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예남고로 어서오세요.
w.January
때는 더위가 푹푹 찌던 2011년 여름방학이었다.
아까까지만 해도 작은 행사에서 자신의 친한 친구,원율과 무대에서 춤을 췄다는 사실에 뛸 듯이 기뻐했던 승현은,
여름의 살인적인 무더위로 인해서 갑자기 좋았던 기분이 짜증으로 바뀌어갔다.
"..응?이게 뭐야."
집에 가면 얼른 엄마한테 얼음물 달라고 해야겠다 라고 생각한 승현은 집 앞의 우편함에 편지가 꽃혀있는 것을 보고 얼른 빼들었다.
편지는 큼지막했다.봉투라고 하기엔 작았고 그렇다고 편지라고 하기엔 컸다.
"..예남고?"
받는 사람을 보니 '이승현',바로 나다.그런데 보내는 사람이 '예남고'?
푸흐..그나저나 이름 한번 웃기네.희귀 성에다가 이름도 남고야,남고.
혼자서 무진장 쪼개고 있던 승현은 편지 윗부분을 뜯어 편지지를 꺼냈다.
그래,그게 바로 이승현의 인생 터닝 포인트였을 것이라 믿는다.
[ 귀하 '이승현' 님.
축하드립니다,귀하는 '예술 남자 고등학교(이하 예남고)'에 추가 입학이 되셨습니다.
본 학교의 학기는 9월 15일에 시작합니다. 그러나 반과 기숙사 배정으로 인해 학기가 시작되는 3일 전,9월 12일까지
예남고로 와주시길 바랍니다.
자세한 사항은 추후 보호자와의 전화 통화를 통해 전달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예술 남자 고등학교 ]
Pro.
고등학교에 들어서 처음으로 방학을 보내기 시작한지 얼마 안된 날.
평소 공부에 일찌감치 흥미가 없었던 나는 중3때부터 친했던 원율이와 현기와 함께 조그마한 행사에 참가했다.
서울에서 전학온 나는 친구들을 잘 사귀지 못했고 자연스레 저들끼리 떠들어대는 반에 있길 싫어했다.
그러나 학교 안에 '댄스동아리'라는 멋진 부서가 내 눈길,발길을 끌었고 그 결과, 지금까지 같은 동아리였었고 가장 친한 친구가 되어버린 원율이와 현기와 함께 가끔씩 이런 행사들을 찾아서 무대에 참가하곤 했었다.
우린 완전한 아마추어였다.
그러나 아마추어들만 참가하던 무대에서 우리는 나름 우리들의 실력에 자신이 있었고 우리가 최고인줄 알았다.
그러나 그것은 우리의 오만한 생각이었다는 것을 나는, '그들'을 보며 깨달았다.
우리 세명은 여느때와 다름없이 무대에서 신나게 춤을 추고 내려온 후 다른 아마추어들의 무대를 지켜보고 있었다.
"네,참가번호 17번 '유니크'팀의 멋지고 화려한 춤이었습니다."
사회자의 말에 우린 작게 비소를 흘렸다.
멋지고 화려하긴 개뿔..온통 이상하고 어색한 안무들,겉만 번지르르하지 실력은 전혀 없는 그런 춤실력이었는걸.
"자,드디어 마지막 참가팀입니다.우와-이분들은 서울에서 오셨네요!!참가번호 18번 '동방신기'입니다!"
그래,
그들은 정말이지
나 이승현에게 신선하고 매우 충격적인 사람들이었다.
기껏해야 고등학생으로밖에 안 보이는 그들은 아마추어는 물론,현재 TV에 나오는 가수들의 실력까지도 뛰어넘는 그런 사람들이었다.
처음에는 감미롭고 호소력 짙은 목소리로 넋을 빼놓을 정도로 멋지게 발라드를 불렀다.그리고 노래를 다 부른 후 춤까지 췄었는데..우리 세명은 그야말로 돌처럼 딱딱하게 굳어져버렸다.그들은 마치 우리 세명이 여태까지 췄었던 춤은 춤이 아니란듯 비웃는것 같았다.
그들은 정말 '실력자'였고 '프로'였다.
'동방신기'의 무대가 끝나자 사람들은 격한 환호와 함께 앵콜을 외쳐댔고 나 역시도 그들의 무대를 다시 한번 더 보고 싶었다.
"네네,동방신기 분들!!다시 올라와 주세요!!"
사회자의 다급한 말에 무대에 반쯤 내려가고 있었던 '동방신기'팀이 다시 무대에 올라섰다.
"정말 대단하시네요!!자기 소개 한번 해주세요!"
자기소개까지 하라고 한거면 말 다 한거다.이미 이 무대의 승자는 '동방신기'팀으로 확정된 것이었다.
