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준형태] 가만히있으면중간이라도간다① - 인스티즈(instiz) 픽션 카테고리

[범준형태] 가만히있으면중간이라도간다①

애초부터 '슈퍼스타K'에 참가하는게 아니었다. 그냥 나는 내가 서있는 그자리에만 충실하면 되는거였다. 무슨 오지랖이 생겨서 우리 홍보 좀 해보겠다고 방송에 나가자는 말을 했을까. 아니, 그래. 방송에 나가는 것까진 좋았어. 우리는 그냥 예선에서 노래 한번 부르고 다시 원래의 위치로 돌아왔어야 했다.

내가 그아이와 합숙을 하면서 일주일에 7일, 한달에 30일을 한 방, 아니면 바로 옆에서 보낸다는 것엔 조금 무리가 있었다. 아니 많이. 매일같이 그아이 옆을 지키고 있는 것은 내 심장의 심각한 무리를 주기에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툭하면 뛰어, 아주. 망할 심장 새끼.

"형~"

"……"

"혀엉~"

"……"

"아 범준이형!!!!!"

"…어? 어 왜…"

"제가 몇번을 불러야 돼요!!!!!진짜… 윤택이형이 쫌있음 녹화 시작한다고 나오래요."

그리고 합숙을 시작하면서 내가 저 아이에게 내 비루하고 멍청하고 병신같은 모습을 너무 많이 보여주는 것 같아서 정말 걱정이다. 휴… 형태야 사실 형은 이런 사람이 아니에요… 처음 저 아이를 만나고 나서 이런 내 모습 - 본모습 - 을 많이 보여주게 된 것도 다 슈퍼스타K 때문이다. 망할…

침대에 누워서 이런저런 생각 - 99.9% 형태 생각 - 을 하고 있는데 형태 저 쪼꼬만게 들어와서 한바탕 소리를 지르고 간다. …정정한다. 키는 나보다 조금 아주 조금 크지만 머리통이 쪼꼬만 형태가 들어와서 소리를 지르고 갔다. 그래 간다, 가.

"범준아. 이거."

스타일리스트 누나가 빗을 건네준다. 어쩌라고요.

"머리 빗으라고. 너 지금 머리 까치집."

"크크크킄… 형… 크킄 머리 안감은 사람 같애~"

아… 쪽팔려… 형태야 그만 좀 웃어… 머리를 슥슥 빗고 있는데 예림이와 눈이 마주쳤다. 너도 웃냐? 예림이라면 정말 할말이 많다. 방송에는 예림이가 나와 핑크빛 어쩌고 러브러브 어쩌고 하면서 나가는데 둘다 정말 서로에게 관심이 없다는 것좀 알아줬으면 좋겠다. 슈퍼위크 때 투개월 위해준답시고 줄리엣 편곡 한번 잘못했다가 우리 떨어질뻔 했을 때 조금 속상했었다. 피디 님이 시켜서 한 거긴 하지만… 편곡은 더 잘할 수도 있었다. 아 물론 투개월이나 예림이가 싫다는 건 절대 아니다. 그냥 좋은 동생 뿐이라는 걸 숨기고 대국민 오디션 슈퍼스타K 에서 대국민에게 사기를 치고 있는 거다. 망할 그 놈의 슈퍼스타…

"형~ 오늘도 브래드 안들어와요?"

"어. 그렇다네. 비자문제가 많이 꼬였다나봐. 드럼 빨리 맞춰야될텐데."

"그럼…"

"어…?"

"…우리 둘뿐이에요 형…"

"…뭐라는거야. 하하하. 너랑… 나랑… 둘이 있던 적이… 하… 한두번도 아니고… 하하."

미쳤구나 장범준. 성대에 모터 달았냐. 뭘그렇게 떨어. 뭘그렇게 더듬냐고!!!!! 아오병신…

"혀엉…"

"……"

"아 혀엉~"

"…왜그르냐 너…"

김형태가 2층침대에서 내려와 내 침대로 기어들어온다. 야. 너. 스톱. 그만. 하지마. 형태야. 하지마. 그만해. 어딜. 쓰읍. 어딜 들어와. 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