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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피니트/호야x동우/야동] 일진부부 prolouge 1 ~ 2 | 인스티즈

 


# prolouge 1

[야동] 일진부부 (부제: 풍기문란한 부부)

W.전라도사투리

 

# prolouge 1

 

따르릉 거리는 요란한 핸드폰 알람이 동우의 귓가를 자극한다. 으음 거리며 제정신을 차리는 동우가 침대 옆 탁자를 더듬거리다 가차 없이 알람음을 꺼버리고는 제 허리에 둘러져 있는 손을 주인에게 더욱 파고든다. 잠결에도 그런 동우를 느낀 것인지 손에 주인을 살며시 입 꼬리에 호선을 그리고는 동우를 끌어안는다. 동우가 그런 그의 품에서 다시 잠들려하다 방금 본 핸드폰 시계를 기억해내고는 번뜩 눈을 뜬다. 그러고는 제 허리에 둘러져있는 손을 조금 거칠게 치워내고 몸을 일으켜 천하태평하게 자고 있는 남자를 흔들어 깨운다. 그런 동우의 격한 행동에도 불구하고 남자는 음냐- 거리며 다시 동우의 허리를 끌어안아 눞일뿐이다.

 

"호야 이러고 있을 때가 아니야! 우리 지금 안 일어나면 지각이야!"

"안가면돼. 그러니까 다시 자 마누라."

"미쳤어! 우리 이번 학기 제대로 출석 안하면 어머니가 별거 시킨다고 했잖아!"

"별거? 하지... 뭐? 안 돼!"

"그러니까 일어나 이 한심한 서방님아!"

 

호원이 동우의 말에 정신이 들었는지 그제야 몸을 일으켜 세우며 동우를 한번 쳐다보고는 동우를 들쳐 업은 체 침실에서 벗어나 화장실로 달려간다. 호원이 변기 커버를 내려 동우를 앉히고 칫솔두개를 꺼내 치약을 짜내 분홍 칫솔을 동우의 입에 물리고 파란색 칫솔을 제 입에 물어 빠르게 양치를 한다. 그러고는 폭풍세수를 하고 호원을 따라 양치를 마무리한 동우를 일으켜 세워 세면대에 세워놓고 저처럼 폭풍세수를 시킨다. 아프다며 칭얼거리는 동우가 걸렸지만 별거해서 고자 되기는 싫은 호원인지라 이번만큼은 동우의 칭얼거림을 모른 척 해본다.

 

"마누라 가자!"

"서방 밥은?"

"난 괜찮아!"

 

호원의 아침을 걱정하는 동우에 머리를 한번 쓰다듬은 호원이 옷장 앞에 걸려있는 두벌의 교복을 집어 들어 동우에게 한 벌을 건네주고 한 벌은 자신이 입기 시작한다. 주섬주섬 하지만 신속하게 교복을 입은 두 사람이 빠르게 집을 나선다. 17세 고등학교 첫 입학과 동시에 눈이 맞아 1년의 열애 끝에 18세에 무작정 결혼에 꼴인 하고 지금은 갓 1년이 되어가는 신혼부부인 두 사람은 보는 사람도 기분이 좋아질 정도로 금실이 남달랐고 서로를 배려할 줄 아는 학생 부부였지만 그들은 소위 말하는 좀 노는 애들이라는 것. 그에 고3인데도 불구하고 저들의 사랑을 불태우려 학교를 재끼는 것은 다반사 출석일이 모자라는 지경에 이르렀고 결국 내놓은 대책이 수능 때까지 제대로 학교에 출석을 하지 않을시 둘을 별거 시킨다는 두 집안 어머니들의 강경책 이였다. 아직 신혼 갓 1년 차. 즉 서로 죽고 못살 시기에 별거라는 것은 크나큰 시련과도 같은 일이라는 것이다. 이에 눈물을 삼키며 학교까지 전진해야 한다는 것.

 

"세이프!"

"하. 서방 수고했어. 뽀뽀."

"아주 쌍으로들 육갑을 떨어요. 투맨쇼 중단하고 싸게 자리에 앉아라."

"샘! 우리 마누라 앞에서 상스러운 말 삼가해주세요!"

"난 네들 애정표현이 제일 상스럽다."

 

집 앞에서 간신히 택시를 잡아타 아슬아슬하게 도착해 호원이 동우를 들쳐 업고 반을 향해 달려온 결과 정말 기적적으로 1분을 남겨두고 반에 입성할 수 있었다. 호원이 동우를 조심히 내려놓자 동우가 수고했다며 호원의 흘러내리는 땀을 훔쳐주며 입술에 쪽하는 귀여운 소리를 내고 짧게 입맞춤 한 후 떨어진다. 그들 보다 일찍 와 있던 성규(동우, 호원 담임)의 얼굴이 그들의 애정표현에 의해 사정없이 구겨지고 속에 있던 말들이 입 밖으로 튀어 나온다. 학우들은 일진부부의 행동에 아무 말 못하고 있다가 자신들을 대변해 대신에 말해주는 것 같은 담임이 그저 고마울 뿐이다. 물론 이럴 때만 평소에는 정말 담임만 아니였다면 궁둥이쭉차버렸을 것이다. 호원은 성규의 말에 동우의 귀를 막으며 대꾸한다. 그런 호원이 마음에 들지 않는 성규는 기다란 대나무 막대를 꺼내 보인다. 성규의 모습에 동우가 흐익 놀라며 호원을 제지시켜 자리로 들어가 조용히 앉는다. 학생주임 이였던 성규에게 저 매로 맞아본 경험이 있던 동우는 제 서방에 엉덩이를 지키고 싶었던 것이다. 동우와 호원이 자리에 앉자 그제야 성규의 표정이 조금 풀리며 담임으로서 전해야할 전달사항을 이야기 한다.

 

"내일 모레면 졸업여행인거 알지?"

"네!"

"미리 방배정을 해야 하는데. 어떻게 할까? 참고로 5~6명씩 한방이야."

"친한 사람 끼리 해요."

"번호대로 해. 이상 수업 잘 들어라."

 

호원이 손을 번쩍 들어 말하자 성규는 호원의 의견을 스킵하고 자신 멋대로 정해버리고는 반을 빠져나간다. 호원이 투덜거리며 성규를 따라 나가 따지려고 했지만 자신의 옷깃을 잡아오는 손길에 다시 자리에 털썩 앉아 버린다.

 

"서방 얌전히 앉아."

"마누라 우리 2일 동안같이 못잘 수 있다고!"

"바보 서방님아. 우리 1명 전학 가서 서방님이랑 나랑 같은 방 쓸 수 있어. 그리고 여차하면 방바꾸면 되지요."

