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러오세요, 동물의 아니, 반인반수의 집.
w. 뿌존뿌존
이건 진짜 비밀이지만, 가끔씩 이런 상상을 하곤 해.
만약 내가 그때, 이석민을 만나지 않았다면. 지금의 내 삶은 어땠을까? 하고 말야.
만약 내가 그때 이석민을 만나지 않았다면, 지금처럼 밝게 지내지도 못했을거고, 많이 우울했겠지. 아버지의 새로운 시작이나, 새엄마와의 결합도 축하해주지 못했을거고, 지금처럼 왁자지껄 즐겁게 지내지 못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해. 뭐, 이렇게 내게 고마운 13마리, 아니 13명의 구성원들이지만. 정말 가끔, 정~~~~~~~~~~~~~~~~말 가끔씩 얘네가 없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곤해. (얘들아 사랑하는거 알지..?)
음, 왜 그런 생각을 하곤 하냐고? 저번에 얘기해줬잖아. 애들끼리 싸우거나 사고를 치는 그런 이야기들...
난 정말, 밤에 잠들기 전에 기도해. 제발 내일 아침은 평화롭게 시작되게 해주세요. 하고 말야.
하지만 그 기도는 지금까지 한번도 이루어진적이 없어.........심지어 오늘 아침도 평화롭지 않았다구.
오늘 아침엔, 김민규의 비명소리때문에 잠에서 깼어. 깜짝 놀라서 밖으로 뛰쳐나갔더니, 찬.....디노 옆에 놓여진 달걀을 보고 니가 낳았냐며 고래고래 소리를 질러대고있더라.
미친거 아냐? 남자앤데?? 후.....그건 호시와 부의 짖궂은 장난이었고, 조용히 잠을 자고 있던 디노만 봉변을 당한 꼴이되버렸어. 그리고 지훈이의 아침잠을 방해한 죄로 밍은 지훈이에게 뺨을 한대맞았고 말야. (물론 동물로 변한 상태에서.......)
이제 내가 왜 이석민을 만난 그 날을 조금 후회하는줄 알겠지..?
그런 의미에서 오늘은 전원우가 오던 날을 설명해줄게 (급전개)
도겸이가 우리 집에 들어온지 이틀정도 됬던 날, 그 날은 내 시험 날이었어. 아마 수학이었나?
근데 내가 평소에 바쁘니까 아침 밥을 잘 안 먹었단 말야. 그날은 도겸이가 밥 먹어야된다고 계란 후라이 하나 부쳐줬던걸로 기억해.
진짜 고마웠긴 했지만, 이 망할 계란 후라이 성애자 자식............후...그 날 이후로 우리의 아침은 비가 오나 눈이 오나 계란 후라이..
심지어 조류 애들한테도....
"세봉아아!! 아침 먹고 가야지!!"
"아, 뭐래! 나 오늘 수학 시험이야 빨리 가야 돼"
"세봉아아아아ㅏ!!!!! 미쳤나봐!! 밥을 먹어야 머리가 돌아가지!"
아니 무슨 엄마세요? 나 이때 거침없이 하이킥 나오는 나문희분인줄 알았다니까? 후우후우.........
그래도 그 날 수학시험은 잘 봤어. 독....아니 이석민 덕인걸로 하자.
여튼 시험 끝나고 집으로 터덜터덜 돌아와서 소파에 드러누웠지. 뭔가 되게 졸리더라.
근데 집에 이석민이 없는거야. 그래서 어디갔을까 막 집안을 두리번 거리고 있는데 갑자기 집 창문을 누가 막 둥둥 거리면서 건드리는거야.
그래서 넘나 당황해서 창문을 벌컥, 열었는데 비둘기 한마리가 나한테 뭘 던지는거있지;;
놀라서 무의식적으로 그걸 받았는데, 그게 뭐였는지 알아?
