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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을 읽는 독자 님들께 일단 죄송하다는 말씀을 먼저 드리며 B편 시작하겠습니다♥* 

 

 

 

 

 

 

  

파자마를 훌훌 벗고 속옷 차림으로 옷장으로 가득한 드레스룸을 배회하던 탄소가 한 옷장 앞에서 멈췄다. 마침내 옷장 문을 여는 그녀는 무난하게 하얀색 블라우스와 검정색 슬렉스를 꺼내며 자고 난 후인지라 엉망이 된 굽슬거리는 머리카락을 대충 헝클였다. 그리고 한 쪽 벽을 차지하고 있는 전신 거울 앞에 선 탄소가 블라우스와 슬렉스에 각각 팔과 다리를 끼워 넣었다. 그러자 곧 부드러운 실크의 감촉이 그녀의 온몸을 휘감았다. 마지막으로 금색 단추가 달린 얇은 코트 하나를 어깨에 걸치는 탄소는 드레스룸을 나와 방으로 향했다. 

그리고 문 앞에서 기다리고 있던 정국은 오늘도 어김 없이 아무런 무늬가 없는 정장 차림으로, 드레스룸을 나오는 그녀의 뒤를 말없이 따랐다. 평소와 다름이 없는 일상, 12시의 종이 치면 흔적도 없이 사라지는 신데렐라의 아름다운 드레스처럼 본능이 이끄는 대로 수동적으로 움직여 서로를 탐닉하던 남녀가 나눈 어젯 밤의 뜨거웠던 숨결은 어디에도 없었다. 어쩌면 어제 있었던 일은, 피곤해서 깊이 잠에 들지 못해 꾼 꿈일지도 몰랐다. 그만큼 그와 그녀 사이에는 아무리 봐도 변화가 없었다. 

편, 방에 들어온 탄소가 화장대 앞에 앉았다. 마스카라를 칠해 더욱 풍성하게 말린 속눈썹을 살짝 내리깔고 화장대 위 보석함에서 마름모 모양의 귀걸이를 꺼내는 그녀는 귀에 뚫은 구멍에 살살 밀어 넣었다. 그리고 똑같은 디자인의 목걸이를 꺼내서 목 뒤로 넘기지만 자꾸 엇갈리는 손에 좀처럼 채워지지 않아 살짝 미간을 찌푸리자 그 모습을 가만히 보고 있던 정국이 목걸이를 가져간다. 그리고 곧 피부 위로 닿는 그의 손길에 그만 몸을 떨고 말았다. 다행히 떤 것 치고는 미세한 움직임이었는지 거울에 비치는 정국은 목걸이를 채우는 데에 열중하고 있었다. 

 

 

' 후우... ' 

 

 

어젯 밤에 있었던 일은 새까맣게 잊은 척, 아무렇지 않은 척을 하느라 탄소는 그야말로 죽을 맛이었다. 어젯 밤을 이후로 그녀는 의심을 했다, 어쩌면 자신이 이성을 밝히는 변태 일지도 모른다고. 그 정도로 그녀는 고통스러웠고 잠을 이루지 못하고 뒤척였었다. 침대 위에 누워 아침에 정국을 마주치면 어떻게 해야 할지, 그의 눈빛이 미묘하게 달라져 있으면 어떻게 해야 할지 등의 고민을 하다가, 솔직하게 말하면 늦잠도 잘 뻔 했다. 방 앞을 지키고 서 있을 정국을 생각 하니 저절로 몸이 달아오르는 바람에 샤워를 다시 해야 하는 상황도 겪었었다. 미쳤지, 김탄소 네가 미쳤어. 

그리고 무엇보다 탄소를 더욱 미치게 만드는 것은, 정국이 그녀에게 했던 입맞춤. 윤기에게 미안하지만 그와 했던 키스는 훗날에 생각이 나지 않았지만 정국과 했던 키스는 장면으로 머릿 속에 떠올라 나노 단위로 나뉘어 그녀를 괴롭혔다. 그나마 정국이 윤기보다 키스를 잘 하는 것이라고 위안을 삼아 본인을 위로 했지만, 막상 그렇게 생각을 하고 나니 정국이 탄소가 아닌 다른 여자들과 많은 키스를 해서 저토록 잘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에 질투까지 났다. 그리고 자신의 몸 속을 타고 흐르는 질투심에 탄소는 고개를 거세게 내저으며 혼잣말을 하지, 이거는 단순 소유욕이야. 절대 좋아하거나, 그런 것이 아니야. 

옛날은 그렇다고 쳐도 지금은 아니야, 아니어야만 해. 

 

 

"정국아." 

"예." 

"나 이 집 나갈 거야." 

 

 

목덜미 부근에 닿았던 정국의 검지 손가락 하나에 쿵쿵거리는 심장을 잠재우기 위해 탄소는 내일 쯤 말하려고 했던 것을 오늘 말하기로 했다. 그리고 정말 말하고 나니 신기하게 심장 박동은 정상으로 돌아 왔다. 한편, 이 대저택을 나가 자립을 하겠다는 그녀의 말에 아무런 말도 없는 정국. 탄소는 미처 보지 못했지만 정국의 입가에 은근한 미소가 그려져 있는 것처럼 보이기도 했다. 그녀가 거울을 통해 그의 얼굴을 보자마자 그 미소는 흔적도 없이 사라졌지만. 

 

 

"너도 당연히 가야 해." 

"..." 

"배신하지 않기로 약속했잖아." 

 

 

목걸이를 채우고 숙이고 있던 상체를 펴는 정국, 그리고 허리를 피자마자 그의 정장 자켓의 바깥에 있는 주머니에서 울리는 진동. 탄소에게 양해를 구하고 그녀의 허락이 떨어지면 휴대폰을 꺼내 문자를 확인한다. 발신인, 지소희. 문자를 확인하며 늘 무표정한 정국의 얼굴에 변화가 생기자 탄소는 힐끔 그의 행동을 주시했다. 한편, 정국은 평범한 내용의 문자를 결코 평범하지 않은 얼굴을 하고 휴대폰 액정을 내려다 보며 답장을 하기 위해 키패드를 톡톡 두드리지만 이내 눈동자를 굴리더니 썼던 내용을 모두 지우고 휴대폰을 주머니로 집어 넣었다. 그리고 정국은 그의 대답을 기다리는 듯한 탄소와 마주했다. 

