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
"이게 무슨.."
경수의 손을 꼭 잡고 아이가 활짝 웃는다.
"종인아!!!제수씨가 밖에서 애낳아왔다!!"
"닥..입에 호치케스 박기전에 조용히 해주겠니?찬열아."
"그걸 지금 애앞이라고 순화해서 말한거냐."
찬열이 무릎을 꿇어 애와 눈높이를 맞춘다.
"안녕하세요."
"안녕?"
"..얘 나한테 반말해.경수야.니아들 맞나보다."
아이 몰래 경수가 가운데 손가락을 세워보인다.
"이름이 뭐에요?"
"아빠가 알려주면 안된다고 했어."
"아빠가 누군데요?"
아이가 손가락을 세워 위를 가르치고 곧 손가락의 끝이 경수에게 닿는다.
"..진짜였냐.제수?"
"말도 안되는 소리마.서재 가르치는거야."
"서재?"
"루한하고 민석씨 왔다갔어."
"둘이 언제 애낳어?낳을수가 있어?"
"나중에 얘기해줄게."
"나하고 백현이도 할래!!!"
"이 미친놈."
결국 경수의 입에서 욕이 튀어나온다.
"루한쪽에선 이어갈 핏줄이 중요하잖아.그래서 이번에 양자로 받아들였대.그나마 가족들이 봐주고 봐준거지."
"난 여자 하나 받아서 직접 낳을줄 알았는데."
"나도 그럴줄 알았어."
"그래서 갑자기 왜??"
"자기네들 오랜만에 데이트 좀 한다고 좀 맡아달래."
"한번 맡아주면 계속 온다."
"그래서 안된다고했는데 눈깜짝할 사이에 갔어."
이미 아이는 준귀와 어울려 깔깔대고있다.
"언제 온대?"
"3일뒤에."
"뭐???"
"하와이 간대."
"뱀파이어 주제에.."
찬열이 궁시렁댄다.
"종대야!우리 조카 왔어??"
준면이 뛰어들어와 아이를 안아든다.
"경수형이 맛있는 거 많이 해줬어?"
"응!"
"뭐 해줬어?"
"탕수육해줬어!"
"너 애한테 좋은 것 좀 해주지.탕수육이 뭐냐.탕수육이."
"한약이라도 지어받쳐야하냐?"
경수가 앞치마를 준면한테 던져 맞춘다.
"넌 애가 앞에 있는데.."
"이모!!!"
"...뭐?"
모두의 시선이 종대에게로 쏟아진다.
"이모!!나 화장실!"
"그래.우리 종대 화장실 가야지.이모부가 데려다줄게."
세훈이 웃음을 참으며 종대를 데려가고 준면은 넋놓은채 종대를 바라본다.
"이모래."
"이야~여기는 제수씨도 있고 이모도 있고."
"닥쳐라.박찬열."
경수가 찬열의 정강이를 찬다.
"그나저나 이모님.넌 알고있었나보다."
"..응..어제 형한테 전화왔었어."
"그럼 좀 알려주지그랬냐.나 설거지하다가 얼마나 놀랬는지 알아?"
"종인이한테 말했는데?"
그 시간에 종인은 침대에 나자빠져 자고있었다.
"종대야."
"응?"
"이모라고 누가 부르랬어?"
"아빠."
"어떤 아빠?"
"루한아빠.."
"루한 개새끼."
"개새끼가 뭐야?이모."
"루한아빠 별명이야.앞으로 루한아빠 부를 때 개새끼라고 불러."
"알았어!"
잘도 대답하는 종대의 머리를 준면이 쓸어준다.
"종대야.그럼 우리 내일 놀이동산이나 갈까?"
"놀이동산?"
"응."
"그게 뭐야?"
뒤에 세훈이 혀를 찬다.
"지들끼리는 하와이 가고 애는 놀이동산도 안데려가고..아주 잘하는 꼬라지다."
"어..환상의 나라지!놀이동산은 환상의 나라야."
"환상의 나라 애버랜드로~"
살갑게 노래를 부르는 세훈을 종대는 고개를 돌려 무시한다.
"이모."
"응?"
"이모부는 이상한거같아."
"맞아.이상해."
"경수야."
"응?"
"우리도 할까?"
"뭘해?"
"입양."
"........."
과일을 깎던 경수가 가만히 칼만 들어올린다.
"죽는다.너."
"장난이야."
"그래야지."
"대신.."
"뭐?"
"애를 가져보는건 어때?"
오늘따라 경수의 손에 칼이 잘 잡혀들어왔다.
"백현아!!"
찬열이 신나서 방안에 뛰어들어온다.
"..뭐야..그건."
"준귀지.뭐야."
백현이 준귀를 안고 침대에 누워있다.
"개를 왜 침대에 올려놔.."
"준귀가 종대 오고 얼마나 외롭겠어.나라도 이뻐해줘야지."