거북이었어. (노어이)
당황스러워서 거북이들고 한참을 이리저리 보고 있으니까 비둘기가 우리집으로 날아들어와서 자연스럽게 사람으로 변해선 자기가 들어온 창문을 닫더라.
망할 이석민..........그리곤
"야, 이제 우리 가족이야. 키워"
???????????????
혹시 이석민씨 도전장?
난 그때까지만 해도 내 손에 있는 그 거북이가 망할 이석민 같은 애일줄은 상상도 못했어.
그래서 걍 집 창고에 있던 어항에 물 받아서 거북이 넣어놨는데 혼자 잘 놀더라
잠수도 하고 수영도 하고 돌 위에서 자기도 하고.
그거 보다보니까 나도 슬슬 졸리더라고. 그래서 걍 널부러져서 잤어.
그게 큰 실수였지.
잘 자고 있었는데 갑자기 싸한 느낌이 드는거야.
그리고 내 몸으로 물이 쏟아졌고, 어항이 내 배 위로 쏟아졌고.......
씨발.
너무 놀라서,
"끄ㅏ우아왕아ㅏ아아ㅏ아아ㅏ아아!!!"
하면서 일어나니까 계란 후라이 부치던 이석민이 뭐야! 무슨 일이야! 하면서 막 뛰어나오더라.
아니 내가 무슨 일인지 어떻게 알아!!
그래서 나는,
"몰라, 자고 있었는데 내 배위로 어항이 엎어졌어..."
라고 말하곤 어항 안을 들여다 봤지.
근데, 그 어항 안에 있어야할 거북이가 없는거야.
그래서 내가,
"야, 이석민. 거북이 없는데?????"
라 말했더니, 이석민이 뒤집개 들고 낄낄거리면서
"야, 저깄잖아 멍청아"
라고 하는거임. 노 어이, 아니 어디?
그래서 이석민이 가리키는 데를 볼려고 뒤를 돌았더니.
아니, 소파에.
누가 저렇게 앉아있는거임.
나는 존나 놀라서
"아 쒸발 저게 뭥우ㅏ양아아!!!!!!!!!!"
저렇게 소리지르고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서 전화기를 들었지.
물론 경찰에 신고하려고ㅎ
근데 그 이상한 사람이 낄낄거리면서 이석민한테 걸어가서 어깨동무를 함...
그때 무슨 생각이 들었는줄 알아?
아, 내가 망할 비둘기새끼한테 농락당해서 이렇게 생을 마감하는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지......
누군 이렇게 무서웠는데, 저 망할 이상한 사람이 ,
"안녕 주인, 전원우. 잘 부탁해"
저렇게 뻔뻔하게 말했고, 그게 나랑 전원우의 첫만남이었지.
태어나서 처음 본 사람이 잘때 그 위로 물을 부어놓고, 잘 부탁한다고 말하는게 제정신인 부분인가요?
예???
아, 지금 전원우 어딨냐고?
기다려봐, 찾으려면 좀 걸려.
"아 형! 내 새장 안에 형 장난감 넣어놓지 말라고요!!"
"내가 안넣었다고!! 이지훈이 했다고!!"
일단, 싸우는 부승관이랑 권순영을 헤치고,
"아 김민규!! 배고프다고!!"
"아 좀 기다려봐요 거 참 진짜 배에 거지가 들었나!!"
투닥대는 윤정한이랑 김민규도 지나고,
"형, 나 이제 병아리로 변하지 말고 닭으로 변해야겠어. 다들 나를 만만하게 보잖아"
"hey- 미적 기준을 남의 눈에 맞추지 마-"
고민 상담하고 있는 한솔이랑 찬이도 지나야하니까.
전원우는 찾기가 너무 힘든데, 한번 찾으면 저렇게 사고를 쳐서......
어휴, 힘빠져.
아, 잠만 지금 바깥에서 뭐 깨부수는 소리난다.
전원우겠지. 망할.
얘들아 나 지금 저거 치우러간다...다음에 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