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창하다 못해 눈이부실 정도의 햇빛이 커튼 사이로 비추고 있는 이른 아침. 때마침 따르릉 하고 요란히 울리는 알람소리에 비척이며 동우가 나른한 몸을 일으켜 세운다. 알람을 꺼버리고 다시 몸을 푹신한 침대에 뉘여 포근한 이불에 몸을 묻고 꿈나라로 떠나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지만 여기서 조금이라도 꾸물거리는 경우 옆에서 세상 모르고 잠을 자고 있는 늑대같지만 곰같은 남편과 옆방에서 곤히 자고있을 병아리 같은 자식이 회사와 유치원에 지각을 해버리니 동우는 늦잠 자는 것을 포기할 수 밖에 없었다. 꾸물꾸물 자리에서 나와 자신의 잠자리를 말끔히 정리한 후 자신만의 공간이라고 할 수 있는 주방으로 향한다. 냉장고 문을 열어 대충 아침거리로 해결할 것을 찾아보지만 요근래 재대로 장을 보지 않아 텅빈 냉장고였다. 그런 냉장고 상태에 푹 하고 한숨을 내쉬는 동우이다. 집구석에서 띵가띵가 놀며 재대로 하는 게 없는 거 같아 한편으로는 괜히 호원과 성종에게 미안해 해 하면서 말이다. 한숨을 내쉬며 냉장고 문을 탁 닫으며 식탁에 덩그러니 놓여 있는 식빵과 딸기 잼에 시선을 주는 동우. 그러고는 씨익 입꼬리를 올려 웃어보인다.
[야동] 일진부부
W.전라도사투리
호원과 성종이 멍한 눈빛으로 자신의 앞에 놓여 있는 잼이 발라진 빵과 자신들의 맞은 편에 앉아 저들을 화사하게 웃으며 보고 있는 동우를 번가라 쳐다보며 울상을 지어 보인다. 동우는 둘의 눈빛이 무엇을 말하는 지 알면서도 모르는 척 웃고만 있는 것이였다. 호원과 성종은 울상을 지으면서도 저들 앞에서 화사하게 웃고 있는 동우의 모습에 울며겨자먹기로 빵을 입으로 가져가 먹는다. 밥 못 먹는 것도 서러운데 빵까지 푸석거린다.
"마누라! 내가 아무리 마누라를 사랑하지만! 이건 아니야! 밥 줘!"
호원이 빵을 한 번 베어 먹고는 빵을 그릇에 내동댕이 쳐버린다. 성종은 헉거리면서 살며시 동우의 동태를 살핀다. 동우는 호원의 태도에 이미 입술을 비죽 내밀고 있었다. 그러고는 고개를 푹숙인 채 울먹이는 소리이다. 이런 거지같은 아빠놈이 자신의 천사같은 엄마를 울렸다는 생각에 성종은 호원을 죽일듯 노려본다. 호원은 성종의 눈빛보다 자신이 금이야 옥이야 도망갈까봐 두려운 마누라를 울렸다는 사실에 어쩔줄 몰라하며 내동댕이 쳤던 빵을 우거지로 입안에 구겨 넣는다. 성종이 그런 호원의 모습에 질 수 없다는 듯이 자신 또한 그 작은 입 속으로 빵을 구겨 넣어 버린다.
"어마 서또이 다므긋으여(엄마 성종이 다먹었어요.)"
"도우야 나두 다 머그쓰여(동우야 나도 다먹었어)"
동우가 둘의 목소리에 고개를 들어 둘을 쳐다보며 눈가를 비빈다. 솔직히 고인 눈물 따위는 없지만 예의상. 마른 눈을 비비니 조금 따갑기는 하다. 그리고 마지막 비장의 무기로.
"미안해. 서방님, 성종아. 오늘 저녁은 맛있는 거 해 줄게..."
울먹이며 풀이죽은 목소리로 임펙트를 주는 동우이다. 그런 동우에 호원과 성종은 입안에 빵을 가득 담은 채 아니라며 저녁에도 빵을 먹어도 좋다며 손사례를 친다. 그에 동우는 정말? 이라며 웃어보인다. 동우의 웃는 모습에 어쩐지 속은 것 같은 둘이지만 깊이 생각하지는 않기로 한다. 이게 바로 장동우의 생활의 지혜였다.
