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금은 주토피아스러운 거 ^ㅁ^
뷔토피아 ; VTOPIA
- 사랑은 원래 직장에서 싹 트는 겁니다.
첫만남을 떠올려보자. 태형은 중요한 미팅이 있어서 평소 답지 않게 정장을 입었었다. 약간 빠듯한 시간에 걸음을 재촉하다 누구와 부딪혀버려. 누구겠어, 우리 토끼지. 놀란 나머지 자기도 모르게 혼현 ( 귀와, 꼬리, 눈동자 색 등 반류들의 특징적인 신체부위 ) 가 나타나버려. 몇 초도 채 되지 않는 순식간이었지만 그 덕에 토끼구나를 알아 챈 태형. 옛날부터 남자라면 강하게 키워! 하는 아버지 덕분에 쎈 반류들과 자랐던 태형이는 지금도 환경덕분인지 토끼와 같은 작은 동물들이 익숙치않아. 그래서 더 끌렸던건지도. 자신에 비해 터무니 없이 작은 토끼 한 마리가 무거운 서류뭉탱이 팔 사이에 끼구 허둥지둥 거리는 데 안 귀엽고 배겨? 본투비 능글킹이였던 태형이는 익숙한 듯 말을 걸었지.
" 토끼? "
귀 위로 브이자를 만든 후 두어번 쥐락펴락하며 물어보는 태형.
" ...에? "
" 취업. 힘들죠. "
" 네? 아, 네 뭐... "
" 내가 진짜 좋은 일자리 하나 알아요. 면접 볼래요? "
" ...... "
하하. 그렇게 대놓고 날 사기꾼 보듯이하면 쪼꼼 곤란한데. 떨떠름한 표정은 지울 수 없지만 그런 태형의 말에 고민이 조금 됐지. 취업 시켜준다니 감사할 일이였지만 이게 확실하지가 않은 거잖아. 온 몸으로 나 사기꾼이오, 티를 내는 태형 덕에 고민하는 동안 셀 수 없이 많은 물음들이 머릿 속을 배회하는 중이였어. 어떡하지, 어떡하지 고민하던 찰나의 순간을 태형은 놓치지 않고 캐치해내지. 내가 지금 몹시 바쁜 사람이라서, 싫으면 말구. 토끼 안녕. 비싯 웃으며 손인사를 한 태형은 미련 없이 뒤돌아 가려던 그 때 잠깐만요! 하는 꽤 다급한 외침을 들어. 나이스. 성공이다. 휘파람이 절로 나는 반가운 소리였지만 의연한 척 뒤를 돌아 아주 인자하게 웃으며 조그마한 토끼 한 마리를 바라보는 태형이였어.
" 할게요. 면접! "
" 오케이. 면접은 아마 둘이서 할 걸요, 일대일로. "
" ...네? "
" 그게 취향이예요. 날짜랑 장소는 추후 알려줄게요. "
그러곤 너의 손 위로 핸드폰을 쥐어줘. 잠깐, 이거 내 폰이잖아! 정답. 애초에 태형은 그냥 놓아 줄 생각이 없었던 것. 여우 자체가 영특함을 타고 난 동물인데 영특함과 영악함은 종이 한 장 차이라고, 손버릇이 좋은 편은 아니였지 태형은. 아무래도 낌새가 수상한데. 되돌리기엔 이미 저 여우자식의 휴대폰에 내 번호가 저장되어 있으니 되돌릴 수도 없었고. 언젠가 자신의 엄마가 여우는 피해야한다며 준 호신용 스프레이를 생각하곤 부들부들 떨겠지. 한편 다시 갈 길을 걸어가며 한껏 올라가려는 입꼬리를 자신의 위용을 생각해 억지로 내리고 있었어. 오늘도 잔뜩 쌓인 업무량을 퇴근 시간에 맞춰 겨우겨우 끝낸 태형은 단조로운 자신의 전화번호부에 새로운 번호가 저장되어 있는 것을 보고 다시금 장난기가 발동해선 핸드폰 자판을 두드려.
[ 일전에 면접 얘기 꺼낸 사람이예요. 내일 9시까지 오면 돼요. 장소는 제 1교역 사무국. 빌딩 꼭대기 층으로. 프론트에서 김태형, 세 글자만 대면 됩니다. ]
- 알겠습니다. 자리 만들어주신 거 감사해요!
