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순영=대환장파티07
<놀리기>
"순영아"
"부르르르르"
"헐 순영아?"
"부르르르르르르르"
"너 설마 부르르르 한 거야..?"
"응!! 이거 재미써!!"
"어떡해.. 순영아.."
"왜 그래 짐씅??"
"부르르를 하다니.. 순영이.. 큰일이구나.."
순영이의 트레이드마크인 입틀막을 하고 쳐다보니 두 눈을 번쩍 뜨고 나를 본다.
귀여워. 볼 깨물면 울겠지? 우는 것도 귀여운데 깨물어 버릴까?(느끼
"부르르의 전설 모르는 구나."
"그게 몬데 짐씅!!!?"
"콜라 CF보면 부르르르 하는 거 알고 있니?"
"아니이.."
"부르르하다가 혀가 꼬여 꽈배기가 되었다는 말 몰라?"
"...??"
"헐 순영아 벌써 반쯤 꼬였어!!"
"아니야..!!!"
"진짜라니까!? 거울 봐!!"
"시러어어 짐씅ㅠㅠㅠㅠ 나 시러ㅠㅠㅠㅠㅠ"
"순영아 어떡하면 좋니.. 너를 어떡해야하니..."
내가 어렸을 때 항상 할머니 댁에 놀러갔을 때 실수로 뭘 부시거나 흘리며 사고를 칠 때마다 할머니께서 항상 하시던 말씀이셨다.
그런 말씀을 하실 때마다 큰 잘못을 저지른 건가 싶은 생각에 더 초조해지곤 했는데 순영이도 그런 마음이려나..?
"짐씅.. 나 무지개다리 건너..?"
"...차마.. 말은 못해주겠다."
"짐씅ㅠㅠㅠㅠㅠㅠㅠ 나 짐씅 여페 계속 부터이쓸건데ㅠㅠㅠㅠㅠ 그러면 어떠캐ㅠㅠㅠㅠㅠㅠㅠㅠ"
"순영아 울지 마.. 누나도 슬퍼지잖아.."
"아냐ㅠㅠㅠㅠㅠㅠ나 안 건널래ㅠㅠㅠㅠㅠㅠ"
"무지개다리는 알흠다워서 건널 수밖에 없을 걸..?"
"시러ㅠㅠㅠㅠㅠㅠ짐쓰유ㅠㅠㅠㅠㅠㅠㅠㅠ"
"순영아.. 이거 보렴.."
분무기를 들고 와 커튼을 젖혀 햇빛이 들어오게 한 다음 물을 뿌리며 생기는 무지개를 똥꼬발랄하게 여러 방면으로 뿌리고 있는데 순영이는 아무 말이 없다.
원래 와아아아아~ 이뿌다~~~ 짐씅 수녕이도 해볼래! 하며 난리칠 순영이지만 가만히 앉아 날 쳐다보고만 있다.
"...미안. 재미없지?"
"짐씅은 내가 미워..?"
"뭐? 아니!"
"짐씅은 항상 나 놀리기만 하구우.. 미워..!!!"
"그거야 반응이 너무 재밌는 걸.."
큰일 났다. 순영이가 단단히 토라져 버렸다.
<순영이 기분 풀어주기>
"순영아~ 얼굴 좀 보여 다오~~"
"..."
뮤지컬 배우에 빙의해서 노래까지 신명나게 불러주다가 현타가 와서 그냥 바닥에 앉아버렸다.
굳건한 순영이의 뒷모습은 여전히 꼼짝도 않는다.
"순영이가 준 삔을 다르게 꽂아볼까?"
"...?"
"삔을 이렇게 꽂으면 순영이가 좋아하겠지!?"
삔을 뺀 순간 순영이와 눈이 마주쳤다.
기뻐하며 순영이를 보자 흥! 이라며 다시 내 눈을 피했다.
"순영아.. 누나 심심해."
"부르르랑 노라!!"
"부르르?"
웃음이 나온다. 콧구멍이 벌렁대며 나오려는 웃음을 꾹 참고 슬픈 생각을 했다.
허벅지를 세게 꼬집는데 순간 너무 아파서 소리를 질러버렸다.
"아아악!!!!"
"...?"
