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 뿌존뿌존
1. 너바라기
남자친구 윤정한 X 여자친구 김세봉
너랑 정한이는 사귀는 사이야.
사귀는 사이임에도 불구하고 달달함따윈 집어치운지 오래지.
아마, 너희가 알고지낸지 꽤 오래되어서 그런지도 몰라.
그렇지만 너희 둘은 참 잘 어울린다, 둘이 결혼까지 갔으면 좋겠다라는 소리를 많이 듣는 편이야.
아마 두 사람이 데이트 대신 봉사활동을 하거나, 도서관에서 책을 읽는다는 둥 모범적인 일을 항상 함께하기 때문이겠지.
물론 이 모든 일은 너의 고집에서 부터 비롯된것이지만.
어찌보면 연인관계가 아닌 것 같고, 네 위주로 돌아가는 하루지만,
그래도 너에게 많이 맞춰주면서 널 아직도 많이 좋아하는 정한이야.
어느 날이었어.
너희 둘은 어김없이 봉사활동을 갔지.
오늘은 아이들이 많이 있는 보육원이었어.
너와 정한이가 가장 좋아하는 장소 중에 하나지.
오늘은 정한이의 대학 선후배들과 함께 하는 봉사였어.
넌 아무 생각없이 아이들과 놀아주고있었지.
그때였어.
"선배, 선배 여자친구 아직도 있어요?"
정한이에게 작업을 거는 듯한 여자의 목소리가 들려오지.
넌 신경쓰지말자, 신경쓰지 말자. 하면서도 신경은 온통 정한이와 그 여자에게 쏠려있었어.
"그럼, 있지. 엄청 예뻐. 근데 아직도라는건 무슨 의미야?"
"그냥, 내가 보기엔 선배가 좀 아까운것 같아서. 맨날 이런데나 오고."
"이런데라니 그게 무슨 말이야."
"선배 여자친구보면 맨날 자기 마음대로 하는것 같아서 하는 말이예요.
선배 불쌍해죽겠어"
"우리.............거야
그러니까 신경쓰지말고 그냥 있어"
"세봉 누나!!! 누나 나 이 블럭 만들어주세요!!"
그리고 정한이의 뒷 말은 블럭을 만들어달라며 뛰어온 찬이의 말에 묻혀버리고 말았지.
넌 분명히 정한이가 그럴 아이가 아닐걸 알면서도 계속 마음이 쓰이지.
사실 그 여자의 말이 틀리지는 않았거든.
너희는 항상 너의 의견을 중심으로 나아갔고, 착한 정한이는 그걸 받아주기만 했으니 말야.
넌 갑자기 우울해지지.
그때 정한이가 승관이를 안고 네 옆으로 슬그머니 다가와.
"세봉아. 무슨 일있어?"
".....으응, 아니"
"오늘따라 왜 이렇게 기분이 안 좋으실까."
"별거 아냐, 승관아 이리와"
넌 정한이의 눈을 보지 않고 대답한 다음, 정한이에게서 승관이를 데려와 네 무릎에 앉히지.
이상해진 네 태도에 살짝 불안해진 정한이야.
"누냐- 누냐 오늘 어디 아파?"
"아-니"
".......아픈것 같은데?"
장난스레 널 걱정하는 승관이에 기분이 조금 풀린 너야.
그래, 정한이가 설마.
넌 정한이를 믿기로 다짐해.
"우리 승관이 누구 애기?"
"음......정하니 형이 형아 애기랬는데......."
"그랬어~?"
"근데 지금은 누냐애기"
네가 승관이를 무릎에 앉히곤 어화둥둥하고 있으니,
슬슬 배가 아파오는 정한이야.
오늘따라 자기 얼굴도 잘 보지 않고 아가하고만 노니까 슬슬 불안해지기 시작한거지.
"김세봉"
".......왜"
"난 김세봉 바라긴데 넌 누구 바보야"
정한이의 단호한 말투에 승관이를 쓰다듬던 네 손이 덜컥, 하고 멈춰.
"나 승관이 바보"
장난스러운 네 말에 정한이의 표정이 시무룩해지지.
어느새 시간은 정오를 넘겼고 아이들의 낮잠시간이 되었어.
승관이는 네 품에 안겨 잠에 들었고 넌 벽에 기대 승관이의 머리를 쓰다듬어주고 있었지.
정한이는 네 옆에 누워 동화책을 읽고 있었어.
"세봉아, 너 누구 바보야"
"승관이"
"난 너바라기라니까?"
"응 난 승관이 바보"
자꾸만 승관이바보를 되풀이하는 너때문에
슬슬 질투가 나기시작하는 정한이야.
그래서 정한이는 네 옆으로 쓱 붙어앉아 네게 나른하게 속삭이지.
"김세봉. 나 승관이한테 질투나."
