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출 예약
호출 내역
추천 내역
신고
1주일 보지 않기
카카오톡 공유
주소 복사
모바일 (밤모드 이용시)
댓글
사담톡 상황톡 공지사항 팬픽 만화 단편/조각 고르기
몬스타엑스 이준혁 김남길 강동원 온앤오프 엑소 샤이니
VKch 전체글ll조회 539l 1
최악과 최선의 남자 

 

 

 

 

 

 

 

"태형아, 다른 새끼들이 다 그래도 넌 그럼 안되지" 

 

 

하얗게 또는 잿빛으로 타버린것들이 땅에 닿을듯 숙여진 내 머리 앞으로 투둑 떨어졌다. 이마를 타고 흐른 피가 바닥에 고였고 그 위에 담뱃재가 내려앉자 검은 구둣발로 남은 불씨를 모두 짓이긴 그가 자리에서 일어섰다. 등 뒤로 묶인 양 팔목이 뻐근했지만 그렇다고 쉽사리 움직일수도 없었다. 지쳤다. 흐릿한 시야 때문에 눈을 여러번 깜빡였지만 형태만 구분하는게 고작이였다. 

 

 

 

"반항도 안했다며 처음부터 돌아올 생각이였던거잖아" 

"...쨍알쨍알 시끄럽네" 

 

 

언제부터 니가 이렇게 말이 많았더라. 입안이 다 터져서 발음이 새고 말할때마다 입 밖으로 피가 울컥거리며 새어나왔지만 어쩐지 웃음이 났다. 크큭하는 신음 섞인 웃음과 함께 피섞인 침을 퉤 하고 그의 구두 위로 뱉자 나를 내려보던 시선이 좀 더 진해지는게 느껴졌다. 

 

 

 

"내가 잘해줬으면 너도 잘해야지" 

 

 

내 귓가에 입술을 대고 속삭였다. 너무도 익숙해져버린 이 낮은 목소리를 피해 무릎을 꿇은채 아예 바닥에 뺨을 대고 엎드리자 내 머리카락을 움켜쥐고 강제로 들어올린 그가 억지로 시선을 맞춰왔다. 

 

 

 

 

"태형아, 아무리 도망쳐도 넌 내 눈에 다 보여" 

"그럼 그 눈부터 뽑아야겠군" 

"여기서 더 귀엽게 굴지않았으면 좋겠는데" 

 

 

볼을 타고 흐른 피가 턱 끝에 맺히고 끝내 바닥으로 떨어졌다. 더이상 몸에 통증은 느껴지지않았다. 이건 곧 한계라는 뜻이였고 내 머리카락을 쥔 랩피의 손이 두세겹으로 겹쳐보이기 시작하자 천천히 눈을 감았다. 도망치거나 배신한게 아니였다. 하지만 오해라고 해명하기도 싫었고 그게 얼마나 귀찮은 일인지도 알고있었다. 나를 찾아오라는 랩피의 말에 신이나서 애들을 푼 사람이 제이홉이라는걸 알았을땐 반항하고싶은 마음조차 들지않았다. 랩피가 얼마나 그를 아끼는지도, 또 그가 나를 얼마나 미워하는지도 알았으니까. 차라리 확 튀어버릴걸. 공항 근처라도 가봤으면 한대쯤은 기꺼이 맞아줬을텐데. 

 

 

 

"태형이 잡으러 나갔던 새끼들 한 곳에 싹 모아둬" 

 

 

랩피의 말을 끝으로 그가 잡고있던 내 머리는 다시 바닥으로 떨어졌고 난 그대로 기절했다. 

 

 

 

 

 

 

 

 

 

 

 

 

 

 

 

뉴욕 맨해튼 북동부에 위치한 할렘가. 그 중심부에 자리잡은 마피아 조직은 뉴욕주뿐만 아니라 다른 주로 또는 해외로 마약을 수출하는 이동책과 자금을 융자하는 금융업을 주로 맡고 있었는데 우리가 속한 조직에서 가장 돈 되는 일을 하다보니 각 주마다 뻗어있는 세력 중에서도 맨해튼은 꽤 중요한 요새였다. 그리고 이 일을 전적으로 담당하고 있는 일명 Rap Monster, 랩피라고 불리는 그는 동양인임에도 불구하고 조직에서 꽤 알아주는 위치의 간부 자리까지 올라 맨해튼 지부를 통째로 집어삼키기까지 불과 채 2년도 걸리지않았다고 했다. 

 

백인 흑인 할것없이 질 안좋은 녀석들은 불빛에 이끌리는 나방처럼 알아서 꼬이는 이 곳은 분위기가 삭막한만큼 총기 소지는 물론이고 주머니마다 하나씩 잡히는 칼은 거의 장난감이나 다름없었다. 그래도 옛정이 있어서 그런지 얼굴은 크게 건들지 않고 놔둔 덕에 옷을 잘갖춰입으니 꽤 그럭저럭 봐줄만했다. 이마에 붙은 거즈를 떼어내고 피딱지가 앉은 이마를 머리카락으로 가리자 일주일 동안 제대로 걸어다니지도 못한 사람이라고는 전혀 보이지않았다. 

