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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네이버 웹툰 - 연애혁명 102화 BGM

 

 

[ "윤 회장, 그게 무슨 말인가!" ]

[ "침착하게 말을... 여보세요? 윤 회장! 윤 회장!" ]

 

 

 

이 상태로 회사로 가기에는 무리라고 판단이 되어 납골당에서 바로 택시를 타고 본가로 올라온 탄소, 아무도 없을 것이라고 생각 했는데 출근을 하지 않았는지 김 부장이 꽤 흥미로운 내용의 전화를 하고 있었다. 김 부장과 전화를 하고 있는 상대방은, 아마도 네이스 뱅크의 윤 회장. 바로 어제, V 어패럴 김태형 대표가 주최한 사교 파티가 열렸던 체르니 호텔 내 카지노에서 그녀에게 패배를 하고 은행의 경영권을 바친 희생양이다. 

김 부장이 끊어진 휴대폰을 붙들고 악에 바친 비명을 지르는 모습이 눈 앞에 선했다, 얼마나 분할까. 머리에 피도 안 마르는 년이 까분다며 하루에도 수십 번, 뒷담화의 대상이었던 탄소가 김 부장이 몰래 사들인 네이스 뱅크의 주식을 용케 알아 차리고 예상치 못한 반격을 했으니. 뒤통수가 조금, 얼얼할 것이었다.

그 때, 휴대폰과 정장 자켓을 챙겨 들고 무거운 몸을 이끌고 황급히 방에서 나오는 김 부장. 문 앞에 우두커니 서 있는 탄소의 모습에 뒤로 넘어갈 듯 놀란다. 그러자 운 탓에 퉁퉁 부은 눈을 가리기 위해 쓴 선글라스를 살짝 올리는 그녀가 살짝 고개를 숙이며 생긋 웃었다. 그녀의 웃음에 김 부장이 침을 꿀꺽 삼키는 소리가 선명하게 들렸다.

 

 

 

"어디 가시나 봐요, 작은 아버지."

"...하하, 오랜만이구나."

"예, 회사에서도 잘 못 뵙고... 많이 바쁘신가 봐요."

 

 

 

바쁘겠지. 어떻게 하면 저 눈꼴 시린 사장의 자리를 꿰찰 수 있을까, 하며 고민하느라. 다 알면서, 네이스 뱅크의 주식을 한꺼번에 돌려 버린 사람이 탄소라는 사실을 모두 알면서. 끝까지 어떻게 해서든, 틈을 보이지 않기 위해 하나도 모르는 척을 하며 입꼬리를 힘겹게 올리는 김 부장이 역겨웠다. 비록 한 공간에서 같은 공기를 마시는 것이 더러웠지만, 어쩌겠는가. 더러워도 그것을 참고 엿을 제대로 먹여야, 카지노에서 윤 회장으로부터 딴 거의 몇 조에 가까운 금액을 포기 한 보람이 있을 것인데.

 

 

 

"아, 요즘 회사 주가가 부쩍 상승 했어요."

"...그, 그래?"

"제가 바로 어제, 네이스 뱅크의 경영권을 따냈거든요."

 

 

 

김 부장의 입매가 딱딱하게 굳었다. 억울하게 토막 살인을 당하여 숨 막히는 흙 속에 묻힌 부모님, 그리고 두 분이 밑바닥 부터 어렵사리 키워 지금의 자리에 오른 AR 그룹, 그의 여우 처럼 얍삽한 수법으로부터 반드시 지킬 것이다. 부모님의 어느덧 희미해진 얼굴을 떠올리니 잠재웠던 눈시울이 다시 붉어졌다.

AR 그룹 회장 내외 토막 살인 사건. 한동안 그 사건으로 거의 1년 가까이 매스컴을 달궜었다. 하지만 사건을 담당했던 경찰들은 하나 같이 전부 무능한 것인지, 아니면 뒤에 있는 세력이 돈으로 매수라도 한 것인지는 몰라도 도통 작은 끄나풀 조차도 잡지 못했다. 현재 그녀가 고용한 유능하다는 경찰들도 마찬가지였다.

