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탄소년단/전정국] 남고생.03 (부제 : 남고생과 첫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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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전정국 조용히 안 해?"
"해요."
미쳤어 미쳤어. 개쪽팔려 전정국, 거기서 애 같냐면서 애 같이 질질 짜면 어떡해. 멍청아 진짜. 이불을 방방 차고 머리를 움켜쥐며 낑낑거리는 정국에 문을 벌컥 열고 들어온 엄마가 소리를 지르자 정국은 입을 꾹 닫고 눈만 굴렸다. 펄럭거리며 이불만 날리는 발길질이 힘찼다.
"진짜... 진짜 쪽팔려."
열여덟 먹고 엉엉 울기나 하고. 누나가 뭐라고 생각했겠어, 졸라 애새끼 애새끼... 정국은 엎어놨던 핸드폰을 다시 뒤집었다. 카톡 친구 목록 즐겨찾기 제일 위에 떠있는 여주의 프로필 사진을 보며 다시 눈물을 그렁하게 매달았다. 존나 예뻐 진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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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깜짝이야."
"왔냐."
"미친 돼지야 아무데나 드러누워있지 말라고 존나 추하니까."
"너 왜 전정국이랑 안 놀아?"
"뭔소리야 전정국 친구 나밖에 없는데."
거실바닥에 널부러진 여주의 다리를 발로 툭툭 치며 태형이 눈을 깜박였다. 여주가 벌떡 상체를 일으켜 앉아 태형을 올려다보았다. 근데 왜 애가 맨날 일찍 집에 와? 태형이 이상하다는 눈으로 여주를 흘겼다.
"누나가 그걸 어떻게 알아?"
"어? 어, 요즘 나 집에 오는 시간이랑 좀 겹쳐서."
태형이 뒷머리를 벅벅 긁으며 인상을 찌푸렸다. 전정국 모자른 놈 진짜... 여주가 입을 삐죽이며 방으로 들어가자 태형은 집에서 나와 정국의 현관문을 두들겼다.
"어머, 태형이네."
"네 안녕하세요. 안에 정국이 있죠?"
"어, 어... 있지."
정국의 엄마에게 꾸벅 인사를 한 태형이 거침없이 정국의 방문을 열었다. 아 씨바.
"야, 우냐? 울어? 전정국 울어?"
"왜."
"왜 우냐?"
"뭐."
콧물을 훌쩍거리던 정국이 킁 들이마시더니 빨개진 눈가를 손등으로 문지르며 입을 꾹 다물었다. 태형이 그 옆으로 바짝 붙어 앉아 정국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너 오늘 우리 누나 만났지."
"어? 어..."
"근데 왜 혼자 울고 있냐?"
고개를 푹 숙인 채로 손만 만지작거리던 정국이 괜히 이불을 덮어 쓰고 몸을 돌렸다.
"너 설마 고백했어?"
"어? 아니야..."
"근데 왜 울어."
"아니... 그냥... 좋아한다구... 어."
"미친... 미쳤어 진짜."
나두, 나두 알어. 정국이 손등으로 눈을 꾹꾹 눌렀다. 고개를 절레절레 저은 태형이 꼼지락거리며 정국의 이불을 파고 들었다. 정국이 뭐하는 짓이냐며 태형을 밀자 태형은 더 능글맞게 웃으며 정국의 등에 매달렸다.
"왜, 징그럽냐?"
"존나 당연한 걸 쳐묻고 있어..."
아무말없이 훌쩍이던 정국이 울음때문에 떨리는 목소리로 천천히 입을 열었다.
"야, 오늘 누나가 자기 남자친구라고 나한테 어떤 남자를 보여줬는데."
"헐 미친 남자친구 생겼어?"
"아니 근데 그 남자 누나 취향 아니어서 거짓말인 거 알았단 말이야."
"친동생인 나도 모르는 우리 누나 취향을 너가 알아?"
"누나 나같은 얼굴 좋아해."
뭔 개 조, 욕을 하다말고 태형이 입을 꾹 다물었다. 정국이 여전히 눈물을 매단채로 제 얼굴을 들이댔다. 잘생기고, 예쁘고, 애기같은 얼굴. 누나가 그랬다고 얼굴 존나 자기 취향이라고. 그랬으면서... 그랬으면서 시발 맨날 남자친구 바꾸고. 서러워 엉엉. 정국이 베개에 얼굴을 박고 서럽게 울었다. 태형이 아무말없이 등을 두들겨주었다.
"우리 누나가 존나 나빴,"
"욕하지 마 시발놈아."
"욕은 너가 하는데요."
엉엉 몰라, 너 누나랑 닮아서 더 빡치니까 나가줘.