 

 

"미친놈들" 

 

 

후드티를 들어올리자 붉게 또는 파랗게 색색이 물든 멍자국들이 선명하게 남아있었고 몸 구석구석엔 이곳에서 지낸 세월을 증명하듯 손가락 한마디만한것부터 한뼘을 넘는 길이의 흉터까지 뚜렷하게 새겨져있었다. 잡아오라고한 랩피와 제이홉의 체면이 있으니 순순히 때리는대로 맞아주긴했지만 몸을 움직일때마다 불쾌한 통증이 뒤따르자 살짝 짜증이 났다. 

 

 

선반 위에 놓여있던 차키를 챙겨들고 밖으로 나왔다. 골목에 내려앉은 어둠이 진하게 반겨왔고 눅눅한 공기에 바닷가의 짠내를 잔뜩 머금은 서늘한 바람이 불었지만 오랜만의 외출이라 그런가 이 모든게 다 반갑기만 했다. 맨해튼 옆에 위치한 퀸스에서 이곳까지 강제로 잡혀오긴했어도 어쨌든 그 끝마무리만 빼면 퀸스 관광도 괜찮게 즐긴참이였다. 

 

시동을 걸자 주변에 몰려있던 양아치들이 차 문을 발로 차며 괜한 시비를 걸어왔다. 하지만 이 곳에서 오랜 생활을 한 나에겐 이마저도 정겨울 정도였다. 그들의 입에서 나오는 말은 대부분 동양인 비하이거나 딱 저들 수준에 맞는 섹드립이 전부였는데 특히 자신의 성기 크기에 대단한 자부심을 가진 흑인들이 제일 가관이였다. 차 앞까지 막아서는 그들을 보며 나는 피식 웃어버리곤 그대로 엑셀을 밟아버렸다. 비싼차답게 큰 엔진음을 자랑하며 골목을 빠져나오자 차에 치일뻔한 놈들이 소리를 지르며 손가락질하는 모습이 사이드 미러를 통해 비춰졌다. 내가 할 말은 아니지만 여긴 치안이 너무 안좋다는게 단점이였다. 

 

 

 

 

 

맨해튼의 중심부,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이 보이는 꽤 전망이 좋은 건물이자 명목상 금융회사 노릇을 하고있는 마피아 소유의 '비티스티어'는 랩피가 이사로 일하고있는 그의 또 다른 사업장이였다. 제이홉은 이 곳의 실장을 맡고있었는데 사실 서류상의 업무는 랩피보단 제이의 손을 거치는 경우가 더 많았다. 이렇듯 비티스티어가 조직에서 명목상 내놓은 사업이라면 실질적인 돈벌이는 주로 내 담당이였는데 비티스티어같은 고상한 장소와는 달리 내 일터는 마음에 안들면 웃는 얼굴로 서로의 몸에 총알을 곱게 선물하는 작은 전쟁터였다. 덕분에 내가 맨해튼의 할렘가를 벗어나는 일은 좀처럼 드물었지만 오늘은 복귀인사 겸 빚을 갚기위해 잠시 들른 참이였다. 

 

 

 

"살아있었네?" 

"덕분에" 

 

 

꼭대기층에 위치한 전망 좋은 사장실, 잠시 자리를 비운건지 랩피의 모습은 보이지않았지만 예상대로 제이홉은 느긋하게 쇼파에 앉아 마치 내가 이리로 올 줄 알았다는듯이 인사를 건내왔다. 그 태연한 모습이 날 더욱 열받게 했지만. 

 

 

 

"생각보다 더 멀쩡한걸" 

"내 벗은 몸을 보면 그 생각도 사라질거야" 

"관심없으니까 그건 사양할게" 

"보여줄 생각도 없었어" 

 

 

제이와 내 얼굴엔 웃음이 피어올랐지만 그 눈엔 서로를 향한 살기가 섞여있었다. 커피라도 마실래? 자리에서 일어나 포트의 전원 버튼을 켠 제이가 뒤를 돌아보며 물었다. 대답 대신 그 앞으로 바짝 다가선 나는 아직 끓지 않은 미지근한 물을 거절의 의미를 가득 담아 제이의 머리 위에 부어주었다. 

 

 

 

"다신 날 건드리지마, 홉새끼야" 

 

 

그게 아무리 래피의 명령이였다고해도. 

 

 

 

"뷔, 인사치곤 너무 무례해" 

 

 

제이의 눈동자가 살벌하게 빛났지만 그런건 전혀 무섭지않았다. 놈과 나는 흔히 말하는 앙숙이였지만 사실 그런 귀여운 단어로 정의하기엔 좀 더 다른 무언가가 있었다. 성격도 행동도 취향도 전혀 달랐지만 우린 성질머리가 비슷했다. 언제나 쉽게 타올랐고 빠르게 식는다. 그리고 그만큼 서로를 싫어했다. 일종의 동족혐오랄까. 

 

 

 

 

"래피한테도 전해, 날 부를땐 좀 더 공손해지라고" 

"이거 무서워서 원" 

"농담 아니야 다음에도 날 이런식으로 불러들인다면 귀여운 반항을 할 생각이거든" 

"그거 기대되는걸? 내 밑에 사람들은 다 죽일셈이야?" 

"원한다면" 

 

 

 

얼마든지 그래줄게. 인심쓰듯 고개를 끄덕이곤 아직까지도 머리에서 물이 뚝뚝 떨어지는 제이에게 품안에 있던 손수건을 던져주었다. 보기 좋게 잡아채서 얼굴을 닦는 그를 뒤로한채 사장실을 나오자 마침 이쪽으로 걸어오던 래피가 손을 들어 먼저 아는척을 해왔다. 물론 성의껏 가운데 손가락을 들어주곤 그대로 비티스티어를 나왔지만. 