〈 오빠, 일은 잘 풀리고 있어? 얼른 진도 빼야지. > 

 

 

"약속은 상황에 따라 어기라고 있는 것이기도 합니다." 

"무슨 말이 하고 싶은 거야?" 

"민윤기와 접촉을 끊으셨으면 합니다." 

 

 

정국의 말에 탄소가 까르르 웃음을 터뜨렸다. 아무리 그녀를 흔들 때 제대로 흔든다고 하더라도 귀여울 때는 너무 귀여웠다. 한편으로는 정국도 매정하다고 생각을 했다, 그래도 원래 정국도 윤기도 서로를 물고 뜯는 사이가 아니었는데. 그러고 보니, 무엇 때문에 이렇게 되었더라? 알 게 뭐야, 탄소가 몸을 빙그르르 돌려 화장대에 팔꿈치를 대고 다리를 꼰 채 정국을 비스듬히 바라 보았다.  

 

 

 

"키스 한번 했다고 너무 기어오르는거 아니야?" 

 "..." 

"그렇게 따지면 윤기는 내 머리 꼭대기 위에 앉아 있겠네." 

 

 

 

그 말을 끝으로 화장대 의자에서 몸을 일으키는 탄소, 그리고 방을 나가기 위에 몸을 트는 그녀를 막는 단단한 팔. 정국의 팔에 밀려 화장대 위를 양 손으로 붙잡고 서는 탄소는 의도치 않게 그와 대면을 하고 말았다. 오늘 하루 동안 무조건 피하기로 했던 장면, 정국이 손가락을 들어 올렸다. 그리고 탄소의 목덜미를 문질렀다, 유독 한 곳만 집중적으로, 부드럽게. 눈을 질끈 감고 마는 탄소는 뇌리를 스치는 하나에 다시금 눈꺼풀을 밀어 올렸다. 정국의 손길로 인해 모든 신경이 쏠려 있는 이 곳, 그의 입술로 활짝 핀 붉은 꽃이 있는 부근이었다. 필사적으로 손을 들어 목덜미를 가렸다. 젠장, 하마터면 세상 사람들에게 키스 마크를 대놓고 자랑할 뻔 했다. 정국이 미소를 지었다. 

 

 

 

"자꾸 피하시고, 이렇게 귀엽게 굴면 불리한 쪽은." 

"..." 

"아가씨십니다." 

 

 

[방탄소년단/전정국/민윤기] 새빨간 유혹에 물들다 B | 인스티즈 

 

 

 

"그리고 계속 기대를 하게 됩니다." 

"..." 

"어쩌면 훗날, 꼭대기에 앉은 사람이 저일지도 모른다는." 

"...이러니까." 

 

 

 

탄소가 힘겹게 정국의 어깨를 밀었다. 알면서도 부정을 하고 싶었다, 의존할 수 있는 사람이 있다는 것이 그녀에게 힘을 실어 주었지만 정국에게 계속 의지를 하다가 정말 본인의 모든 것을 내줄 것만 같아서. 영혼 마저 바칠 것만 같아서. 정국은 그녀를 만난 순간부터 그랬다, 처음 만날 적에는 아무런 관심도 없었지만 알면 알수록 그의 말 한 마디가 능력이라도 불어 넣은 것처럼 탄소를 밑도 끝도 없이 홀리고 또 홀렸었다. 어제와 같은 일이 있어도 윤기에게 그랬 듯이, 정국한테 역시 태연하게 굴어야 했다. 하지만 그것이 절대적으로 불가했다. 절제 된 삶을 살아야 하는 그녀에게, 지켜야 하는 것이 있는 그녀에게, 불필요한 감정이 '사랑' 임에도 불구하고 그의 앞에서 무너져만 갔다. 

 

 

 

"이러니까 자극하는거야." 

"..." 

"귀엽잖아, 주인의 사랑을 확신하고 꼬리 흔드는 강아지 같이." 

 

 

 

그래서 강한 사람 코스프레를 했다. 그녀의 위에 강렬한 빨간색을 덧칠했다, 그것도 새빨간.  

 

 

 

"하지만." 

"..." 

"한번 쯤은 들어줄 만도 하지." 

 

 

 

그러나 너무 강하면 정국이 피할 까봐, 혼자 남게 될 까봐. 모두가 그녀를 돈을 빼고 쓸모 없는 사람으로 볼 때, 유일하게 눈이 오나 비가 오나 옆을 지키는 그가 떠날 까봐. 또 이렇게 그의 터무니 없는 부탁을 들어줘 버린다. 만일 이렇게 해도 설령 정국이 사라지려고 한다면, 그가 원하지 않는 돈이라고 해도 탄소는 그녀가 가장 자신이 있는 돈을 현재 정국에게 지급하는 월급의 열 배 이상이고 부을 수 있을 것이었다. 이런 바보 같은 행동이 그녀의 목숨을 갉아 내리는 것도 모르고 말이다. 정국의 어깨를 밀어낸 덕에 그와 사이를 넓힌 탄소, 팔짱을 끼고 한 손을 턱에 괴며 낮게 읊조린다.  

 

 

 

"좋아, 앞으로 민윤기와 자주 붙어 먹지 않을게." 

 

 

 

그렇게 정국의 두 팔 안에 갇혀 조곤 조곤 할 말을 하던 그를 향해 시선을 던지고 방을 나가는 탄소. 그리고 홀로 남은 정국, 그녀를 따라 가야 하지만 그 전에 휴대폰을 꺼내는 그는 조금 전에 왔던 문자 창을 연다. 일이 풀리고 있냐고? 당연하지... 네 글자를 작성란에 치고, 진도를 얼른 빼야 한다고? 그럴 필요 없어... 여섯 글자를 이어서 치는 정국이 그것을 보내고 휴대폰을 도로 집어 넣었다. 그럴 필요 없는 이유는 딱히 서술 하고 싶지 않았다, 그와 이 정도 스케일의 계획을 세우고 있다면 눈치를 채고 알아차릴 것이었다. 진도를 얼른 뺄 필요 없어도 충분히 결말을 향해 달리고 있다고. 그 때였다, 정국이 나가기 위해 탄소가 열고 나간 문을 닫는데 계단을 오른 그녀가 불쑥 나타났다. 