"올? 마누라 안겨! 역시 우리는 떨어질 수 없는 하늘이 맺어준 관계야!"

"서방님 그렇게 좋아?"

"응! 마누라는?"

"사방님이 좋으니까 나도 좋아!"

 

호원이 조심히 동우의 뒷목을 끌어와 깊게 입을 맞추자 동우가 자연스럽게 호원의 목에 팔을 두르며 그에 응한다. 그런 둘의 모습에 학우들은 고개를 돌려버린다. 장동우가 임신해서 학교나 안 나왔으면 좋겠다.

 

*

 

졸업여행 당일. 나이가 적던 많던 일상을 벗어나 놀러간다는 것은 공통의 기쁨일 것이다. 왁자지껄 많은 아이들이 교장에 말도 듣지 않은 채 저들끼리 떠들기 바쁘다. 그중 가장 들뜬 것은 역시나 호원. 동우는 그런 호원의 팔에 매달려 궁금한 눈빛으로 그를 올려다보며 앙증맞은 입술을 들썩인다.

 

"서방 왜 이렇게 들떴어?"

"제주도 가 잖아!"

"신혼여행도 제주도 갔었고 가족여행으로 제주도 갔었는데?"

"우리 마누라가 뭘 모르네! 마누라랑 가서 좋은 거야."

"서방! 동우는 서방이 제일 좋아!"

"당연한 말씀!"

 

헤헤 하며 서로 마주보며 웃는 그들에게 전교생의 시선이 몰리지만 그들은 그걸 아는지 모르는지 저들끼리 쪽쪽 되기 바쁘다. 성규는 또 시작이라는 듯 표정을 구겼고 당부의 말을 하고 있던 교장은 큼 거리는 소리와 함께 서둘러 잘 다녀오라는 말로 마무리한다.

 

버스에 올라타자마자 맨 뒷자리를 잡은 동우와 호원의 사이에 성규가 끼어들며 그들의 떨어트려 놓는다. 그런 성규의 행동에 동우와 호원을 표정이 점점 식어간다.

 

"선생님. 뭐하시는 거?"

"네들 둘 갈라놓는 거."

"그니까! 왜 우리 사이를 방해 하는데요?"

"너희의 풍기문란 죄를 조금이나마 줄여 주려는 선생님의 눈물겨운 노력이다."

"우리 부부에요! 뭐가 풍기문란 죄라는 거예요?!"

"공항까지만 조용히 가자. 진짜 둘 중 한명 내가 안고 자기 전에. 그러면 2박 3일 동안 네들 각방이야."

"헐. 진짜 못됐어. 이러니까 서른이 넘도록 결혼을 못하지."

"못한 게 아니라 안한 거다."

"말이나 못하시면."

"장동우, 이호원 입셔터 곱게 내려라 30분만 참으면 되니까."

 

성규의 말에 어쩔 수 없다는 듯 조용히 입을 다무는 동우와 호원이다. 성규는 조용해진 둘을 보며 만족스럽게 웃어 보이고는 의자 시트에 몸을 기댄 채로 눈을 감는다. 동우는 울상 지으며 가방에서 주섬주섬 아침 대용으로 싼 샌드위치를 꺼내 성규 때문에 건너편에 있는 호원에게 건네준다. 호원은 울상인 동우를 보며 머리를 한번 쓸어주고 동우가 싼 샌드위치를 건네받는다. 우리 마누라 얼굴 가까이에서 보고 싶다.

 

공항에 도착해 내리자마자 동우와 호원은 한 십년 못 본 부부들처럼 서로 껴안고들 난리다. 그러고는 다정히 다부지게 깍지를 껴 손을 잡아온다. 앞에 도착해 아이들 줄을 세우고 주의사항을 말하고 있던 부장 선생님은 둘을 보고 함숨을 길게 내쉰다. 성규는 또 다시 뒷골이 심하게 땡겨오는 것만 같다. 진짜 풍기문란죄로 쇠창살 집에 가둬두고 싶다.

 

*

 

우와. 동우가 숙소에서 비춰지는 장관에 감탄을 금치 못하며 탄성을 내지른다. 제주도의 풍경은 언제 봐도 아름다운 것 같다. 동우가 짐을 풀다말고 테라스 창에 서 서 제주도 풍경을 감상하고 있자 그의 뒤에 몰래 다가가 동우의 허리를 꼭 껴안는 호원이다. 동우가 갑자기 다가오는 손길에 놀라다가도 익숙한 숨소리에 그저 꺄르르 웃어넘길 뿐이다. 동우가 고개를 젖혀 호원을 올려다보자 호원이 살며시 웃어 보이며 동우의 콧등에 살짝 입을 맞추고는 동우의 머리에 자신의 턱을 괸 채로 동우를 따라 숙소 밖 풍경을 감상한다. 바닷가 근처라 그런지 탁 트인 배경이 인상적이다.

 

"어이 풍기문란 부부 출석체크 해야 하니까 드라마 그만 찍고 나오시지?"

 

갑자기 쳐들어와 문 앞에 삐딱하니 서 분위기를 깨는 성규에게 건성으로 대답한 동우와 호원이 둘이 마주보고 웃어 보인다. 역시나 둘의 모습에 짜게 식는 것은 성규 뿐. 하- 한숨을 내쉰 성규가 빠르게 그들에게서 벗어난다. 정말 선생도 못해 먹을 짓이다. 성규가 사라지자 또 저들끼리 꺄르르 되기 바쁜 동우와 호원이다. 서방 이제 그만 나가자. 동우의 말에 그제야 호원이 고개를 끄덕이며 동우를 뒤에서 껴안은 채로 뒤뚱뒤뚱 방을 나선다.

 

"자 이제부터 점심시간 겸 휴식시간 이니까 자유롭게 식사하고 1시간 뒤 여기로 모여라 이상."

 

학년부장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너도 나도 자리에 일어서며 바람보다 빠르게 흩어진다. 동우와 호원도 자리를 뜨려 일어서자 자신들에서 익숙하지만 썩 반갑지 않은 목소리가 들려 미간을 좁히며 뒤를 도니 역시나 반갑지 않은 성열의 모습이 얄밉게 비춰진다.

 

"야. 풍기문란 부부!"

"시발? 누가 풍기문란 부부래?"

"선생님들이."

"서방 열 그만 내고 밥 먹자 아침에 재대로 못 먹어서 배고플 거 아니야."

"그래 그러자 마누라 뭐 먹고 싶어?"

"이호원 존나 팔불출."

"꺼져 멀대."

"아잌? 개갞기가? 됐다고 마 동우야 너만 같이 가자."