 

 

 

 

 

최대의 항구도시답게 이 곳에서 이뤄지는 마약 밀매는 대부분이 밀항을 통해 수출되는데 아주 가끔 러시아 놈들이 전용기를 띄워 날아올때도 있었다. 그때마다 그들을 마중가는것도 내 일이였기 때문에 난 개인적으로 러시아인들을 별로 좋아하지않았다. 어디까지나 고객으로 가장 편한건 역시 아시아였다. 그것도 중국. 밀수하는 양도 많았을뿐더러 우리에게 마약을 사들이는 놈들의 주고객들이 전부 대륙에서도 내놓으라하는 알짜배기들이였기 때문에 돈줄이 끊길 걱정이 없다는게 우리에겐 곧 신용이였다. 

 

오늘 있었던 거래 내역은 물론 내가 자리를 비운 일주일동안의 장부 정리까지 마치고나자 어느덧 해가 뜰 시간이였다. 조직 중에서도 간부들만이 알아볼수있도록 만들어진 이 장부는 보안을 위해 사본 같은건 처음부터 만들지도 않을뿐더러 보관도 전부 내가 하고있었다. 래피는 한달에 한번 나에게 보고를 받을뿐 이 일에 직접 관여하진않았는데 그 이유는 바로 요즘 래피를 노리는 자들이 많아졌기 때문이였다. 얼마전만해도 조직 내에서 정보를 빼돌리던 놈을 할렘강 밑에 영원히 잠들게 만들었었고 그 끄나풀이 FBI라던가 하는 사실을 알게 된 것도 벌써 두달이 지나있었다. 만약 이쪽에 경찰이 움직인다던가 FBI나 인터폴과 엮이는 그런 귀찮은 일이 생기게 되면 이 장부를 마지막까지 책임져야하는건 바로 나였다. 그러니 내가 퀸스에 간 며칠동안 조직에선 내 행방에 대해 불안해했으며 혹여 배신으로 이어질까 미리 경고를 내 몸에 새겨둔거였다. 그만큼 겉으로는 별볼일없어보이는 이 장부가 우리 조직에겐 심장부라는 말이였다. 

 

 

 

 

 

 

맨해튼은 어느새 전역에 비가 내리고있었다. 이런 날은 습기 때문에 바깥에 나가는게 꺼려졌다. 밤이 깊기 전에 비가 그쳤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마른 이불에 뺨을 부볐다. 슬슬 몰려오는 잠기운에 느릿하게 눈을 깜빡이다가 침대에 누운 몸을 누군가 깊은 수마 속으로 끌어당기는것 같다는 생각을 하며 완전히 눈을 감았다. 

 

뉴욕에서 살게 된건 12살때부터였다. 사실 그보다 더 어렸을때의 기억은 흐릿했지만 나는 한국에서 태어나 고아원에서 자랐었다. 그러다가 운이 좋게 해외입양이 결정되었는데 이건 고아원 원장님도 고개를 갸웃했을만큼 드문 일이였다. 내 기억이 맞다면 내가 머물렀던 그 고아원은 꽤 크기가 컸었고 고아원에 있는 아이들 중엔 갓난아기도 몇 있었다. 12살이란 나이는 입양을 하기에 그렇게 어린 나이가 아니였음에도 굳이 나를 선택한것에는 무슨 이유가 있던걸까. 아마 입양이 결정된 순간 그런 생각을 했던것 같았다. 그들이 날 선택한 이유는 머나먼 뉴욕땅에 오고나서야 알게되었지만. 

 

 

 

'우리같은 족속들이 하나에 집착하기 시작하면 끝이 없거든' 

 

 

애정을 갈구하는 표정. 나를 입양한 중년의 부부에겐 나말고도 2년전에 입양한 동양인 남자애가 한명 더 있었는데 그 아이가 바로 김남준. 지금의 래피였다. 나의 양부모가 날 선택한 이유는 바로 그가 내 또래였기 때문이였다. 순수하지않은 눈, 상처가 깊게 남은 그 눈동자에서 우리는 서로에게 동질감을 느꼈었다. 우리를 입양한 부부가 기대했던것보단 형제애는 없었지만 그와 비슷한 감정이 있긴 했었다. 어렸던 우린 지독한 외로움에 시달렸었다. 그 외로움의 결과가 래피에겐 집착의 형태로 나타났고 나에겐 그 반대였다. 

 

몇 년 동안은 파도조차 밀려오지않는 바다처럼 아주 잔잔했다. 하지만 폭풍이 불어닥친건 오래지나지않아서였는데 깊은 정은 없었지만 양부모님을 갑작스런 사고로 잃게 되자 우리에겐 혼란이 찾아왔다. 그 때 나에게 손을 뻗은건 래피였고 아마 그때부터 그는 우리들의 관계의 형태에 대해 집착하기 시작했다. 

