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너원/김재환] 달맞이꽃 B
허무하게도 학창 시절의 나와 재환이는 어떠한 에피소드도 없었다.
현재와 다르게 내가 소심했던 성격 탓도 있었고, 무엇보다 사람좋고 인물 좋은 김재환이 인기가 참 좋았다.
예쁘고 잘생긴 애들이 자주 재환이를 찾았고 그래서 인지 나는 재환이에게 다가가는 것에 대해 자신감이 없었던 것 같다.
중학교 2학년 때 부터 밴드 동아리에 들어가는 바람에 인기는 태풍처럼 몰아쳤고 우리학교 간판이 되어버린 김재환이었다.
그러니 내가 쉽게 다가갈 수 있으랴, 다가가는 것이 두려웠다고 말할 수 있겠다.
아무리 우리 엄마 친구 아들이래도 그건 그거고 이건 이거였다. 별개의 일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참 재밌는게 먼저 인사를 못하는 나에게 김재환은 항상 먼저 인사를 해주었다.
"안녕."
여자애들한테는 먼저 인사하는 경우가 거의 없는 김재환이었다.
아마 자신의 엄마 친구 딸이니까 먼저 인사를 해준 게 아닐까 라는 생각을 하고 있다.
고등학교 때는 더더욱 접점이 생기지 않던 김재환이었다.
현실을 깨달은 나는 나대로 내 공부 하기 바빴고, 김재환은 김재환대로 음악과 입시 공부를 병행해야 하기 때문에 나보다 더 바빴다.
그 결과, 나와 김재환은 대학교 마저 같은 대학교에 들어가게 되었다.
친구한테 듣기론 재환이가 현 대학교보다 더 좋은 대학교에도 합격했었다는데 자신은 집이랑 가까운 대학교에 다니고 싶다고 했더란다.
그렇게 나와 김재환은 현재 같은 대학교에 다니고 있다.
과거를 되돌아 보니 초등학교 6년 내내 같은 반 안됐다가 중고등학교 때 내내 같은 반 되게 만들어준 하늘이
나를 열렬하게 욕이란 욕은 다 했을 것 같다. 줘도 못 먹냐, 이러면서...
재환이는 알다시피 실음과, 나는 문예창작과였다.
같은 대학교라고 해서 더 잘 만나는 것도 아니였다. 오히려 중고등학교 시절보다 더 못 만난다.
서로 시간표도 다를 뿐더러 밤새 연습하고 공연하러 다니는 실음과와 건물조차도 먼 우리과는
참으로 만나기 힘들었다.
(하긴, 같은 반인데도 그랬었는데.)
1학년 때는 그냥저냥 학과 적응하느라 빠릿하게 지나갔고
2학년 되니까 사춘기가 다시 오는 듯한 기분이 들어서 뭐라도 활동해야겠다 싶어 동아리에 들어가기로 마음을 먹었다.
어딜 들어가볼까 동아리를 탐색해보는데 마침 예전에 작곡과 작사에 관심이 있던 나는 작곡 동아리를 발견하고 들어가기로 마음먹었다.
"야, 영민아. 나 여기 동아리 들어갈까봐."
"ㅋ......"
"뭐냐, 그 반응은."
"아니, 너무나 의외라서."
"왜, 나 음악 좋아해."
"그래 맨날 귀에 이어폰 꽂고 있는 거 보면 인정."
"뭐냐, 그게. 아무튼 동아리실 앞에 지원서 있다니까 집가는 길에 들려볼까."
"나도 할까?"
"넌 왜."
"반응 뭐냐, 나라고 못할 게 있나. 나 미디 공부 했었다."
"워...진짜 의외다. 너."
"아까 내 심정 지금 네 심정인거 알긴 하냐.."
"아....그래..."
그렇게 같은 과 영민이와 함께 작곡 동아리실로 향했다.
동아리실 앞에 지원서가 꽂아져 있었고 나와 영민이는 지원서를 작성했다.
다 쓰고 나서 제출하려고 동아리실 문을 두어번 똑똑 두드렸다.
그리고 문이 열렸다.
"........"
"....아....."
김재환이 거기에서 나올 줄 상상도 못했다.
원래 실음과이기도 하고 그래서 작곡 동아리에 들어갈 것이라는 것은 더더욱 생각을 안했다.
(과 안에 과동아리도 있고 그래서 막연히 그렇게 생각을 했던 것 같다.)
대학교 들어가고 나서 한 두번 밖에 못보다가 오랜만에 마주한 건데 좀 떨렸다.