"야 내마누라 누가 데려가?"

"아 그럼 너도 와! 애들이 뭐라 그랬지... 아! 고기국수? 그거 먹자고 하던데."

"고기국수?"

"몰라. 제주도 오면 고기국수를 꼭 먹어야 한다나 뭐라나."

"마누라 고기국수 좋아?"

"응. 어차피 점심은 사먹어야 하니까 그냥 가자."

"앞장서라 멀대."

"시발. 이호원 밤길 조심해라."

"멀대씨 서방님한테 개기지 말고 아닥하고 그냥 가요."

 

시발 이래서 부부인가. 믿었던 동우마저 성열의 배신하자 성열이 입술을 비죽이며 앞장선다. 그런 성열은 아웃 오브 안중인 동우와 호원은 짜게 식어가는 성열의 뒤에서 꽁냥되기 바쁘다. 잔잔한 바람결에 동우의 머릿결이 날리자 호원은 그런 동우의 머리를 쓸어주며 제 쪽으로 끌어 품에 안은 채로 성열을 뒤따른다. 동우는 그저 가만히 호원의 행동에 그를 따른다. 서방님 품은 언제 있어도 따듯해. 동우가 흘러가듯 속삭이며 말하자 호원이 유하게 웃으며 동우의 이마에 쪽 하고 입맞춤한다. 너 한 테만 따듯한 거야.

 

동우와 호원을 데리고 온 성열이 도착하자 먼저 도착해 있던 아이들이 동우와 호원을 반긴다. 동우와 호원이 그들에게 짧게 인사하고는 자리를 잡고 앉는다. 그런 둘의 모습이 익숙한 그들의 친구들이다.

 

"너희는 안 지겹냐?"

"뭐가?"

"매일 붙어 있잖아. 안 지겨워?"

"지겨울 틈이 있나 봐라. 장동우가 얼마나 예쁜데."

 

호원의 팔불출 같은 웃음에 소름끼친다는 듯 몸을 부르르 떠는 명수이다. 그런 명수의 모습에 너도나도 웃음을 터트리고 동우는 살며시 호원의 어깨에 기대온다. 졸려. 동우가 쩌억 하품을 하자 호원은 동우가 편히 기댈 수 있게 자세를 낮추며 동우의 손을 잡고 장난을 친다. 얼마 후 주문한 음식이 나오자 언제 잠이 들었는지 모르는 동우를 깨우는 호원이다. 동우는 자신의 깨우는 손길에 자세를 바로 잡아 앉지만 먹는 것보다 잠이 먼저인지라 꾸벅꾸벅 고개를 떨어뜨린다.

 

"동우야 밥 먹어야지?"

"흐허. 나 졸려 서방."

"먹고, 먹고 자. 응?"

"응."

 

호원이 동우의 손에 젓가락을 집어 주자 동우가 몇 번 깨작이더니 얼마 안 있다 다시 호원의 어깨에 기대온다. 안 먹어. 동우가 칭얼거리듯 말하자 호원이 어쩔 수 없다는 듯 웃어 보인다. 요새 들어 잠이 부쩍 많아진 것 같은 동우이다.

 

"저녁에 애를 얼마나 안 재우면 애가 병든 닭이냐?"

"뭐래. 요새 그냥 잠이 좀 많아져서 그래."

"임신한 거 아니야?"

"뭐?"

"임신한 거 아니냐고. 임신하면 잠이 많아진다고 하잖아."

"아니야. 고등학교 졸업할 때 까지는 안 된다고 피임은 확실히 해."

"아님 말고."


명수의 흘러가는 듯한 말에 호원의 마음이 괜히 싱숭생숭 이다. 자는 동우를 흘긋 바라본 호원이 그저 웃어버린다. 설마.

 

점심시간을 마치고 제주도 관광을 위해 버스에 올라타자 동우는 또다시 잠의 나락에 빠져들고 있었다. 식당에서 깨워도 일어나지 안길래 업어서 왔더니 허리가 조금 아픈 호원이 허리를 두들기며 곤히 잠든 동우를 한번 보고 또 다시 팔불출 같은 웃음을 지어 보인다. 어쩜 자는 것도 이렇게 예쁘니. 호원이 자꾸 창문 쪽으로 기우는 동우의 머리를 제 어깨 쪽으로 기대게 만든 후 그 위에 자신의 머리를 맞댄다. 새근새근 동우의 숨소리가 호원에게도 전해지는 것만 같아 호원의 입 꼬리가 부드러운 호선을 그리며 올라간다. 호원이 그런 동우의 숨소리를 자장가 삼아 자신도 잠에 빠져든다.

 

도착했다- 성규의 우렁찬 목소리에 동우가 먼저 눈을 비비며 일어나지만 자신의 머리에 묵직하게 올라와 있는 호원의 머리에 끄응 거리며 호원의 허리를 쿡 찌른다. 그에 움찔 거리며 호원이 일어나 동우를 한번 바라보고 쪽- 동우가 베시시 웃어보이고는 자리에서 일어나자 호원도 덩달아 자리에 일어나 자신이 앞장서 동우의 손을 잡고 이끈다. 버스에서 내리자 밝은 햇살이 동우와 호원을 비춘다. 따듯한 햇살(말로만 따듯한 햇살이지 엄청 뜨겁다)아래서 호원이 기지개를 키자 호원의 손에 잡혀있던 동우도 덩달아 기지개를 킨다.
그런 동우의 모습에 호원이 푸스스 웃음을 자아낸다.

 

"장동우, 이호원 빨리 안 와?!"

"가요!"

 

성규의 호통에 반 대열에 서둘러 합류한 동우와 호원이 서로를 마주보며 베시시 웃어 보인다. 도대체 뭐 저리 즐거운 것인지 성규는 뜨거운 햇살에게 괜히 화를 내며 아이들을 통솔해 나간다. 옹기종기 폭포 앞에 모인 아이들이 여행가이드의 말에 집중하려 노력하지만 여행가이드가 무슨 말을 하던 관심 밖인 동우와 호원은 저들끼리 꽁냥되기 바쁘다. 성규가 몇 번의 경고를 주었지만 그런 경고 따위에 위축될 아이들이 아니기에 이제 성규도 포기상태에 이르기에 다랬다.

 

"자유 시간 20분이다 멀리가지 말고 타 학교랑 싸움내지 말고."

 

또다시 주어진 자유 시간에 동우와 호원이 자신들의 추억을 카메라에 담아내기 시작한다. 호원이 지나가는 관광객에게 사진을 부탁하고 폭포 앞에 동우와 나란히 포즈를 잡자 성열과 명수가 조용히 끼어든다. 찰칵-하고 경쾌한 셔터소리가 울려 퍼진다.

