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5.
백현은 그저 잘나가는 야구선수 박찬열의 매니저다.
사실 그저 매니저는 아니다.
"나가.너."
찬열의 방에서 반나체 차림을 한 여자가 잔뜩 신경질이 난 얼굴로 서있던 백현의 어깨를 치며 나간다.
"너 이게 뭐하는 짓이야."
"왜,같이 쓰리피라도 해야돼?"
"너 연습있다는거 알면서 안 나왔지."
"몰랐는데?"
"...찬열아."
"너 그럴때마다 꼴리는거 알아?"
백현이 심호흡을 하곤 난장판인 찬열의 방을 치우기 시작한다.
"백현아.."
"응."
"내가 이래도 좋냐?"
"..나 너 좋아한다고 한 적 없어."
"그랬겠지."
"지금이라도 얼른 씻고 나가."
찬열이 가운을 챙겨 욕실로 들어가고나서야 백현이 지친 숨을 내뱉을 수 있었다.
"지친다.."
딱.딱.하고 야구공과 야구배트가 부딫히는 소리가 귓가를 꿰뚫는다.
"백현씨.마실래?"
연습에 열중하는 찬열을 보고 있던 백현에게 다른 선수가 다가온다.
"감사합니다.잘 마실게요."
"힘들지?"
"아뇨."
"변매니저 고생하는 거 우리 구단 전체가 다 아는데 뭘.."
백현이 짧게 웃음을 터트린다.
"이렇게 능력있는 사람을 왜 저런 새끼한테 붙혀서 혹사시키는지 몰라."
백현의 얼굴이 굳어진다.뭐라 입을 열기전 찬열에 의해서 들고있던 음료수캔이 날아갔다.
"찬열아!!!!지금 뭐하는 짓이야!!"
"너 이새끼한테 고작 음료수 얻어마시면서 히히덕대고있는거야?"
"그만해.찬열아."
말리는 백현을 무시하고 찬열이 남자의 멱살을 잡아들었다.
"너 이러면 백현씨만 곤란해지는거 알아?"
멱살을 잡힌 채로 남자가 말하고 찬열의 눈이 돌아간 건 한순간이였다.
"변백현이 곤란해지건 말건 니 알바 아니잖아."
찬열이 주먹을 휘두르고 남자의 고개가 돌아갔다.
"찬열아.너 그러다 퇴출되면 어쩔려고 그래."
"나를 퇴출한다고?말도 안되는 소리하지마."
"...많이 아파?"
"그 새끼 주먹이 솜주먹인데 뭘."
"입술 터져갖고는 그런 말하지마."
찬열의 입술을 만지던 백현의 얼굴을 부여잡고 찬열이 키스하기 시작했다.
부르르 떨리는 백현의 속눈썹을 보던 찬열이 얼굴을 뗀다.
"미안해."
찬열이 조용히 말하더니 문을 열고 나간다.결국 떨리던 속눈썹에 눈물이 맺혔다.
"백현씨.자기 잘못없다는 거 아는데 이건 너무하잖아."
"죄송합니다."
"이게 몇번째야.이번 시즌에만 여섯번째야."
"정말 죄송합니다."
"아냐.백현씨 그러지말고 그냥 찬열이 보는거 그만둬.다른사람 붙혀줄게."
백현이 고개를 젓는다.
"그럼 계속 박찬열 맡겠다고?"
"아뇨.그만두겠습니다."
"뭐?"
"그만둘게요."
"...백현씨.진심이야?"
"네."
"그러지말고 좀만 더 생각해봐.이건 너무 갑작스럽잖아."
그렇게 얼마간의 휴가를 받아 나가는 백현의 등뒤로 찬열의 스캔들기사가 들려왔다.
종인과 백현이 방안에서 얘기를 나누고있다.
"쟤 내보내."
".....변백현."
"아무말말고 내보내줘.부탁할게."
"내보내는건 내보내는거고 일단 반년만에 만난 친구한테 인사는 안하냐?"
"아..종인아!!!!!임마!!반갑다!!"
백현이 그제야 인상을 풀고 종인에게 안겨왔다.
"안기란 말 안했어."
"에이..왜 이래."
"야.너 근데.."
"응?"
"너 쟤 좋아하냐?"
종인에게 잽싸게 떨어진 백현의 얼굴이 어쩐지 빨갛다.
"헐.."
"아니거든!!아니야!"
"....왜 내 주위는 다 게이냐."
"아니라니까!!"
"씨발.에브리바디 게이월드."
아니라며 발광하는 백현의 머리를 툭 밀고 종인이 허탈하게 침대에 앉는다.
"종인아!오해라니까?게이아니라고!!"
"...둘이 저 안에서 뭐하는거에여?"
"모르겠어.."
"백현아!!!나와!!그안에서 대체 뭐하는거야!!날두고..날두고!!!"
