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영민의 철벽이 또라이한테 통할 것인가? D 노래 꼭 틀고 읽어주세요♥ D 10시, 울리는 알람 소리에 눈을 떴다. 머리 맡에 놓은 폰을 충전기와 분리 시키고는 알람을 껐다. 침대에 앉아 두 눈은 뜨지도 못한 채 비몽사몽 거리며 잠을 깨려고 안간힘을 썼다. 아, 피곤해. 더 자고 싶다. 황금 같은 토요일, 난 화장실로 향해 씻고 나와 알바를 갈 준비를 했다. 다음 생엔 내가 알바 따위는 쳐다도 안 볼 수 있는 인생을 살겠다 다짐을 하면서 말이다. D-1 화장을 하고 옷을 입고 크로스 백에 챙겨야 할 물건을 대충 챙기고는 항상 가던 곳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그래도 오전 알바하고 쉴 수 있으니까..., 라고 자기 위안을 삼으면서 유니폼으로 갈아 입었다. 전부터 카페 알바에 대한 아주 커다란 로망이 있었는데, 로망은 로망으로 그쳤어야 한다고 확신했다. 세상에는 정말 못돼 처먹은 사람이 너무도 엄청 나게 많았다. 여기에 모이는 사람들은 쓰레기의 집합소가 아닐까라고 생각할 정도였다고, 내가 욕을 끊으려면 일단 알바부터 끊어야 할 정도니까. 가뜩이나 성격도 지랄 맞은 내게 이곳은 지옥과도 같았다, 정말 억지 웃음을 지으며 갑질을 하는 손님들을 만나고 있던 중 요새 자주 보는 익숙한 얼굴을 만났다. - 어? 박우진? - 안녕하세요, 선배. - 너 여기 근처에 살아? - 아뇨, 그건 아니고..., 선배 여기서 알바하신다고 동현 선배가 알려주셔서 왔어요. - 김동현이? - 선배가 밥 사준다고 하셨잖아요, 그래서. - ... 아 그래, 근데 나 아직 끝나려면 1시간 반 정도 있어야 되는데. - 괜찮아요, 저 되게 한가해서. 박우진이랑 친하면 얼마나 친하다고 고작 본 지 한 달도 되지 않은 후배에 등장에 반갑다고 기분이 좋아진 나도 참으로 단순했다. 그래도 정말 알바하면서 누가 찾아와준 적은 없었다고, 기껏 해봐야 놀리려고 나타나 커피만 얻어마시고 떠난 김동현이 다였으니까. 아 다시 한 번 내 인간관계에 애도를 표한다. 어떻게 친구가 김동현 그 새끼 하나지? 내 인생 졸라 애잔하다. 하여튼간 난 지금 좀 들떴다. 왜냐면 주말에 약속이 생긴 적이 너무 오랜만이라서. 밥 먹고 한강이나 가자고 해야지. 아 기분 좋아. 싱글벙글 웃는 내게 박우진은 미소를 지으면서 물었다. - 왜 이렇게 좋아해요? - 나 주말에 약속 있던 거 너무 오랜만이란 말이야, 너 나랑 오늘 오래 놀아줘야 된다. - 그럼요, 그러려고 온 건데. 근데 선배, - 어? - ... 저 앞으로도 주말 엄청 한가한데, - .... ? - 저 자주 불러내주세요. 아 새삼 또 느끼는데 박우진은 뭔가 그 연하의 묘한 귀여움이 듬뿍 담긴 거 같았다. 자기도 모르게 나오는 귀여움이랄까, 박우진 같은 아들을 낳아야겠다고 맘을 먹었다. * 알바가 끝났다. 박우진은 음료 하나를 시키고 앉아서 날 무료하게 기다리다가 조금 졸렸던 건지 눈을 감고 있었다. 