 

"와 우리 마누라 사진 잘 나왔다."

"팔불출 눈에 잘 안 나온 게 있긴 하냐?"

"아오. 멀대 너 뒈지고 싶냐?"

"헹? 나 오래오래 살아서 네 얼굴에 똥칠 할 거."

"이 시……."

"이호원 동작 그만."

 

호원이 성열에게 헤드락을 걸고 있자 성규가 억울한 팔자 눈썹을 하며 호원과 성열의 앞에 선다. 호원이 뭐냐는 듯 성규를 쳐다보자 성규가 호원의 머리에 꿀밤을 놓는다. 그러자 호원이 아프다며 자신의 머리를 비비고 동우는 또 서방님 많이 아파하며 호원의 걱정을 한다. 이제 이런 둘의 모습에 내성이 생긴 성규는 한숨을 한번 내쉬고 동우의 손을 잡아 이끈다.

 

"샘! 우리 마누라 왜 납치해요? 남편이 버젓이 눈 부릅뜨고 있는데?!"

"동우한테 부탁할 거 있어서 그러는 거니까 너는 여기 짜져있어."

"뭔데요? 제가! 제가 할게요!"

"넌 못하는 거니까 여기 있어 5분이면 돼. 금방 보내줄게 안 잡아먹어 네 마누라."

"그래 서방 잠깐 여기 있어. 나 금방 올게."

"마누라 누가 사탕 준다고 해도 따라가지 마!"

"알았어요. 금방 갔다 올게."

"제자들만 아니였으면……."

 

동우가 호원에게 작게 손을 흔들어 보이며 성규에 뒤를 따르자 호원은 금세 힘이 빠진 듯 벤치에 주저앉는다. 그런 호원의 모습에 넌덜이가 나는 것 같은 성열과 명수이다. 뭐 멀리 가는 것도 아니고 잠시 선생님 일 도와주러 가는 건데 그새를 못 참다니. 호원이 어깨가 축쳐져 울상인 채로 있자 명수가 그의 어깨를 토닥인다. 아무리 병신 같은 친구라지만 친구는 친구니까.

 

"저기?"

 

명수가 호원의 어깨를 토닥이고 있자 낯선 목소리가 들려와 고개를 들자 교복을 입은 예쁘장하게 생긴 여자 아이가 서 있다. 호원은 동우가 아닌 이상 관심이 없어 다시 고개를 돌려버린다. 여자가 그런 호원의 반응에도 호원의 옆자리에 자리를 잡고 앉아 핸드폰을 들이민다. 번호좀. 수줍은 듯 얼굴을 붉히는 여학생의 모습에 성열과 명수는 당돌한 여학생의 반응에 그들을 흥미롭게 지켜본다. 호원은 그러든지 말든지 여자에게 눈길 하나 주지 않는다. 여학생이 목석같은 호원의 행동에 잠시 고운 미간을 찌푸렸지만 금세 풀고 웃어 보이며 호원의 팔짱에 팔을 끼워 보인다. 그런 여학생의 모습에 이번에는 성열의 미간이 구겨진다.

 

"야, 걔 유부남 이야."

 

여자는 성열의 말에 잠시 놀랐다는 듯 눈을 크게 뜨고는 다시 웃어 보인다. 골키퍼 있다고 골이 안 들어가는 건 아니니까. 성열은 당돌한 여학생의 행동에 어버버 거릴 뿐이다. 호원은 귀찮은 듯 여학생의 팔을 빼 버리고 일어선다. 아무래도 장동우 한테 가야겠다 싶은 호원이 발걸음을 옮기자 여학생이 호원의 손목을 잡는다. 호원이 귀찮다는 듯 여자를 노려보자 여자는 잠시 흠칫 하다가도 예쁘게 웃어 보인다.

 

"번호 달라니까?"

"내 번호 줄까?"

"누구... 꺄아!"

 

여자가 억샌 손길에 비명을 내지르며 주저앉아 버린다. 호원과 성열, 명수는 언제 온 건지 모를 동우를 눈을 크게 뜨고 쳐다본다. 동우는 달려온 건지 숨을 색색 거칠게 뱉어내고 있었다. 동우가 자세를 낮춰 여자의 머리카락을 한 움큼 잡아 고개를 뒤로 젖혀 버린다. 아악- 다시 한 번 여자가 비명을 내지른다.

 

"임자 있어. 왜 건드려? 응? 혼나고 싶어?"

"시발! 놔!"

"응 놔줄게."

 

동우가 싱긋 웃어 보이며 한껏 여자의 머리를 거새게 내려치며 놓는다. 여자가 눈물을 그렁그렁 달며 동우를 노려보자 동우는 느긋하게 일어나며 여자를 내려 본다. 그런 동우의 모습에 어안이 벙벙한 호원은 그저 지켜보기만 하다 말리라는 명수의 말에 동우의 허리를 끌어안아 제 쪽으로 끌어온다. 동우가 그런 호원의 손길에 아까 지었던 살벌한 표정은 온데간데없이 유하게 웃어 보이며 호원의 품에 안겨 새침한 표정으로 여자를 내려 본다. 동우의 이중적인 모습에 성열과 명수는 고개를 절래 절래 젓고 여자는 황당한 듯 헛웃음을 지어 보인다. 내꺼야 시발 년아. 동우가 여자만 보이게 한 글자 한 글자 또박또박 말하자 여자가 결국은 서러운지 눈물을 흘린다. 그러고는 빠르게 자리에서 벗어나 버린다. 동우는 그저 헤헤 웃으며 호원의 품에 안겨 있는다.

 

"마누라 늦었네?"

"5분밖에 안 지났어. 서방님아."

"5분이 10년 같았어."

"헤- 서방님아 이제 버스로 돌아가자. 자유 시간 끝나가."

"그럴까?"

"응."

 

호원이 동우의 손에 제 손을 얹어 깍지를 낀 채 걸어가자 성열과 명수는 이게 뭐냐는 듯 너덜 웃음을 내뱉는다.