그래서 결국 풀기 어려운 미제 사건의 범인을 체포 한 횟수만 셀 수 없이 많은, 하지만 무슨 연유인지 몇 년 전에 은퇴를 했다던 김남준을 탄소가 마지막 지푸라기를 잡는 심정으로 직접 찾아 나섰다. 그리고 수소문 끝에 남준의 무너질 듯한 집을 찾을 수 있었고 그녀의 사정을 끝까지 들은 그는 거절만 벌써 정확히 24번째였다. 그래도 그녀는 포기 하지 않을 생각이다, 내일도, 모레도, 그 모레의 다음 날도, 오로지 살인 사건의 범인이 김 부장이라는 것을 밝히기 위해. 

그 말을 끝으로, 바쁘신 와중에 붙잡아서 죄송하다는 말과 함께 김 부장에게서 등을 보이는 그녀가 3층으로 향하는 계단 위로 한 걸음을 내디뎠다. 탄소가 볼 세라 줄행랑을 칠 준비를 하는 김 부장의 움직임이 느껴졌다. 입술을 비트는 그녀가 보석이 어우러져 있는 반짝이는 천장에 시선을 고정 했다. 그리고 현관으로 가는 복도를 걷던 김 부장은 크게 들려 오는 탄소의 목소리에 멈칫 한다.

 

 

 

 

"아아, 이 말을 깜빡할 뻔 했네요."

"..."

"저 나가서 살까 해요."

 

 

 

정국에게는 사교 파티에 가던 그 날, 출근 준비를 하던 중에 얼떨결에 예고를 했던 것. 진작 이 숨 막히는 성에서 나왔어야 했는데 사랑하는 가족과 오순 도순 살았던 기억 속에서 헤매이다 늦고 말았다. 곳곳에 부모님의 얼굴이 각인처럼 새겨져 있기에 솔직히 발길이 쉽사리 떨어질 것 같지 않지만, 그래도 그 각인을 그대로 복사하여 그녀의 심장 속에 붙이면 된다. 그렇게 자기 합리화를 마치고 나면, 접착제를 바른 듯 굳었던 두 입술이 부드럽게 열린다.

 

 

 

"자꾸 악몽을 꿔서요."

"..."

"검은 무언가가 저를 짓밟으려고 하더군요."

 

 

 

사실 그런 악몽은 꾼 적이 없었다. 정확히 말하자면, 부모님이 죽고 홀로 독사 같은 김 부장의 아래에서 자라면서 매일 같이 꾸던 악몽을 정국이 경호원으로 고용이 된 이래로 꾸지 않았다. 그래- 정국을 아직 사랑하고 있다는 진심을 깨닫게 되었으니 시원하게 그를 향한 사랑을 인정하고, 또 그의 존재로 악몽을 꾸지 않는다는 사실을 인정하겠다.

탄소는 학창 시절 당시,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눈을 감기만 하면 악몽 속에서 허우적대는 그녀를 알아차리고 꺼내주던 정국이 본인의 곁에 늘 있다는 사실 만으로 안심을 했던 것이다. 탄소가 사랑하던 사람들이 모두 그녀의 곁을 떠나갈 때, 그녀가 사랑하는 정국이 본인의 가까이에서 숨을 쉬고 있다는 사실 만으로 안도를 했던 것이다.

부정만 했다. 설마? 이런 것도 없이 무조건 아니야, 라는 말로 오로지 부정만 했다. 정국을 사랑한다고 인정을 하면 그도, 그녀로부터 멀어진 사람들처럼 떠나가기라도 할 까봐. 마치 처음으로 누군가를 좋아하는 감정을 가지게 된 탄소의 눈 앞에서 소리 소문 없이 사라져 버렸던 그 때의 정국처럼. 

 

 

 

"재수없게."

"..."

"최대한 빨리 나가서 살려고 합니다."

