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 너 예쁜거 알어
w. 미샹스
B
: 갑의 횡포
***
내 심장을 찌르는 듯한 김태형의 말에 힘이 풀렸다. 멀쩡해 보이는구나. 나를 바라보는 김태형의 눈을 봤다. 차가웠다. 원망과 화가 들어있었다.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아니 내가 할 말은 없었다. 내가 나쁜 년이니까. 적어도 김태형에게는
김태형의 말을 끝으로 정적이 흘렀다. 그러가 문이 열리고 들어온 것은 다름 아닌
윤기 선배였다. 지금 태형이가 가장 보기 싫은 사람. 지금 분위기에 불을 지필 사람. 윤기 선배가 들어왔다.
"... 너네 회의 끝났다며. 가자 여주야"
윤기 선배는 김태형을 본 척도 하지 않고 나의 손목을 잡아왔다. 그러자 김태형은 허탈하듯이 웃음을 짓더니 말했다.
"아직도 그런 사이구나... 아, 그럼 꽂아줬다는 소문이 사실인 건가요? 김여주, 피디님 민윤기 피디님"
"....."
아무 말도 없는 윤기 선배와 나를 차갑게 노려보고서 그대로 회의실을 나가는 김태형이었다. 다리에 힘이 풀려 주저앉으려던 것을 윤기 선배가 잡아주었다. 눈에 눈물이 고였다. 생각보다 힘들었다. 생각보다 아팠다. 김태형의 원망 어린 눈빛을 보는 것이 원망 어린 말을 듣는 것이. 윤기 선배와 나를 비꼬는 것이. 고개를 숙이고 있는 나를 보더니 윤기 선배가 말했다.
"애초에 이럴 거 몰랐던 것도 아니잖아. 힘내자"
담담했지만 떨리는 윤기 선배의 목소리를 들으니 더욱 힘들었다. 나 때문이다. 이 모든 게 나와 김태형의 관계가 김태형과 윤기 선배의 관계가 망가진 것은. 다 나 때문이었다.
***
나름 나를 환영한다는 회식 자리였는데 어째 다른 사람들이 더 신난 것 같다. 눈치를 보자니 그동안 회식할 타이밍을 잡지 못했는데 내가 때마침 들어와서 정말 오랜만에 하는 회식인 거 같다. 장소는 유명 고깃집을 한 번에 빌렸다. 아무래도 톱 배우인 김태형과 유명 아이돌들이 나오는 프로그램이라서 빌리지 않으면 회식이 아니라 단체 팬미팅이 될게 분명했다. 회식 분위기는 정말 좋았다. 다들 웃고 떠들면서 술을 마시는 게. 아 물론 나만 빼고. 어색하기도 했고 워낙 나의 성격이 잘 놀지 못하고 술도 못해서 잘 어울리지 못했다. 깨작깨작 고기만 먹고 있었을까- 전정국이 술을 가지고 나의 옆으로 오더니 말했다.
"피디님 환영식인데 술 마셔야죠! 한 잔 받으세요!"
"... 아.. 조금만 만 주세요... 술 못해서..."
"에이~ 회식 많을 텐데 조금씩 늘리셔야죠~ 자자 첫 잔은 원샷!"
"... 아..."
짠- 결국 원샷을 해버렸다. 오랜만에 먹는 술에 목구멍이 뜨거웠다. 내가 한잔 마시자 뒤이어 너도나도 나에게 술을 권했다. 아마 다들 처음이 두려웠나 보다. 사람들이 권하는 술을 다 마셔버렸다. 원래라면 한 세 잔 마시고 안 마셨을 테지만 요새 스트레스도 많아서인지 술술 들어가는 술이었다. 거기다 바로 앞에는 장난인 건지 김태형이 앞에 앉았다. 내가 술을 못 마시는 걸 알고 있을 김태형은 나를 계속 쳐다봤다. 나는 그런 김태형을 의식하면서 더 마셨다. 회식자리가 무르익었고. 술을 주량보다 훨씬 많이 마신 나도 익었다. 그리고 익어버리다 못해 터져서 그대로 뻗었다.