 

 

 

"참, 그리고 오늘 갈 곳이 있어." 

 

 

 

_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빛이 이 곳에 쏠린 듯 황금색으로 빛나는 고층 건물, 입에서 입으로 하루에도 수차례 언급이 되는 상류층에 속하는 사람들의 집합소, 체르니 호텔이었다. 오늘은 한 달에 적게는 한 번, 많게는 세 번 정도로 체르니 호텔의 연회장에서 열리는 사교 파티가 있는 날이었다, 이번 사교 파티의 주최자는 유명 의류 산업인 V 어패럴의 김태형 대표. 날 때부터 금수저를 물고 태어나 이미 완성형의 삶을 살고 있었지만 탁월한 패션 감각과 '김 스치면 인연' 이라는 별명이 생길 만큼 뛰어난 사교성으로 스스로 회사를 차려 당당히 세계에 이름을 떨치고 있는 떠오르는 신예였다. 잘 보여야 하는 사람 중 한 명이기에 오늘의 사교 파티는 다른 때보다 유독 많은 사람이 붐볐다. 

호텔 주차장 입구로 끊임 없이 외제차가 들어섰다. 그리고 차에서 내리는 사람들은 각각의 파트너를 이끌고 당연하다는 듯 V 어패럴 측에서 디자인 한 드레스와 양복을 입은 격식 있는 차림으로 호텔 로비와 이어지는 계단에 올랐다. 계단을 오르는 내내 주목 받는 자들의 모임이기에 몰린 기자들이 누르는 카메라 셔터 소리가 영혼처럼 붙어 다녔다. 이제 그 카메라에 담긴 사진은 인터넷을 통해 실시간으로 전해지고 빠른 시간 내에 수많은 선플과 악플이 달릴 것이었다. 예를 들면 그들만이 사는 세상이라는 동경의 시선이 담긴 선플과 돈 많다고 자랑한다는 비판의 시선이 담긴 악플 같은 것. 

 

 

"김탄소 사장이다!" 

 

 

그 때, 한 기자의 목소리에 계단 가장자리에 나란히 서있던 기자들의 시선이 모조리 한 곳으로 향했다. 익숙한 차 번호, 소량의 수만 수출하여 국내에서 소지하고 있는 차주가 드문 귀한 차량. 분명 우리 나라 기업계의 선두 주자를 달리고 있는 AR 그룹의 젊은 사장 김탄소의 차였다. 전혀 예상치 못한 인물의 등장이다, 탄소는 사교 파티에 있어서 다섯 손가락에 꼽을까 말까 한 횟수의 아주 적은 참여율을 보여주었기에 당연지사 오늘도 오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을 했다. V 어패럴이 AR 그룹과 계약이라도 성사 한건가? 

 

 

[방탄소년단/전정국/민윤기] 새빨간 유혹에 물들다 B | 인스티즈

 

 

 

 

 

몇 분의 정적 후, 그녀의 등장에 빠르게 달려온 도어맨이 문을 열자 먼저 질 좋은 옷감으로 덮인 다리 하나가 나왔다. 탄소의 개인 경호원, 정국일 것이었다. 정국이 내리자 계단에서 대기를 하고 있던 기자들이 우르르 그를 둘러쌌다. 미간을 찌푸리는 정국이 열린 문 틈 사이를 기웃거리는 기자들의 앞을 막으며 문을 닫았다. 그리고 귀에 꽂은 이어마이크를 통해 무어라 속삭였다. 그러자 1분도 채 지나지 않아 저 멀리서 여러 명의 경호원이 나와 기자들의 사이를 갈라 길을 만들었다. 정국이 소속 되어 있는 경호업체, Guard King 의 경호원들이었다.  

정국이 팡팡 터지고 있는 카메라 플래시를 뒤로 하고 문을 열었다. 순백의 하얀 미니 원피스와 어깨 위로 걸친 검정색 코트, 굽 높은 구두를 신어 더욱 돋보이는 라인의 두 다리가 나오면 머리를 높게 올리고 진한 레드 와인 빛깔의 립스틱을 바른 탄소가 모습을 드러낸다. 정국이 한 팔로 그녀의 앞을 가로막으며 미친 듯이 붙어서 셔터를 누르는 기자들을 밀어냈다. 별로 어려운 일은 아니지만 시야가 눈부시기도 하고 귀찮았던 그가 인상을 찌푸렸다. 그리고 정국의 썩어 들어가는 표정을 발견한 탄소는 문득 정국이 이럴 때를 대비하여 착용한 선글라스를 옷과 어울리지 않는다며 벗기던 자신을 떠올리며 입술을 곱씹다 발걸음을 멈췄다. 시선은 여전히 앞으로 고정한 채. 

 

 

"제가 기억력이 조금 좋습니다." 

"..." 

"카메라 내리시죠." 

 

 

알 수 없는 압박감이 스며든 그녀의 말에 기자들이 쭈뼛거리며 카메라를 내렸다. 여전히 탄소를 막고 있는 그의 팔이 무안할 만큼 언제 그랬냐는 듯 고요한 기자들의 모습에 정국이 그녀와 마주했다. 그러자 탄소는 마치 나 잘했냐는 눈빛으로 그를 응시하며 어깨를 으쓱였다. 보일 듯 말 듯한 미소는 덤이었다. 그리고 그녀의 미소에 정국이 나사 빠진 웃음을 지으면 탄소는 그의 가지런히 바지 옆에 놓인 손을 자신의 팔 사이에 끼운다. 

 

 

"가자, 파트너." 

 

 

. 

. 

. 