 

 

 

하지만 이제 부정 하지 않는다. 어젯 밤, 욕실에서 눈물과 함께 쏟은 사랑을 닦고 닦아봤자 감정 낭비만 심해질 뿐이었다. 믿는 구석이 생긴 탓도 있었다, 물론 남아 있는 일말의 자존심 하나로 사랑 표현은 하지 않겠지만 설령 탄소가 그에게 고백을 하여 정국이 멀어진다고 하더라도, 정국은 그녀를 배신하지 않기로 했다. 그 날 밤, 욕실에서. 이에 대한 증표는 정국이 그녀에게 한 입맞춤과, 사교 파티 당일에 윤기와 자주 접촉하지 않겠다는 탄소의 약속이다.  

 

 

 

"미리 인사 드릴게요, 작은 아버지는 워낙 바쁘시잖아요."

 

 



-

 

 

 

"뭐야, 왜 이렇게 일찍 왔어?"

 

 

 

오늘 만큼은 회사 일을 잊고, 침대 위에 길게 누워 휴대폰을 하던 탄소는 이어폰을 뚫고 들려오는 노크 소리에 의아한 듯 고개를 기울였다. 김 부장은 조금 전에 저택을 나갔고 갑작스러운 휴가 통보였지만 허무하게 보내지는 않겠지, 하는 정국 또한 아닐 것이라고 판단을 했다. 하지만 저택으로 들어오는 대문 비밀번호와 현관 비밀번호를 아는 인원은 총 3명, 본인과 김 부장, 그리고 정국이다. 

경계 태세를 갖추고 탄소가 침대 아래로 살포시 내려왔다, 그리고 걸음 소리가 들리지 않게 살금 살금 걷는 그녀는 문 앞에 서자마자 귓가를 파고드는 정국의 목소리에 화들짝 놀라며 곧 가슴을 쓸어내린다. 낯선 이가 저택에 침입을 하면 감지 시스템이 인식을 하고 경보음을 울린다는 것을 잊고 있었다.

탄소가 보이지 않는 정국을 흘기며 등을 돌리고 도로 침대 위로 뛰어들었다. 그리고 그녀의 들어와, 하는 말이 끝나기도 전에 방으로 들어오는 정국이 당황스러움도 잠시, 왜 이렇게 일찍 왔냐며 물었다. 하지만 그는 묵묵부답이었다. 이제 보니 포커 페이스를 유지하는 것 같기도 하지만, 어딘가 모르게 급한 듯 했다. 저택까지 달린 사람처럼 거친 숨소리가 증거였다. 그러나 탄소는 그가 본론을 꺼내기 전까지 모르는 척을 하기로 했다.

 

 

 

"..."

"휴가가 재미 없었나? 하긴, 너무 갑작스러웠지."

 

 

 

라는 말과 함께 눈을 치켜 뜨고 정국을 살폈다. 여전히 불규칙적인 숨을 쉬고 있었다, 도대체 오늘 하루 동안 무슨 일이 있었기에.

 

 

 

"그래도 뭐라도 하지."

"...동생을..."

 

 

 

드디어 정국이 입을 열었다. 정국은 뜸을 들이며 머뭇거렸다. 그녀에게 이렇게 직접적으로 드러낼 생각은 없었지만, 뻔뻔스럽게 정연을 만나고 왔으면서 본인에게 평소와 같은 태도로 대하는 탄소를 마주하니 입이 저절로 움직였다. 하지만 그것을 입 밖으로 표출을 하면 그녀와의 관계에 변화가 일어날 것만 같았다. 

계획에 생길 차질에 대한 두려움 때문인지, 아니면. 그녀와의 관계를 걱정하는 이유가 그녀를 향한 사랑일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때문인지. 정국의 발목을 붙잡는 알 수 없는 감정에 말을 꺼내기를 망설이던 그는 이내 결심했다.

'동생' 이라는 단어를 꺼내자 커다래지는 탄소의 동공에 묘한 희열을 느꼈다, 그래, 다 알고 있었던 거였다. 알면서 단지 정국이 그녀의 곁을 지키며 아무런 말을 하지 않고 있어서 모르는 체 하고 있었던 거였다. 그런데 본인은 탄소를 어쩌면 오해한 것일지도 모른다는 바보 같은 착각을 했다. 스스로를 비웃으며 정국은 입을 놀렸다. 

