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금각. 유브이의 이태원 프리덤. 무서운 이야기편.
"야, 씨. 오늘 비 존나 많이 오네." "니 우산 있냐?" "있으면 비 오는 걸 걱정하겠음?" "말 존나 이쁘게 하네, 우리 호석이?" ^0^. 오늘도 그지같은 야자를 그저, 시간만 때우고 있을 뿐이었는데 부슬부슬 내리는 비에 한숨을 푹 쉬었다. 존나 축축하고 척척하고 습습하고 그런 비가 왜 하필 야자시간부터 내리냐, 이거야. 아까 석식먹고 나올 때는 비가 안 왔잖아? 이거 야자가 잘못했네.(자기합리화 중.) "꼭 비 오니까 작년에 그거 생각나지 않냐?" "뭐가?"
"귀신."
"아, 슈발. 하지마라, 진짜." "낄낄낄." "존나 사악해." 귀신이라며 귓가에 대고 조용히 속삭이니 진저리를 치며 뒤로 가는 정호석을 보며 조용히 웃었다. 겁 존나 많아. 그 때의 일이 생각나는 듯 콧구멍이 벌렁거리는 정호석을 쳐다보다, 처진 어깨를 두드려주었다. (진지)미안하니까 그 콧구멍 좀 어떻게 처리해봐. ... 각 학교마다 말도 안되는 괴담들이 하나씩 있을 것이다. 뭐, 전교 1등을 시기하던 전교 2등이 1등을 죽이고 1등을 한 다음부터 죽은 전교 1등이 2등을 찾는 소리가 들린다던가, 야자시간에 화장실에 갔는데 맨 마지막 칸에서 나온 여고생이 있어서 그러려니 했는데 알고보니까 남자화장실이던가, 하는 그런 쓸데없는 괴담들 말이다. 그런 말도 안되는 괴담이 물론, 우리 학교에도 존재했다. 때는 불과 1년 전인 낭랑 시팔세인 고 2때였다. 이야기는 박지민을 데리고 온 민윤기로부터 시작된다.
"야! 니네 그거 아냐?" "뭘?" "우리 학교에 귀신 있는 거." 석식을 먹고 온 우리는 각자 반으로 헤어지고, 나와 정호석만이 심심한 말장난이나 하고 있었는데 그런 우리에게 오더니 뜬금없이 의미심장하게 내뱉은 말이었다. 왜 굳이 박지민까지 데리고 우리한테 와서 저리 지랄하나, 싶었지만 사악한 민윤기에게 귀신얘기를 들으며 가장 떠올랐을 사람이 우리 둘과 박지민이라는 걸 깨닫곤 조심히 주먹을 쥐어보였다. 진짜 뒤질라고, 이게.
"아, 하지마. 진짜 싫어."
"인생 왜 저렇게 사는지 모르겠는 1인." "(리슨)아니, 잘 들어봐."
"입으로 똥 싸지말고 꺼져." "(아랑곳X)우리 선도부장 선배가 말해준 건데..." 도대체 달팽이관이 썩었는지 아무리 가라고 해봤자, 내 목만 아픈 거였다. 그래도 분위기를 잡는 민윤기에 덜컥 호기심이 생긴 우리는 이내 조용해졌다. 원래 겁 많은 애들이 이런 이야기 겁나 좋아함ㅇㅇ. 내가 그래서 앎.
"2층에서 그렇게 귀신을 본 사람들이 많대." "(조낸심각)뭐, 슈발? 2층, 우리층이잖아." "응. 근데 그게 본 사람들이 모두 혼자 있을 때 봤다는 거야."
"여주야. 우린 샴쌍둥이야, 그치?" "그럼, 그럼. 난 널 사랑해." "(불편)그렇다고 사랑까진 좀..." "개때리고 싶다, 진짜."
"아, 나는 왜 빼냐고...! 그럼 내가 여주랑 샴쌍둥이 할게."
"...참 똥들을 싸라." "지금 니가 입으로 싸고 있잖아." 싸우자. 바라던 바다. 불편하게 내 책상쪽으로 모여 허리들을 굽히곤 야한 얘기를 하는 것 마냥 소곤대는 우리였다. (솔직히 야한 얘기가 더 개이득일 듯.) 존나 이러고 있어야 됨? 아니, 그리고 인간적으로 밥을 먹었으면 양치 좀 해, 진짜. 누가 진짜 입으로 똥쌌냐. 드러워서 못해먹겠네. 사실상 민윤기가 해준 이야기는 그렇게 재미난 전설도 아니었다. 그냥 선배가 말해준 그대로 2층에서 귀신을 본 사람이 많다는 것. 그 것뿐이었다. "끝이야?" "아! 그리고 공통점이 또 있었어." "뭔데." "비 오는 날, 야자시간." "?" "모두들 비가 오던 날, 야자시간에 봤대."
