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0131 음악, 파불 뜨는 사진 다 재업했습니다! 원래 있던 사진과 다른 짤들도 있을 거예요. ^vT
5년째 연애 중
"나는 가끔 너랑 네 남자친구 보면 신기해."
"...나랑 김재환?"
오랜만에 고등학교 친구를 만났다. 고등학교 졸업 후에도 간간이 연락을 하면서도 '오랜만에 얼굴 한 번 보자.'라는 형식 인사만 남기다 정말 이러다 만날 일이 없을 것 같아 내가 먼저 약속을 잡았다.
친구의 반응은 다행히 긍정적이었다. 오랜만에 보는지라 어색할 줄만 알았던 자리는 생각보다 괜찮았다. 불과 며칠 전에 본 것 같은 사이처럼 잘 지내면 말 다한 것이 아닌가.
꽤 재밌는 시간을 보내던 중이었다. 얘기의 흐름은 어느새 애인으로 흘러가고 있었고, 자연스럽게 김재환도 언급이 되었다.
"응. 내 주위에는 너처럼 길게 연애하는 경우가 잘 없어서."
"그런가."
"어. 야, 맞다. 나 진짜 궁금한 거 있었는데. 그렇게 오래 사귀어도 아직 설레?"
"너 그동안 이런 거 물어보고 싶어서 어떻게 참았냐?"
내 말에 친구는 깔깔 웃으며 제게 대답을 재촉한다. 내 앞에 놓인 카페모카에 휘핑크림을 한 입 떠먹고는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내 대답에 자신이 더 난리다.
"나 진짜 너처럼 연애하고 싶어. 매일 설레고..."
글쎄. 나는 고개를 저으며 휘핑크림을 한 입 더 떠먹는다.
5년째 연애 중
"나 오늘 같이 못 가."
"왜? 약속 있어?"
"동아리 연습. 너 야자 끝나는 시간에 전화할게."
알았다며 고개를 끄덕이자 제 머리를 쓰다듬는 김재환이다. 이럴 때면 강아지 취급을 받는 것 같아 기분이 묘하면서도, 이제는 그러려니 한다. 김재환 버릇인 걸 어쩌겠는가.
김재환은 제 반 앞까지 데려다주고는 자신의 반으로 향한다. 김재환이 반으로 들어가는 것을 확인하고는 나도 내 자리로 향한다. 자리에 가니 옆자리에는 이미 가방을 놓고 잠을 청하고 있는 다니엘이 보인다.
딱 봐도 어제 게임하다가 늦게 잔 꼴이다.
"야, 일어나."
"..."
"종 쳤어. 일어나라고."
"...아."
혼자 끙끙 앓더니, 갑자기 이상한 잠꼬대를 하기 시작한다. 왜 저래... 소름이 돋은 팔을 조용히 쓸어내리며 애처롭게 앞문을 쳐다본다.
자리 빨리 바꾸면 좋겠다.
"야, 같이 가."
"재환이는?"
"동아리 연습."
야자 끝나는 종이 치자마자 바로 튀어나가려는 다니엘을 붙잡아 집에 같이 가자고 했다. 김재환 없이 걷는 하굣길은 어색할 줄만 알았는데, 생각보다 괜찮았다.
이야기의 주제는 매끄럽게 흘러갔고, 어느새 김재환까지 도달했다.
"재환이가 나한테 네 얘기를 얼마나 많이 하는 줄 아나."
"어떤 욕을 하길래."
내 말에 다니엘은 웃음을 터뜨리며 그런 것이 아니라고 한다. 그러면 뭐, 어떤 얘기를 하길래.
"욕은 무슨 욕. 그냥 좋다고 하지."
"김재환이?"
"그래. 너 귀엽다고, 좋다고 자랑을 얼마나 하는데. 재환이한테 잘해라."
"...나한테는 그런 거 티 안 내던데."
"재환이 성격에 네 앞에서 티를 잘도 내겠다."
내 간다, 내일 보자. 저의 집 옆 동에 살고 있는 다니엘은 제게 짧은 인사를 하고는 자신의 집으로 들어갔다. 그런 다니엘을 가만히 바라보다 아차 싶어 교복 주머니에 있는 핸드폰을 꺼냈다.
야자 마치는 시간에 전화를 한다던 김재환은, 3통의 부재중 전화와 5통의 문자를 남겼다.
5년째 연애 중
"...와."
카페에서 시작한 만남은 자연스럽게 술자리까지 가지게 되었다. 오랜만에 마시는 술 탓에, 조절을 실패했다. 세상이 돈다는 말이 이럴 때 쓰는 것일까. 이럴 거면 택시 타고 가라며 돈을 내주던 친구를 거절하는 게 아니었다.
뭘 또 고집을 부려서 걸어간다고 해서 이 고생을 하는지. 어지러운 머리를 붙잡고 걷기를 몇 분, 이제 진짜 안 되겠다.
주위 사람들이 쳐다보든 말든, 그 자리에 주저앉아 가만히 한숨만 뱉었다. 어지러워 죽겠다, 진짜. 그리고.
...보고 싶다.
속으로만 생각했던 것은 어느새 실천으로 옮기고 있었다. 제 손이 기억하는 익숙한 번호를 입력하고는 전화를 걸었다. 시간이 늦은 탓일까, 계속되는 신호음에 전화를 끊으려던 참이었다.