***
여주는 술을 여전히 못 마셨다. 정국이 여주에게 술을 건네면서 원샷을 하였는데 거기서부터 걱정이 되었다. 태형은. 솔직히 걱정 반, 흥미 반으로 여주가. 술 마시는 것을 지켜보았다 아주 쭉쭉 들어간다. 이러다가 그냥 뻗을 거 같았다. 아니나 다를까 결국 뻗은 김여주였다. 김여주가 뻗자 주변 스태프들과 출연진들이 조용해졌다. 그러면서 다른 남자 보조 피디가 집에 데려다준다는 것을 나도 모르게 막았다. 나의 행동에 모두 나를 바라보았고 나도 모르게 '아는 사이니까 제가 데려다줄게요. 마저 드세요'라고 변명을 했다. 그러고선 매니저 형한테 고깃집 뒤편으로 와달라고 했다. 앞에는 기자들이 있을 테니까. 절대로 김여주를배 려한 게 아니다. 내가 스캔들이 날까 봐. 나를 위해서였다.
김여주를어 차에 태우고 '디로 갈까'라는 매니저 형에 말에 망설임 없이 '내 집.'이라고 말했다. 매니저 형은 놀라는 듯 되물었지만 나는 단호하게 '집으로 가자'라고 말했다. 매니저 형에 궁금증 가득한 시선을 억지로 외면하고 옆좌석에서 자고 있는 김여주를. 바라보았다 역시나 과도한 술로 인해 양 볼이 빨개졌고 숨도 거칠게 쉬었다. 그렇게 오랜만에 오랫동안 김여준의. 얼굴은 차근차근 살펴보았다 여전히 예전 모습 그대로였다. 아니 오히려 더 좋아 보였다. 짜증 나게도 말이다.
매니저 형이 김여주를. 집까지 올려다 주겠다는 것을 막고 굳이 내가 안아서 들어왔다 왜인지는 모르겠지만 김여주의닿 몸에 매니저형의 손길이 는 게 싫었다. 그렇게 김여주를. 안아올렸을 때 인상이 찌푸려졌다 먹고살기는 하는 건지 예전보다 가벼워진 거 같은 김여주였다.
김여주를들 안고 집 안으로 어와 내 방 침대에 눕혔다. 다른 여자 같으면 소파에 눕혔을 텐데 아니 아예 집까지 데려오지 안았을 것이다. 김여주가 불편한 거 같아 겉옷을 벗기고 이불을 덮어주었다. 그러면서 다시 한번 옆에 앉아 김여주의. 얼굴을 살펴보았다 흘러 내리는 머리카락을 넘기면서 관찰 한 여주의 얼굴은 여전히 하얗고 작았다. 오물거리는 빨간 입술에 눈이 가버렸다.
"...ㅌ..형아..."
"....."
"태...형아..."
김여주의. 잠꼬대에 놀랐다 김여주가부 왜 잠을 자면서 내 이름을 르는 걸까. 그리고 지금 매우 빠르게 뛰고 있는 심장에 놀랐다. 그러면서도 다시 김이 여주를 원하는 나였다.
지금 이 분위기. 술 때문에 높아진 온도, 내 방에 내 침대에 무방비한 상태로 누워있으면서 나를 부르는 김여주를. 탐하고 싶었다 술에 취해 정신이 없었다고, 이성이 없었다고 변명하면 괜찮을 거라는 비도덕적인 생각도 들었다. 나는 김여주가. 그리웠으며 김여주가 고팠다 어제까지 날서게 말했던 것은 투정이었다. 남아있는 이성이 나를 제어하고 있었다. 아슬아슬하게 그러면서 갑자기 기억하고 싶지 않은 그날이 기억났다.
몇 년 전 김여주와주 나의 3년 딱 그전날, 갑자기 나를 집으로 부른 김여주였다. 뭔가 이상한 기분이 들면서도 좋아서 김여주에문 집에 갔을 때 집 앞에 갔을 때 민윤기 선배가 김여주의. 집 안에서 나왔다 그런 윤기 선배를 마중 나오는 김여주는씼 방금 었는지 머리가 젖어있었다. 그 순간 사라지고 싶었다. 아니라고 수백 번 생각해도 도저히 그쪽으로 밖에 생각하지 못했다. 거기다 김여주의. 아무렇지 않은 모습까지 윤기 선배의 '미안하다'라는 말까지. 나를 한순간에 바닥으로 추락시켰다.
