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의 손에 이끌려 들어간 그의 방 한 가운데에 앉아 그가 약상자를 찾는 것을 눈으로 좇았다. “이젠 피도 안 나는데, 약은 안 발라도 될 것 같아요”. 하고 작게 말하면, 그는 부지런히 서랍을 뒤지면서도, 뒤를 돌아보며
“도망가면 잡아올거야. 나 그런거 되게 잘하거든?” 하고 대답한다.
그럼 난 또 가만히 앉아있을 수 밖에. 약 상자를 찾았는지 그가 내게로 다가왔다. 한 눈에 봐도 고급스러워 보이는 상자를 연 그는 내 손가락을 가져다가 상처를 살펴보기 시작했다. 내 손을 샅샅히 살펴보는게 부담스러워 괜히 얼굴이 붉어지는 것 같았다. 곧 그는 약 상자에서 작은 집게를 꺼내 손에 쥐더니 작은 솜을 집어 내 손가락의 상처에 톡톡 하고 두들긴다. 아마 그게 약인가 보다 생각했다. 왜냐면 자꾸만 따끔 거렸거든. 그가 내 상처에 약을 바르며 말했다. “정말 피 멎었네. 아쉽다.” “네?” “안타깝다고. 고운 손에 흉이 지면 마음이 아프잖아.” 아까는 분명 아쉽다고, 한 것 같은데? 잘 못 들었나? 하곤 약을 바르는 그의 얼굴을 올려다 보고 있었을까. 갑자기 느껴지는 쓰라린 통증에 아, 소리가 절로 나왔다. 아, 미안. 힘 조절을 잘 못 했네. 하고 멋쩍게 웃는 그의 얼굴이 보였다. 내려다 본 손가락에는 피가 흐르고 있었다. 상처가 벌어졌나. 피는 멈추지 않고 흘러 그의 손까지 붉게 물들이고 있었다. 아깐 그리 큰 상처도 아니었는데, 이상할 정도로 피가 많이 나서 당황스러웠다. 너무 놀라 정지된 상태로 아, 하고 소리만 내고 있는데, 그가 괜찮아, 지혈하면 돼. 하며 천으로 내 손을 감싸 잡았다. 그가 잡고 있는 손가락에서 심장이 뛰는 것 처럼 맥이 느껴졌다. 동동 하고 뛰는 박동이 너무 커서 괜히 긴장되었다. 그는 몇 분 동안 내 손가락을 잡고 지혈하더니, 천을 살짝 풀어보며 이제 피 멎었다. 이번엔 살살 바를게. 하고는 다시 약을 바른다. 정말 아까보다 더 조심스러워진 동작으로 이번에는 작은 약병에서 물약을 덜더니 솜에 적셔 상처에 바르기 시작했다. 그리곤 붕대를 잘라 내 손에 감고는 작은 끈으로 동여매기 까지 하는거다. 이러면 안 풀리더라고, 하면서. 그가 내 상처를 다 봐주었는지 약상자를 정리하기 시작했다. 무심코 본 그의 손은 내 피로 물들어 있었다. “치료해 주셔서 감사해요.” 하고 인사를 하며 그 방에서 나오려 했다. 이젠 정말 밤도 늦은 것 같고, 아무래도 남자 방에 오래 머무는 건 이상한 것 같아서. 그는 서랍에 다시 약 상자를 집어넣다가 내 인사를 들었는지 고개를 돌려 나를 보았다. 그러더니. 픽 하고 웃으며 이렇게 말하는 거다.“내일 다시 와. 한 사흘은 약을 꾸준히 발라야 하거든.” 안오면 찾으러 가고. 그렇게 할까? 괜찮다고, 말하려했는데 그러면 정말 찾으러 올 것 같아서 급히 알겠다고 해버리고 방을 나왔다. 그의 방 문에 기대 깔끔하게 감아진 손가락을 살펴 보았다. 이게 뭐라고. 정말 이상한 사람이야. 그럼에도 손가락에 감아진 붕대는 참 단정했다. 그 인간 여자가 제 방에서 나간뒤, 정국은 피로 붉게 물든 제 손을 바라보았다. 붉은 색의 피가 제 본능을 자극하였다. 입맛이 돌았다. 본능이었다. 꿀꺽 하고 침을 삼키는 제 목구멍이 우스웠다. 웃음이 나왔다. 그는 뱀파이어 교육을 마친 지 만 이 년이 넘은 뱀파이어였다. 웬만한 피의 단내 쯤은 무시할 수 있을 정도로 교육받았고, 또 그럴 수 있었다. 이 저택에 사는 어린 뱀파이어 중에서도 가장 성숙하다고 자부했었는데, 고작 이렇게 적은 양의 혈액으로도 목이 말랐다. 사실 그는 정원에서부터 제 코를 자극하는 단내 때문에 반쯤 미칠 지경이었다. 장미의 달콤함 때문이 아니었다. 단내를 풍기는 것은 작은 여자애였다. 정확히 말하자면 인간 여자애. 남준이 데려온 인간이었다. 그는 뱀파이어의 소굴에 약한 인간 하나를 데려왔다. 그 어떤 보호막도 없이, 생 날것을. 그것은 뱀파이어의 식욕을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그러나,
“먹으면 왜 안돼? 먹고싶어.”
“맞아. 딱 한모금씩만 맛보면 안돼요? 죽이지만 않으면 되잖아.”
저 인간, 우리 먹으라고 데려온거 아니야?“안 된다고 했어. 그리고 쟨 먹는거 아니야.”
하며 그 인간 여자애를 건들지 못하게 했는데, 이게 정말 우스운 일이었다. 대체 그럼 데려온 이유가 뭔데? 안그래도 박지민은 자제력도 약한데. 코 끝을 떠나지 않은 단내가 제 손에서 풍겨오는것을 느낀 그는 며칠 전의 회상에서 벗어났다. 그리곤 본능적으로 그 피를 맛보았다.“달다.”
달았다. 근래 마신 피 중에서 가장 달았고, 가장 감질났다.“이렇게 단데. 왜 못 먹게 할까?
아껴 먹으려 하나. 남준이 형. 자꾸 탐나게. ” 피를 맛보면 괜찮아 질 줄 알았는데, 더 탐이 나는게 문제였다. 내일이 기대되었다. 어쨌거나, 다시 볼테니.암호닉 확인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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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두시 전에 왔다구요 ㅎㅎ |
과제하느라 시간가는 줄도 몰랐네옇ㅎㅎ 그래듀 오늘이 가기전에 올려서 다행이야~~ 원래 이번 편은 두편 분량인데 끊어 가져오기 애매해서 그냥 붙였어여 ㅎㅎㅎ 원래 한 편에 분량 넉넉히 가저오랴고 하는 편인데 전편들은 확실히 짧은 것 같아여ㅜㅜㅋㅋㅋㅋ 그리고 더 써놓게 이제 바닥이 나려고 합니다... 내일 올 수도 있고...아닐수도 있고ㅠㅠ 후...어서 쩌올게여' 사랑합니당 독자님드류ㅜㅜ 항상 댓글은 감동이에여...헐 벌서 12시...빨리 올려야지 그럼 빠빠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