하얀티와 빨간 가디건이 박우진과 참 잘 어울린단 생각을 하면서 박우진 앞으로 다가가 우진이를 깨웠다. 감았던 눈을 뜬 우진이는 자다 깨서 좀 낮아진 목소리로 다 끝났냐고 물으며 일어섰다. 시계는 4시를 가르키고 있었고 11시부터 6시간을 서있었던 탓에 다리가 너무 아파 우리는 이르지만 저녁을 먹으러 향했다. 카페를 나가면서 뭐 먹고 싶냐고 물어보니 고민하면서 저렴한 음식들만 나열하는 박우진을 보며 원래 박우진 성격이 참 착한 애란 걸 느꼈다. 부담을 주기 싫어하는 성격이란 게 딱 느껴졌다. - 우진아, - ... 네? - 나 알바비 어제 들어와서 돈 짱 많아, - 아, - 떡볶이, 김밥, 라면 같은 거 말고 그냥 먹고 싶은 거 말해도 되는데, - .... 아 그러면 - 응, - ... 저 고기 먹어도 되요? 아 방금 진짜 레알 너무 귀여웠다. 순간 너무 귀여워서 웃음이 났다. - 우진아, - ... 네? - 10인분도 사줄 수 있어, - ... 그래도 10인분은 좀, - 애가 농담을 진담으로 받네, 너도 좀 노잼이란 얘기 많이 듣지? - ...아뇨? - 많이 듣는 구나, 딱 보니까 견적 나온다. - 저 재미 있는데요? - 너 고향 부산이지? - ... 어떻게 아셨어요? 모르는 게 이상한 거야, 너 완전 사투리 억양이거든. 이런 저런 의미도 영양가도 없는 대화를 나누던 그 날, 우리는 급속도로 친해졌다. 원래 관계의 변화는 아주 자연스러운 곳부터 시작했었음을, 아주 서서히 서서히 변화가 일어날 계기는 이미 만들어지고 있었음을 그땐 간과했다. D-2 언제 한 번은 박우진에게 묻고 싶었던 질문이 있었다. 내가 왜 좋은지, 박우진이 내게 좋다고 말한 적은 없지만 공공연히 모두가 알고 있는 사실은 맞았다. 왜냐면 내가 없는 곳에서 나를 좋아한다고 외친 건 박우진 본인이니까, 물론 그 곳에는 임영민도 있었겠지... 생각해보면 씁쓸하네, 질투도 안 느낀 거잖아. 여튼 누군가가 나를 좋아한다는 사실은 솔직히 설레는 일이 맞았다, 것도 박우진이면 완전 땡큐지. 물론 임영민이 없다는 전제 하에. - 우진아 - 네? - 나 궁금한 거 있는데. 고깃 집에 가서 양념갈비를 먹고 싶다던 박우진을 위해 양념갈비 2인분과 벌집 삼겹살 2인분을 주문했다. 메뉴를 주문하고 기다리면서 그간 궁금했던 걸 물어볼 수 있는 기회라 생각해서 질문했다, 내가 왜 좋냐고. - 너는 내가 왜 좋은 거야? - 음 선배는 저 기억 안 나시겠지만, - ...... 어? 우리 원래 알던 사이야? 혹시 뭐 어릴 때부터 알았는데 이사가서 헤어지고 그랬나 우리? - 아뇨, 전혀요. 나의 말에 나온 고기를 굽던 박우진이 잠시 집게를 든 손으로 입을 가리고 웃으면서 고개를 저었다. 그리고는 이내 또렷히 내 눈을 맞췄다. - 그냥 스쳐 지나가는 정도였어요, - .... 언제 만났는데? - 저 처음 입학한 날에. - .....? - 전에 선배가 임영민이라고 엄청 낙서되고 도배 된 전공책이랑 프린트 흘렸을 때, - 아..., - 제가 도와준 적 있거든요, 근데 그거 주워드리면서 읽었는데 그 때 내용이 귀여워서, 뭐라 적혀 있었지..., 세상에서 임영민 멋진 거 모르는 사람은 삼류다 뭐 이런 거. 