그날만 생각하면 아직도 화가 난다. 나는 내 방에서 자고 있는 이 여자를 미워해야 한다. 용서하지 않아야 한다. 그리고 지금 이 여자와 나의 관계는 갑과 을이다. 내가 갑. 김여주가. 을 나는 김여주가. 맞게 된 이 프로그램에 큰 지분을 차지하고 있는 사람이었다 내가 나가면 아마 이 프로그램은...
거기까지 생각했을까. 웃음이 나왔다. 찾은 것이다. ##김여주를 괴롬 힐 방법을. 휴대폰을 들어 전화를 걸었다.
"아, 김기자 님 늦은 시간에 죄송해요. 다름이 아니라 기사화할 만한 내용 드리려고요"
"저.. '우리 결혼했어요' 하차할 생각입니다. 아, 물론 상의 한 건 아니에요. 기자님만 아는 거예요. 네, 잘 써주세요. 기사 "
전화를 끊고 곤히 자고 있는 김여주를내 려다보았다. 아마 다음날쯤이면 애가 타는 눈으로 나를 바라볼 김여주가예 상되어 웃음이 나왔다.
***
으음. 머리가 깨질 거 같다. 전 날 술을 많이 마셔서 그런가 눈을 뜨는 게 힘들었다. 그리고 아까부터 계속 울렸던 전화, 그리고 지금도 울리는 전화를 들어 받았다.
"음.. 여보세요?"
"피디님, 기사 보셨어요?"
굉장히 다급해 보이는 작가님의 목소리에 나까지 다급해져 물었다.
"무슨.. 기사요?"
"아니, 태형 씨가. 태형 씨가 우리 프로그램 그만둔다고 인터뷰를 했데요!"
"... 네? 뭐라고요?"
나도 모르게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주위를 둘러보니 모르는 곳이었다. 그러다 책상 위에 놓인 액자를 보고서 짐작했다. 아, 김태형네 집이구나. 나는 다급히 전화를 끊고 방 밖으로 나갔다. 내가 나올 줄 알았다는 듯이 소파에 다리를 꼬고 앉아 나를 여유 있게 쳐다보는 김태형이었다.
"... 이게 무슨 짓이야"
"............."
"갑자기 하차라니? 지금 장난해? 너 이런 식으로 공과 사 구분 못하는..."
"공과 사? 진짜 공과 사를 구분하려면 존댓말부터 쓰지죠. 피디님"
"... 김태형. 너 진짜..."
"이제 제 집에서 나가주세요. 좀 있으면 기자들 올 텐데. 저는 스캔들 따위 만들고 싶지 않거든요."
김태형네 집에서 나갈 수도, 그렇다고 머물 수도 없었다. 내가 아무것도 못하고 있자, 김태형은 나의 손목을 잡고 끌고 가 문을 열고선 나를 문밖으로 밀었다. 신발까지 챙겨주고서. 그리고 냉정하게 문이 닫겼다. 하루아침에 생긴 일들에 당황스러웠다. 나에게 왜 이러는 건지 짐작이 가면서도 이해가 되면서도 당황스러웠다. 분명 김태형은 내가 미울 텐데... 아직까지 김태형의 책상 위에 놓인 액자 속,
아직까지 김태형의 책상 위에 놓인 액자 속 김태형과 내가 환하게 웃고 있는 그 사진이 나를 헷갈리게 만들었다.
***
미샹스입니다! 오늘 많이 당황스러우셨을 제 님들에게 사과를 드리며... 다음편으로 찾아왔습니다!
다시한번 죄송해요ㅠㅠㅠ
암호닉
ㄱㅎㅅ/ 보보/ 물결잉/ 뉸기찌/ 구르밍/ 새싹이/ 콘쪼코/ 코로먹는코로로/ ☆뉸뉴냔냐냔☆/ 탄둥이/ 쁑쁑/ 롸아미/ 꾸기랜드/ 꾸기가좋꾹/ 꾸쮸뿌쮸/ 그때쯤이면/ 빡침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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