-
"으 미친 전정국 얼굴봐."
"존나 부었네."
"너네 다 닥쳐라."
퉁퉁 부운 얼굴로 등교한 정국이 가방끈을 꼭 쥐고 태형과 호석을 째려보았다. 입을 꾹 다문 호석이 정국의 눈치를 보며 태형의 옆구리를 꾹꾹 찔렀다. 태형이 슬그머니 속삭였다, 저 새끼 어제 고백했대.
"차였어?"
"아 김태형 진짜."
"그래 정국아 사랑은 아프고 아픈 것이라잖아."
"어깨 두들기지 마라, 진짜 위로 안 되니까."
한숨을 푹 내쉰 정국이 걸음을 재촉했다. 그런 정국을 뒤따라가며 호석과 태형이 오손도손 대화를 나누었다.
"누나는? 별말 안 해?"
"어, 근데 우리 누나 전정국이 자기 좋아하는 거 알어."
"알어?"
"존나 나쁜 년이라니까 그거. 지 좋아하는 거 뻔히 알면서 남친 꼬박꼬박 만들어서 보여주잖아."
"와..."
"전정국 멘탈 시험하는 것도 아니고."
불쌍한 전정국 아무것도 모르고 좋단다. 축쳐진 어깨로 터덜터덜 걸어가는 정국의 뒷모습을 보며 태형이 고개를 저었다. 졸라 불쌍해 진짜 불쌍해.
"그래서 너네 누나는? 정국이 어떻게 생각하는데?"
"그냥 옆집 동생이지 뭐."
"아..."
호석의 짧은 탄식이 끝남과 동시에 앞서가던 정국이 뒤를 휙 돌아보았다. 태형이 소근거리던 것을 멈추고 정국을 빤히 바라보자 정국이 씩씩거리며 태형과 호석을 불렀다.
"아 빨리 걸어와! 너네 나 왕따시켜?"
-
"어, 정국이. 안녕."
"누나, 안녕하세요."
우리 정국이, 궁둥이 얼마나 컸나 또 두들겨볼까아? 정국은 아파트 앞 정자에서 혼자 앉아 배시시 웃고있는 여주에 수줍은 미소를 걸고 천천히 다가갔다. 여주의 옆으로 널린 맥주캔과 젤리 등에 눈을 작게 찌푸렸다.
"누나, 왜 혼자 술 마셔요?"
"으응, 누나 친구가 없어."
"누나..."
"진짜 없는 거 아니니까 그런 눈으로 보지 마."
여주가 캔과 안주를 쓱쓱 밀고 빈자리를 손바닥으로 탁탁 쳤다. 앉아, 정국이 강아지마냥 뽀르르 가 엉덩이를 붙이자 여주가 정국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정국은 정자세로 허리를 꼿꼿하게 세우고 앉아 정면만 바라보았다. 자신의 바로 옆에 있는 여주의 얼굴을 보면 금방이라도 좋아한다는 말이 튀어나올 것만 같았다. 가까이서 느껴지는 여주의 숨결에 알콜냄새가 묻어났다.
"술 냄새 나요."
"냄새? 냄새나?"
"술 냄새요."
"이제 누나 냄새나서 싫어?"
"아니 술 냄새 난,"
다구요 하며 말하려 고개를 돌리는 순간 맞부딪히는 입술이 말캉하고 뜨거웠다. 정국이 눈을 동그랗게 떴다. 꼭 감아 예쁘게 내리깐 여주의 속눈썹만 눈에 가득했다. 아 예쁘다, 아니 그게 아니라 나 지금 누나랑 뽀뽀. 정국이 이만큼 생각했을 쯤엔 이미 여주의 혀와 본인의 혀가 자신의 입안에서 레슬링중이었다. 이리 업고 저리 뒤집고 한참을 격하게 뒤섞이고 나서야 여주가 입술을 뗐다. 정국의 얼굴이 새빨갰다.
"정국이 얼굴 빨개애."
"아니, 누나."
"우리 귀염둥이 잘 자."
누나, 누나? 도망치듯 사라지는 여주의 뒷모습에 정국은 멍하니 손만 조물거렸다. 미친 이거 꿈인가?
*
여러분 짜잔.
귀찮음이 또 도졌어 도졌어...
오늘 졸업했어요~!~!~!~!~!~!~!
방탄소년단의 졸업... (울컥)
열두시 전에 얼리려고... 아악 급하다 급해.
그리고 낼 출근.
여러분 사랑하고 나 자신 졸업축하해 웅냥 쪽.
그럼 2만...
암호닉은 내일 정리해서 수정항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