 

 

'난 나한테 결여된 부분이 있다는걸 알아. 쉽게 채울수없다는것도' 

'래피, 우리에게 다른 사람과 같은 평범한 형제애 같은건 없어' 

'맞아. 그리고 그걸 필요로하지도않지. 그래도 넌 날 못떠날거야' 

 

 

꿈, 그래 꿈이였지만 아직까지도 변함없이 이어지고있는 현실이였다. 래피의 그 말은 나에게 족쇄가 되어 발목을 잡았고 과거를 공유하는 유일한 사람이라는 것과 쓸데없는 동질감이 우리 둘을 엮고 있었다. 어쩌면 래피는 자신과 비슷한모든것에 집착을 하는걸수도 있었다. 그가 집착하는것들 중엔 제이도 있었으니까. 

 

 

지독한 과거 회상. 시간이 많이 흘렀음에도 오래잔것 같은 개운한 기분이 들지않았다. 오랜만에 꿈에서 양부모님을 봐서일까 아니면 아직까지도 질척하게 내리고있는 비 때문일까. 차갑게 식은 벽에 등을 기대고 앉아 작게 욕지기를 내뱉었다. 아마 퀸스에 갔을때 예전에 살던 집에 들렸던탓이 컸을거다. 양부모님이 살아계실때 지냈던 집을 샀다. 그 일 때문에 무단으로 며칠 자리를 비웠다고 래피의 성질을 긁긴 했지만 아마 래피도 이 사실을 알고있을거였다. 내가 입양된지 얼마되지않았을때 아직은 래피와 서먹하던 시절 그가 나에게 처음 제안한것은 마당의 낡은 담벼락 아래 한국에서 가져온 물건들 몇개을 묻어두는것이였다. 이곳에서 새 출발을 하는 의미로 자신도 2년전 이곳으로 입양되었을때 양부모님과 함께 했던 일이라고했다. 그렇게 나는 12년의 짧은 기억을 그 집 마당에 묻었었다. 타임캡슐이랄까. 아니, 그냥 잊고싶은 기억을 묻은것뿐이였지만. 왜 문득 그 생각이 났던걸까. 그 집을 사버린것도 사실 충동적인 선택이였다. 

 

 

창밖을 두드리는 타닥거리는 비와 바람소리가 들려왔다. 고요한 방안에 쏟아지는건 그 소리뿐이였지만 곧 탁자 위에 올려놨던 핸드폰이 짧은 진동소리을 내며 작은 소음을 만들어냈다. 발신자 번호는 찍혀있지않았다. 

 

 

-집으로 돌아가있어, 위험해. 

 

 

 

나에게 한국어로 메세지를 보낼 사람은 딱 두명뿐이였다. 래피와 제이, 그리고 이건 래피의 메세지가 확실했다. 우리가 돌아갈 집이라면 퀸스. 발신자 표시제한으로 연락을 했다면 이건 급하게 대포폰을 사용했다는 말이였다. 무슨 상황인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무슨 심각한 일이 생긴것만은 확실했다. 서둘러 차키를 챙겨들고 가방 안에 온갖 서류와 장부들을 챙겨넣었다. 짐은 워낙 간소했기 때문에 시간이 오래 걸리진 않았다. 이제 막 해가 저물 시간이였지만 아침부터 추적추적 내린 비 때문에 골목 안은 어두웠다. 전화를 할까. 아니, 괜히 섣부르게 연락했다가 나나 래피 둘 다 위험해질수가 있었다. 조수석으로 핸드폰을 던져버리고 급하게 시동을 걸었다. 단 일주일만에 돌아가는 집이였다. 

 

 

 

 

 

 

래피의 연락을 받은지 사흘, 급하게 짐을 챙겨 도망치듯 이곳으로 온지도 사흘이나 지났단 말이였다. 뉴스에선 비티스티어의 비리에 대해서 보도했고 지금은 가벼운 탈세 의혹 정도였지만 실은 그 어두운 일면을 캐내려는듯 계속 수사중이라는 기사가 일파만파 퍼졌다. 비티스티어는 수면 위에 떠올라있는 합법적인 사업장이였다. 경찰쪽도 뻔히 이 사실을 알고있으면서 비티스티어를 걸고넘어졌다는건 단순히 래피를 압박하기 위한 방법 중 하나일뿐이였다. 저들이 실제로 찾고있는건 아마도 이거겠지. 

 

비티스티어를 아무리 털어봤자 나오는건 먼지뿐일테고 그들이 진짜 원하는건 모두 내 손에 있었다. 마약 거래 내용이 상세히 적혀있는 장부. 아무래도 없애버리는게 낫겠지. 앞마당에 커다란 드럼통을 놓고 불을 피웠다. 그 안에 종이로 된 모든 서류와 장부를 털어넣으며 고구마라던지 감자같은걸 몇개 넣었어야했나 하고 생각했다. 탄내가 진동하는 구겨진 드럼통 안을 멍하니 보던 내 시선이 마당 한 구석으로 향한것도 그때였다. 

 

 

 

에어캡으로 포장된 유리병은 14년이 지나도록 변함이 없었다. 얼마전에 비가 와서 그런지 축축한 흙이 달라붙어있었지만 포장 벗겨내자 나름 보관이 잘 된 깨끗한 상태였다. 유리병을 들고 불을 피워둔곳으로 돌아와 간이 의자에 앉아 뚜껑을 열었다. 그리고 그 안에 담겨있는 자잘한 물건들을 본 순간 나는 이유모를 허탈함에 웃어버린듯 했다. 

 

손가락 두개를 합친것만한 작은 크기의 헝겊인형과 색연필 몇자루, 피카츄 스티커, 이 집에 온 환영 선물로 래피에게 받은 소원 쿠폰 몇 장과 손 때가 묻은 작은 노트 그리고 편지 한 장. 

