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 최승철 04 수업을 진행하는 내내 보건실에서 식은땀을 흘리며 끙끙거리고 있을 아내 생각 때문에 아무것도 머릿속에 들어오지 않았다. 결국 수업을 조금 일찍 마쳐주고 바로 보건실로 뛰어갔다. 설마 벌써 간 건 아니겠지, 아직도 아픈건 아니겠지. 그런 생각들로 쉽게 들어가지 못하고 보건실 문 앞만 몇 분 째 서성였을까, 갑자기 튀어나오는 붉게 상기된 네 얼굴에 따라 놀라고 말았다. 핫팩을 꽉 쥐고서 배를 감싸고 있는 모습을 보니 아직도 아프구나 싶어 조금 인상을 찌푸렸을까, 뭐하냐는 칠봉이의 물음에 겨우 정신을 차리고 대답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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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칠봉이 이제 괜찮은가 해서. 이제 좀 안 아파?" "네. 선생님 덕분에 많이 괜찮아졌어요. 감사합니다." 아내는 고개를 꾸벅 숙이더니 그대로 나를 지나쳐 교실로 가버렸다. 더 이야기하고 싶었는데... 그래도 아픈 사람 붙잡고 있는 건 예의가 아니니까. 혹시 칠봉이가 나를 부담스러워하는 것은 아닐까 하고 하루 종일 고민을 했다. 초콜릿을 괜히 줬나 하긴, 갑자기 친하지도 않은 선생님이 그러면 부담스럽겠다. 좋아, 이제 천천히 다가가는 게 낫겠지? 나 혼자만의 결론을 내리고 그렇게 아내 생각을 하며 잠에 들었다. 학교에 도착해 이제 습관처럼 굳어버린 아내의 반을 지나 교무실로 들어오는데 어쩐지 아내가 등교를 하지 않았다. 아직도 많이 아픈가, 아니면 늦잠을 잤나. 그렇게 내 머리를 쥐어뜯으며 칠봉이의 생각을 하고 있는데 교무실 안으로 누군가 들어온다. 누구지, 하고 얼굴을 살펴보자 아내가 오렌지 주스를 작은 두 손으로 꼭 쥐고서 내 쪽으로 걸어온다. 혹시나 하는 기대감이 내 심장을 마구 뛰게했다. 그런데 아내의 발걸음이 어쩐지 내게서 멀어진다. 아내의 시선을 따라가보니 ...김민규? 김민규 역시 자기 쪽으로 걸어오는 아내를 본건지 큭큭 웃으며 아내 쪽으로 다가간다. 아니, 저 자식이. 지금 누구한테 가는거야. 그리고는 아예 칠봉이 손에 들려있던 오렌지 주스를 가져가 버린다. 아내는 잠시 놀란듯 하다 아무말도 하지 않는다. 김민규가 갑자기 싫어졌다. 미간을 잔뜩 찌푸리고 김민규를 노려보는데 그만 아내와 눈이 마주쳤다. 아내는 나와 눈이 마주치자 까치발을 들고 김민규의 팔을 잡는다. 어어? 어디서 지금 스킨쉽이야. 그 손 안 치워? 김민규 너 진짜 죽어. 그런데 막상 칠봉이의 입에서 튀어 나온 말은 내 귀를 의심하게 만들었다. "그, 그거 선생님 거 아니에요... 승철쌤 드리려고 가져온 건데..." 어...? 김민규 말고 나? 아내의 말에 김민규는 들고있던 오렌지 주스를 내 책상에 신경질적으로 내려놓곤 볼을 잔뜩 부풀린 채 자리에 앉는다.
"와, 이거 진짜 나 마시라고 가져온거야?" "네... 어,어제 초콜릿 감사해서..." 나는 감동받은 표정으로 아내를 쳐다보았다. 칠봉이에게 고맙다고 말하고 사탕이라도 줄까 하고 서랍을 찾아보려는데 두 볼을 복숭아 같이 잔뜩 붉히고는 그대로 교무실을 빠져나간다. 손으로 볼을 감싸고 뛰어가는 뒷모습도 어쩜 저렇게 예쁠까. 아내에게 받은 오렌지 주스는 바로 제일 잘 보이는 곳에 놓아두었다. 아, 귀여워... 나를 노려보는 김민규를 쳐다보며 어깨를 으쓱였다.
부럽지? 김민규. +그런 승철이를 바라보는 민규
+ 아 독자님들.... 저 울어도 되나요? 초록글이라니... 초록글이라니. 털썩, 오열, 입들막
너무 기뻐서 일찍 써서 와버렸어요. ❀´▽ ` ❀ 헤헿
암호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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