 

 

 

"만나고 왔습니다."

"동생?"

 

 

 

그러나 정국의 예상과 다르게, 탄소는 한껏 키운 동공을 원래의 크기로 되돌리며 멍하니 천장만 응시했다. 그리고 그녀는 스읍- 소리를 내며 연신 고개를 갸웃거렸다. 입술을 삐죽이며 고민을 할 때 마다 손가락을 가만히 두지 못하는 버릇이 있는 탄소는 허벅지 위로 가지런히 올리고 있던 손가락 두 개를 엮더니 기어코 정국을 미궁으로 빠트릴 한 마디를 던졌다.

 

 

 

"네가 동생이 있었나?"

 

 

 

[방탄소년단/전정국/민윤기] 새빨간 유혹에 물들다 E | 인스티즈

 

 

"..."

 

 

 

정국의 눈이 흐릿하게 물들었다, 탄소는 슬슬 걱정이 밀려왔다. 내색은 하지 않기 위해 노력은 하겠다만, 정국의 상태가 별로 좋지 못했다. 쉬게 해주어야 하나, 아니면 오늘 무슨 일이 있었냐며 물고 늘어져야 하나. 흐리멍텅한 그의 모습에, 차라리 휴가를 주지 말 것을 그랬다. 고작 하루 뿐인 것을, 괜히 휴가를 주어서 사람을 이상하게 만들었다.

...그냥 정연이 보러, 같이 갈 걸 그랬나...

사실 정국과 함께 정연에게 가도 상관은 없었다. 단지 몸은 크고 마음은 어렸던 시절, 아무리 친했다고 한들 온기 없는 유골함 앞에서 펑펑 우는 모습을 그의 눈 앞에서 보여 주고 싶지 않았다. 정확히 말하자면 약한 모습을 보여 주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이제 생각해보니, 한번 쯤은 그를 데리고 정연을 보러 가는 것도 좋을 듯 했다. 정국에게 정연을 본인이 세상에서 가장 아끼는 동생이라고 소개를 시켜 주고, 정연에게 정국을 본인이 세상에서 가장 아꼈던 친구였다고 소개를 시켜 주고. 

 

 

 

"그래도 너랑 친했다고 생각했는데, 동생 있는 것도 몰랐네."

 

 

 

이내 탄소는 정국에게 동생이 있었다는 쟁점에 초점을 맞추었다. 정국과 탄소는, 윤기의 소개로 알고, 대화를 나누며, 어쩌다 취향이 맞아 오랜 친구인 듯 친하게 지냈다. 서로에 대해 깊게 알고 있지는 않아도 가족 구성원은 어떻게 되는지 정도는 알고 있다고 생각을 했다. 그런데 그에게 동생이 있었다, 그녀가 모르는. 딱히 모르고 있었다는 것에 서운한 마음 따위는 없지만, 무언가 찝찝한 기분이 들었다. 정국의 동생을 머릿 속으로 상상을 하는 순간, 한 구석이 텅 빈 듯한 기분이랄까.

 

 

 

"동생 얼굴 궁금하다."

"...아가씨는,"

"..."

"무엇을 하셨습니까."

 

 

 

한편, 정국은 눈은 정지한 채 입술만 자유자재로 움직이고 있었다. 머릿 속이 온통 엉킨 실타래로 뒤덮여 있는 것만 같았다. 정국의 동생은 정연, 탄소가 간 납골당의 유골함 주인도 정연. 하지만 그녀는 정국의 동생을 모르고 있다. 도통 정리가 되지 않아 그는 본인이 잡은 줄이 썩은 동아줄이 아니기를 바라며 이성의 끈을 붙들었다. 정국의 질문에 탄소가 그의 안색을 살피기도 잠시, 잔뜩 힘을 주고 있던 눈꺼풀을 풀고 나른한 시선으로 그를 응시했다. 마치 머나먼 기억을 회상이라도 하 듯.