 

이게 나에게 소중했던건지는 모르겠지만 모두 흐릿하게나마 기억에 남은 물건들이였다. 날짜가 띄엄띄엄이긴 했어도 고아원에서 지낼때 적은듯한 일기를 팔락거리며 넘겨보다가 같이 넣어두었던 이 편지는 뭐더라하고 잠시 고민했다. 아무리 생각해보려해도 기억에 남아있지 않은 물건. 미처 보내지 못한 편지일까. 아니, 나한테 편지를 보낼 사람 같은게 있었을리가 없었다. 들고있던 노트를 바닥에 내려놓고 아무것도 적히지 않은 편지봉투를 열었다. 

 

 

"편지라고하기엔..." 

 

 

짧군. 

 

 

-매년 7월 7일 오작교 앞에서- 

 

 

 

무슨 견우와 직녀 흉내냐. 기억에도 없는 삐뚤삐뚤한 글씨를 따라 손가락으로 한번 쓸어내리곤 아직 불씨가 남은 드럼통안으로 던지려다가 멈칫 다시 한번 오작교라는 글씨를 바라보았다. 오작교? 그리고 문득 고아원 근처에 있던 놀이터가 떠올랐다. 그곳에 있던 구름 다리를 오작교라고 불렀었지. 종이를 반듯하게 접어 다시 편지봉투 안에 넣은뒤 남은 불씨를 모두 끄고 집안으로 들어왔다. 7월 7일이라 얼마 안남았네. 

 

 

 

 

 

 

 

어젯밤 모두 불태워버린 거래 내역은 파일로 만들어 유에스비에 저장해두었다. 덕분에 얼마 없던 짐도 더 줄어버렸고 작은 여행가방 안에는 간단한 여벌옷이 전부였다. 떠날 준비같은건 어렵지않았다. 애초에 남겨둔것이 없으면 망설임이 생길 이유가 없었다. 다만, 마음에 걸리는게 하나 있다면 래피가 퀸스의 이 집으로 돌아오게될때였다. 역시 쪽지 하나 정도는 남겨두는게 좋겠지. 안녕, 맨해튼 그리고 래피. 잠시 휴가를 갔다올게. 긴 말을 하진 않았지만 이 정도만 해도 충분히 알아들을 녀석이였다. 물기가 남은듯한 구겨진 소원 쿠폰을 편지와 함께 테이블 위에 올려놓았다. 

 

 

 

뉴욕땅을 벗어나는건 이번이 처음이였다. 12살의 기억은 그리 크지 않았기 때문에 비행 시간이 체감상 더 길게 느껴진다는것과 또 아무것도 안하고 가만히 앉아있는게 생각보다 훨씬 지루하다는것을 알게되었다. 14년만의 귀국이였지만 설레거나 기대가 되지 않아서 더 그렇게 느끼는걸수도 있었다. 막상 비행기를 타고보니 스스로도 왜 이런 결정을 했는지 의문이였다. 그냥 한번쯤은 왔어야하지않을까 하는 생각을 한게 전부였다. 

 

 

내가 기억하는 한국은 고아원이 전부였기 때문에 사실 한국이란 나라가 어떤 곳인지 하나도 알지못했다. 공항에 덜렁 남겨지고나자 이제부터 어디서 뭘 해야할지 막막하기만 했지만 몇 분 지나지않아 우선 호텔을 잡고 쉬면서 천천히 생각해보기로했다. 그러고보니 양부모님이 돌아가시고 난 후로는 하루도 편하게 쉬어본적도 없었다. 여유 같은게 있을리가 만무할만큼 그때의 나와 래피는 절박했으니까. 

 

 

"정말 휴가라도 온 것 같네" 

 

 

아마 래피가 들었다면 당장에라도 웃으며 총구를 들이밀지도 모르지만 어쨌든 이왕 와버린거 살면서 처음으로 여유라는것을 즐기기로 했다. 

 

 

 

 

 

 

 

 

 

 

 

일주일이란 시간은 꽤 빠르게 지나갔다. 짧은 시간이였지만 내가 이곳에서 느낀건 굉장했다. 가장 놀라웠던건 내가 이 곳에선 평범한 대학생 정도로만 보인다는 것이였고 마약이라던가 권총, 살인 같은 퍼석한 단어들과는 동떨어진 생활이 그닥 나쁘지도 않았다는거였다. 이 곳에 도착한 첫 날, 나는 12살의 내가 간직하고있었던 일기를 전부 읽었다. 덕분에 내가 지냈던 고아원의 이름을 알게 되었고 또 그 곳 생활을 굉장히 지루해했다는것과 사실은 입양같은건 바라지않았다는것 지금와서 달라질건 하나도 없었지만 과거의 나도 그닥 재밌는 녀석은 아닌듯 했다. 

 

 

 

"7월 7일이라.." 

 

 

매년 이 곳에서 만나기로한 약속, 쪽지, 오작교. 그러니까 누구더라. 며칠간 계속 고민했지만 도무지 떠오르지가 않았다. 고아원 선생님? 아니, 다시 만나자는 약속을 할 만큼 그 곳에 정을 붙인 사람 같은건 없었다. 상황도 안좋았고 이끌리듯 이 곳으로 오긴 했지만 좋은 기억이 있다거나 그리움을 느낀것은 아니였다. 일단 기억 자체가 너무 흐릿했으니까. 그래도 고아원에는 한번 가봐야겠지. 가서 뭘 할게 있는건 아니지만 그래도 달리 갈 곳도 없으니까. 또 간 김에 그 오작교도 직접 보면 누구한테 이 편지를 받은건지 생각날지도 모르고. 