[ 감사는 내일 직접 보고 하고. 치마 입고오면 좋아요. 섹시한 여자 좋아하거든. 아 물론 취향이니까 오해말고. ]
순간 보이는 문자 내용에 이 새끼 이거 또라이구만! 을 연발해댔지만 그래도 면접 보라고 오라 하는 장소가 7구역에 사는 반류들도 알 정도로 유명한 곳이었기에 진짜 치마라도 사 입어야겠다 생각해. 뷔토피아 제 1교역 사무국. 반은 인간이고 아무리 반수의 특성이 희미해진다한들 그들에게 있어 음식은 꽤 중요한 자원으로 자리잡았어. 그런 차원에서 식량의 보급과, 재정을 담당하는 각 구역의 교역 사무국은 뷔토피아 사이에서도 단연 최고의 직장으로 손 꼽히는 곳이었어. 잠은 잘 자고 일어났는데 막상 면접 장소에 도착하니 심장이 요동치다 못해 제 몸을 뚫고 나올 것 같았어. 급하게 사입느라 품에서 한참이나 벗어나는 비교적 긴 기장의 치맛자락의 끝을 죽죽 잡아내리며 쭈뼛쭈뼛 한눈에 봐도 으리으리한 빌딩의 프론트로 다가섰지. 면접 보러왔는뎁쇼. 누굴 찾느냐는 프론트 언니는 빛이 났어. 딱 봐도 색기 넘치는 것이 고양이나 치타겠거니 생각했지.
" 그... 김태형이라고 말하면 된다고... 하던데. "
그 이름 석 자를 듣자 눈에 띄게 당황해한 고양이(ㅡ인지는 다른 동물인지는 모른다)언니는 곧이어 누구와 간단히 통화를 하더니 이내 자신과 같이 올라가자고 해. 투명하게 각 층 위로 시원하게 뻗어져 있는 엘리베이터는 맨 꼭대기층에서 멈췄어. 보통 건물의 맨 꼭대기라 하면 엄청나게 지위가 높은 사람이란 것을 모르지 않아서 손이 벌벌 떨렸어. 복도 끝에 유일하게 나 있는 문을 열자 더 으리으리한 사무실이 하나 나왔어. 열린 문 바로 앞으로 보이는 커다란 책상하며 그 뒤로 비치는 뷔토피아의 뷰, 방 오른쪽엔 쇼파와 왼쪽엔 메인 책상에 비하면 협소한 크기의 사무용 책상 하나가 더 놓여져 있었어. 멍 때리는 사이 고양이 언니는 기다리세요, 이 한마디 남겨준 후에 나가버렸어. 그제서야 그 사기꾼 같은 남자에게 나중에 만나면 밥이라도 사줘야 생각했어. 얼마 지나지 않아 왔어요? 하는 목소리 하나가 등 뒤로 들려왔는데 그게 누구와 심히 닮아있어서 설마 하는 마음으로 뒤를 돌아봤는데 경악할 수 밖에 없었어. 누구냐. 김태형이지 뭐.
" 와... 진짜 치마입고 왔네. 원래 그렇게 순종적인 타입? 나쁠 건 없지만. "
" 아, 아니. 그 쪽이 왜 여기있어요? "
" 왜냐니? 내가 이 건물 소유주인데 있는 게 그렇게 새삼스러울 일인가. "
그 순간에 해머를 빡 맞은 듯한 충격이 오지. 아니 저 사기꾼같은 남자가 이 회사 오너라고? 당황한 우리 토끼와 다르게 태형은 아주 여유롭게 의자에 빙글 몸을 눕히듯 앉고서는 아주 거만하게 책상 위로 두 다리를 올려놓아. 이게 마치 심문을 당하는 것 마냥 한 쪽은 두 손을 가지런히 모은 채 있고, 한 명은 여유로운 자세로 흥얼흥얼 콧노래를 부르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되었지. 분명. 이거 면접인데. 어디서부터 스멀스멀 올라오는 수치심은 왜 때문일까. 일단 이 계약서에 싸인 좀 해주지 토끼? 그 말에 어물쩡 대답하며 대충 휘갈겨 제 이름 석자를 써냈어. 오케이, 계약 완료. 다시금 머리 위로 물음표를 백만 개쯤 띄운 게 뻔히 보이는 제 눈 앞의 작은 인영에 흐흥, 하며 괴상한 웃음소리를 내던 태형은 이내 자리에선 일어나 그 몸 주위를 빙글 돌며 말해.
" 나한테 감사 인사 안해? "
" 네? 무슨...? "
" 와. 이런 은혜도 모르는 토끼 같으니라고. 내가 네 짐 하나 덜어줬잖아. 취업. "
" 아아, 그거어... "
" 어째 표정이 영 시원찮다? 얼른 자신의 주인을 향해 인사하지 못할까. "
" 주인은 무슨, 이 아니라 너무 감사하네요. 덕분에 큰 고민이 해결되었네요. "
입꼬리를 억지로 끌어올린 채 어색한 웃음을 지어보였으나 태형의 다음 말에 웃음기가 사라질 수 밖에 없었어.
