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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지호야."


전화기 너머로 들리는 목소리. 유리벽에 손을 짚고 눈물을 흘리는 지호를 보며 지훈은 허탈하게 웃었다. 지호가 흰 얼굴에 눈물을 덕지덕지 묻혀가며 힘겹게 입을 뗐다.


[아빠, 아빠도 아파? 아니지? 아빠는 안 아프지?]


"아니야, 아빤 안 아파."


[제발, 아빠. 안 돼. 엄마는, 엄마는...]


"지호야."


지훈이 한숨을 푹 내쉬었다. 지호가 눈물을 뚝뚝 흘리며 옷깃으로 눈가를 훔쳐댔다. 지호 뒤에 서 있는 지호의 친구-전에 지호가 데려온 적 있는데, 이름이 이태일이던가-도 덩달아 눈시울을 붉히고 있었다.


"태일이는 가족들 괜찮니?"


지호가 훌쩍이며 태일에게 전화기를 건네고 태일이 살짝 놀란 눈치다가 이내 다시 축 늘어지며 전화기를 받았다. 지훈이 다시 묻자 태일은 눈을 살짝 크게 뜨다가 이내 다시 아랫입술을 꾹 깨물며 강아지마냥 늘어졌다.


[아, 아빠가...아빠가 돌아가셨어요...]


"...그래...미안하구나."


[아니에요...수학여행 갔다온 사이에 이런 일 생겨서 어떻게 해야할 지 모르겠어요. 지금 가족들은 저 빼고 다 격리 되서...]


생긴 건 툭 건드리면 울게 생겼는데 용케도 꿋꿋히 말을 이어가는 모습이 대견하다. 울상이지만 오히려 지호보다도 차분하게 말을 이어가는 모습에 지훈이 '좋은 친구를 뒀구나'하고 생각했다.


"태일아, 어른스러워 보여서 아저씨가 부탁할게. 지호 잘 부탁해. 생긴 건 저래도 아무도 없으면 할 줄 아는 게 없어."


[네. 아저씨도 꼭 나오세요.]


태일이 다시 지호에게 전화기를 건넸다. 혼자 뒤돌아서서 눈물을 닦고 있던 지호가 여전히 물기 가득인 얼굴에 막힌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아빠...아빠도 감염됐어?]


"아니야. 보통 감염되면 이렇게 멀쩡하기 힘들댔고 증세가 바로 나타난다고 했어. 아빠도 곧 나갈 수 있을 거니까 태일이랑 잘 있어. 옆집 아주머니 계시디?"


[모르겠어. 이미 아파트는 출입 금지로 바뀌어서 CDC(질병관리본부)사람들 말고는 아무도 못 들어가.]


"그럼 어디서 지내?"


[학교에서 모여서 대충 간단한 검사 받고 나서 대피소로 격리된대. 지금 우리 지역에서 감염자가 유난히 많이 나와서...]


"그래...지호야. 어디 막 돌아다니지 말고 어른들 말 잘 들어라. 태일이랑 둘이 잘 있어."


[응, 알았어.]


담당자가 나타나 지호와 태일에게 나가기 전 소독을 해야 한다 말하고, 두 사람 다 젖은 눈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지호가 머뭇거리며 지훈을 바라보다가 결국 밖으로 나가고 태일은 올 때나 나갈 때나 똑같이 비 맞은 강아지마냥 늘어져서 나갔다. 이제 겨우 중학교 2학년인 아이들에겐 너무 버거운 일이다.


[표지훈 씨. 면회자 한 명 더 있는데요.]


"찾아올 사람이 없는데요?"


[성함이 '박 경'씨라고 되있으시네요. 아시는 분이신가요?]


박 경?


잠시 후 유리 너머로 보이는 것은 일 년만에 보는 고등학교 동창의 모습이었다. 학교 다닐 땐 제법 친해서 졸업하고도 한참이나 붙어 다녔는데.


[표지훈, 너도 격리 됐네.]


"어쩌다보니..."


[너 아들 한 명 있지 않아? 걔는. 니 마누라는?]


"죽었어."


무심하게 대답한 지훈. 그러자 말이 없어진 건 경이었다. 잠시 혼란스러운 표정으로 지훈을 바라보다가 이내 고개를 푹 숙였다. 살짝 떨리는 어깨를 보다가 지훈이 신경쓰지마, 하고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하지만 경은 말없이 고개를 저으며 한동안 그러고 있었다.


[나 한국 뜰 거야.]


"뭐?"


[사정이 생겼어. 모두에게 미안하지만 어쩔 수 없다...]


"어디로 갈 거야."


[어디든. 도망쳐도 안전한 곳이면.]


"도망?"


경이 힘없는 미소를 지었다. 고등학교 때부터 항상 활발하고 인기가 많던 경은 사회 생활에서도 성공했다. 의대에 들어가 대학 병원에서 근무하더니 어느 날부턴가 연구소로 들어가 이것저것 연구를 성사시키곤 했다. 항상 승승장구하던 경에게서 저런 표정은 실로 오랜만이었다.


[사정이 있어. 지금 마지막으로 인사 하려고 온 거고, 너한테 굉장히 미안하고. 너 뿐 아니라 다른 사람들한테도 많이 미안하고.]


"왜 미안해."


[있어.]


"그래."


경이 천천히 벽 한 구석에 있는 시계를 보고 시간을 확인한 뒤, 다시 힘없는 미소를 지으며 지훈을 바라보았다.