 

 

사각 지대에 설치 되어 있는 웅장한 느낌의 샹들리에, 일정한 간격으로 균일한 접시 위에 놓인 간단한 핑거 푸드와 다양한 색깔의 와인, 그리고 무대 위 오케스트라와 그 앞에서 춤을 추거나 노래를 부르는 등의 자유로운 사람들. 주최자에 한하여 연회장은 매번 다른 형태로 바뀌었는데 결코 단조롭지 않고 그렇다고 화려하지 않은 누구나 만족할 만한 인테리어를 보아 하니 역시 V 어패럴 김태형 대표의 미적 감각에 다시 한번 박수를 보내는 바였다. 그 때였다, 연회장에서 파티를 즐기고 있던 사람들이 일제히 심상치 않은 인기척에 한 곳을 바라보더니 곧 탄소와 정국의 등장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파티에서 눈이 맞은 여자를 무릎에 앉히고 애정 행각을 벌이고 있던 윤기도 비록 어제도 본 그녀였지만 사교 파티에서 만난 것은 오랜만이었기에 의외였는지 고개를 갸우뚱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옆에 있는 정국의 얼굴에 씨익- 미소를 짓더니 자신의 관심을 얻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여자를 부드러운 손짓으로 이끌어 그들에게 다가간다. 그리고 눈이 마주치자마자 어제 술집에서 있었던 일이 떠올랐는지 똥 씹은 표정이 된 탄소를 향해 손을 들어보이며 능글 맞은 표정을 짓는다. 

 

 

[방탄소년단/전정국/민윤기] 새빨간 유혹에 물들다 B | 인스티즈

 

 

 

 

 

 

 

 

 

"자기, 어제도 봤지만 오랜만이야." 

"옆에 떡하니 여자 분을 두고, 잘도 지껄이는구나." 

"왜 이래, 뜨거운 밤 보낸 사이끼리..." 

 

 

한 쪽 눈을 찡긋 하며 윙크를 날리는 윤기, 문득 탄소는 민윤기와 접촉을 삼가라던 정국의 말이 떠올랐다. 뭐, 아직 직접적인 접촉은 없지만 정국이 말한 접촉은 많은 것을 포함하고 있을 테니까. 탄소가 서서히 그녀의 어깨 위로 올라 오는 윤기의 손을 툭- 하고 쳤다. 윤기가 끈덕지게 굴 때면 항상 단호했던 그녀였기에 그는 아무렇지 않은 듯 웃으며 손을 거두지만 이어지는 탄소의 말에 점차 입매가 굳어졌다. 

 

 

"미안하지만, 그 끝은 너가 아니라 다른 사람이었어." 

"아니! 김 사장, 아니십니까." 

"어머, 한 상무님." 

 

 

탄소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그녀에게 살갑게 웃으며 다가오는 중년의 남성, 탄소가 AR 그룹의 사장 자리에 올라 수많은 비난을 받을 적에 무너지지 않도록 많은 도움을 준 고마운 사람, 돌아가신 그녀의 아버지의 가장 친했던 친구 중 한 명이자 탄소의 친구이기도 한 사람, AR 그룹의 계열사인 AR 전자의 한조원 상무였다. 탄소가 예쁘게 웃으며 한 손에 그녀에게 주고자 하는 쿠키를 들고 흔드는 한 상무에게 다가갔다, 정국에게 잠깐 기다리라는 말과 함께. 한 상무를 잘 알고 있는 정국을 향해 빼꼼 고개를 내밀고 인사를 하는 한 상무에게 정국이 고개를 숙였다. 그녀가 떠나자 자연스레 남게 된 정국과 윤기, 그리고 윤기가 데리고 있던 여자. 

 

 

"그 끝을 장식한 다른 사람이 너인가?" 

"..." 

"응? 정국아." 

 

 

웃고 있지만 속은 울고 있으리라, 정국은 확신했다. 윤기는 지금 질투를 하고 있다고, 한심하다. 사랑을 하는 방법을 모르는 윤기는 좋아하는 여자에게, 수많은 여자를 만나며 터득한 본인의 성적 테크닉만 밀어 붙였다. 정작 한편으로는 강하고, 한편으로는 약하고, 툭- 건드리면 영락 없이 무너지는 그녀의 사랑을 원하는 데에 있어서 득이 아닌데. 그녀에게는 기쁠 때나, 슬플 때나 1년 365일 동안 늘 함께 있어 주는 사람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윤기는 몰랐고 정국은 알았다. 하지만 알려줄 생각이 없다, 그걸 윤기가 알아서 정국이 지금까지 공들여 온 탄소의 신뢰를 모조리 잃을 수는 없기에. 그 신뢰가 없으면 그녀의 목숨을 앗을 수도 없으니까. 물론 탄소는 반 이상을 그에게 넘어 왔지만. 

 

 

[방탄소년단/전정국/민윤기] 새빨간 유혹에 물들다 B | 인스티즈

 

 

 

 

"질투 하십니까?" 

"..." 

"하루에도 수십 번, 다른 여자를 끼고 있는 민윤기씨가 질투를 하니 꼴불견이군요." 

 

 

정국이 희미하게 미소를 머금었다, 표정 관리가 되지 않아 입 안으로 혀를 굴리던 윤기는 이내 자신의 팔에 손을 얹고 있던 여자를 떼어 놓았다. 그리고 어리둥절한 눈으로 윤기를 응시하는 여자에게 그는 이만 가보라며 손짓을 했다. 여자는 어이가 없었지만 윤기의 살벌한 시선에 꼬리를 내리고 미련이 가득 담긴 눈으로 사라졌다. 이제 여자도 없으니 질투를 해도 되냐며 정국에게 묻는 윤기, 그러자 정국은 일부의 기록을 불 태웠다고 해서 지금까지 쌓아 온 기록을 없애는 것은 아니라고 대꾸한다. 신경을 벅벅 긁는 정국으로 인해 윤기는 오랜만에 열이 솟구치는 기분을 느꼈다. 

 

 

[방탄소년단/전정국/민윤기] 새빨간 유혹에 물들다 B | 인스티즈 

 

 

"너무 싸가지 없게 굴지마, 그래도 친구였는데." 

"..." 

"나는 그 과거를 추억으로 남기고 싶어, 부디." 

 

 

우리의 과거는 끔찍했잖아. 