"아 진짜.. 우주 최강 아파. 이 정도면 진짜 고통순위 1순위다."
"짐씅..?"
"누나 죽을 것 같아.. 와.."
"짐씅 왜 그래..? 어디 아픈 거야?"
나에게 다가오는 순영이의 표정은 거의 금방이라도 울 것 같은 표정이었다.
괜찮다는 건 알리기 위해 애써 웃으며 괜찮다고 말하니 아까의 그 딱딱한 표정으로 돌아왔다. 딱따구리 같은 게.
"또 장난이지!?"
"누나 진짜 아팠는데.."
"거어짓말!!!!!!!!!!"
"미워ㅠㅠㅠㅠ 진짠데!!!"
"짐씅이 더 미워!!!!!"
<가축 끝이 안 보여>
순영이가 알바를 하러 나간 사이 난 진수성찬을 준비했다.
다 된 음식에 깨를 뿌리지만 난 닭사료를 뿌리지.
초인종 소리가 들리자 빠르게 달려가 문을 열어줬고 처음 보는 남자가 마스크를 하고 날 보고 있었다.
헐.. 뭐야... 도둑인가?ㅠㅠㅠㅠㅠ 겁나 무섭네ㅠㅠㅠㅠ
"여기 순영이댁 맞나요?"
마스크를 벗으며 말하는데 하.. 눈부셔..!!! 이정도면 맨날 찾아와도 되겠어..!!!!!!
그쪽 같은 도둑이라면 내 모든 걸 거두어가도 좋아,
"맞는데요..?"
"잘 찾아왔네요. 전 문준휘라고 합니다."
"네? 누구신데요?"
"아 제 소개가 늦었네요. 순영이와 같이 살던 친구라고 보면 돼요."
"같이 살았다고요?"
"네. 첫 만남인데 악수라도."
손을 옷에 문지르고 손을 내밀었고 나도 그냥 잡기는 뭐해서 옷에 문지르고 손을 잡았다.
가만히 서있자 들어가도 되냐고 물었고 난 솔직히 못미더워서 아무 말도 못하고 서있었다.
그런데 더 물을 생각도 없는지 그냥 마네킹처럼 가만히 서있다. 마네킹 챌린지 하는 걸까?
"저기 제가 못 믿는 건 아니구요.. 순영이 올 때까지 기다릴까요?"
"네. 맞다, 저.. 진지는 잡수셨는지.."
"네? 아, 아니요."
"시장하시겠어요. 뭐 잡수시고 싶은 거 있으신지."
"잡수시고 싶은 건 없고.. 저 밥 해놨는데 드실래요?"
"네!"
"들어오세요."
들어와서는 신발정리를 말끔히 하더니 식탁으로 가다가 한 번 더 뒤를 돌아보고 신발이 삐뚤어졌는지 가지런히 놓고 다시 식탁으로 걸어갔다.
너무 깍듯하잖아..
"드시기 전에 확인할 게 있는데요.."
"뭔데요?"
"글쎄요."
"와.. 제가 맞혀볼게요. 아마도 고양이? 딱 고양이상인데."
"고양이요..? 말도 마요! 제일 듣기 싫어요!!"
정말 못 들을 말이라도 들은 것 마냥 기피하는 모습에 의아해졌다.
고양이같이 생겨가지고 듣기 싫다고?
"음.. 아!!"
"이제 알겠어요?"
"당나귀? 저번에 공작도 있던데 당나귀정도면 길가다 보이는 그 정도 가축 아닌 가요?"
"끝까지 못 맞추실 것 같네요. 양입니다."
"아.. 쉽.."
쉽새끼.
정말 자연스럽게 나올 뻔 한 걸 삼켜 낸 내 자신이 너무나도 자랑스럽다.
"네. 그쪽은 닭이에요?"
"닭쳐."
"...?? 닭쳐가 뭐에요?"
"몰라서 다행이에요.. 애칭입니다! 하하!"
"아.. 그럼 닭이 맞으시구나."
"아니요. 전 사람입니다. 휴먼."
"사람이요..?"
아까 고양이를 들었을 때처럼 나를 멀리하는 그 모습에 맴찢이 찾아왔다.