참다못한 찬열이 종인의 방으로 달려든다.
"쏘리걸즈암게이."
"..그게 뭐야.세훈아."
"제가 가장 좋아하는 티에 적혀있어여."
"..너 그런거 입고다니니?"
"네."
세훈이 싱글벙글이다.
"맞다.그티에 찬열씨 싸인 받아야겠다.저 집에 다녀올게여!"
"세훈아.."
세훈을 잡고싶은게 경수의 진심이였다.
"이봐요!이문 좀 열어주세요!!저 안에서 둘이 뭘 어떻게 할줄 알고!!!"
찬열이 돌아서 경수를 붙잡고 채근한다.
"저는 이 집에 안 살아서 몰라요..저,저기.."
"어떻게 모를수가 있어요??!"
경수가 난감해서 우물쭈물하는 사이 종인이 나와 찬열의 뒷덜미를 잡는다.
"나와.임마."
"당신 저안에서 뭘한거야!!"
"뭐?"
종인이 인상을 찌뿌리고 찬열을 마주한다.
"변백현하고 뭐했냐고!!"
"박찬열 미쳤어??"
뒤늦게 백현도 달려나와 찬열을 막자 찬열은 백현의 얼굴을 부여잡고 이리저리 살핀다.
"뭘했냐고?"
"어!!"
"간만에 찐한 만남을 가졌다.왜?뭐 불만있어?"
찬열의 눈이 순식간에 돌아간다.
"개새끼!!!!!"
"찬열씨!저 싸인해주세여!!"
찬열의 주먹에 종인이 슥 피하고 도착지는 세훈의 얼굴이였다.
"...아.."
"헐.."
모두가 얼었다.
"박찬열.넌 맨날 치는게 사람이고 사고냐?사람치고 사고치고."
"백현아..
"너 이제 와서 이러는 거 이해 안되는거 알아?나말고 니 장난감 서울에 널려있잖아.왜 여기와서 이러는데."
"미안해..진짜.백현아.내가 다 잘못했어.내가 이기적이였어.그러니까 같이 올라가자.응?"
"어딜 같이 올라가.안가."
"변백현!!"
찬열이 백현의 팔목을 잡고 무섭게 윽박지른다.
"뭐!!"
"..미안해.나한테 좀만 기회줘.이번엔 나한테 기회를 줘.백현아."
"....."
"같이 올라가자.백현아."
"나 안 올라갈거야."
"....그럼 나도 안가."
"뭐?"
"나도 안간다고.너랑 여기에서 같이 있을거야."
더 이상 백현은 말이 없었다.
"쟤네 지금 어디서 살겠다는거야.."
"....."
"설마 우리집 아니지?"
"처남네 집 맞는거같아여."
준면의 손에 의해 계란마사지를 받던 세훈이 문가에 귀를 대고있던 종인과 경수에게 툭 던지듯 말한다.
"이 시발놈들이..진짜."
"조,종인아 진정해!"
"우리 세훈이 얼굴 어떡하냐.진짜."
"괜찮아여.안 아파여."
"아픈게 문제가 아니고 잘난 얼굴이 이렇게 됐잖아."
준면이 안타까운 듯 세훈의 눈가를 쓸어내린다.
"형!!!"
"왜."
"왜 그래 진짜!!!"
종인은 갑자기 닥친 이 상황이 너무 억울했다.
"......"
"......"
"......"
찬열과 백현,종인이 둥그랗게 앉아 아침을 먹고있다.
"백현아.이것만 먹어서 되겠어.고기라도 사올까?"
"됐어.너나 먹어."
"....."
그리고 백현은 슬쩍 계란후라이가 든 그릇을 찬열에게 내민다.
"야.."
종인이 계란후라이에 젓가락을 대려다 백현의 행동에 기막혀한다.
"종인씨는 식사에 좀 관심 좀 쏟아봐.이게 뭐야.이게."
"..닥치는대로 먹자.찬열씨."
종인이 설거지를 하던 중 백현이 다가온다.
"종인아."
"뭐."
"고기 좀 사다놔."
"..뭐?"
"아무리 그래도 쟤가 야구선순데 야구선수는 잘 먹어야된단말야.신경 좀 써주라.부탁할게."
"돈도 안내고 살면서 그딴 말하지마."
"종인아~"
그날 점심엔 특 에이급 한우가 올라왔다.
"경수야.."
"응?"
"나 죽을거같아.."
종인이 좀비처럼 걸어와 경수에게 안긴다.
"괜찮아?"
"아니..안 괜찮아.."
경수의 어깨에 얼굴을 묻은 종인의 목소리가 힘이 없다.
"근데 경수야."
"응?"
"..너 어깨가 좁구나?"
종인의 머리가 순식간에 밀쳐졌다.
+곧 뱀모 공지가 올라가겠져.