 

하루일정을 끝내고 돌아온 동우와 호원이 방으로 돌아와 침대에 누워 버린다. 호원이 동우의 허리를 끌어안으며 내려다보자 동우는 또 뭐가 그리 좋은지 꺄르르 거리며 호원의 품속으로 파고든다. 그들과 같은 방인 성열은 욕을 읊조리며 나갔고 나머지 아이들은 서로 눈치를 보다 호원의 째림에 울며 겨자 먹기로 방을 나선다. 아이들이 모두 빠져나가자 호원이 기다렸다는 듯 동우의 위로 올라타 동우의 콧등에 입맞춤하고 그 선을 따라 입술로 다가가자 동우도 기다렸다는 듯 호원의 목에 제 팔을 두른다. 호원이 자연스럽게 동우의 티 속에 제 손을 집어넣자 동우가 놀란 듯 호원의 혀를 깨물어 버린다. 아- 작은 탄성을 지르며 동우에게서 살짝 떨어진 호원이 비 맞은 강아지처럼 동우를 내려다본다. 그런 호원의 눈빛에도 어림없다는 표정을 지어 보이는 동우이다.

 

"왜!"

"콘돔도 없고 나 피임약도 없어."

"한번 한다고 애 안 생겨."

"안 돼. 혹시 모르는 거야."

"아아- 마누라 한번만? 응? 딱 한번만!"

"서방님 안 돼는 건 안 돼는 거예요."  

"마누라. 나 욕구불만으로 고자 되면?"

"이거한 번 참았다고 고자가 되지는 않아요."

"마누라!"

"서방. 어제도 했잖아. 오늘은 참... 서방!"

 

동우의 말에도 호원이 동우의 목에 입술을 묻어 버리자 동우가 그런 호원의 등을 새게 내려쳐보지만 이미 이성을 뺏긴 듯 보이는 호원은 그저 동우를 핥아 올린다. 그에 동우는 해탈한 듯 호원에게 응한다. 그제야 호원의 얼굴에 미소가 서린다.

 

*

 

동우가 원망스럽게 호원을 쳐다보고 제 손에 들려있는 검은 사진을 내려 본다. 동우의 눈에 눈물이 맺히고 손에 들린 사진을 내던진다. 호원은 그저 그런 동우의 어깨를 감싸줄 수밖에 없다.

 

"마누라."

"너 미워 저리가!"

"마누라는 애기 생기는 게 그렇게 싫어?"

 

호원은 동우의 반응에 조금 서운해진다. 제 잘못이기는 했지만 자신과 동우의 사랑의 결실인데. 호원이 서운한 눈초리로 동우를 내려 본다. 졸업여행 때 동우의 말을 듣지 않고 몇 번을 안고 나서 한 달이지나 요새 잠이 많아지고 음식 앞에서 헛구역질을 하길래 혹시 몰라 병원을 데리고 갔더니 덜컥 임신 이란다. 그런 결과에 동우는 지금 이 상태이고.

 

"싫은 게 아니잖아! 지금 학생인데! 아직 졸업도 3개월이나 남았고 수능도 봐야하는데!"

"마누라 미안."

"나 얘 지울 거야."

"뭐?"

"나 얘 지운다고."

"장동우!"

 

동우가 붉은 눈시울로 호원을 노려보지만 동우의 발언에 화가 난 것은 호원도 마찬가지 인지라 동우를 무섭게 내려 본다. 호원이 한숨을 내쉬고는 거칠게 제 앞머리를 쓸어 넘긴다.

 

"왜 그냥 낳으면 안 돼? 학교 자퇴하면 되잖아."

"싫어."

"왜 고집이야! 안 돼. 못 지워."

"싫어! 싫다고! 나도 학교 나가고 싶어!"

"올래 잘 나가지도 않았었잖아! 너 왜 그래?! 나 화나는 거 보고 싶어?"

"이호원 너 진짜 싫어! 왜 몰라주는데!"

"내가 뭘 모르는데."

"내가 학교 안 나가면 또 너한테 사람 꼬일 거 아니야! 난 그게 싫다고! 너랑 캠퍼스 커플로 대학로도 거닐고 싶은데 애 낳고 1년은 꼼짝없이 얘한테 붙잡혀있어야 하잖아! 난 너랑 떨어져야 한다는 게 싫어!"

"마누라?"

"씨이- 몰라 나 지울 거야."

 

동우가 씩씩되며 호원을 노려보자 호원은 표정이 누그러지며 동우를 껴안는다. 그런 생각을 하고 있었을 줄이야. 호원의 입 꼬리가 귀 까지 올라가려 한다. 호원이 동우를 한번 꼭 껴안고 그렁그렁 매달려 있는 동우의 눈물을 훔쳐주며 그의 눈에 짧게 입맞춤 한다. 그러고는 동우를 곧은 눈으로 쳐다본다.

 

"낳자. 난 마누라랑 닮은 애기 가지고 싶었어."

"싫어."

"마누라. 나한테 마누라 뿐인 거 알지? 학교는 배부를 때까지는 다녀도 되잖아. 아직 3주 밖에 안됐다며. 응? 마누라."

"나 혼자 집에서 서방 기다려야 하잖아."

"장모님 댁에 있으면 되지! 아니면 나도 그만두고 마누라 옆에 붙어서 애나 볼까?"

"이 미친놈!"

 

동우가 호원의 발언에 호원을 등짝을 새게 내려친다. 호원이 동우의 손길을 그대로 받아내면서 웃음을 자아낸다.

 

"고졸도 못하면 나랑 애기는 어떻게 먹여 살리게?"

"어? 애 낳는 거야?!"

"몰라. 저리가."

 


# prolouge 2

# prolouge 2

 

약간의 분홍빛이 도는 환자복을 입은 동우가 무엇이 마음에 들지 않는지 입을 뾰루퉁하게 내민 채 호원과 성열,  명수를 새초롬히 노려본다. 호원은 그런 동우를 모르고 그저 맥주 캔을 부딪치며 부어라 마셔라 판이다. 동우는 슬슬 열이 머리끝까지 폭발 전이다. 눈물이 그렁그렁 눈가에 맺기도 하고 말이다. 씨이. 동우가 눈가에 맺혀오는 눈물방울을 환자복으로 북북 닦은 채 이불 끝자락을 꼭 쥐어온다. 그러고서는 아악- 하는 소리를 꽥 소리를 질러 버린다. 꽥하니 소리를 지른 동우 덕분에 부어라 마셔라 판이었던 세 명이 맥주를 입에서 뿜어내며 자신의 가슴을 쿵쿵 쳐낸다. 그러고 호원이 몸을 돌려 동우를 보자 동우는 호원을 죽일 듯 노려보고 분홍 혀를 내밀어 보인 후 이불속으로 쏙 들어가 보인다. 그제야 슬슬 분위기가 파악이 된 것인지 성열과 명수가 손에 들고 있던 맥주 캔을 내려놓으며 자리에 일어나 자리를 치우기 시작한다. 호원은 슬금슬금 자리에서 일어나 동우의 앞에 서 그의 이불자락을 들추어 내버리고 몸을 둥글게 말아 배부른 자신의 배를 부여잡은 채 소리 없이 끅끅되는 동우를 보고 놀라 몸을 숙여 동우와 시선을 마주한다. 동우는 그런 호원을 보기 싫다는 듯 하얀 배게 보에 얼굴을 묻어 버린다. 마누라. 호원의 나지막한 듣기 좋은 목소리에도 동우는 호원과 시선을 마주하려 들지 않는다. 호원이 안절부절못하며 동우를 다시 한 번 불러보다 갑작스레 자신의 덮쳐오는 물체에 몸을 뒤로 내뺀다. 그런 호원을 동우는 도끼눈을 뜬 채 배게를 꼭 부여잡고 씩씩 거리며 제 화를 삭히는 듯 했다. 동우의 전투적인 모습에 성열과 명수는 주어담던 캔의 툭 하고 떨군다. 캔이 바닥과 맞부딪히는 소리가 요란스럽게 병실을 채운다.