"이제 다 먹었으니까 어서 다시 양치하고 옷 입고 서방님은 출근 준비하고 우리 성종이는 유치원 가자."
동우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는 조금 멍청한 부자이다. 호원과 성종이 방으로 사라지자 동우는 그릇을 치우며 사악하게 웃어 보인다.
"참 다루기 쉬운 부자야."
"마누라! 나 넥타이 매줘!"
"엄마! 성종이 원복 리본 매주세요!"
그릇을 담근 동우가 들려오는 목소리에 사악한 웃음을 지우고는 싱긋 웃어 보이며 알았다 외친다. 일진 장동우에서 여우 장동우가 되어버렸다.
호원과 자신의 방으로 들어온 동우가 넥타이 하나로 끙끙 대고 있는 호원의 앞에 선다. 호원은 동우가 자신의 앞에 보이자마자 닥치고 7살 자신의 아들 성종이로 빙의 하며 입술을 비죽이 내밀고 동우에게 넥타이를 건낸다. 동우는 그저 그런 호원의 모습에 유한 웃음을 지어 보일 뿐이다. 그러고는 호원에게 넥타이를 건내받아 호원의 목에 넥타이를 잘 여매준다. 그런 동우가 그저 사랑스러운 호원은 꼬물꼬물 작은 손으로 자신의 넥타이를 매고 있는 동우를 내려 본다.
"서방님은 이 나이 먹도록 넥타이도 못 매고 뭐하는 거야."
"마누라가 있으니까."
당연하다는 듯한 호원의 말투. 그런 호원의 말에 동우는 그저 웃으며 호원의 얼굴을 잡고 자신의 입술을 호원의 입술에 살짝 맞추고 떨어진다. 그런 동우가 호원의 눈에는 그저 예뻐 보일 뿐. 아쉽게 동우가 자신에게서 떨어지자 이번에는 호원이 동우의 입술에 자신의 입술을 포갠다. 연애 1년과 결혼 9년 차인 이 부부는 질리지도 않는지 눈만 떳다하면 서로 닭살 떨기 바쁘다. 하지만 그들에게도 장애물아닌 장애물이 있기는 마련.
"엄마! 악! 야 이 바보야!"
바로 7살 배기 아들인 성종이였으니. 다짜고짜 방문을 활짝 열어재낀 성종이 한 손에 빨간색 리본을 들고서 씩씩 거리며 호원을 노려 보고는 동우와 호원에게 달려가 호원을 다리를 있는 힘껏 발로 차 버린다. 그에 놀란 동우가 성종을 말려보지만 성종은 뭐가 그리 분한것인지 씩씩 거리며 호원의 다리를 꼬집고 발로 차 버리기만 한다. 동우가 성종을 뒤에서 안아 올려 성종을 보자 성종의 눈가는 이미 그렁그렁 한 눈물이 맺혀 있다. 갑작스러운 성종의 공격에 당황돋는 것은 호원 뿐. 아니 사실은 어이가 없는 것.
"엄마는 내꺼란 말이야. 바보야."
그렇다. 성종은 자신의 엄마를 병적으로 사랑하는 것. 그것이 문제였다. 동우에게 병적으로 집착하며 누군가 장래희망이 무엇이냐 물으며 자신의 엄마와 결혼하는 것이라고 말하는 성종에게 호원은 눈에 가시 같은 존재였다. 자신의 아빠이지만 한편으로는 자신의 적인 호원인것이다. 당연지사 허우대만 멀쩡한 호원 또한 성종이 동우에게 병적으로 집착하는 것에 라이벌 의식을 느끼고 있었다.
"야. 이성종 네 엄마는 내꺼거든?"
"아니야! 이 고릴라야! 엄마는 성종이 꺼야!"
"고릴라? 넌 그게 아빠한테 할 말이야?"