 

 

침대에 누워있던 몸을 일으키며 헝크러진 머리를 손으로 매만졌다. 진짜 누군가를 만날수있을거란 기대는 없었지만 확실히 오늘 날짜는 음력 7월 7일, 경우와 직녀가 오작교를 건너는 그 날이였다. 찝찝해. 그래, 이대로 지나가버리면 계속 마음에 걸릴테니까. 거울 앞에 비친 얼굴은 생각과는 다르게 어딘가 들떠보였지만 애써 모르는척하며 고개를 돌려버렸다. 일주일새 많이 옅어진 멍자국에 뿌듯해하며 옷을 갈아입고 신발을 신었다. 

 

 

내가 머물렀던 당시에도 꽤 큰 규모를 자랑했던만큼 그 고아원은 아직까지도 운영을 하고있었고 덕분에 주소를 찾는건 정말 간단했다. 근처에서 길을 헤매긴 했어도 주택가에 위치한 커다란 고아원을 찾는건 별로 어렵지않았다. 

 

 

 

"어쩌다가 여길 와서는..." 

 

 

들어갈까말까를 망설였다. 아직까지 저를 기억하는 사람이 있을까. 아니, 있으면 어쩔건데? 그런 별 내용없는 딱딱한 일기를 쓴 자신이 이 곳에 다른 흔적을 남겨뒀을거란 생각은 안들었다. 그렇다고 꼭 캐내야할 과거가 있는것도 아니고 추억거리를 찾고싶은것도 아니였다. 다만, 궁금해서. 내가 이렇게나 기억하지못할만큼 이 곳이 싫었던가 아니면 재미가 없었나. 결국 고아원 안엔 들어가지않고 발걸음을 돌려 근처 공원을 찾았다. 조금 헷갈리긴 했지만 그리 멀지않은 곳이라 금방 찾을수있던 작은 공원은 다 낡은 벤치들과 가꾸지 않은 가로수들이 다 였고 이젠 어린아이도 찾지 않는 텅 빈 놀이터가 쓸쓸하게 남아있었다. 

 

 

"이런곳에서 뭘하고 놀았던거냐" 

 

 

페인트가 벗겨진 미끄럼틀, 녹이 슨 그네와 이젠 기괴하게 변한 낡은 동물 모형들 신발 아래로 밟히는 마른 모래들이 묘한 기분이 들게 만들었다. 듣기 싫은 소리를 내는 좁은 그네에 앉아 몇 번 발을 구르자 꽤 선선한 바람이 불어왔다. 이 쪽 그네에 앉으면 아마 오작교라고하던 그 구름다리가 정면으로 보였는데 왜 저 다리를 오작교라고 했는지 조차 기억이 안나니 어쩐지 입안이 썼다. 

 

그렇게 30분쯤 멍하니 앉아있었을까. 갑자기 지금쯤 래피와 제이는 뭘 하고있을까 하는 생각이 스쳤다. 경찰들에게 쫓기고 있을까 아니면 퀸스로 돌아왔을까. 귓가에 들리는 끼익끼익 소리가 어쩐지 현실과의 괴리감을 갖게 만들었다. 

 

 

 

"김태형?" 

 

 

그리고 내 생각을 유리처럼 부수고 나타난건 내 기억엔 조금도 남아있지않은 낯선 남자였다. 

 

 

 

 

 

 

 

 

 

 

 

이거 뭐 기억상실증도 아니고. 내가 여기서 뭐하고 있는거지. 눈 앞에 놓여진 딸기스무디 두개에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니까 그 놀이터에서 나는 정말로 만나버리고 말았다. 나에게 쪽지를 준 그 의문의 사람으로 보이는 남자와. 남들이 보기엔 거의 기적에 가까운 일이겠지만 나에겐 썩 달갑지도 그렇다고 부정할정도로 싫은일도 아니였다. 그저 진짜로 눈 앞에 나타난 이 남자가 신기했고, 아직까지 나를 기억하고있는 사람이 있다는게 조금...설명하기 힘든 감정이 들어서 밀어내지 못했을뿐이였다. 

 

 

내 이름을 알고있는 이 남자는 하얀 셔츠에 검은 바지를 입은 단정한 차림이였으며 진짜 내가 이런 사람과 알고지냈었나 하는 의문이 생길만큼 잘생겼었다. 딱히 표정에 두드러지게 나타나는건 아니였지만 분명 날 보는 시선엔 '반가움'이 담겨있었다. 

 

 

 

"갑자기 끌어안아서 미안해요" 

 

 

내 불편한 기색을 읽었는지 남자는 아까 놀이터에서 날 보자마자 끌어안았던 일에 대해 정중하게 사과했다. 아마 반가움에 무의식적으로 그런것 같았는데 놀랍게도 미국에서 오랜 시간을 살았으면서도 다른 사람과의 스킨쉽에 익숙치않았던 나는 무심코 텅빈 바지주머니 속에서 칼을 찾았을만큼 꽤 놀랐었다. 무뚝뚝한 말투였지만 목소리 자체는 부드러웠다. 고개를 한번 끄덕이는걸로 대답을 대신하자 미묘하게 그의 눈이 휘었다. 

