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 김남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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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을 받는다는 건, 아주 행복한 일이야.
사랑, 어떤 사람이나 존재를 몹시 아끼고 귀중히 여기는 마음...
김남준은 국어 사전에 나온 '사랑'의 의미를 소리내어 읽었다.
사랑. 사랑. 사랑.
내가 그녀에게 품은 감정은 사랑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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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진의 눈빛이, 형의 눈빛은 그녀를 향한다.
아, 저 눈빛.
처음 보는 눈빛이다.
전략가의 눈빛. 오랜 시간을 사람들 사이에 살아오며, 스포트라이트를 받아온 형의 눈에서는
이미 정복욕이 가득하다.
김남준은 이때, 생겼다.
꽃에게는 벌이, 꿀에게는 곰이.
형제와 경쟁해야 한다.
경쟁해서 살아남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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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씨. 가지말아요.
아, 하지만...
가지마! 내 곁을 떠나지마요.
김남준은 아이처럼 엉엉 울었다. 그녀는 매우 당황했고, 어쩔 수 없이 침대에 누워있는 그에게 다가갔다.
불덩이같은 이마. 서늘한 손을 남준의 이마에 짚어준다.
아파요?
응, 많이, 많이 아파...
시간이 흘렀다. 그녀는 남준이 잠든 것 같아 서류를 챙기려고 팔을 빼내려고 했다.
남준이 눈을 떴다.
떠나려고 했어요?
그게 아니라..
이미 목이 잔뜩 쉬어버렸음에도 꿋꿋하게 말을 이어나갔다.
식탁에 있던 와인잔을 집어 바닥에 던져버렸다.
쨍그랑! 그녀가 그의 처음 보는 행동에 놀라 불안한 눈으로 그를 응시했다.
왜 나를 그런 눈으로 쳐다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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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
또 꿈이다.
이미 김남준의 머릿속은 엉망진창 그 자체였다.
정리하고, 또 정리해도 끝이 나지 않는 더러운 공간.
또 다른 김남준이 나타났다.
너는 누구니.
내 이름은 RM이야.
나는..
김남준이지.
맞아.
방이 많이 더럽네.
맞아. 그래서 기분이 안 좋아.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는거야?
응.
RM이 속삭인다.
뭘 망설여, 그대로 시행하면 되잖아.
..정말?
그럼.
날 싫어하게 될거야.
사랑해주면 돼.
'사랑'?
사랑.
그렇구나... 넌 정말 똑똑해, RM.
뭘. 이렇게 만난 건 오랜만이야.
누구를?
너를.
나를? 난 너를 처음 만나는데.
「난 이미 너를 만났었어. 네 인격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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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씨. 오늘 시간 되세요? 아, 네. 아... 다름이 아니라 사업에 도움이 될만한 아이템이 떠올랐거든요. 혹시 시간 되시나 싶어서요.
그럼, 주말에 만나요. 충분한 휴식을 취하는 것도 일의 능률을 올리는 것에 효과적인 한 가지 방법이니까요.
네. 아, 그 사거리 쪽 맞은편에 위치한... 아, 네. 맞아요. 그 카페요. 일단 카페에서 만나는 걸로 해요. 네?
아... 목소리가 밝다구요. 뭔지 모르겠는데, 요즘 두통이 사라졌거든요. 머리를 아프게 하는 고민거리가 사라졌어요.
...(웃음)고마워요. 푹 쉬어요. 그 때 만나요. 네. 들어가요.
그 때, 데리러 갈게요.
*안녕하세요, 독자님들. 날이 점점 서늘해지고 있어요. 감기 조심하세요: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