"몰라. 엄마는 내꺼야. 그치 엄마는 성종이 꺼지?"
눈물을 그렁그렁 매달은 채로 호원에게 말 대답이란 말 대답은 꼬박꼬박 하는 성종이 호원을 보며 자신의 혀를 내밀어 보이고는 동우의 목에 매달린다. 그러고는 초록색 뚱땡이가 나오는 애니메이션의 장화만 신고 사는 고양이의 표정을 지어 보이며 동우를 바라본다. 그런 성종의 모습에 동우는 그저 우쭈쭈 내새끼 거리며 성종의 등을 쓸어주고는 성종의 볼에 살짝 입맞춤 해 준다. 그런 동우 때문인지 훌쩍이던 성종이 점차 안정을 되찾는 듯 보였다. 그리고 졸지에 자신의 어여쁜 마누라를 뺏긴 이호원만 불쌍하게 된 것이다.
이른 아침부터 조금 모자른 부자들을 각각 회사와 유치원에 보낸 동우가 나른한 듯 몸을 쭉 뻣으며 소파에 몸을 기대어 앉는다. 아침마다 조용히 넘어가는 날이 없다. 아까도 나가는 순간까지 싸우는 둘을 보며 조금은 걱정이 되는 동우였다. 회사를 가는 길에 성종을 유치원에 떨구고 가야 하는 호원인데 또 조금은 어린아이 같은 호원이 성종을 이상한 곳에 떨구고 갈까봐서. 뭐 설마 애 아빠가 그러기야 하겠냐만은 예전의 호원의 모습을 보면 이상한 일도 아니였다. 가끔 성종이 자신과 호원의 사이에 자리를 잡고 자게되면 은근슬쩍 성종을 꼬집어 울린다던가 성종의 반찬을 뺏어 먹는 다던가 말이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당하고만 있을 성종이 아니지만 말이다. 어쩜 수준이 자신의 아들과 맞먹는 것인지.
한편 출근길 호원과 성종은 역시나 동우의 걱정대로 눈에 불을 튀기며 싸우고 앉아 있었다. 장동우 소유권에 대해서 말이다.
"야 엄마랑 내가 그거 해서 너를 낳은 거야! 법적으로 넌 엄마랑 결혼을 못 한다니까?"
"씨이! 할 수 있어! 엄마가 아빠보다 성종이를 더 사랑한다고 했어!"
"뭐? 웃기시네 그냥 너 좋으라고 한 소리거든?"
"아니거든?"
"맞거든?"
"아니라고! 멍청이 아빠야!"
"뭐? 이게 누굴 닮아서 이래?"
"아! 왜 때려? 엄마한테 이를거야!"
"일러라 이름보야."
호원이 자신의 혀를 내밀며 메롱해 보이자 성종 또한 지지 않겠다는 듯 자신의 혀를 내밀어 보인다. 동우가 보면 또 한 소리 할짓을 말이다.
시끄럽고 어렵게 도착한 성종의 유치원 앞. 성종이 거칠게 차 문을 열고서는 쾅 소리가 나도록 문을 닫고는 뒤도 안돌아보고 달린다. 그런 성종의 모습에 호원은 차에서 내려 성종의 뒷 모습에 친구들과 싸우지 말고 잘 지내라며 소리를 지른다. 성종은 그런 호원에게 그저 뒷 모습만 보이며 손을 흔들어 보일 뿐이다. 어찌됐건 두 사람은 피로 엮인 부자지 간이었다. 서로 매일을 싸우며 살아도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엮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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ㅋㅋ저 겁나 잉여돋져? 알아옄ㅋㅋㅋ 이 팬픽 어디서 많이 보셨다 싶은 분들 많을거에요^^ 네 맞습니다. 예전에 단편이라고 질러놓은 팬픽이졐ㅋㅋ 근데 갑자기 이게 연재하고파서옄ㅋㅋㅋ 어때옄ㅋㅋㅋ 저 겁나 잘 우리져? 사골 우리듯ㅋㅋㅋ 저번에 겁나 어둡어둡이니까 이번에는 겁나 달달달달 녹여버리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