 

"이 병신들아 산모 앞에서 이게 무슨 추태야! 네들은 어쩌면 고등학교 졸업을 하고도 철이 안 들어! 특히 이호원 너! 넌 애아빠가 그러고 싶어?!"

"…아니요."

"진짜 이럴 때 보면 너랑 갈라서고 싶어!"

"뭐? 안 돼! 마누라 내가 잘못했어! 이혼 같은 건 죽어도 안 돼. 아니 못해.  너 없으면 나 사람구실 못하는 거 알잖아. 그나마 네가 있어서 사람구실…."

"넌이게 사람구실이냐?!"

 

동우의 말에 호원이 기다시피 무릎을 끌고 와 동우의 앞에 무릎을 꿇고 앉아 이혼만은 안 된다며 매달리자 동우는  꼭 쥐고 있던 배게를 호원에게 직빵으로 던지며 호원을 향해 소리를 지른다. 성열과 명수는 그들의 눈치를 보며 석고상처럼 그 자리에 굳어 있다. 정확히는 동우의 눈치를 보며 굳어있지만. 그러고는 서로 눈이 마주친 성열과 명수는 동시에 고개를 끄덕이더니 한마음 한뜻으로 몸조리 잘하라는 말을 남긴 후 사라져 버린다. 그런 둘에게 배신감을 느낀 호원이 둘이 나간 병실 문을 뚫어져라 쳐다보지만 다시 제 얼굴로 날아오는 배게에 정신을 차리고 화가 잔뜩난 동우를 쳐다본다.

 

한편 동우의 병실에서 탈출한 성열과 명수는 안도의  한숨을 쓸어내리며 호원의 명복을 빌어주며 병원을 빠져나간다. 뭔놈의 산모가 저리 힘이 넘쳐나는지…. 잠시 잊고 있었던 동우의 파이팅 넘쳤던 고교시절이 뭉게뭉게 피어나는 순간이었다. 절대 잊지 말아야 한다. 장동우는 웃으며 계집애의 머리채를 휘어잡던 일진 장동우 이었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다짐을 하던 두 사람이 몸을 부르르 떨며 빠르게 병원을 빠져나갔다.

 

호원이 고교시절을 상기하며 머리를 바닥에 박고 두 손은 등에 뒨 채 일명 머리박고 엎드려 자세를 하고 벌을 받는다. 고등학교를 졸업하면 이런 일은 없을 줄 알았거늘 학생부장 보다 더한 마누라 장동우가 있었다는 것을 잊고 있었다. 호원이 다리를 부르르 떨며 동우에게 애원해 보지만 동우는 그저 콧김을 뿜으며 리모컨 채널을 이리저리 돌릴 뿐이다.

 

"며늘아가… 이호원 너 뭐하니?"

"어머님!"

 

동우가 갑작스럽게 들이닥친 시어머님 들을 보며 놀래 리모컨을 떨구고는 자리에서 일어나 호원을 일으키고는 시어머니의 눈치를 보며 눈을 이리저리 굴린다. 아무리 저를 예뻐 해주시지만 자기 자식을 이렇게 막 굴리는 데 좋아할 부모가 어디 있겠는가.
동우는 그저 눈을 질끈 감고서 호원의 손을 꼭 잡아온다.

 

"왜 세워? 야 이호원 너 다시 박아."

"…어머니?"

"새아가 네가 벌세운 거면 저자식이 잘못한 게 있는 거겠지. 내 눈치 보지 말고 막굴려. 뭐해? 얼른 박아."

 

호원이 제 엄마의 말에 울상을 지으며 조용히 머리를 박자 동우는 그 자리에 가만히 서있다  자신을 이끄는 시어머니의 손에 이끌려 침대에 다시 안착한다.

 

"근데 이게 무슨 술 냄새… 저거 맥주 아니니? 저거 저 이호원 짓이지? 아오, 저 미친놈의 자식! 산모 앞에서 쳐 마신거야?! 나가 죽어 이 자식아!"

"흐익. 어머니 진정 하세요! 그걸로 찍으면 서방님 골로 가요!"

 

호원의 엄마가 성열과 명수가 마무리 짓지도 않고 하얀 봉지에 담아놓은 맥주 캔을 발견하고서는 냅다 호원에 등을 구두를 벗어 내려찍는다. 등으로 전해지는 엄청난 아픔에 후다닥 자리에서 일어나 동우의 뒤에 숨어 빼꼼 자신의 엄마를 쳐다본다. 그런 호원을 보고 다시 열이 오르는 기분을 받은 호원의 엄마가 호원을 끄집어내 구두로 내려찍으려 하자 동우가 그녀의 팔을 붙잡고 저지한다. 자신의 팔에 매달려 오는 동우를 보고서 그제야 조금씩 진정을 해가는 호원의 엄마이다.

 

"어머니 여기 앉으세요. 서방은 저기 가서 앉아 있어."

 

마치 동우의 말이 법이라도 되는 듯 호원이 병실 한 구석에 자리 잡고 앉아있는 소파에 조용히 엉덩이를 붙이고 제 엄마의 눈치를 보며 앉는다. 호원의 엄마는 그런 동우를 한번 째려보고 빠르게 표정을 풀고 동우의 손을 잡아 감싸 쥔다.

 

"어머, 새아가 너 산모가 왜 이렇게 말랐어! 아직도 입덧해?"

"아니요. 입덧은 끝난거같아요."

"그럼 왜 그래 안쓰럽게. 입맛이 없더라도 아기 위해서 좀 먹고 먹고 싶은 거 있으면 저 놈한테 바로바로 사오라고 해. 제일 한스러운 게 임신했을 때 먹고 싶은 거 못 먹는 거야. 알았지?"