"아..예.안녕하십니까,동방신기 리더 '정윤호'라고 합니다.서울 예술 남자 고등학교 3학년생이구요."
"보컬을 맡고 있는 '김준수'라고 합니다. 윤호와 마찬가지로 예술 남자 고등학교 3학년생입니다."
"'심창민'입니다.동방신기에서 준수형과 마찬가지로 보컬을 맡고 있구요,예술 남자 고등학교 2학년생입니다."
나는 또 한번 놀랄 수 밖에 없었다. '프로'같던 그들이 진짜 고등학생이었다.
"음..원래는 동방신기가 5명으로 구성되어 있어요.그런데 지금 이 자리에 없는 재중이와 유천이가 개도 안걸린다는 여름감기에 걸려버려서 아쉽게도 함께 하지 못했어요.하하-"
동방신기의 리더는 자연스럽게 멘트를 하며 부드럽게 웃었다.
그 웃음에 여성관객들은 모두 '꺄악-','어떡해!!'라는 굉장한 괴성을 내며 미쳐갔다.
"다음에 한번 더 기회가 온다면 다섯명이서 꼭 광주에 다시 오고 싶어요.저희들 많이 보러 오실거죠?"
"네!!!!!!!!!!!!!!"
엄청난 소리크기였다. 그런데 나 역시 그들에게 열광하며 여성 관객들 못지 않게 크게 괴성을 질렀던 것이었다.
그들은 아쉬움을 남기며 무대에 내려갔고 나는 그들이 내 시야에서 사라질때까지 그들에게 한동안 눈을 뗄수가 없었다.
한번만..딱 한번만 그들을,'동방신기'를 더 보고 싶다.
그렇게 짜릿한 전율은 난생 처음 느껴보았던것 같다.
그리고 그로부터 일주일 후, 나는 그들이 다니는 서울 예술 남자 고등학교 추가 입학 허가서를 받게 되었다.
-
"..그럼 지금 다니고 있는 고등학교는 어쩔건데?"
"난 역시 공부가 운명이 아니었나봐.인문계 고는 때려치고 예술 고로 가라는 신의 계시잖아."
"미친놈."
"쓰읍-"
예남고 추가 입학 허가서를 보자 마자 아주 지랄 발광을 하며 온 동네가 다 떠나가라는 듯이 집으로 들어왔다.
그런 나를 보고 엄마가 내 등짝을 세게 후려치면서 나를 진정시켰다.
엄마에게 자초지종을 설명했더니 엄마는 지금 다니고 있는 고등학교는 어쩔거냐고 물었고 나는 엄마에게 예술고로 가겠다고 했다.
비록 내 여동생은 나를 보며 미친놈이라 했지만.
"...서울로...다시 갈거라고?"
싱글벙글 웃고 있던 내 얼굴이 엄마의 한마디에 굳어져버렸다.
"아들-세상 참 좁은거 알지?너..그 아이들 길가다가 다시 볼수도 있을거고 운이 안 좋으면 집이 가깝거나..학교가 같을 수 있어.그런데도 가겠다고?"
"여긴 기숙사 생활이고, 엄만..설마 그 생날라리들이 예고에 있을거라고 생각해?"
"..후..그래,나는 아들이 원하는 길로 갔으면 좋겠어.아들이 춤이 좋으면 예고로 가.그러나 네가 선택한 길에 후회는 절대로 하지마.알겠어?"
끄덕
엄마는 내가 원하는 길로 갈 수 있도록 허락해주셨고, 아빠 역시 엄마와 같은 의견이었다.
나는 내가 원하는 춤을 출 수 있도록 해주는 학교에 들어간다는 사실이 너무 기뻤다.
얼른 예남고로 가서 그들의 무대를 다시 한번 더 보고 싶었다.
나는 그 두가지 이유로 인해서 예남고에 다닌다는것이 무지 행복했다.
그러나 그 행복은 예남고에 와서 그리 오래가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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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어...망작....투척하고 가네요.ㅠ
사실 이 팬픽은 오래전부터 제가 구상하고 있었던 팬픽입니다.모든 남자아이돌 그룹을 다 넣고 싶었으나 스케일 폭발..(이미 폭발했나요?)
일단은 생각나는대로 그룹 추가하도록 할게요.
커플링은 공커로 가겠습니다.
동방신기,슈퍼주니어,빅뱅,비스트의 공커는 잘 알고 있는데 샤이니,인피니트,2PM,2AM,블락비,엠블랙 공커는 잘은 몰라요.그러니까 여러분들이 댓글로 많은 도움을 주시와요.
큼...반응 없으면 접을거예요...전..상처 잘 받는 사람이라.
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