사람이 양털을 깎아갔나? 왜 이렇게 풀이 죽었어ㅠㅠㅠㅠㅠ
"일단 드세요."
의자를 빼고는 안내하는 모습에 레스토랑에 온 줄 알았다.
조심스럽게 앉으니 안쪽으로 밀어주며 강제 레스토랑 체험을 했다.
내 앞에 앉은 양은 안 먹고 묵묵히 나만 보고 있는 거였다.
눈을 크게 뜨자 먼저 드세요라며 날 한참 나이 많은 사람처럼 대해주고 있었다.
"네. 먹을게요.."
닭사료 들어가서 못 먹는데..
눈치를 보고 있으니 위에를 걷어내고 닭사료 안 묻은 곳을 내 앞접시에 덜어주었다.
그러다 순영이 닭사료 다 섞이겠다며 순영이것도 덜어주었다.
뭐지? 이 매너남.. 존잘에 매너에.. 설마 휘라리..?
<순영이 귀가>
"짐ㅆ..! 아.."
"순영아!! 풀렸구나!!?"
"아니. 안 풀려써."
"분명 불렀는데.."
"아니. 어!!!? 주니야!!!!"
그래. 난 그냥 짜게 식어갈게.
후...
"이거 닭쳐분이 손수 만드신 거래."
"닭쳐..?"
"응! 닭쳐분이 나 이거 먹으라고도 해주셔서 많이 먹었어!"
"내꺼는..?"
"미안.. 남기려고 했지만 이미 먹어버렸어.."
"어떠케 그래..."
나라 잃은 표정을 짓는 순영이에게 양은 웃으며 식탁을 가리켰다.
단순함의 끝인 순영이는 해맑게 웃으며 식탁에 앉아 막 먹다가 나의 눈치를 보았다.
"왜? 먹던 거 마저 드세요 순영님~"
"..짐씅이 만들어 준 거 못 먹는 줄 알아써.."
"다 먹었으면 새로 만들어줬을 거야."
"역시 짐씅.."
"잠시만 끼어들어서 죄송하지만 짐씅이요? 애칭이 많으시네요?"
"그쪽은 제발 제 이름 좀 불러주실래요..?"
"이름이 뭔데요?"
"ㅇ여주요."
"저는 여주라고 불러줄게요."
당신은 방화범이야. 내 심장에 불을 질렀으니까.
양이 최고네 최고야. 이상한 점도 없고 예의도 바르고 그냥 최고야.
<단점>
"아야."
지나가다 벽에 부딪힌 양은 한참을 벽을 노려보더니 머리로 박는 거였다.
아.. 양.. 머리박치기 하지..
"해보자는 거지? 누가 이기나 해 보자.."
지랄 염병하네..
벽에 구멍 나는 날에는 너의 머리에도 아주 큰 홀이나 혹이 생길거야.
움푹 패이거나, 볼록 나오거나. 둘 중에 하나 고르렴.
"주니야! 벽에 구멍 나면 짐씅한테 호온나!!!"
"..여주분 무서우시구나.."
"아니에요 전 아주 상냥해요^^"
"상냥? 그건 또 다른 양의 종류인가요?"
"네. 제가 또 다른 양의 종류 알려드릴까요?"
"네!"
"사냥이라고 하는 건데 그냥 흔적도 없이 사라지는 양 있어요."
주먹을 들자 화들짝 놀라더니 순영이 뒤에 숨는다.
너무 힘들다..
<단점2>
순영이의 간곡한 부탁으로 양을 오늘 하루 우리 집에서 재우기로 했다. 양고기를 재워볼까?
밖에서 진지하게 나누는 대화를 엿듣자 그냥 평범한 대화였다
순영: 난 아침에 일어나면 제일 먼저 눈을 떠.
양: 우와. 나는 아침에 일어나면 제일 먼저 몸을 일으키는데.
별 거지같은 대화를 듣고 있으니 슬슬 머리가 아파지는 거였다.
씻고 침대에 누워 휴대폰을 하다가 잠에 들었다.
아침에 일어나 물을 마시기 위해 밖으로 나오니 누군가 내 방 앞에 서있어서 깜짝 놀라 뒤로 자빠질 뻔했다.