"그딴 개보다 날 더 이뻐해주지그래."
"그딴 개라니..들어.조심해."
백현이 준귀의 두귀를 감싸막는다.
"근데 왜 그렇게 신나서 들어온거야?"
"응?아!내일 준면이하고 세훈이가 종대데리고 놀이공원간대."
"근데?"
"경수하고 종인이는 본부 갔다온대.그러면 집에 남을 사람들은 누굴까요~"
찬열이 눈을 찡끗거리며 묻고 백현이 눈이 휘어져라 웃는다.
"나하고 너하고~우리 둘.."
"준귀가 있지~"
개새끼.개새끼가 이럴때 쓰는 말이지.
"그렇지..우리 셋이 되는거지."
"신난다!"
찬열은 정말 울고싶었다.
...
"부탁할게.미안해.진짜."
찬열은 정말 오열하고싶었다.
"종대랑 같이 놀아줄라고 했는데 난 작곡스케쥴잡혀있고 세훈인 그거 도와줘야된단말야."
"그래서 우리가 가줘야된다고?"
"종대가 얼마나 실망하겠어.좀 데리고 가주라.응?"
"내가 싫다고 해봤자 백현이가 좋아할텐데.뭐."
찬열이 잔뜩 시무룩해진다.
"찬열아.부탁할게!"
"종대야.놀이공원 처음 가봐?"
"응."
"거기 엄청엄청 좋아."
"뭐 있는데?"
"너구리가 있지."
찬열의 넋두리 앞으로 너구리가 깜찍하게 박혀있는 매표소가 보였다.
"찬열아.니가 여기 앉아.'
백현이 찬열을 맞은 편에 앉히고 종대를 제옆에 앉힌다.
"내가?"
"그럼 니가 종대하고 앉을래?"
"싫어!"
종대가 단호하게 말한다.그렇게 놀이기구가 돌아갔다.
"백현이 형.나 저거 사줘."
"응?"
백현이 종대의 손 끝이 가리킨 간식을 보고 그쪽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찬열아!얼른 와.돈 내야지!"
"나 저거 타고싶어."
"여섯살짜리가 무슨 롤러코스터야."
"회전목마도 재미없단말야."
"나중에 크면 타."
"짜증나!!"
기어코 종대의 떼울음이 터진다.백현이 어쩔줄몰라하며 달래고 찬열은 익숙치 않은 상황에 한숨만 푹푹 쉰다.
백현이 화장실에 간 사이 종대와 찬열이 나란히 벤치에 앉아있다.
"줄까?"
"..너 먹어."
종대가 찬열에게 내밀었던 사탕을 도로 제 입안으로 쏙 넣는다.
"짜증나지?"
"뭐?"
"니네 둘 사이에 지금 내가 껴서 짜증난거잖아."
"쪼그만게 눈치는 빨라서."
"내가 그래도 루한아빠 아들인데."
"그래.너가 루한아들이지."
"조금만 짜증나도 참아.나도 곧 가."
"귀엽기는.."
종대의 머리를 찬열이 한껏 헝클여놓는다.
"루한아빠가 얼마나 질투가 강한지 알아?민석아빠 품에만 안겨도 이글이글 타올라서는..유치해죽겠다고."
"걔가 전부터 소유욕으론 유명했지."
"맞아!"
담배 한개피를 든 남자와 사탕을 손에 꽉 쥔 소년의 수다가 끝없이 이어졌다.
"넌 애앞에서 담배가 뭐야.이리내."
백현이 찬열의 담배를 빼앗아버린다.
"고달프겠어."
종대가 찬열의 등을 다독이고 일어난다.
...
"종대야!!"
민석이 종대를 부르고 종대도 다다다 달려온다.
"그래.우리 종대."
그리고 루한이 중간에 종대를 안아든다.
"..놔줘."
"잘 놀았어?우리 아들?"
"놔줘."
"우리 아들 앙탈은."
루한이 종대의 통통한 볼살을 꼬집고나자 하얀 볼이 불게 물든다.
"아!"
"야,넌 왜 애 볼을 꼬집어."
"귀여워해주는거잖아."
"민석아빠.나 아파.."
종대의 눈에 그렁그렁 눈물이 차오른다.
"너 임마.남자가 울면 고추 떨어진다."
민석에게 안겨 울고있는 종대를 보곤 루한이 한마디 툭 던진다.
"...루한아빠 개새끼!!!!!!!!"
"저게 눈물나는 가족의 상봉이냐?"
"눈물나긴한다."
"지들 집에서 싸우지.왜 남의 집에서 지랄이야."
세훈과 백현,찬열이 팔장 끼곤 지켜보고 있다.
+지금와서야 말하지만 이건 굉장히 웃음만을 위한 시트콤이기때문에..
이글보곤 그냥 웃으시면 되구요..작품성은..음..스토리성은...음.....
여러분이 웃으신다면...
무튼 여러분 저 폭연 시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