정국은 생각 했다. 그래, 친구였지. 그것도 세상 사람들이 부러워할 만큼 엄청 친했던. 윤기가 없는 학창 시절은 생각할 수 없고, 정국이 없는 학창 시절 또한 생각할 수 없었다. 윤기도 정국도 인정 하는 바다, 서로가 너무 좋아서 죽고 못 살 정도였다는 것을. 그래서 정국은 윤기와 마주하는 것을 특히 꺼렸다. 그를 보면 학창 시절이 떠오르되, 행복했던 학창 시절은 뒷전이고 윤기의 말마따나 끔찍했던, 가장 불행했던 학창 시절이 홍수처럼 정국의 머릿 속을 드나들었으니까. 괴로운 과거를 어떤 미친 놈이 추억으로 남겨, 싸이코가 아닌 이상. 정국이 서릿발처럼 차가운 미소를 흘렸다. 

 

 

"끔찍한 과거는 영원히 과거로 둘 생각입니다." 

"못지 않게 끔찍한 과거를 붙들고 사는 네가 할 소리는 아닌 것 같은데?" 

 

 

정국의 손가락이 차례로 굽혔다가 다시 펴졌다. 따지고 보면 윤기의 말은 맞았다, 끔찍한 과거는 영원히 과거로 두겠다는 정국의 말과 다르게 그는 과거의 일을 붙들고 사는 모순적인 모습을 보여 주었다. 그러나 어디까지나 '따지고 보면' 이었다. 그 말인 즉슨, 정국이 말하는 끔찍한 과거와 윤기가 말하는 끔찍한 과거가 엄연히 다르다는 것이다. 그리고 정국이 언급하는 과거 속의 등장 인물은 민윤기와 전정국. 하여간, 사람 속을 뒤집어 놓기 위해 말하는 쟁점에서 벗어나서 엉뚱한 무언가를 꺼내는 것은 예나 지금이나 민윤기가 탑 오브 탑이었다. 정국이 여전히 한 상무와 대화를 나누고 있는 탄소를 힐끔 보고 혹여나 그의 말이 들릴까 싶어 윤기에게 바짝 다가간다. 

 

 

"네가 존나 싫다는 말을 돌려서 하고 있는 겁니다, 지금." 

"이야, 탄소는 알아? 너 욕 하는 거." 

"아가씨도 알고 민윤기 너도 알지 않습니까, 우리는 네 말 대로 친구였는데." 

 

 

학창 시절, 윤기와 정국. 그리고 그 사이에 탄소. 윤기는 탄소와 소꿉 친구였지만 정국은 아니었다. 사실 정국은 그녀와 같은 학교였을 뿐, 아예 모르는 사이였던 탄소와 정국은 윤기 덕분에 간간히 인사를 하는 사이로 발전을 했다. 다른 반이었던 윤기가 같은 반인 정국과 친해지면서 그에게 그녀를 소개를 한 덕이었다. 그러다가 서로 알아 가다 보니 둘의 사이에 맞는 구석이 있어 정국과 윤기의 사이가 되는 길을 걸으며 친목을 쌓아 어쩌면 좋은 친구가 될 수 있었지만, 중간에 발생한 사건 하나에 갈라선 탓에 정국과 탄소, 그리고 윤기는 그 사건을 마지막으로 연을 끊었다.  

하지만 그 이후로 몇 년이 지나, 경호원이 되어서 돌아온 정국의 자발적인 행동으로 그는 탄소의 경호원으로 고용이 됨으로써 둘은 다시 재회했다. 잊지 못할 그 때의 사건을 가슴에 품은 채 이를 악물고 정국은 여기까지 올라왔다, 그러나 정국이 본 탄소는 감사하게도 그는 잊지 않았지만 학창 시절에 검정색 물감을 덧칠한 그 사건을 새까맣게 잊은 듯 했다. 괘씸했다. 아마 윤기의 소개만 아니었다면 평생 그와 그녀는 서로를 모를 수도 있었다, 그리고 평생 모르는 채 살았다면 정국이 그녀의 경호원이 될 이유도 없었고, 그녀를 괘씸하다고 여길 필요도 없었으며, 결정적으로 그녀를 죽이게 될 계기도 생기지 않았을 것이다.  

정말, 윤기만 아니었다면.  

 

 

"이제 보니, 변한 것이 없구나." 

"..." 

"특히, 나 원망하는 거." 

 

 

[방탄소년단/전정국/민윤기] 새빨간 유혹에 물들다 B | 인스티즈

 

 

 

 

 

"아직도 그 아이가 그렇게 변한 이유가 나라고 생각해?" 

"..." 

"그래도 정연이가 죽은 원인은 내가 아닌 것 같은데, 아니야?" 

 

 

정연, 전정연. 정국의 하나 뿐인 혈육이며 여자 형제. 한 살 터울로 정국이 오빠였던 우애 좋은 남매는 정연이 열여덟 살이라는 꽃다운 나이에 세상을 떠남으로써 이별을 하게 되었다. 착했던 정연이, 주변 사람들이 모두 부러워 할 만큼 순수하고 정국을 먼저 생각 하던 예쁜 동생. 그토록 사랑스러웠던 아이가 정국이 정연 외에 아꼈던 사람들로 인해 변하고, 종국에는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너무 당당하게 고개를 비스듬히 기울이고 정국에게 말하는 윤기, 정국이 충동적으로 바지 주머니에 손을 넣고 상황을 대비하여 늘 소지하고 있는 잭 나이프를 만지작 거렸다.   

 

 

"민윤기." 

 

 

하지만 일단 정국의 목표는 윤기가 아니었기에 잭 나이프를 깊이 숨기고 그에게 가까이 다가갔다. 말을 놓으라고 해도 꿋꿋이 존댓말을 쓰던 정국이 반말을 하자 윤기가 의외라는 듯 눈을 살짝 키웠다. 그러든 말든, 탄소가 아직 한 상무와 대화를 하고 있는지 확인을 하는 정국은 연회장에 있는 그 누구도 그의 목소리를 듣지 못하도록 윤기의 귀에 입술을 갖다 대고 작게 속삭였다. 그 속삭임의 내용은 너무 거칠어서 윤기는 얼굴을 굳혔다. 