엄청 많이 적혀 있었는데, - ...., - 처음엔 아 되게 귀엽다라고 생각하고 전공책을 드리는데 저랑 같은 과더라고요, - 아, - 근데 과실을 들어갔는데, 선배가 완전 큰 목소리로 임영민 사랑한다고 사랑해! 이러면서 고백하는 거에요. - 그걸 보고 좋았다고? - 네, 되게 꿋꿋하시던데, 엄청 까이는데도 포기를 모르시는 거 같더라고요. - ... 너도 살짝 취향 되게 이상하구나, - 왜요, 선배를 좋아하는 게 왜 취향이 이상한 거에요. 완전 지극히 정상인데..., - 나 완전 또라이로 통하는데, 그거 특이취향이야. - 그리고 선배 되게 예쁘잖아요, - ... 와 미쳤다. - 그냥 되게 당돌한 것도 멋져 보였고, 덤벙 덤벙 거리는 것도 귀엽고, 항상 웃는 것도 예뻐 보여서요. 자기 감정 다 뱉어내는 게 인상 깊어서요. - ...., - 저는 첫사랑이라고 하면 되게 큰 계기로 시작될 줄 알았는데, - ......, - 아주 자연스럽게 스며들더라고요, 눈이 쫓고 있었어요. 저도 모르는 사이에, - 야... 나 방금 진짜 심쿵 당했어. - 근데요 선배. - ... 응? - 저는 그냥 다 알고 시작한 거라서 져도 상관 없는 짝사랑을 하려고 했는데, - ...., - 욕심 생기면 저 미친놈이죠? - ...., - 방해하면 저 못된 거에요? - ..... 어? 근데 네가 굳이 방해 안해도 이미 걔가 너무 단단한데. - 좋아해요. 항상 하던 말을 반대로 들으면서 든 생각은, 분명 박우진을 좋아하지 않음에도 심장이 떨어진 것처럼 설렜는데 어째서 임영민에게는 내 말이 1년 동안이나 통하지 않았을까 하는 좌절감이었다. 우진이한테 미안하게도 이 말은 임영민에게 듣고 싶었고, 진짜 미안하게도 우진이 등 넘어 창문에 비치는 임영민이, 여자와 걸으면서 지나가는 임영민이 더 눈에 들어오는 게 절망스럽게도 싫었다. 박우진이 말했던 전공책도, 폰 배경화면도 잠금화면도 이 밖에 모든 사사로운 것들도, 나의 일상도, 온통 임영민인 게 오늘은 너무 싫었다. D-3 요새 내 기분은 그랬다. 완전 조울증, 주변 사람들이 나의 좆 같은 기분 때문에 눈치를 보게 될 정도로 왔다 갔다 거렸다. 장난식으로지만 어느 정도 진심을 담아 갱년기냐는 말도 번번히 들었다. 그만큼 요새 많이 예민해져있었다. 시험기간이 다가와서 그런 건가, 아니 그건 아닌데..., 아 역시 아무래도 확실히 임영민의 탓이 100프로였다. 가끔은 그런 생각도 했다. 차라리 임영민이 날 안 좋아해도 갖고 놀아주기라도 했으면, 하다하다 저런 생각까지 하는 나도 내가 너무 이해가 안 갔지만 그렇게도 임영민이 좋아서 어쩔 수가 없었다. 하지만 임영민은 변함 없이 갈 수록 더 차가웠고, 상처를 받아도 안 받은 척 하는 나는 이제 익숙해져 상처를 받는 일도 점점 적어졌다. 못된 말들에 익숙해지는 내가, 사람들이 간혹 날리는 동정을 비롯한 겨냥에 익숙해지는 내가, 익숙해지지가 않았다. 나도 사랑 받는 삶이 되고 싶음에도 불구하고 난 박우진을 택할 수가 없었다. 왜냐면, 이미 임영민이 너무 깊숙히 파고 들어서, 왜 혼자 하는 사랑에도 이렇게 추억이 넘치는 지 모를만큼 난무한 추억이 날 난감하게 만들었다. 