 

 

 

"나도 동생 보고 왔어."

"..."

"친동생은 아니고, 친했던 동생, 아니, 지금도 친한 동생"

 

 

 

그를 밑도 끝도 없이 저 나락으로 떨어트리는 그녀, 결국 정국이 잡은 줄은 썩은 동아줄이었다.

 

 

-

 

 

[방탄소년단/전정국/민윤기] 새빨간 유혹에 물들다 E | 인스티즈

 

 

"후우..."

 

 

집에만 있을 계획이라던 탄소의 등쌀에 떠밀려 반강제로 침대에 눕게 된 정국, 딱히 태평하게 침대에 누워 휴식을 취할 기분은 아니었지만 막상 이불을 덮고 누워 있으니 조금이나마 심적으로 안정이 되었다. 정국이 한 팔을 들어 이마 위로 얹었다. 자연스레 눈이 감겼다.

눈이 감기고 세상이 새카매지자 당연하다는 듯 세 사람의 얼굴이 파노라마처럼 스쳐지나갔다. 한 사람은 이를 바드득 갈고 있는 소희, 한 사람은 예의 순수한 미소를 짓고 있는 정연, 마지막 한 사람은 동생이 있었냐, 라는 말과 함께 어깨를 으쓱이는 탄소. 당연지사 그의 까만 세상에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 사람은 탄소였다. 

의아했다가, 당황스러웠다가, 그리고 그의 욕망을 들끓던 매혹적인 미소를 짓다가. 시도 때도 없이 바뀌는 표정으로 그의 심신을 불안정하게 만드는 그녀의 틈을 비집고 들어오는 한 사람. 납골당에서 도저히 함께 갈 상태가 아니어서, 차키를 쥐어 주고 보낸 소희였다. 

 

 

 

{ "오, 오빠! 지금 저 년...! 수작 부리는 거야!" }

 

 

 

정연의 유골함 앞에 서서 눈물을 쏟는 탄소를 보며 정국의 팔을 당기던 소희가 황급히 내뱉었다. 소희가 필사적으로 정국의 앞을 막으며 횡설수설 해도 그는 오로지 탄소를 향한 시선을 거두지 않을 뿐이었다. 소희가 시끄럽게 떠들어도 정국은 오직 서럽게 울고 있는 그녀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일 뿐이었다. 당장 그녀의 머리에 총구를 겨누고 방아쇠를 당겨도 시원찮을 판에, 그는 무언가에 홀리 듯 이끌려 아무 것도 하지 못했다.

그 때는 그녀가 정연에게 하는 말 한 마디, 한 마디를 기억 속에 하나도 빠짐 없이 저장을 했었는데 지금은 아무런 생각이 나지 않았다. 눈물로 범벅이 된, 한 사람의 죽음 앞에서 통곡을 하는 그녀의 얼굴 만이 그의 온몸을 타고, 끝없이 맴돌고 또 맴돌았다.

 

 

 

{ "오빠, 왜 말이 없어? 설마 미련이라도 남았어? 그런 거야?!" }

 

 

 

혹시 저 여자, 아직도 사랑해?

정국이 느릿한 동작으로 팔을 내렸다. 허공을 향해 정처 없이 맴돌던 시선이 곧 목에서 달그락- 거리는 무언가에 자리를 되찾았다. 그가 와이셔츠 단추를 몇 개 풀어, 그 사이로 목걸이를 꺼냈다. 그는 알지만, 그녀는 모르는, 그는 존재하지 않지만, 그녀는 존재하는. 탄소의 이니셜이 새겨진 반지가 끼워진 목걸이였다. 무엇에 홀리고, 무엇에 이끌려 본능이라고 단정을 짓고 폭풍처럼 휘몰아치는 그녀에게 빨려들었는지 이 목걸이 만으로도, 이 반지 만으로도 정답은 이미 나왔는데. 그 놈의 '부정' 이라는 단어는 누가 만들어서 그를 이토록 힘들게 했는지. 정국이 어느덧 새빨갛게 물든 눈동자로 반지를 응시했다.  