새삼 얼핏 보이는 학창시절의 모습이 반갑기도 했고 현재의 모습에 낯설기도 했다.
나와 김재환은 서로 당황한 기색이 보였고 임영민은 약간 어색한 기류를 눈치 챈 모양인지 먼저 입을 열었다.
"저, 안녕하세요....다름이 아니라 작곡 동아리에 들어가고 싶어서요."
".....아..네..."
"여기 지원서 두장이요. 저는 임영민이고 얘는 성이름 이라고 합니다."
"아....네...."
김재환은 나 한번 임영민 한번 보더니 이윽고 지원서에 눈길을 돌렸다.
지원서 내용을 확인하는 듯 하였다. 지원서를 확인하는 재환이의 모습을 보니 괜히 긴장이 되었다.
그런 김재환을 보다가 이제 그만 가본다고 얘기할까 고민하던 와중에 김재환이 입을 열었다.
"네가 작곡에 관심이 있을 줄은 몰랐는데."
김재환은 정확히 내 두눈을 보며 말했다. 순간, 그 모습에서 처음으로 나에게 인사를 했던 모습이 보여서 심장이 쿵 내려 앉았다.
나는 (아마 얼굴이 빨개진 채로) '어...그게.....' 제대로 말도 못한 채로 어버버하고 있었다.
왜 이렇게 떨리고 난리지. 손이든 발이든.
임영민은 김재환의 말에 고개를 갸우뚱하더니 나를 쳐다보았다.
"너 아는 사람이야?"
나는 임영민의 말에 또 '어...그게...' 라고 바보같이 말했다.
지금 나를 쳐다보는 김재환이나 임영민이나 부담스러우니까 둘 중에 한명이라도 내게서 시선을 거두었으면 좋겠다고 생각이 들었다.
나는 당황한 표정으로 눈동자만 이리저리 굴렸다. 쓸데없이 식은 땀이 났다.
그런 나를 계속 쳐다보던 김재환은 일단 연락 따로 줄테니 들어가보라며 나와 영민이를 보냈다.
집으로 오는 길, 영민이는 나에게 아까 상황에 대해 할말이 많은지 이것저것 물어보기 시작했다.
"아는 사람 맞아?"
"어, 맞아."
"아니, 그런데 아까 왜 그렇게 벙 쪄져 있었냐."
"아...오랜만에 만나서."
"단지 그 이유만이 아닌 것 같은데."
"됐다. 나 버스 왔어. 내일 봐."
의심 가득한 눈으로 나에게 말을 걸었던 임영민을 뒤로 하고 나는 서둘러 버스를 탔다.
하긴, 다 티났겠지. 누가 봐도 평소의 내가 아니였으니까.
나는 크게 한숨을 쉬었다. 아니, 생각해보면 그래. 내가 비록 걔랑 친하지 않아도 아무렇지 않게 말을 건네고 그럴 수 있는건데, 그런 건데.
왜 나는 바보 같이 말도 못하고 임영민 말처럼 벙 쪄져 있었을까.
내가 아무렇지 않게 대하면 괜찮을 일이었는데 괜히 이상하게 행동했어, 내가.
그런데 아까 김재환을 봤을 때 기분이 묘하긴 했다. 좋아하고 있는 감정이 맞는지도 아닌지도 모르는 이 감정에 휘둘리는 것 같다.
집에 와서 저녁밥을 먹고 과제를 하고 있었다. 사실 과제를 하는 것 같지도 않았다.
자꾸만 날 쳐다보던 김재환의 모습이 생각나서였다.
"괜히 작곡동아리를 선택했나..."
이런 저런 생각하던 중, 카톡이 왔다.
낯이 익은 이름과 내용이 눈에 들어왔다.
[안녕. -김재환-]
안녕하세요, [풀을뜯고놀아요] 작가입니다.
제가 ㅋㅋㅋㅋ쓰다보니 ㅋㅋㅋㅋㅋㅋ글이 조금 길어질 것 같다는 생각이....★
원래 쓰려던 글 내용에서 약간 바뀔 것 같아서 제 자신도 혼란혼란 대혼란...
부족한 제 글을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사랑해요! 헤헷
+
우와 저 글쓰느라 댓글 확인 못했다가 방금 확인하고 왔는데 너무나 감동입니다 ㅜㅜㅜㅜ
앞으로 글 쓰는데에 큰 힘이 될 것 같아요!! 감사합니다!!
열심히 똥손으로 글을 써보겠습니다 ㅜㅜㅜㅜ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