혼자하는 게 익숙해질 줄 알았다. 적어도 그 토요일이 지나기 전까지는, 보란 듯이 인스타그램에 하트를 주고 받고 댓글을 주고 받기 전까진, 끝까지 비참하게 만드는 너를 보면서 도대체 난 어디까지 가만히 있어야하고 참아야 하는 건지, 근데 진짜 화나는 건 내가 이런 감정이 들어서 뭐라고 말을 할 자격도 이유도 없는 사람이란 거다. 왜냐면 임영민에게 난 완벽한 남일 뿐이니까. 지독히도 길었던 봄을 끝낼 수 있을까, 싸늘해진 강의실의 반응은 누가봐도 알 수 있었다. 임영민과 전에 봤던 저 새내기가 웃으면서 옆에 앉아 있는 순간, 내가 대처해야 하는 행동을, 모두가 나를 향한 시선을 던지는 이 순간이 오늘따라 너무도 싫었다. 그간 단단했던 모든 멘탈이 무너지는 거 같았다. 왜냐면 그동안 적어도 네가 나 말고 다른 여자랑 있던 적이 없었으니까, 그런데 아 진짜 아니였구나 나는. 모두가 나의 등장을 원했겠지만 굳이 마지막이 될 지도 모르는 대화를 감정적으로 모든 사람 앞에서 보이고 싶지 않았다. 난 드라마 주인공도 아니였고, 동물원의 원숭이도 아니였으니까. 누구의 입에 가십거리로 올라 이까기를 당해도, 조롱거리가 되야하는 사람도 아니였으니까, 요새 나는 사춘기보다 지독한 짝사랑을 보내고 있었다. [ 대화 좀 하자, 만나 ] [ 몇 시에 ] - 우리 영민이 [ 지금 밖으로 나와, 너 혼자 와. ] [ 알았어 ] - 우리 영민이 우리가 마지막으로 치닫는 걸 너도 알고 있었을까 빠르게 수긍해주는 문자의 답이 오늘따라 싫었다. 왜, 평소처럼 싫다고 안 하는 건데, 그 날 나는 아주 짧은 열병을 앓았었다. D-4 나는 조용히 과실을 빠져 나왔다. 나를 향하는 많은 시선들을 무시한 채 나가려고 할 때엔, 짖궃은 동기 한 명은 김여주 어디 가? 라며 말을 걸었고, 그에 그냥 한 번 쳐다보고는 갈 길을 갔다. 그냥 아 왜 이렇게 좆 같지, 다 싫어 진짜. 내 글러 먹은 성격도 임영민도 다 지치고 질리고 싫어, 평소와 달리 임영민은 조용히 빠져나와 아무런 재촉 없이 가만히 나를 바라보고 날 기다렸다. 그게 너무 싫었는데도 나 마저도 평소와 달랐다. 복잡한 맘과는 대조되게 굉장히 차분했다. - 영민아, - 어. - 너도 내가 이제 그만하면 좋겠어? - ......, - 요새 내가 하루가 지나면 우울하고 하루가 지나면 힘들고 하루가 지나면 지치고 이렇게 반복이야. - ....., - 원래 진짜 아무렇지 않던 말들도 버겁고, - 김여주. - 진짜 조울증 마냥 이렇게 저렇게 제 멋대로 구는 내가 좆같고 싫어서, - ......, - 아 끝날 때가 온 건가 싶을 때가 있어. 조용히 내 말을 다 들어주는 임영민을 보면서 처음부터 끝까지 차분하게 말을 뱉었다. 그 날의 우리는 많이 흥분한 상태였지만 표현은 차분했고, 그 누구도 평소와 같진 않았다. - 근데 영민아 나는 너를 포기하는 순간, 널 필사적으로 피할 거야. - ...., - 휴학은 사정상 안 될 거 같고, 어떻게든 필사적으로 피할 거고 우린 남보다 못한 사이가 될 거야. - ....., - 널 포기하는 순간 나에게 널 좋아했던 지난 1년은 후회로 물들어 갈 거고, 떠오르기도 싫은 기억으로 남을 거야. - ...., - 그래도 넌 진짜 괜찮아? - ........, 미안. - ... 