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탄소년단/김태형] 태권도 국대와 동네 등신의 갭이란
W. superwoman
외전;두번째 이야기
고난과 역경이 난무...하기보단 투닥거림으로 가득찼던 7년의 연애 끝에 우리는, 평생을 함께 할, 가족이 되었다.
*
결혼을 하면, 연애할 때와 다른 사람이 된다는 남자가 많다고 한다. 다행스럽게도 김태형은, 여전히 아내 바보였다. 결혼 계획을 짜며 시시콜콜히 말했던 로망들을 언제 다 기억했는지 가끔씩 툭 무심하게 이루어주곤 한다. 도대체가, 미워할 수가 없는 남자다.
"이름아!"
"응?"
"나 출근해요~"
"운동선수가 무슨 출근이야 ㅋㅋㅋㅋㅋ 연습하러 가는거지"
"아 빨리~"
그런데, 김태형도 나름 로망이 꽤 많다. 그중에 하나는, 남편이 출근할 때 아내가 따라나와 애정이 가득 담긴 배웅을 해주는 것. 웃기게도, 출근할 때 입는 양복이 아닌 트레이닝 복을 입고, 분주한 나에게 꼭 뽀뽀를 받아낸다. 아이러니하지만, 우리는 한 시간 뒤에 다시 만난다. 왜냐고? 그야 운동하는 데가 같으니까.. 그래서 아침마다 뽀뽀를 조르는 김태형이 더 유별나 보인다. 뭐.. 그래도 나름 귀엽다.
"애기 이름 뭘로 지을까?"
뜬금없는 물음에 김태형을 의아하게 쳐다봤다. 그런 내 표정이 보이기는 하는지 여전히 싱글벙글. 웃는 얼굴에도 아랑곳 않고 멱살을 덥썩 잡았다. 갑작스런 내 행동에 김태형도 살짝 놀란 듯 보인다.
"..누구 애야."
"..어?"
"누구 애냐고. 니가 지금 이름 고민하는 애."
"누구긴 누구야..너랑 내 애기지.."
"..아?"
멍청한 표정을 지으며 김태형의 멱살을 살짝 놨다. 민망해서 입술을 꾹꾹 깨물고 있었더니 김태형이 멍한 표정으로 자기의 심장에 손을 살포시 갖다댄다. 뭐지, 이건 또? 내가 고개를 갸웃거리자 여전히 멍한 표정으로, 귀여운 말을 건넨다.
"나 완전 심쿵당했어.."
"뭐야ㅋㅋㅋㅋ"
"이게 걸크러쉬라는..그런 거야?"
어째, 결혼하고 나서 다시 어려진 것 같다. 눈이 아직도 크게 뜨여있는 김태형이 너무 귀여워서 덥썩 얼굴을 잡고 뽀뽀를 해버렸다. 움찔 놀란 김태형은 곧, 광대를 올려 웃으며 두 손으로 자기 얼굴을 감싼다. 부끄럽다는 듯이.
..뭔가, 여자남자가 바뀐 것 같은데..
*
내가 김태형에게 누구 애냐고 멱살잡이를 한 지 정확히 일주일 후, 의사 선생님께서 우리에게, 내 뱃속에 소중한 존재가 생겼다고 말씀해주셨다. 우리는 입가에 잔잔한 미소를 달고, 두 손을 꼭 맞잡고 병원에서 나왔다. 우리 엄마아빠는 물론, 김태형의 부모님도 정말 기뻐하셨다. 잠시 운동을 쉬어야 하는 건 아쉽지만, 나에게 찾아와준 아이가 감사했다.
"여보야. 케이크 먹고싶지 않아?"
"어.."
"여보! 짬뽕 먹고싶지??"
김태형은 내가 먹고싶다 하지도 않았는데, 알아서 내 앞으로 음식을 척척 갖다줬다. 다행히 입덧이 심하지 않아서 주는대로 잘 받아먹었지만, 어째 자기가 먹고싶은 음식을 가져오는 것 같다. 요즘 임신한 나보다 볼살이 포동포동 오르는게, 심상치 않다.
"여보."
"응??"
"여보가 먹고싶은거 사오는거지? 솔직히 말해."
날카로운 나의 질문에 열심히 탕수육을 오물거리던 김태형의 입이 뚝 멈췄다. 그 모습에 썩소를 지어보이자 당황한 김태형의 눈동자가 종착지를 찾지 못한다. 우리 남편은 속이 너무 훤-하게 보여서 탈이다. 그래도 배가 점점 불러오는 동안, 내 덕에 고생 좀 했으니 봐준다.
모두 다. 종아리, 허벅지, 팔, 볼 전부 다 살이 오동통하게 올랐다. 요즘 움직임은 줄고 먹는건 엄청나게 늘어서 당연한 거였다. 오히려 아기에게는 좋은 현상이었다. 하지만 거울을 볼 때마다 내가 김태형에게 여자로 보이기는 할까, 하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아, 이래서 산후 우울증이라는게 오는건가.. 아직 우리 아이 다 크지도 않았는데 우울해졌다.
"태형아."
"응?"
"나 많이 뚱뚱하지.."
잔뜩 울적한 목소리로 조그맣게 이야기하는 나를 보고 고개를 갸웃거리던 김태형은, 이내 자리에서 일어나 내 앞에 앉았다. 괜한 질문을 했나 싶어 고개를 푹 숙이고 후회하는 중이었는데, 김태형의 두 손에 의해서 고개가 들려졌다. 내 앞의 김태형은, 나에게 고백하던 그 날의 눈빛 그대로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다정함과 애정이 듬뿍 담긴 그 눈빛에, 설렘이 훅 다가왔다.
"이름아."
"..응."
"난 여보가 세상에서 제일 예뻐."
"..."
"예전도 그랬고, 앞으로도 그럴거고,"
한 글자, 한 글자 마음을 가득 담아 내 눈을 바라보며 말해온다. 김태형의 말 한마디 한마디에 심장이 쿵쿵 같이 뛰어댄다. 나를 편안하게 하면서도, 또다시 설레이게 만드는 김태형의 능력에 결국 미소를 짓고 만다. 조곤조곤 말을 이어가던 김태형은, 결혼 후 가장 기억에 남을 입맞춤을 해주었다. 나를 녹다운 시켜버리는 달달한 말과 함께.
"물론 지금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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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 시간 맞추려고 엄청.. 타자를 두드렸네여..!
남준이 글 6화는 내일 오전-점심쯤 업데이트 예정입니다!
오늘도 내사랑들, 힘나는 하루 보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