 

 

"알면 닥치고 찌그러져 있어." 

 

 

[방탄소년단/전정국/민윤기] 새빨간 유혹에 물들다 B | 인스티즈

 

 

 

 

 

"너는 어느 정도 알고 있는 것 같은데, 나 건드려봤자 좋을 거 없어." 

"...그 어느 정도라면, 네가 탄소를 죽일 거라는 것?" 

"어느 정도가 그 만큼이야? 꽤나 깊이 알고 있나 봐." 

 

 

그래도 상관 없어. 네가 눈치가 좋은 건지, 아니면 다른 누구에게 들은 건지 모르겠지만 나는 나의 계획 대로 가면 되니까. 여전히 안면이 굳은 윤기, 정국은 한 쪽 입꼬리를 올렸다. 윤기의 '어느 정도' 가 정국이 탄소를 죽이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면, 과연 그것도 알까? 윤기도 마냥 안전한 것은 아니라는 걸, 죽이는 것은 아니어도 정국이 윤기를 가만히 냅둘 리는 없다는 걸. 이 사실을 말할까, 말까 고민을 하던 정국은 딱히 그런 배려를 베풀지 말자고 판단을 했다. 본인의 몸은 알아서 지키라지. 

 

 

"김탄소, 살리고 싶으면... 네가 알아서 잘 간수해." 

"..." 

"도망을 가든, 숨겨 놓든... 내 눈에 보이지 않는데 내가 어떻게 죽이겠어. 안 그래?" 

"..." 

"신고를 해도 상관 없어, 너도 알 걸? 나만 가해자가 아니란 걸." 

 

 

[방탄소년단/전정국/민윤기] 새빨간 유혹에 물들다 B | 인스티즈

 

 

 

 

 

"말 한번 놓아 봤습니다, 어떠십니까." 

"좆같아." 

 

 

간단한 그의 대답에 정국이 고개를 숙인 채 어깨를 들썩였다. 한 상무와 대화가 끝이 났는지 탄소가 그와 윤기가 있는 쪽으로 다가왔다. 그녀와 거리가 한껏 좁혀질 때 쯤, 정국은 이 쯤에서 윤기를 온전한 이성으로 보내 줄 생각이었다. 좆같아? 하지만 벌써 이러면 안 되지, 아직 나의 포부는 전부 말하지 않았는데. 그러니까 나중에 놀라지 말고 네 여자는 네가 알아서 소신껏 지켜, 민윤기. 나는 정연이 지키는 것 만으로도 벅차니까.   

 

 

"저 또한." 

 

 

- 

 

 

화려한 조명, 빛나는 무대, 그리고 칩. 돈을 권력으로 삼는 사람들을 웃고 울게 만드는 이 곳, 체르니 호텔의 카지노 방이다. 높은 하이힐 굽을 또각거리며 카지노 방에 입성한 탄소는 지나가던 웨이터가 건네는 무알콜 샴페인 한 잔을 손가락 사이에 끼운 채 방 안을 쭉 스캔했다. 어디 보자, 어느 테이블에서 능구렁이의 지독한 냄새를 풍기고 있나? 이내 찾고자 하던 커다란 덩치 하나를 발견한 탄소는 한 입도 대지 않은 샴페인 한 모금을 머금고 삼킨 후에 뒤에 있는 정국에게 바짝 붙어 속삭였다.  

 

 

"보이지, 저 사람." 

 

 

[방탄소년단/전정국/민윤기] 새빨간 유혹에 물들다 B | 인스티즈

 

 

"..." 

 

 

정국은 한 쪽 입꼬리를 올리며 말하는 탄소의 고갯짓을 따라 중심에 앉은 한 사람을 제외하고 세상을 다 산 듯한 표정의 사람들이 모인 테이블을 응시했다. 두툼한 배를 두드리며 뭉텅이로 잡히는 돈을 자신의 주위로 흩뿌리고 있는 저 사람, 확실했다. 네이스(neis) 뱅크의 주주인 윤 회장이었다.  

덧붙이자면 요새 탄소가 노리고 있는 은행의 경영권의 소유주였다. 평소 카지노를 즐기지 않는 타입이었던 그녀였다. 하지만 오늘 대뜸 누군가의 전화를 받고 체르니 호텔에서 열리는 사교 파티에 참여한다고 하더니 갑작스레 정국에게 카지노에 가자며 제안을 했다. 말만 제안이지, 강제로 끌고 간 것이나 다름이 없었다. 샴페인 잔을 대충 보이는 기계 위에 올려 놓고 탄소는 빨간 매니큐어를 바른 손가락을 뻗어 테이블 위로 즐비하고 있는 칩을 가리켰다. 

 

 

"내 타깃이야." 

 

 

그렇게 말한 탄소는 정국을 뒤에 이끌고 윤 회장이 있는 테이블로 가까이 다가갔다. 빈 자리를 찾던 중에 때마침 악에 바친 얼굴을 하고 주먹을 떨고 있는 남자가 보였다. 선홍색 입술을 비틀며 미소를 짓는 그녀는 남자의 어깨 위로 손을 올렸다. 그러자 건드리면 터질 듯한 울그락 불그락 한 얼굴로 탄소를 보는 남자는 이내 그녀를 알아본 듯 파랗게 질리며 성급히 고개를 숙였다. 생판 처음 보는 사람인 줄 알았는데 그녀를 깍듯이 대하는 모습에 자세히 보니 한스 주류의 강 이사였다.  

 

 

[방탄소년단/전정국/민윤기] 새빨간 유혹에 물들다 B | 인스티즈

 
 

"..." 

"위험한 사람 아니야." 

 

 

남자의 살벌한 표정에 반사적으로 탄소의 앞을 막았던 정국이 나지막히 속삭이는 그녀의 제지에 뒤로 물러 났다. 한스 주류, 탄소가 사장으로 있는 AR 그룹의 계열사 중 하나인 제이 백화점에 소속이 되어 있는 회사였다. 제이 백화점의 CEO가 탄소와 친분이 두터우니 AR 그룹과 직접적인 연결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늘 잘 보이려고 노력을 하던 회사여서 기억에 남아 있었다. 그렇다면 자리도 걱정 없겠다, 이 게임을 승리로 이끄는 주도권은 명백히 그녀에게 있었다. 탄소는 강 이사의 세 개 정도 남은 칩을 보며 안타깝다는 듯 눈썹을 축 늘어뜨렸다. 