[나 이제 가봐야된다. 바로 출국해야 돼. 좀 더 지체하면 CDC에서 입출국 막을지도 몰라.]


"그래. 가라. 혹시 연락할 상황 되면 연락 꼭 해."


[그래. 미안하다...그리고 너도 여기 빨리 나와서 니 아들 챙겨야지.]


"그래."


경은 수화기를 내려놓았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한 번 해맑게 웃으며 손을 흔들고 담당자의 뒤를 따라 나갔다. 지훈은 그런 경의 뒷모습을 보다가 한숨을 내쉬며 이마를 쓸었다.


이제, 이제 어떻게 되는 거지.











**






"표지호?"


지호가 자신의 앞에 서 있는 남자를 올려다 보았다. 누구지.


"누구세요."


"니 아빠 친구 중에 박경이라고 하면 알라나. 모르겠지."


"...네?"


"이거 받아 둬."


경이 천천히 지호에게 상자 하나를 건넸다. 단단해보이는 상자는 자물쇠로 걸려 있었고, 경은 열쇠도 툭 던져주듯 건넸다.


"언젠가 쓸 데가 있을 거야. 안에 있는 돈은 너희 필요할 때 쓰라고 주는 거니까 쓰고, 나머지는 조심해라."


"잠깐만요, 아저씨. 이게 뭔데요. 그리고 누구세요?"


"니 아빠 친구라니까."


경이 호탕하게 웃으며 뒤돌아섰다. 화장실에 있다가 뒤늦게 나온 태일이 '누구야?'하고 물었지만 지호는 대답하지 못하고 멀어지는 경의 모습만 바라볼 뿐이었다. 운동장을 벗어나 차를 타고 완전히 사라지는 모습까지 보고 나서야 지호는 천천히 태일에게로 고개를 돌렸다.


"그게 뭐야?"


"모르겠...열어볼까."


지호가 천천히 손에 있는 열쇠를 잠금장치에 끼워넣고 돌렸다. 수월하게 열린 세련된 디자인의 상자. 태일도 궁금하다는 듯 까치발까지 해가며 상자 안을 들여다 보았다.


"뭐야."


상자 안에 가득 든 현찰과 알 수 없는 흰 봉투.







**





"잠깐만요."


경이 자신의 어깨를 붙잡는 손에 소스라치게 놀라며 뒤돌아섰다. 그러자 바로 보이는 것은 검은 총구. 어깨를 붙잡은 손의 악력이 꽤 대단하다. 경은 천천히 그 손을 타고 팔, 어깨 그리고 얼굴까지 시선을 올렸다.


"박경."


"흠."


"그런 짓을 하고도 무사할 거라고 생각하진 않았겠지."


경이 피식 웃으며 자신의 앞에 서 있는 유권을 바라보았다. 대학 병원 근무 시절 항상 환자복을 입고 자신을 쫓아 다니던 남자 아이. 그 아이가 이젠 자신에게 총을 겨누고 있다.


"당신 때문에 모두가 죽어가고 있어."


"나도 일이 이렇게 될 줄은"


"둘러대지 마!"


총구를 거칠게 경의 머리로 붙인 유권이 씩씩댔다.


"할머니가 돌아가셨어."


"..."


"왠지는 당신이 더 잘 알 거야."


"그래."


"당신은 손대선 안 될 것 건드렸고, 만들어선 안 될 것을 만들었어."


"알아."


"백신은?"


"없어."


"그럼 죽어."


경이 웃음을 터뜨리며 눈을 감았다. 평온한 표정에 유권은 눈을 부릅뜨고 결국 방아쇠를 당겼다.


총성이 울리고 유권은 눈을 감아 버렸다. 시원하던 공기에 섞인 비린내. 귀를 파고 드는 여자의 날카로운 비명 소리. 한참 후에 사이렌 소리가 가까워지고 누군가가 자신의 팔을 거칠게 붙잡으며 수갑을 채울 때 까지도 유권은 눈을 감고 있었다. 그러다가 손을 움직였을 때 본인의 팔을 감고 있는 수갑을 의식하고 나서야 천천힌 눈을 떴다.


끔찍한 모습으로 피를 튀긴 채 죽은 경의 모습을 보고 유권은 다시 눈을 감아 버렸다.









더보기

힝 뭐야 이게ㅠㅠㅠㅠㅠㅠ

장편 쓰고 싶었는데 스토리 너무 어려워서 아무리 막 썼다지만 이게 뭐야 ㅠㅠㅠ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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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헐..멋있다.....
11년 전
독자2
대박인디
11년 전
독자2
헐 멋있어요
11년 전
독자3
헐....대박.....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좋아요
11년 전
독자4
헐.....대박이다......신알신해두고 갈께요!!!!!!
11년 전
퀼트
으잉..그냥 한 편만 쓴거라 이건 아마 다음편이 없을텐디..ㅠㅠㅠㅠ나중에 다른 소설 올리면 또 모르겠는데 아마 다음 편은 없을거에요 필력이 부족해서ㅠㅠㅠㅠ
11년 전
독자5
흡......그럼 다른소설 올리면 그거볼께요!!!!!
11년 전
퀼트
고마워요...실망시켜드려서 죄송해요 ㅠㅠㅠㅠㅠㅠ 언젠가 시간이 나면 이것도 스토리 짜서 장편으로 써보고 싶네요..ㅋㅋㅋㅋㅋㅋㅋ 고마워요♥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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