아, 그래 진짜 별 거 아니였구나, 너한테 난. 이만 포기할 생각이였다, 정말로. 1년 간의 모든 감정들이 한순간 몰려와서 힘들었으니까, 물론 단순한 내가 자고 일어나면 괜찮을 감정들이라도 다시 임영민만 보면 힘든 기억들이 떠오를 수 있을 지도 모르니까, 그런데 근데 넌 왜 - 아니 너 별 거 맞아, - ......, - 나도 내가 왜 이런 감정 느끼는 지 모르겠는데, 남보다 못한 사이 되긴 싫고, - ........., - 네가 필사적으로 피하면 네가 생각날 거 같아, 신경 쓰이겠지. 근데, - ....., - 그거 네 선택이잖아, 내가 괜찮고 말고는 상관 없는 거잖아. 네가 날 좋아하는 걸 그만할지 말지 남이 정하게 미루지 마, - 영민아, - 네가 이렇게 떠보는 거, 나도 버거워. - ......, - 상처주는 거에 익숙한 사람은 없어, 왜 자꾸, 포기할 수 없게 만들어. 온통 헷갈리는 말들만 뱉어놓고 나보고 선택하라고 하면 난, - ... 하나만 묻자, 오기가 생겨서 그러는데 내가 그렇게 매력이 없어? - .... 아니, - 근데 왜? - ... 뭘, - 너 그 새내기랑 사귀는 거야? - .... ? - 아 졸라 억울해, - 애매하게 말하지 말고 정확히 말을 해, 내가 누구랑 사귀는데. 뭐 나도 모르는 여자친구는 대체 어디서 탄생했냐. - ... 전에 계속 너랑 같이 있는 애. 걔랑 사귀는 거 아니야? 결국 너의 답변에 나는 한 번 또 단순한 사람으로 변할 수 밖에 없었다. - ...누구, 아 지원이? - 아 나 걔 이름 모른다고, - 걔 사촌 동생인데. - 어? - 사촌 동생이라고 어쩔 수 없었다. 내 스무 살은 온통 너였으니까, 아직까진 난 나의 스무 살을 잃고 싶지 않았다. - 야, 김여주. - ... 어? - 나 주변에 여자 없어, - ... 어? - 그니까 혼자 이상한 오해 하면서 분위기 잡지마, 그게 더 불편하니까. - ... 야 분위기는 네가 잡았잖아, - ... 그건 네가, - 뭐. - 동방에서 얘기 들었던 날, - ...., - 나 때문에 그 말 들었던 거잖아. - 아, - 그거 존나 미안해서 좀 말을 걸기가 그랬어, 어쨌든 존나 미안. 임영민은 내 전부니까, D-5 짝사랑 하는 사람들의 모습은 비슷했다. 작은 행동에도 상상의 나래를 펼치는 거, 그래 나도 별반 다를 거 없었다. 인터넷에 철벽 부시는 법을 검색해보다가 뜨는 인터넷 썰이나 글들을 읽으면서 희망도 품어보고, 여러 후기들위 팁들을 그대로 실천하다가 망친 것도 여러 번이었고, 나름대로 질투 유발도 해본다고 김동현이랑 짜고 친 적도 있지만 전혀 먹히지도 않았었고, 그래 그랬었다. 내 짝사랑은 아주 평범한 소녀 감성이었다. 물론 아주 후회 없이 열정적으로 하는 짝사랑이지만, 난 내 짝사랑이 좋았다. 후회 한 적도 많고 슬펐던 날도 있고 혼자 우중충 하면서 조울증 온 것 마냥 주변에 피해주고 다닌 적도 많지만, 내 자체가 그랬다. 