"(새초롬)그 시간에 비도 오면 없던 귀신도 생기겠구만." 그렇게 그냥 대수롭지 않게 넘긴 것이 화근이었다. 귀신이라는 거, 나는 본 적도 없고 설마 내가 겪겠어? 하는 마음이 아주 컸었다. 왜냐하면 나는 아주 어리석은 아이기 때문이지. 그 날도 오늘처럼 석식시간부터 비가 오기 시작했었다. 보슬보슬 비가 쏟아지는 걸 본 정호석이 갑자기 배가 아프다며, 화장실을 혼자 못 가겠다며 같이 가달라고 내 팔을 잡곤 늘어지는 걸 사랑과 정의의 이름으로 용서하지 않으려다 꾹 참고는 같이 가주었다.
"아, 그냥 박지민이랑 같이 가지?" "걔는 믿음직스럽지 않아. 비리비리 해가지고." "?"
"넌 장군같애." "(정색)작작 싸고 나와. 곧 야자 시작한다?" 자기, 멋있다-앙. 요염하게 한 손으로 입을 가리곤 나를 툭툭 쳐대길래 쉬-. 쉬-. 또-옹. 거리자 징그럽게 더럽다며 화장실로 들어가는 정호석의 뒷모습을 한심하게 바라보다가, 문득 조용해진 복도를 바라보았다. 아, 씨. 졸라 무섭잖아. 이 민윤기 똥쟁이 새끼는 아까 괜히 그런 말을 해가지고. 그렇게 무서움 뒤로 한참을 속으로 민윤기를 씹어대고 있었을까, 때마침 남자화장실에서 나오는 정호석에 순간 반가움을 느꼈다. 절대 그런 얼굴이 아닌데 말이지. 그런데 화장실에서 나온 정호석의 얼굴은 상쾌하지 못한 얼굴이었다. 오히려 나온 똥을 다시 집어넣은 느낌? "왜그래?" "아, 씨. 니 땜에 못 쌌잖아." "뭐래." "니가 남자냐? 왜 남자화장실에 들어와서 잘 싸고 있는 사람을 건드냐고." "뭔 개소리야."
"니가 존나 쳐웃으면서 내가 있는 화장실 문 존나 두드렸잖아, 그지야." 존나 미친 줄 알았어, 니. 아무것도 모른 채 나를 보며 고개를 내젓는 정호석에 모처럼 심장이 두근거림을 느꼈다.(로맨스 아님.) 그거 나 아닌데...? 뭐? (개진지)그거 나 아니라고, 븅신아! ...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악!! 서로의 눈이 마주치고는 사태의 심각성을 알아차린 정호석과 나는 소리를 지르며 조용한 복도를 질주했다. 뒤돌아 보지마, 슈발! 으헝헝, 엄마아...! 신나게 달리던 우리는 결국 교무실에서 나오신 담임선생님께 엄청나게 혼나야만 했고, 바탕체 12포인트로 반성문을 작성해야만 했다... "아, 그 얘길 왜 해. 존나 잊고 살았는데 강제 회상 쩌네." "오늘은 화장실 안 가고 싶냐?" "안 가고 싶어. 아예 마렵질 않아." 야, 야. 한참동안 정호석과 그런 일도 있었지, 라며 떠들고 있다가 어느새 나도 모르게 목소리가 커졌는지 뒷자리인 김남준의 부름에 예민한 전교 1등이 떠올라 불편한 표정으로 뒤를 돌아보자, 사색이 되어있는 김남준이었다. "그래, 미안." "아니, 그게 아니라..." "?"
"니 누구랑 대화해?" 오늘 정호석 아파서 석식먹기 전에 조퇴했잖아. 내 옆자리를 가리키며 묻는 김남준에 다시 내 옆자리를 쳐다보자, 있어야 할 정호석은 어디갔는지 빈자리 뿐이었다. ...
심쿵...! ★☆작가의 말☆★ 뭔가 무서운 이야기를 써보고 싶었어요...에버랜드 할로윈 축제에 가고 싶었거든요...고3탄은 그냥 울게요... 그리고 감사하게도 암호닉 신청해주신 햄보끔 / 오징어만듀 / 몽구스 / 바다코끼리 / 홉짐 / 뉸뉴냔냐냔 / @탄소@ 항상 S2합니다♥ 재밌게 봐주신 여러분! 늘 감사드립니다.(꾸벅) 그럼 다음편에서 봬용♪ 긋빠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