"응"
"그러니까 우리 결혼하자. 이거 프로포즈하는거야"
그리고 넌 아까 찬이의 말에 묻혀 듣지 못했던 정한이의 말이 희미하게 떠오르지.
"우리 결혼할거야.
그러니까 신경쓰지말고 그냥 있어"
2. 하얀 손수건
수영 국가대표 서명호X사격 국가대표 김세봉
넌 사격 국가대표야.
어린대도 불구하고 집중력이 뛰어나서 유망주로 불리우고 있지.
그리고 오늘은, 네가 손꼽아 기다려왔던 올림픽 날이야.
넌 평소에 잘 긴장하지 않는 성격인데, 이게 왠걸.
올림픽이라는 큰 대회라서 그런지 넌 긴장을 해버리고 말았고, 경기를 망쳐버리고 말았어.
물론 너의 성적은 메달만 따지못했을뿐 어린나이치고 뛰어난 결과였지만
평소의 성적에 미치지 못했기에 넌 속상한 마음이 커.
그리고 넌.
저녁도 먹지 않고 복도에 나와 울기에 이르러.
명호는 수영 국가대표야.
명호는 유명한 선수는 아니지만 늘 노력하고, 또 노력하지.
명호의 경기는 한참전에 끝났는데, 명호의 성적 역시 이전보다 나아졌지만 좋진 않았어.
명호는 잠깐 우울했지만. 내가 노력을 하지 않았나보다. 라고 생각하며 더 열심히 하고 있는 중이지.
그리고 저녁이 되었을까, 수영 연습을 막 끝내고 돌아온 명호의 눈에 복도에 홀로 앉아 울고 있는 네가 띄어.
명호는 조심스레 다가가 네 옆에 조용히 걸터앉아.
그리고 네 어깨를 조심스레 토닥이지.
넌 한참을 울다 누군가 토닥이는 손길을 느끼곤 울음을 참으려 노력해.
하지만 원래 누군가가 감정을 이해해주면 그 감정이 더 드러나잖아.
넌 주책맞게 엉엉 울고 말아.
그러자 누군가가 네게 손수건을 건네지.
넌 그 손수건을 받아들고 눈물을 닦으며 진정하려고 애써.
하지만 쉽게 진정되지 않지.
네가 쉽게 진정하지 못하자 명호는 안절부절 하지 못하다
올림픽 선수들을 관리하는 관리자에게 전화를 걸어.
"korean player is cring here. i don't know her lodging. help"
(한국 선수가 여기서 울고 있어요. 난 그녀의 숙소를 모릅니다. 도와주세요)
그리고 곧 너의 감독이 와서 널 숙소로 데려가지.
넌 숙소로 돌아와서도 엉엉 울다 잠이 들어.
다음날, 잠에서 깬 너는 네 손에 쥐어져있는 하얀 손수건 하나를 발견해.
그리고 그 손수건에는 이름 모를 한자만이 쓰여있지.
넌 그 손수건을 준 누군가가 널 다정하게 달래주었다는 것을 기억해내고 그 사람을 찾으려 노력하지.
그리고 넌 그 한자가 한국 말로 "서명호" 라는 것을 알아내.
하지만, 서명호라는 사람이 한국인인지 일본인인지 중국인인지 알길이 없는 너는 답답해져.
그리고 시간은 야속하게도 빠르게 흘러, 어느새 올림픽 폐막식을 하기에 이르렀지.
넌 우울한 기분으로 옷을 갈아입어. 그리고 경기장으로 향하지.
명호는 널 달래준 이후로 자꾸 네가 머릿속에 맴돌아.
하지만 네가 한국인이라는 것만 아는 명호로썬 널 찾을 수 있는 방법이 없지.
그리고 시간은 흘러 어느새 폐막식이 시작됬고, 명호는 시무룩한채로 경기장에 들어서.
경기장에 들어선 너는 평소 친하게 지내던 수영선수 원우와 같은 줄에 앉게 돼.
"이번 경기 어땠어?"
"안 좋았어. 수영 잘 하는 애들 왜 이렇게 많은지 몰라"
"너도 잘 해"
"아니, 난 노력을 하지 않나봐. 분명히 나보다 못하던 선수였는데 어느새 날 치고 올라오더라"
"그 선수도 대단하다. 이름이 뭐야?"
"서명호"
그리고 네 머릿속에 종이 딩, 하고 울리지.
명호는 평소 친하게 지냈던 사격선수인 준휘와 같은 줄에 앉아.
"이번 경기 어땠어?"
"난 잘했지. 근데 밍밍은 안 좋았다더라"
"밍밍? 왜?"
"그게, 엄청 어린 선순데도 엄청 잘하는 애가 하나 있데.
올림픽 첫 출전이라던데."
"이름이 뭔데?"
"아마... 김세봉?"
그리고 명호의 머릿속에도 종이 딩, 하고 울렸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