"헤헤. 걱정 마세요. 서방님이 잘 사다줘요."

"그래. 저 망나니 그런 대라도 써야지. 아 그것보다 새아가 너 애 낳고 학교다닐꺼니?"

"네? 아… 그게 다닐까 하다가 아기 제 손으로 돌보는 게 좋을 거 같아서요. 그냥 포기했어요."

"그래 잘 생각했어 내 새끼는 내손으로 챙기는 게 나아. 남의 손 타는 거별로야"

"네에."

"그래 예정일은 어느 정도 남았지?"

"일주일 정도? 요즘에 발을 하도 차서 제가 다 아프다니까요? 선생님께서도 아주 건강하다고 하시더라고요."

 

동우가 유하게 웃으며 부른 제 배를 쓸어본다. 그런 동우의 뒤에서 호원이 와락 안겨오자 놀란 동우가 바둥거리자 산모를 놀래키는 미친놈이 어디있냐고 또 다시 제 엄마에게 맷질을 받는 호원이다. 동우는 그저 어색하게 웃으며 호원을 힐금 거리지만 아직 다 용서한 것이 아니라 티가 안 나게 호원을 제 몸뚱이에서 때어내고 있었다. 눈치가 빠를 호원의 엄마가 이제 그만 가봐야 한다며 몸을 일으키자 동우가 일어나 그녀를 마중한다.

 

"나오지 마."

"앞에 까지만요."

"안 돼. 산모가 어딜. 이호원 엄마 갈꺼니까 네 마누라 잘 모셔."

"걱정 하덜덜마."

"네가 제일 걱정이다."

 

호원이 자신의 가슴을 탕탕 치며 자신 있게 치며 말하자 동우는 그저 남몰래 한숨을 쉬어 보인다. 자신의 시어머니가 가자 긴장이 풀린 동우가 자신의 부축하는 호원의 손을 뿌리친 채로 저벅저벅 걸어 침대위에 힘없이 올라앉는다.

 

"마누라 내가 미친놈이고 죽일 놈이야. 나 정신 차릴게 한번만 믿어주라."

"…서방님아. 여기 이리로 와서 앉아 봐."

 

동우의 부름에 호원이 함박웃음을 지으며 총총총 동우의 옆자리에 자리를 잡고 앉는다. 동우가 그런 호원에게 기대어 온다.

 

"서방… 나 아까 말 안했는데… 지금 배가 너무 아파. 금방이라도 애기 나올 거… 같아."

 

동우가 자신의 배를 움켜잡고 식은땀을 흘리며 호원을 올려다보자 안절부절 못한 호원이 간호사 호출 벨을 누르고 정신을 놓아가는 동우의 손을 꽉 잡아온다. 예정일이 일주일 넘게 남았지만 조금 더 빨리 태어날 수 있다는 의사에 말이 지금에서야 떠오른 호원이다.

 

"마누라 죽지 마 마누라 없으면 나도… 아! 마누라 이것 좀 놔… 아악!"

"아악! 엄마! 흐헝. 아 나 죽어!"

"아악! 마누라 놔봐! 마누라! 아악! 내 머리!"

 

기절한 것 같은 동우를 감싸 안던 호원이 갑자기 자신의 머리털의 잡아오는 동우 때문에 급히 동우에게서 떨어지려 하지만 얼마나 세게 잡은 건지 떨어지려는 호원만 나 홀로 고통이다. 호원의 머리를 움켜쥐고 고통을 호소하는 동우를 본 간호사들이 뒤늦게 우르르 몰려와 동우를 침대에 반듯이 뉘이고 침대를 끌고 나간다. 호원은 그런 동우의 옆에 붙어 산발인 머리인 채로 따른다.

 

"아악! 이호원 개자식아! 이게 다 너 때문이야! 내가 싫다고 했지! 넌 졸업여행가서 정력 자랑하냐?! 아악! 내가 이 발정난 개 반드시 잡고 만다! 아악!"

"헐? 마누라! 얘 왜이래요?!"


"기절한 것 같은데요? 이 산모 수술실로 옮겨."

 

침대에 실려 나가는 순간에도 동위가 호원의 머리를 휘어잡으며 호원에게 욕설을 퍼붓다가 그대로 기절하자 놀란 호원이 의사에게 따지듯이 묻는다. 어느새 동우의 옆에 붙은 초록가운의 의사가 호원과 마주치며 자연 분만실  앞에서 급커브하며 수술실로 돌린다. 호원은 동우의 마른 손을 잡고 추하게 울어 재끼며 자신의 주머니에서 핸드폰을 꺼내 질질 짜며 아까 나간 자신의 어머니에게 전화를 건다. 호원의 알 수 없는 외계 어를 용케 알아들은 호원의 엄마가 금방 간다며 호원을 달랬고 통화를 마친 호원이 장모님에게 전화하려 하자 동우가 어느새 수술실로 들어가 버린다. 수술실 밖에서 이리저리 돌아다니던 호원이 다시 자신의 장모님에게 전화를 걸었고 그 다음으로는 성열과 명수에게 전화를 한다. 모두에게 전화하고 호원이 힘이 빠진 듯 의자에 털썩 주저앉자 간호사가 그런 호원의 앞에 하얀 종이를 들고서 싸인을 해달라고 말하자 호원이 힘없이 고개를 들어 하얀 종이를 내려 본다.

 

"이게 뭐에요?"

"그냥 동의서 같은 거에…."

"동우가 왜 죽어요! 동우가 죽으면 책임을 져야지 책임 안진다고 여기다가 나보고 싸인을 하라고요?!"

"아니… 저… 그냥 절차 같은…."

"나 여기다 싸인 안 해! 못해! 내가 왜해! 우리 동… 아악! 엄마!"

"죄송합니다. 제가 시부모 되는데 제가 해도 되나요?"

"아. 그래 주시겠어요?"

 

사망 시 책임을 지지 않겠다는 동의서에 호원이 싸인을 하지 않겠다고 땡깡아닌 땡깡에 간호사만 저 혼자 난감해하고 있던 차에 호원의 엄마가 달려와 혼자 징징 되고 있는 호원의 뒤통수를 확 내려치고는 간호사와 몇 마디 주고받고는 자신이 싸인을 하고서 눈시울이 붉어져 있는 호원을 노려본다. 간호사는 둘의 눈치를 보다 사라진지 오래고 호원은 자신의 뒤통수를 문지르며 시무룩하다. 평소 같았으면 왜 때렸냐며 성질을 부렸을 터이지만 지금은 수술실에 들어가 있는 제 마누라가 제일 걱정인지 연신 제 뒤통수만 문지른다.