 

 

"강 이사님, 돈 잃으셨나봐요." 

"예... 조금 잃었습니다." 

"제가 잃은 돈 전부 돌려드릴 수 있는데..." 

 

 

탄소의 말에 강 이사의 작은 눈이 커졌다. 조금 잃었다고 했지만, 사실 무시할 수 없는 액수의 돈을 잃었다. 무려 AR 그룹의 사장인 그녀마저도 강 이사가 잃은 돈의 액수를 들으면 '그 만큼이나 잃었어?' 하며 그를 향해 혀를 찰 정도였다. 그런데 전부 돌려주겠다고? 그래, 그녀가 걷는 길이 돈으로 이루어져 있으니 돌려줄 수는 있겠지. 그런데 왜? 설마 게임을 통해 윤 회장으로부터 그 돈을 다시 쟁취하려는 생각은 아니겠지. 아무리 머리가 비상한 그녀라고 할지라도 윤 회장을 이길 수는 없었다. 

젊을 적에는 그토록 돈 아끼는 짠돌이였던 윤 회장이다. 하지만 어느 시점부터 카지노에 오는 횟수가 급격히 증가하더니 윤 회장은 짠돌이 기질을 돈과 바꾸었는지 돈을 잃든 말든 막대한 돈을 테이블 위에 뿌리고 또 뿌렸다. 그리고 놀랍게도 그는 뿌린 돈을 그대로 가져갔다. 그가 도박 판에서 질 확률은 지극히 낮았다. 그런데 탄소가 윤 회장과 게임으로 승부하여 돈을 도로 가져오겠다고? 어림 없는 소리였다, 더구나 그녀는 카지노에 오지 않기로 소문이 자자했다. 하지만. 

 

 

"이번 판, 저에게 넘기시죠." 

 

 

강 이사의 입이 떡 벌어졌다, 그리고 탄소는 매혹적인 눈꼬리를 휘며 웃어 보였다. 꼭 게임을 하기도 전에 본인의 승리를 자축하는 것만 같았다.  


 

♥암호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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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먹는코로로 / ㄱㅎㅅ / 피치 / 깡태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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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호닉 신청을 해주신 분들이 많아서 감동의 물결이... 

혹시나 누락 되신 분들 댓글 달아주세요! 

그리고 또또또 혹시나! 암호닉 신청을 더 하실 분들이 계신다면! 

최신화에 달아주세요! 

사랑합니다 

 

+++++++++++++++++++++++++++++++++++++++++++++ 

 

안녕하세요, 사랑하는 독자 님들! 헤르츠52 에요! 

A편에 달린 많은 댓글과 암호닉 신청에 얼마나 많은 감동과, 행복과, 벅차오르는 감정을 느꼈는지 몰라요. 

그래서 독자 님들의 기대에 부응을 해야 한다는 생각에 자그마치 일주일을 B편에 쏟았습니다. 

하지만 쏟은 시간과 다르게 B편은 밑도 끝도 없이 망작으로 향하는 길을 걷고 있네요. 

계속 고치면 고칠 수록 문맥도 이상하고 내용도 이상하고, 분명 제가 쓰고 싶은 내용은 이건데 생각 만큼 써지지 않고... 

정말 독자 님들께 사과의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처음 올리는 글이 기대 이상으로 사랑을 받아 온갖 잡다한 생각이 머릿 속에 들더라구요. 

B편이 재미가 없으셔서 떠나시면 어떡하지? 만족하지 못하시면 어떡하지? 앞으로 내가 꾸준히 쓸 수 있을까? 

 그래서 A편을 올리자 마자 일시적으로 현타가 왔습니다.  

어떻게든 현타를 극복하기 위해 노트북 앞에 억지로 앉고 앉아 봤지만 고작 쓰는 분량은 한 줄. 

그러다가 사랑하는 독자 님들을 제가 감히 어떻게 기다리도록 하겠습니까. 

그래서 부랴 부랴 글을 마무리 하고 이렇게 올립니다.  

하지만 일주일의 현타 기간을 가지는 동안 다음 편은 어떻게 쓰고 분량은 어느 정도로 할 지 다 정했습니다! 

그래서 앞으로 나오는 C편과 그 이후의 편들은 B편보다 더 빠른 속도로 나올 것 같습니다! 

*한줄 요약 : 늦은 주제에 망작을 들고 와서 죄송합니다, 사랑하는 독자 님들. 

 

다음 C편 예고를 살짝 스포 하자면! 

윤 회장과 탄소의 대결 구도와 정국이와 탄소의 불타오르는 배틀...흠흠. 

제가 사실 말을 잘 못 합니다, 허허. 

벌써부터 망하는 냄새가 솔솔 풍기죠...? 

그래도 끝까지 열심히 쓰겠습니다!  

저는 이제 C편을 쓰러 총총총...★ 

 

