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좋아하는, 나를 좋아하는 B
“지각하겠다. 빨리 가자.”
여전히 아침 등교시간은 전쟁이었다. 뭐 하나 빠트린 거 없는지 확인하랴, 양치하랴 정신없이 나왔다. 안그래도 정신이 없는데 계속 현관에서 재촉해대는 박우진때문에 더 정신이 없었다.
결국 급하게 양치만 끝내고는 신발에 발을 넣고는 학교로 향했다.
“아, 니 때문에...”
결과는 지각이었다. 옆에서는 박우진의 탄식이 들려왔다. 여기서부터 지각. 운동장 돌아라. 하는 선생님의 목소리가 오늘따라 더 얄미웠다.
“선생님.”
박우진의 손이 올라가더니 선생님을 불렀다. 또 뭐라하려는지, 괜히 심기를 건들렸다간 운동장 바퀴 수만 더 늘어날 것 같아서 나는 가만히 땅만 쳐다보고 있었다.
“얘 아파서 그러는데.”
“...”
“얘 것까지 제가 뛰어도 돼요?”
정중하지만 강단이 있는 목소리에 선생님은 정 그러고 싶으면 그렇게 하라고 하셨다. 김여주 너는 들어가봐. 하는 선생님의 말에도 어쩔 줄을 몰라했다. 박우진에게만 들릴 정도의 작은 목소리로 괜찮다는 말을 하려는 동시에 나를 서 있던 줄 밖으로 밀어버렸다.
“야 나 괜차..”
“빨리 드가라. 덥다.”
그렇게 박우진의 손에 밀려 얼떨결에 교실로 향하게 되었다. 교실로 들어가서도 박우진에게 미안해서 창문에 계속 매달려 있었다. 봐주는 거 하나 없이 선생님은 딱 남들의 두 배나 되는 거리를 뛰게 하고 나서, 박우진을 교실 안으로 들여보내주었다. 들어오는 박우진의 모습에 물통을 들고는 마중을 나갔다.
“진짜 미쳤지.”
땀을 뻘뻘 흘리며 들어오는 박우진에게 내가 한 말이었다. 교실에 들어오자마자 책상 위로 뻗었다. 그런 박우진의 옆에서 나는 부채질이나 하며 잔소리를 해댔다.
무식하기로는 1등이었다. 머리도 좋으면서 이런 데에만 무식하게 몸으로 다 때웠다.
내가 좋아하는, 나를 좋아하는 B
“어, 여주 안녕?”
어제의 그 사건 덕분에 영민이와 대화를 트게 되었다. 같은 반이긴 했지만 말할 일이 없어 항상 멀리서 지켜보기만 했다. 무릎을 포기하고, 영민이와의 대화를 얻었으니 꽤나 이득아닌가 싶었다.
“무릎은 좀 괜찮아?”
얼굴엔 미소를 띠며 나를 향해 걸어왔다.
“별로 안 아파!괜찮아.”
“내가 준 거 붙였네. 다 쓰면 얘기해.”
“...”
“사다줄게.”
사다준다는 저 말이 왜 그렇게 설레게 느껴지는지. 얼굴이 붉어질 것만 같아 고개를 픅 숙이고 땅만 쳐다봤다. 그런 나를 아는지 모르는지 머리 위로 시선이 느껴졌다.
“야 김여주.”
“어?”
책상 위로 널브러져 있던 박우진이 어느샌가 일어나 내 손목을 자기 쪽으로 잡아끌었다. 무슨 영문인지 잡아끄는 박우진에 어쩔 수 없이 끌려갔다. 앞에 있던 영민이는 무슨 영문인지 몰라 그대로 우리를 쳐다보고 있었다.
“야, 놔봐. 왜 그러는데.”
“...”
아무 말 없는 박우진의 앞으로 임영민이 다가왔다.
“싫대잖아. 놔.”
암호닉 |
파카/일오/우빠/돌하르방/애정/ 캔디젤리러브/똥똥이/■계란말이■/ 0226/절편/방구뿡/따끔이/운명/우럭/ 809/잠만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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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GM |
레드벨벳 - little little |
A01 |
어제 하루 글을 못 올렸는데 한 일주일은 안 올린 듯한 기분이네요. 제가 어제부터 손이 너무 아파서 오늘 병원을 갔더니 깁스를 해야 한다고 하셔서 결국 손이 다니엘화가 되었습니다 ㅠㅇㅠ 그래서인지 오늘 글이 조금 짧습니다. (광광) 항상 읽어주시는 모든 분들 정말정말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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