 

"이호원!"

 

호원의 연락을 받은 성열과 명수가 헐레벌떡 뛰어와 눈시울이 붉어져있는 호원의 앞에 서 그의 어깨를 토닥여준다. 그러고는 호원의 옆에 서있는 호원의 어머니에게 꾸벅 인사를 한다. 호원이 힘없이 털썩 의자에 주저앉자 성열이 그의 옆에 앉아 다시 호원의 어깨를 토닥여준다. 괜히 애를 낳으라고 했나 싶은 마음이 드는 호원이다. 아까의 고통에 일그러져 있는 동우의 얼굴이란. 호원이 자괴감에 빠져 자신의 메마른 얼굴을 자신의 손으로 덮는다. 명수는 그런 동우가 안 되어 보였는지 그의 곁에 다가서 성열과 같이 그의 어깨를 토닥이다 호원의 머리에 나있는 작은 구멍을 발견하고는 그곳을 만지는 명수다.

 

"야, 이호원 너 머리에 땜빵…."

 

*

 

으아앙- 우렁찬 한 아기의 울음소리에 초조히 기다리던 호원이 수술실로 고개를 돌려 시선을 둔다. 그러자 여자 간호사 한명이 나와 호원을 부르고 얼떨결에 따라 들어간 호원이 지쳐 누워있는 동우에게로 향한다.

 

"아버님 탯줄 잘라주셔야죠?"

"아. 네."

 

호원이 간호사가 건넨 가위를 부들부들 떨리는 손으로 들고서는 동우와 아기가 연결되어있는 탯줄을 자른다. 자른 후 긴장이 풀렸는지 호원이 긴 한숨을 내뱉고는 동우의 곁으로 다가서 메마르고 작은 동우의 손을 잡아온다. 수고했어. 호원이 동우에게 속삭이자 동우가 몇 번 입을 들썩이다 힘에 겨운지 그저 입 꼬리만 슬쩍 올려 보인다.

 

"산모분 병실로 옮길게요."

 

호원이 간호사의 말에 몇 번 고개를 끄덕이고 그들을 따라 나선다. 그러고는 자신과 동우가 낳은 작은 사랑의 결실을 건네어 안아보고 스리슬쩍 웃어 보인다. 오물오물 거리는 입이 마치 제 엄마를 닮은 것 같아 예쁘다.

 

*

 

동우가 힘겹게 뜬 눈으로 호원을 찾는다. 호원이 기다렸다는 듯 동우의 손을 잡고 동우와 눈을 마주하자 동우가 웃어 보이며 한쪽 손을 들어 호원의 얼굴을 쓸어 보인다.

 

"수고했어. 서방."

"수고는 네가 했지 마누라. 우리 마누라 장하다."

"헤헤. 아기는?"

"신생아실에 너 닮아서 엄청 예쁘다?"

"남자인데 예뻐? 예쁘면 안 돼… 서방 닮아서 잘생겨야 된단 말이야."

 

깨자마자 깨를 볶는 두 사람의 모습에 병실에 있는 모든 사람들이 짜게 식는다. 성열은 그 둘의 모습에 토하는 시늉을 해 보인다. 갑자기 유일하게 이들을 잡던 자신의 고3 담임선생님인 성규가 생각나는 성열이다.

 


"아차 성열이가 우리 아기 이름도 지어줬어."

"정말?"

"응. 이성종. 이름 예쁘지?"

"응! 성열아 고마워."

 

동우가 맑게 웃어 보이며 성열에게 고맙다 말을 전하자 언제 짜증이 났냐듯 성열이 얼굴을 붉히며 웃어 보인다.

 

"그럼 엄마는 가볼게. 호원이 네가 동우 좀 잘 보살펴줘."

"사돈 저도 같이 가요. 이서방 우리 동우 잘 부탁해. 내새끼 수고 많았고 엄마 내일 올게."

"우리도 간다."

 

우르르 동우의 병실을 빠져나가자 둘만 남은 동우와 호원이 마주보고 웃는다. 동우가 힘든 몸을 조금 옆으로 옮기더니 자신의 옆자리를 탁탁 하고 쳐내더니 호원 보고 올라오라는 제스처를 취한다. 호원은 절대 안 된다며 고개를 절래 저어보이지만 오늘따라 완강한 제 마누라의 유혹을 이겨내지 못하고 어영부영 동우의 옆자리에 불편하게 자리를 잡고 눕는다. 팔베개 해줘 서방. 동우의 말에 호원이 곧바로 제 팔을 뻗어 동우의 머리 밑에 제 팔을 끼워 넣는다. 동우가 기분 좋게 웃으며 호원의 품에 파고들자 호원도 동우를 품에 품으려 바싹 동우의 몸 쪽으로 제 몸을 밀착한다.

 

"마누라 안 아파?"

"응. 서방님 옆에 있으니까 안… 뭐하는 거야 서방?"

 

호원이 능글맞게 웃으며 동우의 코에 쪽하고 입맞춤을 해보고 이고는 스리슬쩍 환자복 안으로 손을 집어넣어 동우의 허리를 만지작 되자 동우가 조금씩 호원에게서 떨어져 뒤로 내빼보지만 동우가 도망을 못가도록 그의 허리를 붙잡는 호원이다. 동우가 불안한 눈동자로 호원을 올려다보지만 여전히 능글능글 열매를 과다 섭취한 호원이다.

 

"서방님아 저 방금 아기 낳고 나온 몸인데?"

"마누라 우리 아기 갖고 한탕도 못 뛰었잖아."

"서방님아 동우 힘들어."

"마누라 진짜 미안! 우리 성종이 동생 갖는 거야!"

"아악! 이 발정난 개새끼야!"

 

# prolouge 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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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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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올..장자남등장!ㅋㅋㅋ잘읽구가요 !아해의시간이랑너무다른분위기에요!ㅋㅋ아!댕열이에요!
11년 전
독자2
사리예요! 동우가 여자인 설정인가요? ㅠㅠ 아닌가.... 무튼 아해의시간 텍파 잘받앗습니다! 일진부부도 기대많이할게요~,~
11년 전
독자3
ㅋㅋㅋㅋㅋ 그대 감성 이에요 전작품이랑 분위기가완전대반전이네욪ㅋㅋㅋㅋ 기대할게요
11년 전
독자4
어머 임신물이라니ㅎㅎ....♡
11년 전
독자5
헣 써니텐이예요! 아해의시간때도 잘 봤는데 야동으로 오신건가요ㅠㅠㅠㅠ
11년 전
독자6
이거 예전에 연재 하신적있으세요?? 어디서 본거같지...???? 아닌감??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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