-...여보세요.
자고 있었는지, 평소보다 낮은 목소리에 심장이 떨어지는 기분이 들었다. 무슨 기분이지, 이게. 술에 취한 탓인가, 얼굴이 달아오르는 것이 느껴졌다.
"잤어?"
-응.
"아... 미안해."
더 자. 전화를 끊으려 하자 김재환이 옅게 웃는 소리가 들려왔다.
-뭐가 미안해. 잠도 다 깼어.
"미안, 피곤하지."
-괜찮다니까. 보고 싶어서 전화했어?
"...응."
저 능글거림 어디 안 간다. 평소 같았으면 욕으로 받아칠 텐데, 김재환이 보고 싶어서 전화한 건 사실이기에 그렇다고 대답을 했다.
제 대답에 당황을 한 건지 몇 초 동안 말이 없는 김재환이다.
-...내가 뭐 잘못했어?
"죽을래?"
내 반응에 김재환은 낄낄대며 웃는다. 그래, 우리 사이에 보고 싶다니 뭐니 그런 건 안 어울린다.
꽤 오랜 시간 김재환과 시시콜콜한 얘기를 나누고, 잠깐 말이 없는 김재환에 전화를 끊었나 싶어 전화기를 확인할 때였다.
"...어,"
누군가 내 등을 가볍게 감싸 안아 제 몸을 일으켰다. 당황한 것도 잠시, 익숙한 향기에 안도를 하며 천천히 고개를 돌렸다.
"입 돌아간다, 입 돌아가."
말은 그렇게 하면서도 걱정스레 저를 쳐다보는 김재환이다. 술 냄새 많이 날 텐데, 김재환은 아무렇지 않다는 듯 제 손을 잡아 집으로 향한다.
아까는 그렇게 어지럽던 머리도 신기하게 지금은 아무렇지도 않다.
"나 여기 있는 거 어떻게 알고 왔어?"
"아까 이 근처에서 술 마신다길래. 주변 둘러보는데 네 뒷모습 보이길래 바로 안았지."
"안았는데 나 아니었으면 어쩌려고."
"거기 그렇게 앉아 있을 사람이 너 말고 누가 있어."
"야."
김재환은 내 반응에 웃으며 내 머리를 쓰다듬는다. 필요 없으니 비키라고 하자, 김재환은 웃으며 제 입을 톡톡 친다.
"뭐."
"뽀뽀."
"나 술 마셨어."
아, 그럼 안 받을래. 와, 너 이리와 봐.
밤은 깊어갔고, 우리의 장난스러운 말소리는 끊이질 않았다.
5년째 연애 중
-왜 이렇게 전화가 안 돼.
"미안, 무음으로 돌렸나 봐."
-걱정했네. 집이야?
"응. 방금 들어왔어."
-...잠깐 나올 수 있어?
"지금?"
깜짝 놀라 베란다 문을 열어 밖을 내려다보자, 익숙한 뒷모습이 기타를 멘 채로 서있다. 저를 발견했는지 작게 손을 흔드는 김재환이다.
전화를 끊고는 급하게 겉옷을 걸쳐 김재환이 있는 곳으로 내려갔다. 하루 종일 연습한다고 피곤했을 텐데, 여기까진 또 어떻게 왔는지. 속상한 마음에 김재환의 팔을 툭 쳤다.
"내일 피곤해서 어떡해."
"그래서 너 보러 왔잖아."
"집에 가서 쉬어야지."
"난 이게 쉬는 거야."
정말 한 마디도 지지 않는 김재환이다. 집 앞 공원에 앉아 이런저런 얘기를 하던 도중, 아까 다니엘의 말이 생각이 났다.
"아까 다니엘이랑 네 얘기했어."
"무슨 욕했어."
참, 이런 면도 닮아있는 우리다.
"욕은 무슨. 별 얘기 안 했어."
"뭐. 나한테 잘하래?"
"...어떻게 알았어?"
다니엘이 자신한테도 그랬다고 한다. 나한테 잘하라고. 김재환은 제게 충분히 잘 하고 있는데, 또 쓸데없는 소리를 했나 보다.
"충분히 잘 하고 있는데, 왜 그렇게 말했지."
"..."
제 중얼거림에 아무 대답이 없는 김재환이다. 고개를 돌려 김재환을 쳐다보자 귀 끝이 약하게 달아오른 김재환이 보인다. 뭐야.
"너 귀 빨개졌다."
"..."
역시, 세상에서 김재환 놀리기가 제일 재밌는 거 같다. 그날 하루, 내 웃음소리는 끊이질 않았다.
암호닉 ♥ㅎvㅎ♥
샘봄
우지니최고야
으건츄
지재
균킹
AB
아마수빈
내마음의어니부기
밀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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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꿉친구재환
마카롱
루쇼
숮어
우진아여기봐
츄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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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얼 김재환 실화입니까... ㅜㅜ
이번 동아리 이야기를 쓰면서 기타 멘 재환이 모습이 딱 이랬으면 싶어서 넣었습니당 ㅎvㅎ
근데요 애깅이 너무 귀엽자나요 ㅠㅠ 자기만한 기타 들고... (듀금
아무튼 네,,, 요즘 애들 티저 뜨는 거 기다리며 산답니다... 행복해요 ^v^...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좋은 하루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