 

 

"돌아올거라고 생각못했는데. 거기서 만날거라곤 더 예상못했고" 

"...편지를 얼마전에 찾아서" 

"사실 한번은 와주지않을까 기대한적도 있어요. 형은 귀찮아하면서도 결국 내가 원하는대로 다 해줬으니까. 근데 먼저 찾을만큼 다정한 사람은 아니였잖아요" 

"......." 

"나 기억 못하죠" 

 

 

정곡을 찔렸다. 딱딱하게 굳은 내 표정에 마치 그럴줄알았다는듯이 눈 앞의 남자는 살짝 웃어보였다. 처음보는 미소였지만 어쩐지 그 눈웃음이 눈에 익다는 생각과 함께 나는 솔직해질수밖에 없었다. 평범한 사람도 아니고 꽤 까다로운 고객들만 상대하다보니 어느새 사람을 상대하는것 자체에 귀찮음을 느끼기 시작했다. 처음 만나는 사람에게 낯을 가리진 않았지만 딱히 대화를 이어간다거나 친해지려는 노력을 하진 않았다. 뉴욕에서의 나는 언제나 그랬다. 적정선을 절대 넘지않고 어떤 일이든 미적지근한 태도로 일관했다. 하지만 어렸을때 내가 다른 사람들에게 어떻게 행동했는지는 잘모르겠다. 아마 지금과 크게 다르지않았을거라 생각하지만 그때의 난 어렸으니까. 

 

 

 

"전정국입니다" 

".......?" 

"우리 그렇게 친한 사이는 아니였으니까 이름 정도는 다시 말해줄게요" 

 

 

그의 입에서 나온 말은 미처 예상치못했던거였다. 아니, 어쩌면 당연한 말일수도 있었다. 내가 진짜 기억상실이 아닌 이상 눈 앞의 남자와 정말 친한 사이였거나 조금이라도 각별했다면 그렇게 쉽게 잊었을리가 없었다. 

 

 

 

"편지는 아직까지 갖고있을거라고 생각못했어요" 

 

 

땅에 묻었었으니까. 차마 대답하기 뭐한 말이였지만 그러고보니 내가 머나먼 미국땅까지 그 편지를 챙겨온 이유는 뭐였을까. 

 

 

"어릴때랑 진짜 똑같네" 

"......?" 

"생긴것도 그렇고 대화할때 딴 생각하는것도" 

 

 

즐거워보였다. '오랜만에 만난 친구' 이런 느낌은 아니였지만 어쨌든 그가 나를 바라보는 시선엔 많은것들이 담겨있었고 지금은 그닥 변하지않은 내 모습에 만족하고있는것 같았다. 

 

 

 

"어렸을때 기억이 거의 없어" 

"그래요" 

"그러니까..." 

"기억하지 못해서 미안하다거나?" 

"......." 

"상관없어요. 다시 만난게 더 중요하니까" 

 

 

분명 이 남자와, 전정국과 나는 아는사이였다. 신기할정도로 기억엔 전혀없지만 우선 그가 내 이름을 알고있기도 했고 날 바라보는 저 눈빛은 완벽한 호의만을 담고있는게 아니였다. 좋게 말하면 재밌는걸 발견했을때의 호기심 또는 새로운 장난감을 찾은것 같은...상대하기 귀찮은 종류의 감정 또한 분명 느껴졌다. 

 

 

 

"정말 달라진게 하나도 없네, 당신은" 

 

 

그래서 더 좋아. 그의 눈이 말하고 있었다. 짧은 침묵이 흘렀지만 우리 둘 다 억지로 말을 잇지는 않았다. 난 내 앞에 놓인 딸기 스무디를 멍하니 바라볼뿐이였고 전정국은 그런 나를 뚫어져라 관찰 할 뿐이였다. 

 

 

 

"어떻게 아는 사이였는데" 

 

 

한참만에 내 입에서 나온 말이였다. 어쩌다가 우연히 이 남자를 만났고 또 어울리지도 않는 음료를 앞에 두고 서로를 탐색하고있다. 솔직히 신경쓰였다. 맨해튼의 일이 잠잠해지면 내 휴가는 끝날거고 난 다시 뉴욕으로, 더러운 할렘가로 돌아갈거였다. 이곳에서 있었던 별로 중요하지도 않은 14년전 일따위 궁금해 할 필요도 없었고 까먹고있던 기억을 찾는다고해도 내 미래가 달라지는것도 아니였다. 하지만 눈 앞의 이 사람이 앞으로도 계속 거슬릴거같았다. 

 

 

 

"그냥 아는 사이" 

"정말 안친했나보네" 

"응. 서로를 안 시간이 짧았으니까" 

"근데 왜..." 

 

 

우린 다시 만나기로 한거야? 

 

 

"내가 일방적으로 좋아했어요" 

"......." 

"형도 날 좋아할거란 확신도 있었고" 

"좋아하지않았을거야" 

 

 

분명 어렸을때도 날 보는 눈은 지금과 같은 눈이였을거다. 좋아했을리가없다. 단호한 내 대답에 전정국은 무심하던 표정을 지우고 입가에 웃음기를 띄웠다. 자신감에 찬 얼굴이였다. 