그녀를 다시 사랑하게 된 것이었다, 부정하고 부정해도 그 끝은 사랑인 것을 그는 미처 몰랐다.



 

 

"하하하..."

 

 

 

정국이 고개를 젖히고 웃음을 터뜨렸다, 두 눈을 가린 큼지막한 손 틈새로 차디 찬 눈물이 흘러내렸다. 어쩌면 '다시 사랑' 이 아니었을 지도 모른다. 그녀를 만난 순간부터 지금까지, 미치도록 사랑했는데 정연의 죽음이 그것을 압박하여 그를 정복하려던 사랑을 가차 없이 거부했을 지도 모른다. 그래서 위태로운 그녀의 모습에 홀려 새하얀 목덜미 위로 새빨간 각인을 새기고, 도발적인 그녀의 모습에 이끌려 새빨간 입술 위로 더욱 새빨간 각인을 새겨도, 결국에는 정연의 얼굴이 떠올라 그 각인은 끝맺음을 하지 못하고 흔적도 없이 사라졌던 것이다.

왜 떠났어, 정연아?

너 때문이잖아.

무엇이 너를 힘들게 했니.

너가 힘들게 했잖아.

그 사람들, 내가 전부 벌할게.

너잖아, 너는 너를 벌할 수 있어?

문득 생각이 났다, 정말 문득 뇌리를 스쳐지나가 듯 생각이 났다. 그녀가 정연에게 무슨 말을 했는지. 이것 봐, 그녀를 향한 사랑을 깨닫고 천천히 되새겨도 의도치 않게 정연이 떠올라 그녀는 희미하게 변하고 서서히 사라지잖아. 실소를 터뜨리는 정국은 울다 지쳐 잠이 든다는 기분을 그 이후로 세 번째로 알게 되었다.

 

첫 번째는 정연의 사망 소식을 들었을 때.

두 번째는 사랑하는 그녀를 두고 복수 계획을 세우고 있을 때.

세 번째는 지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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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암호닉 신청을 해주신 모든 분들 여전히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암호닉 신청은 오늘 편까지 받습니다*^^*

다음 암호닉 신청은 과거편이 전부 끝난 뒤에!! F편부터 다시 받을게요♥

사랑합니다♥

 

 

++++++++++++++++++++++++++++++++++++++++++++++



안녕하세요, 헤르츠52입니다!

과거편이 시작되기 바로 직전이어서 오늘 편의 분량이 아주 짧습니다... 죄송합니다...ㅠㅠ

오늘 편의 핵심은 정국이와 탄소의 대화랍니다...!

아주 꼬일 대로 꼬였지요...? 이 비밀은 모두 과거편에서 풀립니다!

이제 다음 편부터 기다리고(?) 기다리던(?) 과거편이 시작됩니다!!!!

제발 독자 님들께서 재미있게 읽어주시길 바라는 바입니다...

과거편이 지나면 드디어 제가 쓰고자 했던! 쓰고 싶었던! 내용이 한가득...ㅠㅠㅠㅠ

그렇게 되면 제가 독자 님들을 뵈러 오는 횟수가 늘어나겠지요? (두근두근)

그럴 수 있도록 부디 글이 수월하게 써졌으면 좋겠습니다...ㅠㅠㅠㅠㅠㅠ

그러면 우리 모두 다음 편인! 과거편에서 만나요!

때는 18살 전정국, 18살 김탄소, 18살 민윤기, 17살 전정연, 17살 지소희, 그리고 그 외의 인물로 거슬러 내려갑니다!

과거에서 만나요♥ 사랑합니다♥

아아! 그리고 마지막으로 암호닉과 관련하여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암호닉 신청은 오늘 E편까지 받겠습니다ㅎㅎ

다음 암호닉 신청은 두구두구두구두구~~~~~~!

과거편이 모두 끝나는 그 다음 F편에서 다시 받도록 하겠습니다!