죄송하고, 감사드리고,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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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바다코끼리]로 암호닉 신청합니다!!!
7년 전
독자2
너무 재밌어요 정국이랑 윤기 여주사이의 일이 너무 궁금해요ㅠㅠㅠㅜ여주가 마냥 강하지는 않아서 나중에 타격받을 거 같아요 ㅠㅜㅜ오늘도 잘 보고갑니다 [새빨간 유혹]으로 암호닉 신청할게요!
7년 전
비회원 댓글
땅위입니다!! 정국이가 핸드폰으로 문자하는 사람은 정국이와 함꼐 탄소를 죽이는 사람인가요?ㅜㅜ 그리고 정국이가 여동생때문에 여주를 죽이려고하는지 궁금하네요!
7년 전
비회원148.203
꾸꾸쓰에여!! 키야아 재밌슴다...!!!!!!!
7년 전
독자3
[키위맛푸딩] 암호닉 신청하고 갑니다!! 진짜 우연히 이 글보게 되었는데 너무 제 취향이예요ㅠㅠㅠㅠ너무 재밌어요!!!!
7년 전
비회원213.217
[침침이]로암호닉신청이요ㅜㅜㅠㅠㅠㅜ했었는데못보셨나봐요...ㅠㅠㅠㅜㅠㅜ
7년 전
비회원235.79
깡태콩이에여 와 이번편 킬링은 솔직히 윤기랑 정국이 대화하는건거같다...ㅎ 아 그냥 너무 좋다...ㅎㅎ
7년 전
비회원196.24
[백화]암호닉으로 신청합니다 이런 분위기 너무 좋아요ㅜㅜ
7년 전
독자4
초코아이스크림2입니다! 망작이라니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 진짜 이렇게 빠져드는 글은 정말 오랜만인데ㅠㅠㅠㅠㅠㅠㅠㅠ 정말 이 글 자체가 쓸 때 에너지 소모도 많이 되고 구성도 복잡하고 힘들 것 같은데 이렇게나 길게 써주시다니 너무 감사할 따름입니다ㅠㅠㅠㅠ 작가님 완전 존경해요!! 인제 2화인데 벌써부터 과거 얘기가 나오고 너무 진행이 빨리 돼서 작가님 연재하기 부담스러워 하실 수도 있을 것 같은데 화이팅하세요!!!! 다시한번 작가님 완전 존경하고 제가 사랑하고 이 글이 일주일에 한 번 연재된다 해도 전 감사할 따름이에요ㅠㅠㅠㅠㅠ 이렇게 분위기있고 쓰기 힘들 것 같은 글을 어떻게 빨리빨리 연재합니까ㅠㅠㅠㅠ 결론은 작가님 완전 금손이시고 사랑합니다!!!
7년 전
독자5
나로입니다 정국이동생의죽음과 여주가연관되있어서 그러는걸까요 ㅠㅠ 오해얐으면좋겠네요
7년 전
비회원235.33
피치입니다! 오늘도 재밌어요ㅠㅠㅠㅠ 윤기랑 정국이랑 여주랑 무슨 일이 있었길래 저러는 건지 궁금하네요.. 다음 편도 빨리 보고 싶네요!!
7년 전
비회원248.75
[2월2일]로 암호닉 신청해요!
이번화에서 과거에 무슨일이 있었는지 살짝 나왔는데!!! 너무 잘 봤구용 다음화가 더욱 기대됩니다 ㅎㅎㅎ

7년 전
독자6
김태형여사친입니다!!!!!! 윤기랑 정국이랑 여주 뭔 일이 있던 거고 여주가 뭘 했길래 대체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7년 전
독자7
헉 암호닉 누락 [민군주그대] 다시 신청할게요ㅎㅎㅎㅎ
7년 전
비회원78.31
[청록]으로 암호닉신청합니다!!정국이랑 여주랑 무슨 관계였는지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아직까지는 잘 모르지만 둘 다 다치지 않는 쪽이었으면 해요ᅲᅲᅲ
7년 전
비회원240.105
이땡글 로 암호닉 신청합니다!
7년 전
독자8
달달무슨달이에요!!!! 작가님 망작이라뇨ㅠㅜㅠㅠㅠㅠㅠㅠ 절대 아니에요!!! 정국이랑 윤기의 과거도 궁금하고 앞으로 전개도 궁금하고 다 궁금해요!!!! 작가님 끝까지 응원할게요 화이팅!!!❤
7년 전
독자9
코로먹는코로로예요!
세 사람 사이에 과거가 자세히 더 나오겠지요...?ㅎㅎㅎ

7년 전
비회원208.139
비비탄입니다
정국이는 주인공을 죽일 수 있을까요....?
정국이도 주인공을 좋아하는 듯 보이는데 어떻게 될지 궁금하네요 잘 보고 갑니다!

7년 전
독자10
침구입니다 어떤 일로 죽이겠다는 결심이 섰던 건지 아직은 예측할 수 없네요..일단 윤기와 여주가 정쿠동생의 죽음에 연관이 있다는거 말고는...아 그리고 작가님 망작이라고 하시는데 충분히 좋습니당 슬럼프야 저리 가라!!
7년 전
독자11
[안녕하새오]로 암호닉 신청할게요 작가님 분위기 최고... 너무 재미있게 잘 보고 가요 ㅠㅠ 신알신두 하고 갑니다 ~~! ❤️
7년 전
비회원83.225
ㅓㄹ....전 왜ㅠ이제야ㅠ이런걸 본곤지 ㅜㅠ 완전 스릴있따이~~~정국두 멋지고 윤기도 믓지고 태태도 나오면 엄청 기대되네영 ㅜㅠ암호닉 [쩌리] 로 신청할게요!!
7년 전
독자12
와..윤기랑 정구기가 둘이 친구였을줄은....뭔가 진짜 많이 꼬였네요ㅠㅠㅠ헝ㅜㅠㅠㅠ
7년 전
독자13
아아아 ㅜㅠㅠㅠ 작품속 캐릭타 하나하나가 다 개성있고 섹시해요ㅠㅠㅠ
7년 전
독자14
아진짜정주행중인데 작가님 왜이리재밌는거죠 정국이랑 윤기랑 여주사이에 뭔일이있었길래....ㅠㅠㅠㅠㅠㅠ 정국이여동생도...
7년 전
독자15
근데 진짜 자까님 분량이 너무 혜자세여...바로 신알신누르고 암호닉은 최신화에 신청하겠습니다!!! 정국이랑 윤기사이의 일이 너무 궁금해여.!!!!!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7년 전
독자16
정말 작가님 짱짱입니다 이런글 너무 좋아요ㅠㅠㅜ잘 읽고갑니다♡
7년 전
독자17
꺄 너무 취향인 글이네요 ㅠ 기대하겠습니다❤
6년 전
독자18
난나누우에요
크흐 ㅠㅠ 진짜 매번 다시 읽으면서도 감탄하고 갑니다...ㅠㅠ

6년 전
독자19
생각보다 훨씬 복잡한 관계인 것 같은데 아직 베일에 가려진 과거의 이야기들이 빨리 밝혀지면 좋겠네요. 관계도에 대한 이해와 앞으로의 전개에 긴장감이 더해지겠죠!
6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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