게 묻는다.
"어제."
"네?"
"나한테 섹시하다고 한 건 기억 납니까?"
저렇게 물으며 입꼬리를 살짝 들어올리는데 왜. 대체 왜 섹시해 보이는지. 미쳤어. 아직 술이 덜 깼나보다. 그런 걸거다.
..제발 그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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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이에요 독자님들 ㅠㅠ
시험기간에..짬내서 왔어요..! 다들 공부 화이팅 하세요!!
아 그리고 제가ㅠㅠ 멍청이같이 4화에서 신청받은 분들을 추가 안했어요.. 죄송합니다 다시 확인해주세요!
암호닉은 짝수화에서만 받고있어요!
연꽃/ㅈㅈㄱ/뿌야/짐니/풀네임썬키스트/가온/밍/아가야/룬/병매/이졔/디보이/루이비/귤/단미/햄찌/1234/낑깡/
쮸뀨/앰플/긍응이/정전국/눈부신/라온하제/망개부인/컨태/달님/로즈워터/율/영이/컨버스/숩큥/호빗/도킹★/진진/챠캬챠캬/민슈팅/베네/쿠야쿠야/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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