지금까지 많은 분께서 암호닉을 신청해 주셔서 얼마나 행복했는지 모릅니다ㅜㅜ

그러면 정말로 과거편에서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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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회원213.217
침침이입니다..와 진짜 ㅈㅏㅇ난아니네요뭔가소희도 수상.. 감정선이장난아니예요진짜ㅠㅠㅜㅠ
7년 전
비회원248.75
2월 2일입니다!!!!! 대박 ㅠㅠㅠㅠㅠ 다음 이야기가 더욱더 기대됩니다ㅠㅠㅠㅠ 오늘도 넘 재밌게 잘 봤어용!
7년 전
독자1
난나누우에요 오늘은 또다른 사실을 알게되는 편이네요... 작가님 작품은 감정선이 너무 좋은거 같아요 ❤❤ 잘보고갑니당
7년 전
비회원196.74
땅위입니다!! 드디어 과거편이 나온다니! 기대되네요! 그리고 여주와 정국이의 대화가 신경이 쓰이네요ㅠㅠ
7년 전
비회원165.169
비비탄입니다
아 복잡하게 얽혔네요...얼른 과거를 한번 보고 이 관계를 좀 더 이해하고 싶습니당ㅜㅜ

7년 전
비회원78.31
청록입니다!!!뭔가 둘사이에 오해가 있었던것 같은데 드디어 다음화가 기다리던 과거편이라 엄청기대돼요 그오해가 풀리면 두사람다 당당하게 서로에게 표현할수있게될까라는 생각도들고....오늘화는 정국이의 감정선들이 엉켜있어서 읽는 저한테도 정국이의 고민과 답답함이 느껴졌어요
7년 전
독자2
암호닉 신청해요!! ㅠㅅㅠ [빡침침]으로 신청합니다!!!:)
7년 전
독자3
[뿡쁑]으로암호닉신청해요!!!
7년 전
독자4
바다코끼리에여
와...음...쟤네는 너무 복잡해... 흠...과거편 너무 기대됩니다..!!!!!

7년 전
독자5
암호닉 [위험한정국] 으로 신청하고가요
7년 전
비회원23.41
[얏빠리윤기]로 암호닉 신청할게요!!
7년 전
독자6
[슈가나라]로 암호닉 신청할께여!!!
드디어 정주행을 다 했습니다!!!! 아ㅠㅠㅠㅠ진짜 보고나니까 그냥 몰아서 볼껄 그랬다 이런 생각이 들어여...ㅋㅋㅋㅋㅋ 다음편이 너무 기다려져서...ㅋㅋㅋㅋㅋㅋㅋㅋ이제 과거편이 나오는 건가요!!! 너무 궁금한 과거편!! 정국이는 전부터 여주를 좋아했군여....왜 이렇게 됐는지...진짜ㅠㅠㅜㅜㅠ안타까워요....

7년 전
비회원148.203
꾸꾸쓰에여 ㅠㅠㅠㅠㅠ 둘이 뭔일이있았던걸까요 ㅠㅠㅠ 힝 궁금해 죽겠아요 ㅠㅠㅠㅠ 정국아 탄소 미워하지 마로라....
7년 전
독자7
(미레도) 로 암호닉 신청합니다 ! 너무재밋어여..
아니 진짜 이런 거 너무좋아요 뭔가 브금도 겁나 감정이 격화된다고 해야하나요 ㅠㅜ 진짜 삘리 디음편 보고싶어요! 기다리고 있을게요~~

7년 전
독자8
뭐죠...이거 너무 꼬인거아닌가요ㅜㅜㅜㅜㅜ으어ㅜㅜㅜㅜ드디어 다음편부터 과거이야기가ㅜㅜㅜㅜㅜ
7년 전
독자9
쿠조에요 8ㅁ8 머죠 저만 지금 공간스런 혼란 ㅠㅠㅠㅠㅠ
7년 전
독자10
민슈가천재짱짱맨뿡뿡 이에여
대박.... 여주는 정국이 동생을 기억 못해요...? 아니 동생은 기억하는데 정국이 동생은 기억 못하네요...? 대체 어디가 어떻게 꼬인 건지 ㅠㅠㅠㅠㅠ 과거가 진짜 너무 궁금해요 ㅠㅠㅠㅠㅠ 글에서 나오는 감정선이 예민하네요 ㅠㅠㅠㅠㅠㅠ 긴장 돼요 ㅠㅠㅠ
브금이랑 잘 어울려요! 브금이랑 같이 들으니까 더 긴장 되는 거 같아요 ㅠㅠㅠ
다음 화도 기다릴게요!