 

 

 

"못찾아서 가만히 있던게 아니야. 네 발로 돌아오길 기다린거지" 

"날 다 알고있는것처럼 말하지마" 

"전부 아는건 아니지만 아예 모르는것도 아니죠. 예를 들면 형이 입양되고나서 5년만에 그 쪽 양부모님이 모두 돌아가셨다는거랑 위로 Rap이라는 피 한방울 안섞인 형이 있다는거. 하지만 래피랑은 별로 가까이 지내지않는게 좋아. 위험하니까" 

"...너 뭐야?" 

"말했잖아. 못찾은게 아니라 기다린거라고" 

 

 

 

처음부터 끝까지 여유롭기만한 태도가 마음에 안든다. 뒷조사라도 한건지 뭔지 모르겠지만 이 남자, 자기가 래피보다 훨씬 위험한 냄새를 풍기고 있다는걸 모르는건가. 한모금도 입에 대지 않은 어울리지않는 분홍색 스무디를 그대로 두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이만 됐다. 더이상 신경쓰지말자. 그냥 없었던일처럼 지내면 그만이였다. 

 

 

 

"또 봐요, 우리" 

 

 

딸랑거리는 차임벨 소리와 함께 닫히는 문 사이로 전해진 인사는 우리의 마지막을 예고하지 않았다.
설정된 작가 이미지가 없습니다

이런 글은 어떠세요?

 
비회원도 댓글을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작품을 읽은 후 댓글을 꼭 남겨주세요, 작가에게 큰 힘이 됩니다!
 
분류
  1 / 3   키보드
필명날짜
이준혁 [이준혁] 내게 비밀 남친이 있다 ss2_0715 1억05.01 21:30
온앤오프 [온앤오프/김효진] 푸르지 않은 청춘 012 퓨후05.05 00:01
김남길[김남길] 아저씨 나야나05.20 15:49
몬스타엑스[댕햄] 우리의 겨울인지 03 세라05.15 08:52
      
방탄소년단 [방탄소년단/엑소/세븐틴] For the king -서장-1 광막 08.11 01:50
방탄소년단 [방탄소년단] 사립 코묘 남학교 (私立 光明 男學校) 413 민사재판 08.10 20:09
방탄소년단 [방탄소년단] 사립 코묘 남학교 (私立 光明 男學校) 318 민사재판 08.09 22:22
방탄소년단 [방탄소년단/민윤기] 네가 없는 세상 Ep. 0110 태뿌 08.09 17:39
방탄소년단 [방탄소년단/국뷔] 수영선수 전정국 X 쇼트트랙 선수 김태형 2338 국뷔체고 08.09 01:50
방탄소년단 [방탄소년단/전정국] 검사 정국 X 조폭 탄소 0612 뷔너스 08.09 01:27
방탄소년단 [방탄소년단] 사립 코묘 남학교 (私立 光明 男學校) 217 민사재판 08.08 23:10
방탄소년단 [방탄소년단] 방탄소년단 여멤버 제 3화19 여멤버 BLACK 08.08 21:11
방탄소년단 [방탄소년단] 사립 코묘 남학교 (私立 光明 男學校) 119 민사재판 08.08 20:32
방탄소년단 [방탄소년단/전정국] 검사 정국 X 조폭 탄소 0519 뷔너스 08.08 00:36
방탄소년단 [방탄소년단/랩홉] 청춘의 랩홉 036 홉소여 08.06 02:15
방탄소년단 [방탄소년단/랩진] Shot Gun 02 필명이 없습니.. 08.05 01:21
방탄소년단 [방탄소년단/김남준/민윤기] 아저씨, 고등학생, 그리고. 1 8 975A 08.04 23:52
방탄소년단 [방탄소년단/김남준/민윤기] 아저씨, 고등학생, 그리고. 0 2 975A 08.04 23:19
방탄소년단 [방탄소년단/국민] 소년의 사탕 16 소년의 08.04 12:10
방탄소년단 [방탄소년단/뷔민] Love Is Not Over 015 뷤블리 08.03 19:42
방탄소년단 [방탄소년단/국뷔] 상해(上海) - 03 차개 08.03 03:03
방탄소년단 [방탄소년단/국민] 소년의 사탕 Prologue14 소년의 08.02 21:32
방탄소년단 [방탄소년단/전정국] 검사 정국 X 조폭 탄소 0411 뷔너스 08.01 00:58
방탄소년단 [방탄소년단/민윤기] 애증의관계3 배불뚝이 07.31 22:22
방탄소년단 [방탄소년단] 망국의 공주 Prologue13 망국의 공주 07.31 16:08
방탄소년단 [방탄소년단/전정국] 검사 정국 X 조폭 탄소 0318 뷔너스 07.31 09:56
방탄소년단 [방탄소년단/랩슈] 얼굴 위 감정 下32 리트리버 07.29 01:36
방탄소년단 [방탄소년단/국뷔] 최악과 최선의 남자 01 VKch 07.29 00:39
방탄소년단 [방탄소년단/전정국] 검사 정국 X 조폭 탄소 0223 뷔너스 07.26 00:39
방탄소년단 [방탄소년단/전정국] 검사 정국 X 조폭 탄소 0129 뷔너스 07.24 02:19
방탄소년단 [방탄소년단/정호석] 검은 아이들 1448 태봄 07.22 04:30
급상승 게시판 🔥
팬픽 인기글 l 안내
1/1 8:58 ~ 1/1 9:00 기준
1 ~ 10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