" 토끼 너는 합격이야. 아주 훌륭해. "
" 네. 그거 칭찬으로 받아들일게요. 감사해요. "
" 내 취향이 까칠한 고양이보다는 순종적인 토끼 쪽이거든. "
뭔가 말이 이상한데.
" 코스프레도 따지고 보면 간호사복, 뭐 이런 것보단 바니걸이 깜찍하잖아? "
" 아니 지금 무슨 소리를, "
" 네가 내 취향이니까. 토끼 너는 완벽해. "
아 그리고 월급은 1년 꺼 몰아서 주는 게 방식이야. 정확히는, 토끼 너한테만 해당되는.
고로
계약 성사 후인 지금. 1년 동안 너에겐 선택권이 없다는 뜻이기도 하지.
태형이 던진 말에 입을 다물지 못하고 있자 태형은 종이 한 장을 손에 쥐어 줘. 사실 이건 서류라 하기도 뭐한 그냥 태형 본인의 손글씨가 가득 담긴 A4 용지 한 장에 불과했어. 이게 뭐냐는 듯한 눈빛에 태형은 간질거리는 코를 쓰윽 문지르며 익숙하게 책상 옆 서랍에서 아날로그틱한 제 게임기를 꺼내들고는 씩 웃어보이며 말했어. 숙제. 다음에 출근할 때까지 다 공부해와. 이왕 비서로 일하게 된 거. 여우 좋고, 토끼 좋고. 응? 그 말에 그제서야 종이를 들여다 보는데 '사용설명서' 라는 큼지막한 제목과 삐뚤빼뚤 그려놓은 태형의 자화상이 있었어. 태형의 모습에 머리엔 여우 귀를 단 뭐, 그런 자화상.
〈 김태형 사용설명서 >
이름 : 김태형.
직업 : 잘나가는 회사 오너.
나이 : 젊음.
삶의 모토 : 좋은 게 좋은 거다.
좋아하는 거 : 섹시한 거. 게임. 노는 거. 바니.
싫어하는 거 : 안 섹시한 거. 일하는 거.
.
.
.
뷔토피아 입주민들 |
한드루 / 지민부인 / 복숭아 / 목도리리도마뱀 / 망개손 / 옥수수수염차 / 방글방글 / 우리사랑방탄 / 레티 / 쮸뀨 / 명탐정코코 / 꾸꾸 / 강여우 / 늘품 / 짱좋음 / 빡스 / 원트 / 강변호사 / 추억 / 낑깡 / 복숭아꽃 / 태태여우 / 청퍼더 / 뷔타오백 / 윤기윤기 / 종구부인 / 짜근 / 우리집엔 신라면 / ♡이마♡ / 옮 / 333 / 백허그 / 순별 / 천국 / 태정태세 / 0328 / 굥기가마시는공기 / 지민이바보 / 뷔밀 / chouchou / 종이배 / 황금올리브유 / 방소 / 0412남고생 / 청보리청 / 또비또비 / S / 호두마루 / 꽃오징어 / 유자차 / 낙원 / 루나틱 / 퐁퐁 / 뜌 / 정글벙글 / 남준이보조개에빠지고싶다 / 분홍빛 / 골드빈 / 꾸기 / 다다눌 / 예찬 / 뷔요미 / Remiel / 몽구스 / 예화 / 피닝 / 토이 / 호서가 / 흩어지게해 / 태태사랑태태 / 달달한비 / 미스터 / ㅣㄴ굥 / 사랑이란아프고 / 부산의바다여 / 윤기모찌 / 와장창 / 눈부신 / 몽쉘 / 토쿠 / 끼룩 / 초코에몽 / 망개 / 우럭 / 킨킨 / 복동 / 다홍 / 정숲 / 반반 / 하나 |
어디서 탄 내 안나요! 제 글이 망작나무가 되어 타는 냄새! 아니 제가 이리 많은 사랑을 받으리라곤 예상 못했는뎁쇼. 너무 당황해서 오늘 글 두서 없음. 왜냐면 막 싸재낀거니까 ㅣㅅㅇ... 다음부터는 제에앵애애ㅐ애애ㅐ대로 써올게요ㅠㅁㅠ 재미없죠! 실망했쬬? 아니라 하지마 다 보여요^ㅁ^ 근데 실망 안했으면 하는 건 그냥 와타시의 바램입니다ㅎ 원래 그냥 짧게 대화형식으루 쓸라했는데 이게 막 독자님들 보니까 막 더 잘 쓰고 싶어서 나름대로 써봤는데 fail. 앞으로 더 흥미진진한 뷔토피아를 만들어가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다음에 다시 볼 때까지 앙뇽. 태워형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