나에게 물을 건네며 잘 잤냐고 묻는 양의 모습에 한편으로는 안도했으나 머리를 보니 안도를 못하겠다.
"머리가 왜 그래요..?"
"아.. 제가 양곱슬이라 자고 일어나면 이러거든요."
"양곱슬도 있나..? 상처는..?"
"어제 벽을 하도 부딪쳐서 피가 나가지고.. 순영이가 해줬어요!"
"...그쪽이 제일 말을 잘하니까 여쭤볼게요."
"네? 뭘요?"
"가축이 몇 종류에요?"
"음.. 토끼도 있고, 돼지도 있고, 소도 있고 등등 엄청 많죠."
그냥 농장 차리면 안 될까?
이정도면 동물농장에 제보해도 10편정도 연속방송 해야할 판인데?
"돼지도 있다구요?????"
"네. 돼지도 있죠."
"순영이랑 친해요?"
"돼지요? 모르겠어요. 순영이는 거의 실내생활을 하다보니까 저희랑 만나는 경우가 드물었죠."
"...쓸데없이 고급져."
"근데 아침에 일어나도 예쁘시네요."
훅 들어오면 난 훅할 수밖에.
깜짝 놀라 밀어내버렸다. 그렇게 가깝게 다가오면 내 유리심장 부셔진단 말이야!!!!
"...힘은 장사시네요."
"순영이는요? 자요?"
"아직 자요. 왜 이렇게 많이 자요? 원래 6시에 일어나서 항상 깨워줬는데."
"...제 탓은 아니에요. 절대."
"밤낮이 바뀐 건가? 어제 안자고 책 읽더라고요."
"진짜요???? 예뻐죽겠어!!!!!!"
자고 있는 순영이한테 달려가 볼을 마구 꼬집자 아예 엎드려서 자는 순영이다.
귀여워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저도 여기서 살까봐요.."
"집가신다고요?"
"장난이에요! 그렇게 내칠 필요는 없는데."
"...말 어디서 배웠어요?"
"말한테 배웠죠."
"..."
"이것도 장난인데. 안 받아주세요?"
참.. 양이 드립을 많이 배웠나 봐.
진짜 미쳐버리겠어.
"그러고 보니 토끼는 귀엽겠다."
"토끼요? 말도 마요."
"마요네즈."
"...대단해"
"장난인데.."
"치킨마요.. 헙..!"
준휘는 입을 막고 순영이를 쳐다보았다.
곤히 자고 있는 모습에 귀여워서 웃자 양이 한마디 했다.
"순영이는 참 좋은 사람 만났네요. 이렇게 편한 거 보니까."
"..머쓱하게.."
"다음에 토끼도 데려올게요. 보고 싶어 하시는 것 같으니까."
"...좋아요! 엄청 귀엽겠죠!?"
"얼굴은.. 예뻐요."
"????????? 여자에요?"
"아뇨. 수컷인데."
"수컷.. 하.. 그래요. 아주 귀엽겠네요."
"전 가볼게요. 같이 사는 인간이 걱정할 것 같아서요."
"순영이 깨는 거 보고 가시지.."
"안 돼요. 안 오면 걱정만 하는 인간이라 얼른 가야돼요."
"조심히 가세요!!"
"네. 다음에 또 봬요. 안녕"
하트는.. 좀.. 곤란한데.. 물론 내 심장이 곤란해 하는데.
양을 배웅해주고 어질러진 집안을 청소했다.
다 청소하고 나니 순영이가 일어나 눈을 비비고 있었고 귀여움에 바라봤다.
"어쩜 저렇게 귀여울까.."
"꼬끼오!!"
(이마짚)
지금 울 때 아니야. 해가 중천에 떴어 새끼야.
닭이 왔어요! 따끈따끈한 닭이 왔어요!
오늘은 준휘가 등장했네욬ㅋㅋㅋㅋㅋㅋㅋ양!!! 얼마나 귀여워요ㅠㅠㅠㅠㅠ
준휘와 양의 콜라보라니... 아주 그냥 데려다가 키우고 싶을 정도에요..
다음편에는 누가 나올까요!? 순영이만 나올까요!?
곰곰이 생각해보다가 글 쓰겠습니당!!!
다음편에서 봬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