사랑을 할 거면 아주 많이, 내가 했던 표현은 후회 남지 않게, 근데 그건 박우진도 마찬가지였다. - 선배, - 어 우진아. - 밥 같이 드실래요? - .... 아 그게, 나 임영민이랑 같이 먹는데, 라는 말이 나오지 않았다. 물론 내가 임영민이랑 단 둘이 먹는 것도 아니고 임영민 친구들이랑 김동현이랑 친해져서 겨우겨우 같이 먹는 거지만 어쨌든 그게 같이 먹는 거지 뭐..., 근데 이 난데 없는 난감함은 뭐지, 왜 눈치가 보이지. 임영민은 졸라 난감함이 일도 없이 나를 깠지만, 나는 박우진의 마음을 순도 100%로 이해하는 사람이다. 근데 어떻게 까냐고, 것도 임영민 이름 대면서..., 아 임영민의 말이 조금은 이해 됐다. 상처를 주는 일에 익숙한 사람이 없다는 거, 그게 임영민 입에서 나와서 이건 뭐 개 같은 소리인가 싶었지만 지금으로썬 그 말에 500% 공감하는 바였다. - 저 선배랑 못 먹으면, - ...., - 혼자 먹어야 되는데...., - 아, - 저랑 밥 같이 드셔주시면 안 돼요? - 너 일부로 나한테 이러는 거지, - 네, 선배가 저 봐줄까 싶어서 이러는 거에요. 죄송해요, 그래도 밥 같이 먹어주세요..., 아 진짜 임영민 없었으면, 나 박우진이랑 사겼다. 레알 진심, 강아지 같은 눈빛을 장착하고 밥 같이 먹자는 귀여운 후배의 말을 어떻게 거절해, 그래 임영민은 뭐 항상 옆에 같이 밥을 먹는 애들이 넘쳐나고, 그래... 근데 왜 내가 왜 대체 왜! 죄를 짓는 기분이냐고, 정작 임영민은 신경을 일도 안 쓸텐데 무언가 도전을 하는 기분이었다. 김여주 퀘스트 원, 임영민을 두고 박우진과 밥 먹기. 스타트! - 그래, 먹자 먹어. 대신 이번 한 번만이야. - 일단 그렇다고 할게요, - 너 이제 내가 좀 편하냐? 이게 조금씩 날 편하게 보는 거 같네. - 이렇게 하면 선배가 저 좀 편해게 생각해주실 거 같아서요, 박우진과 대화를 나누며 학식을 받았는데, 먼저 받은 박우진은 망설임 없이 임영민의 근처로 갔다. 아, 뭐야, 씨발 안 돼, 거긴 아니라고...., 나보고 밥을 먹으라는 거냐, 박우진의 이름을 부르기도 전에 박우진은 임영민 바로 옆 테이블에 자리를 잡았다. 울며 겨자 먹기로 그 쪽을 향해 걸어가면 언제나처럼 임영민 앞자리는 비워져있고, 김재환이랑 정세운, 이광현과 김동현, 그리고 임영민이 앉아 있었다. 김동현은 나를 보며 손을 흔들었다. 아 근데 이게 뭐지 생각해본 적도 없는 이 낯선 전개는..., 아니 다시 말하지만 임영민은 이 상황을 빼박 신경을 안 쓴다. 근데 내가 쓰인다, 내가 쓰인다고..., - 야 김여주, 왜 이렇게 늦게 옴. 너 때문에 우리 안 먹고 기다렸잖아. 씨발 안 하던 배려 뭔데, 다섯 명의 남자가, 아 아니지 박우진까지 여섯 명의 남자의 시선을 한 몸에 받는 기분이라...., 어떻겠어. 존나 부담스럽지. 우물쭈물 거리며 박우진의 앞자리에 앉았더니 쓸데 없는 말들로 까불거리는 김동현과 김재환이였다. 