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너원/김재환] 달맞이꽃 C
폰에 뜬 글자를 보고 너무나 놀라서 침대에 던져버렸다. 너무 심했나.
그런데, 아까 김재환이 연락 주겠다고 했었긴 했다. 그걸 내가 잠시 잊고 있었던 것뿐.
그래도 정말 놀랬다. 마침 김재환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에 더 놀랜 것 같다.
폰 위의 글자만 계속 쳐다보고 있었다. 카톡의 처음 문장도 어쩜 안녕이냐.
누가 보면 안녕봇인줄 알겠다. 김재환.
아니, 지금 이럴 게 아니라 답장을 해야지.
[안녕.]
"헙!!"
내가 카톡을 보내자마자 김재환은 바로 읽어버렸다. 마치 나와의 카톡방에서 나가지 않고 기다렸다는 듯이.
내 눈앞에 김재환이 없는데 김재환이 코 앞에 있는 것 마냥 아까처럼 손에 식은 땀이 줄줄 났다.
내가 왜 이렇게 안절부절 못하는지도 이해가 안가지만 따지고 보면 김재환이랑 알고 지내면서
그 '안녕' 한마디 이후로 사적인 얘기를 하는 것은 처음이었다.
(처음에 말했다시피 아줌마가 재환이한테 심부름 시켰을 때도 빼고.)
[집이야? -김재환-]
[응. 넌.]
[그럼 잠깐 나와줄 수 있어? -김재환-]
[지금? 너 어딘데.]
[너네 집앞. -김재환-]
세상에. 맙소사.
지금 내가 보는 이 한국말이 헛된게 아니겠지?
왜 김재환은 나를 찾아온 것일까. 머릿속이 혼란스러웠다.
일단 집 앞까지 와준 김재환이기에 알겠다고 하고 밖으로 나갈 준비를 했다.
옷을 갈아입는데 문득 창문 밖을 보니 비가 오고 있었다.
집에 올 때까지만 해도 비가 오지 않았는데 언제부터 비가 온 것일까.
설마 김재환,비 맞으면서 온건 아니겠지. 싶다가도 우산 두개를 챙기며 서둘러 밖으로 나가는 나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다.
"......"
생각보다 밖에 비가 많이 내리고 있었고,
생각보다 김재환의 모습은 비에 흠뻑 젖어 있었다.
그리고 생각보다 가슴이 떨렸다.
어떤 말이라도 하고 싶은데 나는 또 가만히 김재환을 바라보았다.
비 맞은 머릿결 사이로 물방울이 뚝 떨어졌다.
그 모습이 참 섹시하다고 생각되는 바람에 나도 모르게 얼굴이 화끈거렸다.
"왜 왔어. 우산은 어딨고."
"학교에서 연습마치고 바로 왔어. 너한테."
너한테.
방심한 사이에 김재환이 던진 마지막 한 마디로 나는 가슴이 쿵쿵 뛰기 시작했다.
기존의 떨림과 별개인 그런 감정.
사실 머리가 좀 어지러웠다. 몇 년을 고작 '안녕' 인사만 하던 사이였고 그 외엔 어떠한 말도 하지 않았던 우리이기에 그런걸까.
다른 남녀에겐 평범한 대화일텐데 김재환과 나는 그렇지 않은 것 같다.
그것이 비록 나의 착각일지라도.
"연습 도중에 오고 싶었는데 그게 쉽지가 않아서."
"연락하면 되잖아."
"....그냥 오랜만에 봤잖아. 우리."
재환이의 머릿결 사이로 다시 한번 물방울이 뚝 떨어졌다.
떨어진 물방울은 재환이의 속쌍커풀에 걸쳐 마치 눈물을 흘리는 것처럼 보였다.
그것을 본 나는 긴 소매로 재환이의 얼굴을 닦아 주었다.
순전히 내가 의도한 행동이 아닌, 내 몸이 내 멋대로 움직인 행동이었다.
"........"
내가 얼굴을 닦아주는 동안 김재환은 아무 말 없이 나를 내려다 보았다.
아니, 말하고 싶은게 있는 것 같은데 머뭇거리는 것 같았다.
"대학교 같이 다녀서 그래도 좀 만날 줄 알았는데."
"......"
"너랑 나랑 과가 달라서 잘 못만나긴 해. 게다가 넌 연습도 많이 있고."
"아...."
"그런데 네가 작곡 동아리에 있을지 몰랐다. 정말."
"......"
"그나저나 우리 이렇게 오래 이야기 한 거 처음이야. 신기하네."
말하다보니 새삼 신기했다. 별 걸로 신기하다고 하겠지만. 그래도.
소심쟁이 김여주 많이 컸네.
이렇게 김재환이랑 단둘이 이야기도 나눠보고.
물론 아까 학교에선 예전과 다를 것 없었지만.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내내 네가 보였는데."
"대학교도 같은 학교니까 그러겠지 했는데."
"내가 생각하던 것과 달라서 그게..섭섭하더라."
*
안녕하세요! [풀을뜯고놀아요] 작가입니다~
오늘 달렸..죠? ㅋㅋㅋㅋㅋㅋㅋㅋ쓸 수 있을 때 많이 써놔야겠다 싶어서 핳...
아 글쓰다가 재환이 네버 짤 보고 저 혼자서 '아 잘생겼다 와' 이랬어욬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제 정말 재환이랑 이야기 하는게 많을 겁니다! 여럿 이야기를 풀어나갈거예요!
기대해주시면 감사드리겠습니다...!
틈틈히 댓글 확인하고 있어요. 신알신 해주신 여러분 정말 감사합니다♥
제 글을 읽어주신 모든 분들 정말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