7년 전
독자11
[루이비]로 암호닉 신청이요ㅠㅠㅠㅠ
7년 전
독자12
[오빠아니자나여]로 암호닉 신청할게요- 올마 전에 정주행해서 암호닉 신청 한 줄 알았는데.. 이제 신청하네요!! 잘 보고 있어요!
7년 전
독자13
초코아이스크림2입니다!!! 소희네... 소희가 뭔가 꾸몄네... 저 빨간색 글씨로 누군가 정연이와 얘기하는 게 소희같은 기분이 드네요...
7년 전
비회원235.79
깡태콩이에요 아니 이게 무슨일이람....? 여주는 진짜 정국이 동생을 모르는 거엿어..? 잉? 모지...
7년 전
독자14
[도라지렁이]로 암호닉 신청하고가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너무 재밌어요 앞으로 내용 넘나릐 기대됩니다 ㅠㅠ
7년 전
비회원205.151
바니에요 오랫동안 못봐서 지금 여러편 쭉봤ㄴ는데 너무 집중해서 읽었나봄니당,, 3편 봤는데 40분 걸렸어요 8ㅁ8 글 너무 재밌어서 과거편도 빨리빤ㄴ리 보고싶엉용 ♡ 담편 기다리겠습니당
7년 전
독자15
암호닉 [포스틱]으로 신청하고가요ㅠㅠㅠㅠ 명작발견ㅠㅠ
7년 전
독자16
오전
'소리 소문 없이 사라져 버렸던 그 때의 정국처럼.'부터 시작해 "네가 동생이 있었나?"까지 무슨 거대한 폭풍이 휩쓸고 지나간 것 같아요... 그야말로 혼란의 연속이었습니다ㅠㅠㅠ 진짜 작가님 천재시네요ㅠㅠ 이런 내용을 어떻게 구상하신 거예요... 와...ㅠㅜㅠ 다음 편이 드디어 과거 편이라니 빨리 이게 다 어떻게 된 건지 알고 싶네요...! 잘 읽고 갑니당♡

7년 전
독자17
[김안녕] 으로 암호닉 신청해요!
7년 전
비회원83.225
쩌리에요!!다행이ㅠ암호닉이 있어서 안심했어요~ 어쩐지 오늘은 짧아서 아쉬웠는데 다음편이 과거편이라니?!!! ㄷ.디어 궁금한 이야기 가 풀라는군요~다음편도 기대하겠씁니다!! 항상 글 잘보고 감사해요~
7년 전
비회원181.176
[토마토마]로 암호닉 신청합니다!! 오늘 우연히 읽게됐는데 완전 대박이네요!!!!!
6년 전
비회원72.246
[물든유혹]으로 암호닉 신청합니다ㅠㅠ 와 혹시 저 소희라는 사람이 정연이의 죽음과 연관이 있는데 여주에게 뒤집어 씌운게 아닐지? 추측아닌 추측을 해봅니다ㅠㅜㅠㅜㅠ
6년 전
독자18
와.. 좋아요 정국이도 여주도 아주 찐한 붉은색이네요 끝은 행복이었으면 좋겠어요
6년 전
독자19
적가님은 감정선을
너무 잘 표현 하시는거 같습니다 ㅠㅠㅠㅜ

6년 전
독자20
우와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 얼른 다음 편으로 달려야겠다는 생각밖에 안 들어요 지금...... 너무 궁금해 ㅠㅠ
6년 전
독자21
정연이 친구였다는 소희란 친구가 너무나도 의심,,,스럽구요,,,그냥 찝찝한 사람,,,,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6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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