정세운도 놀란 듯 그들에게 맞장구를 쳤고, 이광현은 그냥 놀란 햄찌 얼굴로 날 쳐다보고 있었다. - 뭐죠 김여주 선수, 왜 여기가 아니라 거기에 앉는 거죠? - 아, 이런 경우는 처음인데 김재환 리포터는 이 상황 어떻게 생각하죠? - 이건 뭐 그냥 임영민에게 날리는 반항기 아닌가요? - 근데 진짜 여주 뭐야? 나 네가 영민이 말고 다른 사람 앞에 앉은 거 처음 봐. 저 노답 김형제는 그렇다 쳐도 세운아 너 마저 그렇게 나긋나긋하고 착한 말투로 팩트 폭력 하지 마..., - ...아, 선배 같이 먹는 사람 있었어요? - 당연하지, 나 혼자 먹겠냐. - 아 그건 생각 못했다..., - 됐어, 너 근데 자리 일부로 여기 앉았지. - 아니라고 하면 안 믿을 거잖아요. 어쩔 수 없이 임영민과 아이들을 단체로 개무시하고 박우진과 대화를 나눴는데, 굉장히 뜨거운 시선이 느껴져서 고개를 돌렸는데 아..., - ....., 임영민이다. 근데 왜 시선을 떼지 않는 건데..., 난 그 날 여섯 남자의 시선을 받으며 여러 말소리를 들으면서 무엇보다 박우진의 말 한 번과 임영민의 시선 한 번에 죄를 지은 듯이 밥을 먹다 완벽히 체했다. 씨발... 내가 다시 박우진이랑 학식 먹나 봐라, 내가 박우진이랑 학식 먹으면 나 김재환이랑 김동현 여동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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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진짜 항상 댓글 남겨주시는 분들 너무 감사해요 진짜 댓글 하나 하나 읽으면서 매일 감동 받고 있어요, 댓글들 보면 진짜 글을 안 쓸 수가 없어요,,, 부족한 글에도 매번 댓글 달아주셔서 너무 감사드려요 진짜♥... 그리고 제가 A편에 문제가 생겨서 순서가 좀 뒤죽박죽이긴 한데 그 점 너무 죄송하고 그리고 인스턴트 연애 글은 필명 바꿔서 옮겼어요 철벽글만 보시는 분들도 많을 거 같아서 신알신 울리는 것도 혹시 그럴까봐요! 그리고 사실 오늘 글이 좀 정신 없는데 저는 여주 캐릭터를 되게 단단하고 당찬 굳센 아이를 만들고 싶었는데 매번 한 화 한 화 멘탈 내보내는 소리 들려서 좀 노잼이 될 거 같아서 걱정이네요,,, 그래도 읽어주셔서 너무 감사하고, 또 가끔 독방에 제 글 추천해주시는 분들 진짜 너무 감사합니다 댓글에 독방 추천 보고 오셨다는 분들도 많이 계셔서 혼자 설레서 서치 해보고 캡쳐도 해놨어요 ㅎㅎ,,, 원래 사실 D-4까지 쓰고 올리려다가 다들 너무 감사해서 너무 부족한 글임에도 초록글 올려주시고 하셔서 하나 더 쓴다고 썼는데 그래서 너무 애매하게 끝냈지만 제가 최대한 1일 1연재 노력해보겠숩니다 그리고 재환이랑 세운이랑 광현이는 여주랑 동현이랑 영민이랑 다른 과거 영민이 친구들이라서 종종 나올 거에요! 어쨌든 늘 감사드려요 ♥ 정신 없는 글 오늘따라 더 정신 없지만 열심히 글 쓸게요,,, 세상 복 다 받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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